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建武 14219 2012.05.07 23:11

https://www.timeforum.co.kr/4139868

독일 포럼의 글 중에 Eno님께서 적으신 덧글 중 일부입니다.

 

"자체 인하우스 무브가 될 수 있는 요건으로는 크게 두 갈래가 있습니다. 

 

하나는, 자체적으로 새로 무브를 설계, 제작한 경우를 뜻하며(진정한 의미의 IHM겠지요.)

또 다른 하나는, 자기네가 무브를 새로 설계하진 않았어도, ETA 수급 의존이 아닌, 

자체 시설 내에서 무브를 구성하는 전 파트를 생산하고 다양한 고급 수정을 가한 이른바 개량형 수정무브 또한 

광의적인 개념에서 인하우스의 범주안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 점에서 노모스의 푸조 베이스 알파나 앞서 언급한 진과 다마스코의 7750베이스의 개량형 인하우스 무브먼트들, 

조금 다른 경우지만 스위스 브랜드인 모리스 라크로아와 프레드릭 콘스탄트의 ETA 수정 무브먼트들, 

파네라이의 유니타스 베이스 수정 무브먼트 같은 경우는 

앞서 언급한 광의적인 범주에 포함시킬 수 있는 인하우스 무브먼트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제가 감히 Eno님을 저격하겠다는 의미는 결코 1g 만큼도 없으며.. ^^;

다만 흥미로운 의견을 제시해주셨고, 제 생각은 조금 다르기 때문에,

그리고 타임포럼 내에서 흥미로운 토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글로 적어볼까 합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과연 "자체 시설 내에서 무브를 구성하는 전 파트를 생산하고 다양한 고급 수정을 가한 이른바 개량형 수정무브"를 자사무브라고 인정해 줄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article_hero_image-full_tall_3.jpg

 

IWC의 Caliber 5000 무브먼트입니다. 일반적으로 이 무브먼트는 IWC의 자사무브먼트라고 인정은 받고 있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일부 사람들에게는 ETA 7750 기반의 수정 무브먼트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도 간혹 듣고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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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 무브먼트의 생김새를 비교하면 ETA 7750과 IWC cal. 5000은 전혀 닮은 구석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기능적으로도 캠방식의 크로노그래프인 ETA7750과 자동 7 days date 무브먼트인 IWC cal. 5000이 비슷해보이지도 않습니다. 전혀 다른 기능과 미적인 구성, 그리고 새로운 와인딩 시스템이 더해져 있어 ETA7750의 모습을 찾기가 더 어려운 지경이지만, 그래도 처음부터 새로 만든 무브먼트가 아니라 ETA7750 무브먼트을 기반으로 탄생된 무브먼트이기 때문에 아직도 일부의 사람에게는 진정한 자사무브먼트라고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블랑팡이나 노모스의 무브먼트는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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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부품을 IWC 내에서 생산하고 기능 및 외형적인 면에서 전혀 새로운 무브먼트가 되었음에도 7750의 기반에서 비롯되었다는 이유로 모든 이에게 자사무브먼트로 인정받지 못하는 IWC 5000 calibre를 생각하면, 블랑팡이나 노모스의 무브먼트의 모든 부품이 자신들의 회사 안에서 모두 만들어졌고, 정밀한 수정이 가해졌다 하더라도, 기본 틀이 범용 무브먼트의 설계를 벗어나지 않았다면, 그것은 결국 "자체 시설 내에서 무브를 구성하는 전 파트를 생산하고 다양한 고급 수정을 가한 이른바 개량형 수정무브"일 뿐이지, 그 이상을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우리가 무브먼트를 감상하고 평가하는 기준은 사실 예술품을 바라보는 기준과 비슷합니다.

