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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 Exclusive Basel / SIH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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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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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진 본사의 마케팅 부서에서 일하는 인원은 상상이상 입니다. 심지어 마케팅 부서 내 이벤트 전담 팀이 한, 둘이 아니라는 사실이죠. 론진의 홈페이지에는 한가지 특이점 있는데요. 바로 이벤트 일정표입니다. 10월 현재 15개 이상의 이벤트가 진행 중인데요. 1년 365일 중, 연말연시를 빼면 론진이 스폰서나 타임키퍼로 참여하는 이벤트가 끊이지 않고 열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론진은 스포츠 분야의 스폰서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지만 비중이 높은 것은 승마입니다. 특히 FEI(Fédération Equestre Internationale/국제승마연맹)의 메인 스폰서로 있으면서 크고 작은 승마 이벤트를 후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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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1일부터 23일에 걸쳐 미국 노스 캐롤라이나 밀 스프링의 트라이언(Tryon) 국제승마센터에서는 ‘2018 FEI 세계 승마 선수권 대회’가 열렸습니다. 승마계의 올림픽에 해당하는 행사로 국가별로 경쟁해 금, 은, 동 메달을 수여하는 방식도 동일합니다. 물론 4년마다 한번 개최하는 공통점도 있습니다. 2018 FEI 세계 승마 선수권 대회에서 마장마술(Dressage), 장애인 마장마술(Para-Equestrian Dressage), 점핑(Jumping), 엔듀런스(Endurance), 볼팅(Vaulting), 레이닝(Reining), 이벤팅(Eventing), 드라이빙(Driving) 종목이 열리며, 몇몇 종목은 아주 생소하기도 합니다. 자주 찾아오는 기회가 아니니 한 번 살펴보기로 하죠. 
 
한국에서 노스 캐롤라이나의 샬럿 공항까지 가기 위해서는 몇 가지 루트가 있습니다. 이번에는 시카고를 경유하기로 합니다. 인천 공항에서 노스 캐롤라이나로 초대형 허리케인 플로렌스가 접근하고 있다는 뉴스를 접했지만, 아직까지 특별한 전달사항이 없어 비행기에 오릅니다. 설마 경유지 시카고에 내렸을 때 다시 돌아가라고 하지는 않겠죠. 

열 시간이 넘는 비행을 마치고 시카고 오헤어 공항의 입국심사대를 통과합니다. 작년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는 입국심사가 꽤 깐깐해 애를 먹었지만 이번에는 지체 없이 통과했습니다. 비행기에 태웠던 짐을 찾아 다시 태웁니다. 유럽과 달리 미국에서 짐을 연결하는 일은 좀 번거롭군요. 오헤어 공항에서 터미널과 터미널 간의 이동은 꽤 터프합니다. 스쿨 버스를 닮은 셔틀 버스의 승차감이나 운전은 그리 안락하지 않은데다가 흔한 안내 방송조차 없습니다. 버스가 포인트에 정차하면 창밖에 보이는 항공사 사인을 확인하고 내려야 합니다. 윈디 시티(Windy City)라 사람들의 마음이 차갑게 식은건지 시카고 불스가 우승을 한지 오래되서 그런건지 대도시의 차가움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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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두 시간여를 날아 샬럿 공항에 도착합니다. 미국에서 6, 7위 정도의 트래픽이 일어나는 공항이라곤 해도 시카고에 비하면 소박한 느낌이 듭니다. 공항 밖으로 나오니 허리케인 플로렌스의 염려와 달리 하늘은 높고 푸릅니다. 평지를 따라 낮게 깔린 구름 덕분에 이곳에서도 가을이 느껴집니다. 숙소는 공항에서 차를 타고 한 시간 반쯤 달려야 도착합니다. 지난 스키 행사 때는 경제적으로 가보겠다고 두 번 환승 후, 육로 이동이었기에 이 정도는 평균 정도의 힘듬에 해당합니다. 숙소에 도착하니 하늘이 살짝 찌푸리기 시작했지만 허리케인의 징후(?)는 느낄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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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지간한 스릴러 영화보다 스릴넘치는 재난 속보 

