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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IV 209  공감:1 2024.05.30 17:12

시계와 만년필. 왠지 모르게 공통점이 있는 듯 한 아이템입니다. 

 

사용 하면서 가끔 만지작 거리며 쳐다보고 있을 수도 있고, 무엇보다도 사용할 때 내몸과 매우 밀접하게 붙어 있다는 것도 그렇구요. 

항상 신제품으로 업글을 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오래된 것 일수록 뭔지 모를 애틋함 또한 생기는 점도 비슷합니다. 

 

실 생활 사용이라곤 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기능이나 편의를 놓고 말하자면 볼펜이나 핸드폰, 전자시계와 같은 훨씬 좋은 대처품이 엄연하게 존재하지만, 

비싼 가격을 주고 서라도 하나 정도 있으면 좋을거 같은 느낌적 느낌이 드는 아이템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대놓고 말하기는 터부시 되지만, 은근 가격과 브렌드에 대한 '급' 또한 존재 하며 과시하는 용도로도 사용이 되죠. 

 

 

만년필은 중,고등 학교나 대학 입학 선물로 처음 접해 봤다..라는 걸로 그 사람의 나이대 또한 짐작하는 용도로도 사용이 되는데요...ㅎㅎ

저는 중학교 입학때 파카 45 로 만년필이라는 것을 처음 접해 봤습니다. 

 

코로나때 집에서 할거가 없어서 시작한 한자 중국어 공부를 다시 시작하면서 일주일에 1-2번은 꼭 만년필 잉크를 다시 채우는 만년필 실 사용자가 되버렸습니다.

일년에 잉크 병 4개 정도? 꾸준하게 사용하는 듯 하네요. 

 

그러다 보니 만년필에 대한 잡지식과 주관적 견해도 생기고 해서 어디까지나 개인 경험 바탕으로 만년필 구매 전/후 따져 보는 요소 들을 공유해 봅니다. 

 

서명용으로써의 만년필이라기 보다는 자주 쓰는 사용자의 사용기 라고 보시면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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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브랜드

사람들은 시계의 무브가 중요하다, 가성비가 중요하다, 역사와 전통이 중요하다 등등 말하지만 일단 까놓고말하면 다이얼에 박힌 브랜드가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ㅋㅋ

 

이 무브가 필립듀포가 직접 선반질 해서 만들고, 케이스는 제랄드 젠가 직접 디자인한 디자인에다가, 가죽줄은 애르메스 악어가죽에 방수 또한 잘되고 등등 다 가져다 붙여서 가격이 3천 만원인데 (사실 이런 좋은거 다 가져다 붙인 시계가 3천이면 싼...) 법적인 문제로 브렌드는 인빅타로 출시합니다...하면 김빠지죠 ㅎㅎ 

 

만년필은 시계와는 틀리게 집 밖으로 가지고 나갈 일은 많이 없지만, 그래도 처음 만년필을 고려할때 특정 브렌드 만년필을 한번 써보고 싶다..라는 갈망과 로망이 생깁니다. 

 

그리고 그러한 목마름을 가장 잘 채워 주는것이 몽블랑이 아닐까 합니다.

 

 

 

기본 몽블랑 중간 싸이즈 만년필 입니다. 한 20년 정도 된 만년필인데 아버지가 쓰다가 주신거죠. 

몽블랑의 고질적 문제점인 끝부분 잉크누수 때문에 가지고 갔더니  옛날 모델이라서 부품이 없다며 닙만 빼고 뚜껑까지 모든걸 기본 수리비만 받고 교체를 받았습니다. (개꿀!) 

 

실 사용자 입장에서는 고장나면 믿고 맡길곳이 있다는 것이 몽블랑의 가장큰 장점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 닙의 디자인도 매우 예쁘구요. 

 

 

 

 

 

2. 재질 

시계로 치면 스댕 모델도 인기가 있지만 플레티넘이나 금 모델로 가면 느껴지는 고급스러움과 묵직함이 좋다고 도 느껴집니다. 

 

묵직함에서 오는 고급스러움을 원하신다면 황동과 같은 금속재질, 가벼움을 추구하면 레진 (플라스틱) 재질인것은 당연한데 화려하고 이쁜 디자인 애들은 플라스틱 재질이 더 많습니다. 

 

재질에서 오는 차이는 만년필의 튼튼함에도 영향을 주기에 조금 묵직하고 아무래도 가벼운 플라스틱 재질 보다는 금속 재질의 만년필이 만족감이 더 좋았습니다.

