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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미지아니 센피네 컨셉트

SIHH 2016에 게스트로 참여한 아홉 개의 독립 브랜드를 제외한 브랜드 중 기술적으로 튀는 브랜드가 파르미지아니였습니다. 센피네 컨셉트 때문인데요. 70일 파워리저브를 갖추고 무려 115,200 vph로 진동하는 무브먼트를 탑재합니다. 기록적인 롱 파워리저브와 동작 진동수로 울트라 하이비트를 가진 점에서 주목되지만, 이를 가능케 하는 원동력이 무엇인지 살펴보면 또 다른 기술과의 접점을 찾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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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텍 필립의 실리시움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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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게의 더블 헤어스프링(실리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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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렉스의 실록시 헤어스프링(실리시움)

바로 실리시움(실리콘, Silicon)입니다. 반도체 웨이퍼에 사용하는 실리시움과 그 제작 기술을 이용해 무브먼트의 핵심 부품을 실리시움으로 만들기 시작합니다. 실리시움 이스케이프먼트, 헤어스프링 등은 2000년 중반부터 본격적인 등장을 꾀했고, 지금은 어느 정도 안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것에 가장 먼저 착안한 브랜드는 율리스 나르당입니다. 스위스 뇌샤텔에 위치한 CSEM과 실리시움 기술을 개발해 냈고, 이어 스와치 그룹, 롤렉스, 파텍 필립으로 확산됩니다. 이러한 연유는 CSEM이 스와치 그룹이 투자하여 영향력이 상당했기 때문인데, 스와치, 롤렉스, 파텍 필립 진영에서 각기 실험을 거쳐 사용 중에 있습니다. 가장 적극적이라고 볼 수 있는 곳이 스와치로 브레게, 해리윈스턴, 블랑팡, 오메가가 실리시움 부품의 이식에 활발한 모습을 보입니다. 실리시움의 장점은 전통적인 금속 소재에 비해 비금속인 특성이 도드라집니다. 상대적으로 경량, 내자성, 중력 영향(헤어스프링)에 강해 이들 부품을 사용하면 파워리저브의 증가, 정확성 향상이라는 결과가 나옵니다. 반대파들은 웨이퍼 가공법을 응용하기 때문에 전통적인 방식과 피니시 결여에 따른 미적 결여를 단점으로 꼽으며, 전에 비해 열기는 사그러들었지만 여전히 논쟁의 불씨는 살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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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피네 컨셉트의 밸런스와 이스케이프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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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라드 페리고의 콘스탄트 포스 이스케이프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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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리스 나르당의 실리콘 앵커 이스케이프


파르미지아니의 센피네 컨셉트는 CSEM의 엔지니어인 피에르 제네콴(Pierre Genequand)과 파르미지아니의 무브먼트 제조사 보우셔가 함께 만들었습니다. 센피네 컨셉트는 실리시움의 사용과 함께 새로운 형태의 이스케이프먼트를 제시한 부분에서도 주목할 만 하죠. 기존처럼 소용돌이 모양의 헤어스프링 대신, 두 개의 탄력있는 블레이드가 역할을 대신합니다. 스위스 표준이라고 해도 무방한 스위스 레버 이스케이프먼트 또한 좌우의 가이드에 수납된 두 개의 블레이드를 지닌 새 이스케이프먼트로 대체되었죠. 과거의 이스케이프먼트를 개량하는 시도는 이전에 많았으나 이번은 조금 관점이 다릅니다. 스위스 레버 이스케이프먼트의 약점인 효율성을 개선해 냈고, 또 정확성과 긴 파워리저브를 위해 극단적인 진폭을 지닌 점이 특징인데요. 마치 컨셉트를 위해 만들어 낸 듯 한데, 진폭이 16도에 불과(통상 250~280도)하며 대신 해상도로 볼 수 있는 진동수가 급격하게 올라갔습니다. 높은 진동수 일수록 정확성에 가까이 있게 되기 때문인데요. 더블 배럴로 70일에 달하는 구동이 가능한 점은 새로운 구조와 실리시움의 특성과 장점이 한데 어우러져 극도의 효율성으로 나타났기 때문이지 싶습니다. 센피네 컨셉트의 밸런스와 이스케이프먼트에 사용된 블레이드는 이전 CSEM의 작품에서 시도해 새로운 방향을 찾은게 아닐까 하는데요. 지라드 페리고의 콘스탄트 포스 이스케이프먼트나 율리스 나르당의 실리콘 앵커 이스케이프에서도 블레이드가 유사한 혹은 보조적인 역할을 했음에 주목할 수 있겠습니다. 

요즘의 실리시움은 전통적인 헤어스프링과 이스케이프먼트처럼 핵심 부품을 대체하는 역할. 그리고 전통소재로 도전하기 어려웠던 영역에 도전할 수 있게 하는 매개체라는 두 가지를 역할을 맡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여전히 전통적이기 어렵다는 못마땅한 시선이 있겠지만, 실리시움의 역할 중 후자에 한정한다면 시계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 풍부한 가능성의 하나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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