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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켄텍스(KENTEX)사의 간판급 모델인 마린맨(Marineman)을 리뷰해볼까 한다. 우선 켄텍스란 브랜드는 일본시계매니아들에게도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브랜드다. 우선 불행한 소식은 이 브랜드가 일본육상자위대(JSDF)와 해상자위대(JSMDF)에 공식(?)납품하는 시계

브랜드라는 것이다. 세이코 한정판 사건을 보며 부글부글 끓던 열혈 민족주의시계매니아들은 이 리뷰를 보지 않는 편이 좋을지도 모른다. 


켄텍스의 사장은 세이코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베테랑 엔지니어로, 그래서인지 몰라도 기능적이고 합리적인 면을 강조하는 시계철학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미요타9015를 사용하는 에스피(ESPY)라인은 가격은 저렴하면서도 훌륭한 마감과 디자인이 발군이다. 그렇지만 

켄텍스의 가장 인기모델은 서브마리너의 대형 오마쥬(44.8mm)라고 여겨질 수도 있는 다이버 시계마린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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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맨이 재미있는 점은 거의 품질을 보장하기 어려운 급의 중소 브랜드임에도, ISO6425 규격 200m 방수테스트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가격이 스모급인 것도 사실이기에 스모 이상이거나 적어도 스모급의 다이버 성능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이런 작은 브랜드가 국제규격의 다이버테스트를 통과했다는 것은 어느정도 의미가 있다. 또 하나의 장점은 C3루미노바 야광안료를 

칠했다는 점인데 사실 이건 테스트해보니 중궈제 짭시계만도 못한 야광성능을 보여줬기에 패스한다. 

문자판은 이 가격대에서는 찾아보기 드문 MOP(자개) 다이얼이다. 켄텍스는 심심하면 MOP를 다이얼에 쓰는데 이 모델도 역시나

예외는 아니다. 199개 한정인 이 모델은 베젤과 같은 초록색 자개를 썼는데 사실 약간 싸구려 느낌도 난다. 99개 한정인 흰색 모델은

좀 더 우아하다. (실제로 본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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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약간이라도 눈썰미 있는 매니아라면 사진상에 나타난 케이스의 유광이 스모와는 비견되기 어렵다는 점을 알 것이다. 사실 

이 시계가 일본 현지에서는 6만6천엔, 해외에서는 거의 780불에 육박하는 이유가 있다. 인빅타 서브마리너에 쓰이는 nh35a 를 

사용함에도 6r15를 쓰는 스모와 가격이 엇비슷한 이유는 (중소브랜드의 가격경쟁력이 필요함에도) 바로 여기에 있다. 케이스 마감이

썩 좋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유광 폴리싱 하나만큼은 발군이다. 해외리뷰어는 이를 보고 마린마스터와 동등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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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주목할만한 점은 이 다이버시계가 롤렉스의 그린 서브마리너에 못지않은 아름다운 색상의 초록색 세라믹 베젤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구형 그린서브마리너와 신형 그린서브마리너를 오랫동안 관찰해보고, 이 켄텍스를 보면서 느낀 점은 과연 롤렉스가 

세라믹 베젤을 구워내는데 그렇게 생색을 낼만큼 난이도가 있을까? 였다. 단순히 초록색 세라믹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100만원 가까운

가격을 올려받는 롤렉스에 비하면 100만원이 훨씬 안되는 가격에 마린마스터 못지 않은(솔직히 구형 롤렉스와 비슷한 정도의 유광

폴리싱이다) 케이스에 그린섭 못지않은 예쁜 초록 세라믹을 선물하는 켄텍스는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가 아닐까? 최근의 롤렉스에서는

유대인의 냄새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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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슬릿을 분리한 모습이다. 브라이슬릿 사진이 빠졌는데, 간단히 설명하면 구형 서브마리너의 브라이슬릿과 매우 흡사한

느낌이다. (깡통 브라이슬릿이다) 그렇지만 유광 폴리싱 같은 외부에 보여지는 부분은 역시 케이스만큼 훌륭하다. 사실 이 베젤의

듬성듬성 나 있는 톱니를 보면 이 시계가 딱 '각'을 잡는 고퀄리티의 사치품은 아니란 게 보인다. 유광폴리싱은 신경써서 했지만

케이스의 마감 자체는 딱히 대단한 게 아니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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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면의 해마는 오메가 플래닛오션보다 귀엽고 깜찍하다. 케이스 실제 사이즈는 44.8mm 두께는 12.8mm인데 러그투러그가 

50mm밖에 안되서 실제로 방간은 뜨지 않는다는 게 장점이다. 이 점은 해외리뷰어들도 극찬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방간예방) 

보시다시피 러그가 상당히 짧아서 손목이 얇은 사람들도 충분히 소화해낼만한 사이즈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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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러그 안쪽까지 폴리싱이 잘 되어있다. 이런 건 비슷한 가격대의 해밀턴이나 티소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점이며 오직 

일본 시계에서만 가능한 광경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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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두 개를 사서 번갈아 비교해봤다. 어떤 나토가 나을까 고민이 됐다. 이 사진은 마린맨의 MOP 다이얼 질감이 잘 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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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토는 뭔가 영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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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요놈이 당첨되었다. 어떤 친구는 이 사진을 보더니 "브라질 월드컵 한정판 삘이네요'라고 조소를 날렸지만, 난 개의치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70만원 정도에 초록 세라믹 베젤에 준수한 유광 폴리싱 케이스에 MOP 다이얼까지 쓴 다이버 시계를 어디서 만나 보겠는가?

게다가 디자인도 서브마리너랑 비슷해서 나무랄 데가 없고, 사이즈도 크고 적당해 존재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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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착샷이다. 방간이 뜨는 것처럼 보이나 실제로 거울에 비춰보면 상당히 균형이 잘 잡혀있는 시계다. 

필자의 손목은 18이 약간 안된다는 점을 첨부하며 이 짧은 리뷰를 마칠까 한다.


총평


장점 : 구형롤렉스서브마리너에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 유광폴리싱, 아름다운 초록세라믹 베젤과 MOP다이얼, 실용성을 갖춘 

브라이슬릿과 검증된 방수성능


단점 : 조루야광, nh35a 무브먼트, 케이스모서리의 가짜조정나사(줄조절용이 아닌 장식품임), 허접한 세라믹베젤의 음각


부가설명하자면 켄텍스가 이 가격에 이정도 급의 퀄리티를 보여줄 수 있는 이유는 아무래도 홍콩에 있는 자회사를 통해 중국

광동의 시계공장으로부터 도움을 받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회사정보를 보면 동관 시계공장이 협력사로 나오는데 이 공장은

아마도 짭 시계를 제조하는 전문이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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