 

 

 

파버카스텔 만년필 입니다. 그라폰 파버 카스텔 브렌드의 하위 브렌드이고 특이하게 나무로 만든 재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무로 만든건 어떨까? 정말 손에 따듯함이 느껴지고 막 자연 친화가 되고 그럴까? 해서 그라폰 모델을 지르기 전에 시험삼아 구매했었는데  생각보다 나무 느낌보다는 메탈 느낌이 더 강합니다. 그만큼 단단하고 내구성 있게 가공을 해서 이겠죠.

하지만 저가 라인모델이라서 그런지 뚜껑을 여닿을 때나 전반적으로 느껴지는 마감은 좀 떨어집니다. 

 

나무의 재질 매력보다, 전반적인 만족도가 좋아서 아마도 다음 저의 지름은 그라폰이 될 가능성이 높네요. (나미끼 만년필 처럼 일제 옻칠한 만년필도 매우 땡깁니다만......^^;;) 

 

 

 

 

 

 

3. 닙 종류 

만년필을 고르는 기준에서 가격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이 브랜드 말고 닙이 스댕이냐 금이냐 투톤이냐가 있을듯 합니다. 시계랑 매우 유사하죠 ㅎㅎ

 

그런데 금이면 부드러워서 저 술술 잘 써질것 같지만 그렇지가 않다 라는것이 함정인듯 합니다. 

 

어디까지나 코스메틱 효과라고 봅니다만, 그나마 스댕 닙 보다는 금 닙이 더 좋은거 같다는 느낌은 확실 하게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닙 자체에서 오는 차이라기 보다는 금 닙 붙은 만년필이 스댕보다는 고급라이고, 그만큼 전반적인 마감이나 내구성 등등 신경을 많이 쓴 탓 이라고 봅니다. 

 

 

되려 촉이 연성이냐 아니냐, EF 냐 M 이냐 에서 오는 차이가 훨 씬 더 부드러움에 영향을 준다고 봅니다. 

 

그리고 필기감에서 가장큰 역활을 하는 것은 잉크의 흐름으로 잉크가 술술 잘 나오는 가장 기본 적인 것이 닙 종류나 그 어떤 거보다 중요하더군요. 

(얇은 EF 는 잉크흐림이 적을 것이고, 가중 굻은 BB 같은 것은 잉크가 콸콸 나오겠죠 ㅎㅎ) 

 

아무리 비싼 만년필이라도 가장 가는 EF 촉에 강성 닙이라면 싸구려 굵은 BB 촉의 연성닙 보다 필기감이 부드럽지 않을 겁니다.

 

 

 

제가 가장 오래 쓰고 있는 듀퐁 만년필입니다. 한 25년 정도 써온듯 합니다. 

펜촉 모양이 일반 만년필 펜촉같지 않고 좀 투박하게 생겨서, 필압이 좀 높은 편인 제가 써도 정열 틀어짐 없어서 좋습니다. 

 

 

 

 

 

 

4. 그립감

요즘 같이 직접 손으로 글씨를 자주 쓸 일이 없는 현대에는 조금만 글씨를 써도 손에 쥐가나는 듯한 느낌이 들기 쉬운데 그립이 두툼하면 손에 쥐나기가 쉽습니다.

 

만년필을 잡고 오래 공부를 오래 하다보면 (흠흠) 당연하게 손 피로도에 영향을 주는데, 적당하게 가는 것 일 수록 편합니다. 단지 너무 가늘면 뽀대가 좀 없어지죠.

 

 

그리고 쓰다보면 만년필 발란스가 얼마나 잘 잡혀 있는지도 꽤나 중요합니다. 

뚜껑을 끼우고 쓰느냐, 빼고 쓰느냐에 따라도 틀리겠지만, 개인 적으로는 항상 뚜껑을 끼우고 쓰는데 이게 뒤가 너무 무거워 지면 손에 힘을 주게 되고 손이 저려오죠.

이건 골프채의 스윙웨이트 개념하고 비슷한데요..가볍다고 무조건 편한게 아니더라구요. 

 

물론, 그립감이나 손의 피로도를 느낄 만큼 오랜 시간 필기할 경우가 없기에 큰 영향을 미치는 포인트는 아닙니다만, 이왕이면 내 손에 착 맞는 만년필이 좋다고 봅니다.

