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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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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데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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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은 해밀턴이라는 시계 브랜드가 1892년 설립되어,  120년을 맞이하는 해였습니다.  이번에 소개해 드릴 시계는 해밀턴의 120 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출시된 Khaki Navy Pioneer 라는 모델입니다. (이하 ' 네이비 파이어니어' 로 표기함) 

 해밀턴에서는 1940년대에 제작했던 '해상용 크로노미터 (Marine Chronometer)' 를 모티브로 현대적 감각의 ' 네이비 파이어니어' 라는 시계를 출시하였습니다. 

 

왜 해밀턴에서는 네이비 파이어니어라는 이름을 붙였으며, 해상용 크로노미터를 모티브로 시계를 출시했을까요? 그 이유는 하기의 약간은 지루할 수 있는 이야기와 관련이 있습니다.

 

 현대 기계식 시계의 역사에서 혁신적인 발전이 이뤄질 수 밖에 없었던 몇가지의 계기들이 있습니다.

 

 1.항해를 위한 정확한 시간을 가진 시계의 제작

 2.깊은 바다를 탐구하기 위한  탁월한 내구성을 가진 시계의 제작

 3.하늘을 정복하기 위한 정확한 시계의 제작 ( 큰 범주에서는 우주를 포함시켜도 될 거 같습니다.) 

 

 위의 3가지 이야기들을 이번 리뷰에서 다 서술할 지식도 안될 뿐더러, 밤을 지세워야할 만큼의 방대한 이야기이기에 그에 대한 숙제는 링고님이나 알라롱님에게 넘기고 저는 1번 항목에 대해서만 간단히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12세기에 나침반이 유럽에 처음 소개가 되고, 13세기경에는  나침반이 유럽의 많은 선원들에게 보급이 됩니다. 기존에는 연안 해안의 항해정도만 가능했었습니다만, 나침반의 보급으로 인하여 유럽에는 선박기술과 항해기술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게 됩니다. 기존에는 대해를 항해하게 되면  항해 방향을 파악하기 어려웠던 상황이, 나침반을 통해서망망대해에서  '새로운 길'을 제시해준 셈이죠. 발전하는 선박기술과 항해기술... 그리고 동시대에 발전을 거듭했던 화약/총기의 발전(군사력), 인쇄술의 발전(지도의 보급화)은 유럽의 15세기 중반에서 17세기까지를  지칭하는 ' 대항해 시대(약탈의 시대)' 로 이어지게 됩니다. 유럽의 여러 국가들이 항해를 통하여, 아메리카 대륙과 아프리카 대륙을 발견하게 되고 비교가 되지 않았던 화약/총기 기술을 통하여 노예무역을 자행하였습니다. 

 

 항해를 통한 유럽의 산업은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습니다만, 여전히 그들에게 큰 숙제는 남아 있었습니다. 정확한 항해를 위해서는 '경도' 와 '위도' 를 정확하게 알아야 합니다만, 위도의 경우 밤에는 북극성이 수평과 이루는 각을 측정하고, 적도 이남에서는 북극성이 보이지 않으므로 정오에 해의 위도를 측정하는 방법을 사용하면 어느 정도 해결이 되었습니다만, 경도의 경우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나침반의 경우 단지 방향만 제시해주는 도구일뿐더러, 특정지역에서는 지구에서 발생하는 자기장으로 인하여 오동작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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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해중의 경도 1도의 오차는 약 110 km의 오차 / 시간상의 1초의 오차는 464m의 거리오차를 의미하므로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정확한 경도를 파악할 수 있기 위한 도구인 정확한 시계가 무엇보다 필요하게 됩니다. 기계식 시계 역시 항해에 필요한 오차수준의 시계를 위하여 많은 발전을 거듭하게 됩니다.

  영국의 존 해리슨은 1735년에 H1, 1759년에 H4를 개발하는데 성공합니다. H1은 한달에 약 1초, H4는 81일 항해에 사용되어 약 5초의 오차만을 보여주며 최초의 해상용 크로노미터 시계를 선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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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초의 해상용 크로노미터 H1]

 

 이후 해상용 크로노미터는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게 됩니다. 많은 워치 메이커에서 해상 크로노미터를 개발하게 되고, 더 작고 정확하고 견고한 해상용 크로노미터의 이야기는 그들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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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밀턴의 경우 1940년대에 해상용 크로노미터를 생산한 바 있습니다. 과거 18세기의 해상용 크로노미터가 경도를 찾기 위한 것이었다면,  1차 세계 대전과 2차 세계 대전 시기의 해상용 크로노미터의 목적은 작전 수행을 위한 정확한 시간을 계산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당시 해상작전을 위한 시간 기준은 라디오의 시보(Time Signal)을 이용하기도 했습니다만, 역으로 적군의 방해를 받거나 조작된 정보로 인하여 피해를 보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에, 이 역시 정확한-오차가 적은-시계가 필요했습니다.

 따라서 해밀턴에서는 미 해군의 요청으로 9,902의 해상용 크로노미터를 제작했으며, 1개는 루즈벨트 대통령에게 전달되고 나머지 9,901개는 미 해군에게 보급되었다고 합니다.