단 TV를 틀기 전까지는 말이죠. 평온하기 이를데 없는 현실세계와 달리 TV속 채널은 허리케인 속보를 쏟아냅니다. 노스 캐롤라이나 해안지대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피난령이 내렸고, 트럼프는 허리케인에 대해 만만의 준비를 마쳤다고 합니다.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해안가는 400km쯤 떨어져 있습니다. 서울에서 부산거리로 미대륙의 광활함이 느껴지는 한편, TV와 현실의 괴리는 인지부조화, 불안, 평온을 다 함께 불러들입니다. 스킨 핏에 가까운 슬림 핏 바지가 조금 부담스럽지만 나이스 가이인 론진 본사의 담당자는 별 문제가 없을 거라 합니다. 하지만 다음 날 제가 돌아가는 날에 공항에 폐쇄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며, 이왕 이렇게 된 거 하루 더 있으면서 자연을 즐기라고 합니다. 좋은 사람 같았지만 본인은 주말에 꼭 참석해야 하는 친구의 결혼식이 있다며 홀연히 떠났습니다. 다음 번에는 슬림 핏이 그리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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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FEI 세계 승마 선수권 대회’가 열리는 트라이언 국제승마센터는 대륙의 광활함을 드러냅니다. 흙먼지가 휘날리는 경기장 곳곳에서는 공사가 한창입니다. 이곳을 승마 리조트로 개발할 계획이라는군요. 제가 머물던 시기에는 레이닝, 마장마술, 엔듀런스, 이벤팅이 펼쳐졌고, 그 다음주부터는 점핑, 볼팅, 장애인 마장마술, 드라이빙이 펼쳐지는 스케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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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라이언 국제승마센터 내에는 론진의 팝업 스토어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론진이 북미에서는 크게 강세를 보이지 않지만 승마와 관련된 이퀘스트리언 라인업 덕분인지 쏠쏠한 판매를 목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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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리티지 라인을 비롯해 위에 보이는 이퀘스트리언 라인이 디스플레이 되어 있습니다. 등자 같은 마구를 이미지한 모델들이죠. 마구로 역사를 시작해 시계와 아이템 곳곳에서 영감을 받은 에르메스가 승마 경기에 소극적인데에 비해 론진은 FEI의 대부분의 경기와 함께 합니다. 론진의 호방한 면모는 메인 스폰서라면 이퀘스트리언이나 다른 라인업을 여기저기에 두고 강조할 법 한데, 그러한 강요(?)가 없습니다. 스와치 그룹 매출의 중핵을 담당하는 대인배 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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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론진이라면 빼놓을 수 없는 회전 목마와 청마

마장마술(Dress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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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 60m, 세로 20m의 구획 안에서 정해진 규칙에 따라 말을 움직이는 경기입니다. 말이 잘 따르도록 해야 하는 한편, 말과 기수 모두 우아함을 잃지 않아야 하는데요. 때문에 가장 귀족적인 종목이 아닐까 합니다. 개인전과 단체전을 치르며, 심판 판정으로 매겨진 점수로 승부를 가리게 됩니다. 이번에 진득하게 마장마술을 관전했는데요. 판정 규칙까지는 잘 알 수 없었지만, 움직임이 우아하다 싶은 말이 높은 점수를 받았고 1위를 놓치지 않았던 말이 도드라질 정도로 우아했습니다. 

레이닝(Rei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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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삐라는 뜻의 레인(Rein)에서 알 수 있듯, 한 손으로 고삐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로프를 던지거나 다른 일을 하던 카우보이들에서 유래된 경기입니다. 때문에 레이닝은 미국식 마장마술이라고 할 만큼 미국적인 색채가 강합니다. 마장마술과 마찬가지로 말을 코스와 규칙에 따라 움직여야 하지만 빠르게 달리다가 갑자기 멈추거나 방향을 바꾸는 동작으로 인해 훨씬 다이나믹한 볼거리를 연출합니다. FEI로부터 정식경기로 인정받은 시점은 2000년으로 비교적 최근 인정된 종목이기도 합니다. 

엔듀런스(Endur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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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말해 말을 탄 마라톤 입니다. 80km 이상의 거리를 달려 가장 먼저 들어온 말이 우승입니다. 승마에서 말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큰데, 자본력으로 무장한 중동의 위력은 엔듀런스에서 더욱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출전 국가의 대부분이 중동국가더군요. 경기가 시작되면 관람석에서는 사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모니터를 통해 위치를 확인 할 수 있는데요. 시간이 꽤 걸리는 경기이므로 먹고 마시는 일을 곁들이며 즐깁니다. 안타깝게도 이번 경기에서는 방향을 반대로 달리다가 재시작을 하는 해프닝이 있었습니다. 