 

물론 시간을 측정하는 기계이기 때문에 정확성이 중요시되기는 하지만, 기계식 시계에서의 정확성이라는 것은 아시다시피 쿼츠 무브먼트와 비교할 때 도저히 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 있기 때문에 어차피 어느정도 기준을 넘어서면 정확성이라는게 큰 의미가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고급 무브먼트의 조건으로 많이들 생각하는 하이엔드 코스메틱 피니싱도 실제 시계의 정확성에 기여하는 것은 거의 없다시피 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우리가 더 중요시 생각하는 것은, 그 무브먼트의 피니슁이 얼마나 더 정교하고 세밀하게 흠잡을데 없이 가공되었는가, 얼마나 무브먼트의 레이아웃이 더 우아한가 하는 등의 것입니다. 기계식 시계의 무브먼트란 어차피 mature technology이고, 신소재의 적용 이외에는 아브라함 브레게 이후로 - 특히나 지금같은 스마트폰의 시대에는 - 그다지 더이상 나올게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예술품의 세계에서는 오리지날리티가 중요시 여겨질 수 밖에 없습니다.

 

 

 

 

   

 

gericault_original.jpg

이 그림은 The Raft of the Medusa 라는 그림입니다. Louvre에 소장되어 있는 이 그림에 대한 정보는 여기에서 더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modern_gericault_homage.jpg

 

 

그리고 이건 그 그림에 대한 현대식 오마쥬입니다.

물론 아래의 그림을 더 좋아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두 그림의 예술적 가치에 대해서 논하자면 Gericault의 오리지날 그림의 예술적 가치와 두번째 현대적 해석의 가치는 비교할 수 있는게 아니겠지요.

 

 

 

 

아무리 한 회사에서 모든 부품을 수급하여 만들지라도, 그리고 제아무리 질높고 세밀한 수정을 가할지라도, ETA같은 범용 무브먼트를 수정한 개량형 수정무브가, "개량형 수정무브"를 뛰어넘어 자사무브가 될 수 없는 이유가 저는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은 오리지날리티를 가지지 못하니까요.

 

 

 

 

 

 

 

 

354225710_o.jpg

또한가지의 극단적인 예를 들어보자면 위와 같은 무브먼트가 있습니다.

중국제 Asian movement나 Parnis 무브먼트 같은 것입니다.

 

중국제 무브먼트라고 무시할 만한 것은 아닙니다. 개중에는 꽤 좋은 안정성을 보여주는 것도 있고,

본래 ETA 무브먼트에는 없는 꽤나 복잡한 수정 (바이 레트로그레이드 등)을 보여주는 무브먼트들도 있습니다.

 

그러한 수정이 가해진 중국제 무브먼트들은, 모든 부품이 중국에서 수급되어 만들어졌고, 또 범용무브먼트보다 더 복잡한 기능들도 보여주게 되니,

이러한 중국제 카피 혹은 짭퉁 무브먼트들도,

"자체 시설 내에서 무브를 구성하는 전 파트를 생산하고 다양한 고급 수정을 가한 이른바 개량형 수정무브"이기 때문에 중국제 자사무브먼트라고 보여질 여지가 있을까요?

 

앞으로 중국제 카피무브가 아닌, 중국내의 Inhouse Movement라고 해야하나 라고 하면 도저히 그렇게는 생각이 되어지지가 않으실겁니다.

당연합니다.

그 무브먼트들에 오리지날리티란 없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자사무브"라는 기준은 되도록 좁게, 엄격하게 사용되어지는 것이 맞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최초 무브먼트 설계자가 의도한 크기와 두께 그리고 무브먼트 레이아웃과 피니싱 등,

그 모든 것이 한 회사 내에서 이루어지고 다른 회사 또는 무브먼트들과 차별점을 두고 있을 때에서야,

진정한 의미로 그 무브먼트를 "자사 무브먼트"라고 부를 수 있을것이라 생각합니다.

 

 

 

 

 과연 "자사무브" "In-house movement"의 정의는 어떻게 내려져야 할까요?

타임포럼 회원님들의 생각들도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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