 

 전쟁이 한참이었던 당시의 시대적 분위기-보다 정확한 시계가 전장에 투입되어야하는-를 고려한다면, 미 해군에 납품했었던 해밀턴의 과거는 그들의 시계 제작에 있어서의 자랑이기도 하고, 120년 역사를 가진 그들에게서 하나의 자존심이기도 합니다. 

 

 해밀턴 그들의 120주년을 기념하는 시계에 ' 네이비 파이어니어' 라는 이름을 붙여준 이유를 대충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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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40년대 미 해군에게 지급되었던 해상용 크로노미터]

 

 

 이제 본격적인 리뷰에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1.케이스: 그들의 과거를 충실하게 복원하였습니다.  단순한 원형의 케이스는 아주 심플합니다. 40mm의 케이스는 최근 갈수록 커져만가는 시계 케이스 트렌드와는 약간 거리가 있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손목에 착용하기 가장 이상적인 사이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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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그의 경우 고리타입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줄질이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만,  사진상에는 누락되었으나 실제로 조작상에는 크게 줄질이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바네보는 현행과 동일한 스프링바 타입임) 사진에서 나타나듯이 러그가 케이스백과 체결구조이며, 손으로 잡고 흔들었을때 특별한 유동은 없었습니다. 내구성 자체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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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젤 측면에는 가공이 되어 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생활 스크라치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거 같습니다.

 -.용두 마감이나 외관 마감은 가격대비 훌륭한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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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 글라스는 사파이어가 적용이 되어 있으며, 옅은 AR 코팅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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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면 역시 사파이어 글라스를 적용한 시스루 타입입니다.  이번 리뷰의 시계는 2012년 바젤 Sample 이다보니, 상세 Model 넘버링은 X 처리되어 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재질표기나 무브먼트에 대한 각인보다, 해밀턴의 120주년을 기념하는 문구가 있었으면 더 좋았을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면 시스루가 아닌 솔리드백으로 뒤를 감추는 것도 괜찮을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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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다이얼: 당시 시계의 디자인에 충실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야광 재질이나, 다이얼에 특별한 금속 데코는 전혀 되어 있지 않습니다. 1940년대 당시와 마찬가지로 인덱스는 단순하게 인쇄로 처리가 되어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다이얼의 디자인과 질감, 그리고 세컨 핸즈의 위치까지 균형미가 잘 갖춰진 편입니다.

 -.Date 창에도 Edge Cut이 잘되어 있습니다만, 복각의 느낌을 더 잘 살리기 위해서 Date 기능을 아예 삭제했어도 나쁘지 않았을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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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2개 한정판으로 출시된 모델처럼 말이죠. (하기 Model은 Eta 6498-2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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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무브먼트: 네이비 파이어니어에는 ETA2895-2 가 적용되어 있습니다. 판매 가격이 135만원인 점을 고려한다면, ETA289@ 계열의 무브먼트가 적용된 것은 해밀턴이라는 브랜드이기에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만약 브랜드가 스와치 그룹내의 상위 가격 포지션의 브랜드였다면, 판매 가격은 2~3배가 되었을 수도 있을거 같습니다.

 

 -. 다만 무브먼트의 데코레이션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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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스트랩: 갈색 소가죽 스트랩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시계 디자인과 가격대를 고려한다면, 악어 가죽보다 오히려 소가죽이 더 잘어울리는 부분도 있습니다.

 

-.스트랩 끝단의 사이즈는 20mm 입니다만, 시계 스트랩 체결 구조상 20~22mm의 다양한 사이즈의 스트랩으로 줄질이 가능할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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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퍼가 이탈하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는 잊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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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클의 마감이나 형합감도 괜찮은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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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기타: 동시에 출시된 Limited Edition과 이번에 리뷰를 진행한 일반 양산형과 간단한 비교 입니다.

   1) 사이즈:  46.5  /  40

   2) 무브먼트: Eta 6498-2 / Eta 2895-2

   3) 수량 : 1892개 한정 / 특이사항 없음

   4) 가격 : 356만원 / 135만원

    *. Limited Edition / 일반 양산형

 

 -.가격대비 성능비를 고려한다면, 일반 양산형이 훨씬 이상적인 선택이 될거 같습니다.

 -.Limited Edition 에는 탁상 시계로 활용할 수 있는 원목 거치대 역시 제공된다고 하니, 참고하시면 될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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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계식 시계 입문자에게 추천할 수 있는 시계 List가 추가 된거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총평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정장/캐쥬얼을 전천후로 소화할 수 있는 적당한 사이즈와 방수 능력을 가진 시계

 2.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쉬운 판매 가격(135만원)

 3.쉽게 질리지 않는 심플한 디자인

 4.비슷한 브랜드 레벨 및 가격대선에서 찾아보기 힘든 깔끔한 가공 마무리

 5.약간의 아쉬운 점은 찾을 수 있으나, 종합적으로 봤을때 크게 단점이 없는 시계

 

 피쿠스님의 멋진 착샷과 함께 리뷰를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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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피쿠스님께서 수고해주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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