이벤팅(Even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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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인 3종 경기와 유사할 듯 합니다. 종합마술이라고 하며 3일에 걸쳐 점핑, 마장마술, 크로스 컨트리의 세가지 종목을 치르는 경기입니다. 따라서 이벤팅은 마장마술이 열리는 첫 번째 주에 진행되었습니다. 

점핑(Jump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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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익숙한 종목으로 장애물 뛰어넘기입니다. 경기장에 설치된 장애물을 건드리거나 걸려서 넘어지지 않고 가장 빠르게 결승점에 도착한 말이 우승을 차지합니다. 이번 2018 FEI 세계 승마 선수권 대회에서는 둘째 주부터 점핑 경기가 시작되어 관전은 하지 못했습니다만, 지난 ‘론진 글로벌 챔피언스 투어’로 간접 경험이 가능했습니다. 론진은 승마대회의 타임키퍼로 활약한 역사와 전통 덕분에 현재에도 말과 인연을 맺고 있습니다. 

볼팅(Vaul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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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가장 기대했던 종목입니다. 역시 두 번째 주부터 열려서 실제로 보지 못했으나 기대가 컸던 경기입니다. 말을 타고 곡예를 부린다고 하면 적절한 표현일지 모르겠습니다만, 마상체조로 알려져 있습니다. 원형경기장을 도는 말 위에서 체조를 펼치는 경기로 말과 선수의 호흡이 대단히 중요하리라 생각됩니다. 관람하는 재미도 클 테고요. 

드라이빙(Driv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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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차 레이스 및 마장마술입니다. 여간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보기 어려운 종목이 아닐까 싶은데요. 마차를 타고 마장마술과 레이스를 진행합니다. 레이스는 자동차 레이스처럼 늘어놓은 콘(Cone)을 통과해야 하는 종목도 있습니다. 

장애인 마장마술(Para-Equestrian Dress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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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기수가 펼치는 마장마술입니다. 정상인도 말 위에서 우아하게 자세를 유지하기 쉽지 않아 보이는데요. 신체적인 핸디캡을 지닌 장애인이 펼치는 마장마술은 한층 더 우아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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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도입부에서 승마계의 올림픽과 같은 행사라고 했었는데요. 대회가 끝나면 종합순위가 매겨집니다. 2주간의 대회가 마무리 되고 난 다음, 종합순위에서 독일이 금메달 6개, 은메달 2개, 동메달 9개, 총 17개의 메달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2위는 네덜란드, 3위는 영국입니다. 주최국인 미국은 총 메달 수는 12개로 2위에 해당했으나 은메달이 많아 4위를 차지했습니다. 아시아에서는 싱가폴과 일본이 선전해 각각 14위와 17위에 올랐습니다. 

일정 내내 심적으로 괴롭히던 플로렌스는 상륙과 동시에 방향을 틀어 영향력이 약화되었습니다. 그래도 폭우와 광풍의 영향은 여전했기에 무사히 샬럿에서 경유지인 시카고까지 갈 수 있을지 우려했으나, 이른 아침에 비행기를 타는 일정이었기에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저녁 무렵부터는 비와 바람으로 뒤덮였다는군요. 여담입니다만, 여유가 있었더라면 복권을 살걸 하는 후회가 드는데요. 얼마 전 1조 7천억 원의 당첨금이 터진 메가 밀러언스는 당첨자가 나온 장소가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북부였습니다. 마침 숙소도 노스 캐롤라이나와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경계였는데요. 하지만 플로렌스에 휘말리지 않고 돌아오는 데에 운을 다 써버려서 당첨 운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을 것 같긴 합니다. 성가시긴 했지만 플로렌스 덕분에 인상적인 출장이었습니다. 가끔 케이블 TV의 해외스포츠 채널에서 승마 경기를 중계해 줄 때면 대체 무슨 재미로 볼까 싶었는데, 이제는 어렴풋하지만 재미를 느껴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아래 영상으로 분위기를 함께 느껴보시죠.


사진 : FEI 및 알라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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