 

 

 

까렌다쉬의 아이반호 입니다. 이름처럼 마치 중세 기사의 갑옷 처럼 만든 표면을 가진 황동으로 만든 꽤나 묵직한 녀석입니다만, 

그립부분이 적당하게 얇고 뚜껑을 끼워도 발란스가 잘 맞아서 가장 무거운 만년필 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오래 써도 손에 피로가 없습니다.

 

 

 

 

 

5. 만년필 길들이기 ? 

만년필 길들이기라는 말이 참 많지만 개인 적인 경험으로는 감히 그런건 없다...라는 생각이 좀더 강합니다. 

단지 처음 샀을때 보다는 잘 써진다 라는 표현을 한 것이 길들이는 것이라는 표현 되는 것이라고 봅니다. 

 

처음에는 긁히던 만년필이 이제는 부드럽게 써진다..라면 그건 내 필압으로 인하여 내 필기 방향에 맞게 펜촉 정렬이 틀어 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위에서 말한 풍부한 잉크 흐름이 부드러움에 가장큰 영향을 준다고 보는데, 이 흐름이라는 거가 좀 뽑기가 있더군요 

 

파카나 라미 같은 경우는 아무래도 편차가 좀 있어서 어떤 것은 유격이 1g 없이 꽉 조립되서 잉크 흐름이 안좋던가,

잉크가 흐르는 피드가 좋지 않아서 처음 몇번 쓰기 전까지는 잉크흐름이 안좋을 수가 있습니다. 잉크가 나오다 끈길수가 있고 필기감이 안좋은 거죠.

 

하지만 몇번 쓰면서 잘 안써지면 (잉크가 고르게 안나오거나 등) 자연스럽게 내 필압이 높아지고 그래서유격이 생기던가 해서 잉크 흐름이 개선이 되는 경우가 있고

이게 길 들여 졌다...라고도 볼수 있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입니다. 

 

돈의 논리로....파카의 고급라인이나 그 이상의  가격대가 되는 만년필은 길들일 필요 없이 대부분 처음부터 잘 써진다...라는....^^;;

 

 

 

파카 75 입니다. 아마 파카 모델중 가장 많이 생산된 것 중 하나가 아닐까 하며 저도 2개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만년필의 대명사가 바로 파카 일 것인데, 이게 일반 라인은 뽑기가 있어서 거기서 부터 만년필은 길들어야 한다 라는 말이 나온듯 합니다. 

저의 75또한  하나는 이제 잘 써지지만,  다른 하나는 아직까지 만족을 못하고 있습니다. 같은 모델임에도 불구하구요. 

 

 

 

 

 

 

 

 

만년필이 정말 만년을 쓰는건 아니라고 봅니다. 

쓰다보면 겉은 멀쩡한데 속은 다 헤지는 신발 처럼, 어느 순간 손에 잉크가 배어나와 손에 묻어나기 시작하던가, 뚜껑 채결 부분 등이 느슨해 지던가 합니다. 

 

가끔씩 해줘야 하는 닙 정열을 안하면 한쪽으로 닙이 틀어져서 일정 방향 스트로크에는 잉크가 잘 안나오던가 종이가 긁혀서 필기감이 갑자기 더러워 지는 등등 문제점이 슬슬 발생합니다. - 이건 제 필기 자세가 나쁜 탓도 있을지 모르겠군요. - 

 

닙정열은 내 스스로 닙을 구부릴 용기만 있으면 생각보다는 어렵지 않습니다만, 그게 자리에 잡고 유지가 될 수 있기,  꾸준히 내 필기 자세나 필압등을 확인을 해줘야 합니다.  

 

가장 싼  보급용 스댕닙을 단 만년필 일 수록 닙 정열이 틀어지는 일도 적어서 평상시 신경 쓸일 없지만 비싼놈일 수록 신경을 더써줘야 하는 것 또한 시계와 비슷 하다 볼수 있는데,  어쩌겠습니까? 이 모두 감성으로 받아들여야 겠지요 ㅎㅎ 

 

 

 

만년필도 수동 시계 처럼 다시 빛 볼 날이 올 가능성은 적다고 봅니다만, 아직도 만년필 좋아하는 사람은 많고, 그에 맞춰서 의외로 신제품도 꾸준하게 브렌드 별로 나오는거 보면 세상 일은 모르는 거겠죠. 

 

 

우 와~이런 만년필을 가지고 있다니!! 처럼  리미티드 에디션 사진 하나 없는, 전문적이지 않은 실사용자의 사용기를  적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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