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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etc

오토무브 1928  공감:52  비공감:-1 2018.04.19 11:03

잘지내세요?

먼곳으로 가신지 이제 근 한달이 되어가네요

저는 그럭저럭 지내고 있어요

춥진 않으세요? 겨울에도 몸에 열이 많다며 반팔을 입으셨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해요

저는 추위를 많이타서 어릴때부터 아버지 손을 잡곤 했던것이 기억나요

이제 그 온기를 느낄수 없어서 너무나 슬퍼요




소화가 안되신다고 속이 안좋으시다고 병원에 모시고 갔을때

저만 따로 불러내 아버님은 식도암 말기라고 말한 의사가 너무나 무서웠어요


 


35년을 다닌 직장에서 화마와 싸운 당신은

모든 피부가  오그라들어 숨진 사람들이 꿈에 보인다 했어요

그 끝없는 트라우마에 당신께선 술로 아픔과 괴로움을 달래셨어요

남들의 눈에는 멋지고 남을 위해 희생하고 사는 위대한 소방관이라 해도

저는 아버지가 소방관인게 너무 싫었어요


 


 

저는 아빠의 아픔을 알지못했어요 그냥 알콜 중독자가 되신줄 알았어요

먹고 산다는 핑계만 대고 전화 몇통드리는게 다였어요

화마에 왼쪽눈이 실명 되셨을때도 당신의 아픔을 헤아리지 못했어요

어느 순간부터 핸들을 잡기 두려워하시던 아버지의 맘을 헤아리지 못했어요



 


지방에 사는 촌놈이 꼴에 몇푼 벌었다고

노쇠하신 당신을 모시고 서울의 큰 병원에 가는게

나름 다행이라는 자위를 했어요

내려오던 휴게소에서 화장실에 들렀다 당신이 보이지않아 한참을 찾았어요

혹시 쓰러지신건 아닌가 화장실에서 나올시간은 지났기에 한참을 찾았어요

운전하느라 아들내미 점심 못먹었다며 호두과자를 사려고 추위에 줄서고있던 당신의 뒷모습에

주저앉아 목놓아 울고 말았어요





 

마흔이 다된 아들이 체할까 물뚜껑을 따주시며

아빠가 아들 바쁜데 피곤하게 해서 미안해 천천히먹어 라는 말에 결국 당신앞에서 참고참았던 눈물을 쏟았어요

정작 당신은 식도암이라 물한모금 제대로 드실수 없었는데

그깟 밥한끼 못먹었다고 마음 졸여하시던 당신이 너무 미웠어요




항상 차고다니시던 오래된 데이져스트를 제게 주실때 너무나도 받기 싫었어요

희미해진 눈동자로 절 바라보며 아프지말고 건강히 잘지내란 말을 했을때 그냥 덕담인줄 알았어요

오래전 작고하신 할아버지가 오셨다고 어서 찬거리 사와서 진지 챙겨드리라고 하셨을때

너무나도 큰 통증에 헛소리를 하시는건가 했어요

이제와 생각해보니 할아버지가 아버질 보러왔었나봐요

아빠는 하늘에 갈시간이 다가온걸 알고계셨어요?



 


저는 아버질 미워할 자격이 없는 아들이에요

매일 돈번다는 핑계로 아버지 모시고 여느 좋은곳한번 가질 않았어요

머리만컸지 아버지와 소주한잔 나누고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어요

전 빵점짜리 아들이에요




아버지

왜 이렇게 빨리 가셨어요

제가 더 잘할테니 한번만 와주시면 안되요

제가 가진 모든것과 다 바꿔도 좋으니 단 하루만 오셨다 가면 안되요

매일매일 눈물이나요 집에 들어가면 멍하니 울기만해서 일부러 집에 더 늦게 들어가요

아빠가 쓰시던 핸드폰 시계 자가용 그 모든것들 못버리겠어요 

못버려도 정리하지 못해도 아빠가 조금만 이해해주세요




아버지

시간이 더 지나면 눈물이 안날까요

시간이 더 지나면 무뎌질까요

울리지도 않는 당신의 핸드폰으로 제게 전화를 걸어요

제 핸드폰에 뜨는 아버지라는 문구를 보며 한참을 목놓아울다 전화를 받아요

듣지도 못하는 아빠의 핸드폰을 곁에두고 제 전화기에 대고 미친놈처럼 오늘 있던일을 얘기해요

혹시나 아빠가 들어줄까봐요




아버지 너무보고싶어요

너무 힘들고 맘이 괴로우면 왜 자살하는지도 알거같아요

심장이 뜯겨나가는게 이런 기분일까요




말씀하신대로

어머니와 누나 잘챙기고 행복하게 살아야 하는게 맞겠지요

헌데 지금은 못하겠어요

조금만 이해해주세요

한평생 소방관으로써 남을위해 헌신봉사한 그삶을 하늘은 좀 알아주었을거라 생각해요

만약 천국이 있다면 아버지의 자리도 하나쯤은 있지 않을까요




 


아버지께 사랑한다 말해서 다행이에요

주말에 좋아하셨던 소주한병 사들고 뵈러갈께요

사랑해요 아버지


IMG_20180322_203054330.jpg


 

 

회원님들 오토무브입니다

잘지내고 계시죠?

 

저는 집안사로 인해 근 반년간 정신이 없었습니다..

사랑하는 아버지께서 지난달 암으로 인해 작고하셨습니다

너무 맘이 힘들고 하루하루 정말 미친놈처럼 정신빠진채로 지내고 있네요

 

 

일할때야 마음가다듬고 일하고있지만  퇴근하고 아무것도 일이 없을때는

하염없이 눈물만 흐르고 가슴이 찢어지는것 같습니다

시간이 약이라고...약이라던데 시간이 지난다고 부모님의 흔적이 가실지는 모르겠습니다

 

 

 

개인사이지만 오랜시간 몸담았던 포럼이라

이렇게 글을 올렸습니다

더 정확히 제 마음은 선후배님들께

슬픈마음을 치유받고 위로받고싶은 맘이 커서 그랬지 싶습니다

 

 

 

저는 아버지가 참 미웠습니다

저와는 반대인 성격의 아버지는 성격도 급하셨고 화도 잘내셨고

흔히말하는 욱하는 성격이 컸던 분이셨습니다

 

 

허나

길가의 꽃하나... 바닥의 개미도 피해갈만큼 마음은 여리고 정많은 분이셨네요

회원님들도 한번씩은 상상해 보셨는지요 부모님의 죽음에 대해서요

일하다가도 불쑥불쑥 터지는 눈물에  정말 너무 힘이드네요

 

 

회원님들

어머니 아버지께 전화 자주드리세요

무뚝뚝한 아들이고 살갑지않은 아들이어도 사랑한다고 꼭 말씀드리세요

돈드는거 아니잖아요 힘든거아니잖아요

귀찮다하셔도 목소리 자주들려주세요

몸힘들고 귀찮더라도 시간 닿는대로 자주 찾아뵈세요

 

 

 

저처럼 후회의 시간에 빠지지 마세요

 

 

 

 

 

 

오랜만에 쓴글이 너무 무겁지싶어 죄송스럽습니다

요즘은 제가 소주한병씩 벌컥벌컥 마시고 잠을 청하고 있네요...

환절기 건강조심하시고

맘이 많이 정리되면 즐거운맘으로 오도록 하겠습니다

 

 

 

 

 

 

-오토무브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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