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로렉스의 역사... etc
로렉스가 우리 집안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아마도 1960년 대 초였을 것입니다.
그 당시 작고하신 저희 부친은 잘 나가는 젊은 육군 장교이셨으며,,,로렉스를 차셨었지요..
그런데 그 로렉스 때문에 큰 위기가 있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시계 자체가 귀했고,,그 중에서도 로렉스는 단순한 시계가 아니고 한 재산이었기 때문에
쓰리꾼들이 버스나 열차에서 로렉스나 오메가 시계를 채가곤 했습니다.
저희 부친이 모친과 대구행 열차를 타고 가시는데,,그 로렉스 시계를 보고는 쓰리꾼들이 따라붙었답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에 저희 아버지 팔목에 있는 시계를 탁 챘는데,,,
그 당시 다른 보통 시계들은 시계줄이 약해서 끊어지면서 시계를 가지고 도망가버릴 수가 있었을텐데,,,
로렉스라서 시계줄이 튼튼해 끊어지지 않고 열차 칸 사이에 창문유리가 깨지면서 저희 아버지 손목이 약 20Cm 이상
찢어져 동맥이 끊어지고 피가 솓구쳐 정말 돌아가실 뻔 한 심각한 부상을 입으셨고 ,
그 후유증으로 돌아가실때까지 손가락 한 두개의 감각이 좀 떨어지셨죠...
그 당시 저는 완전 코흘리개였기 때문에,,, 제 기억에 그사건은 없고,,모친에게 들은 말입니다..
그 사건 이후 그 첫번째 로렉스 시계는 재수 없다고 팔아버리고,,그 이후로는 제 부친은 오랫동안 오리엔트 같은 싼 시계만 주욱 차셨답니다.
그 다음 로렉스는 80년대에 제가 결혼하면서 장인어른에게서 받은 DJ 16014었는데(아마도 밀수품이었겠지요),
,그 당시 제 봉급이 20여만원 할 때,,70만원 정도 주고 명동에 있는 미도파 백화점
(지금은 미도파는 없어지고 신세계로 바꼈나요..)에서 사주셨습니다..
지금도 그당시 로렉스 시계를 처음 찼을 때의 귀족이 된 듯한 황홀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 다음 세번째 로렉스는 제가 로렉스를 차고 다니자,,제 부친이 그것을 보고 옛날의 로렉스가 떠오르셨는지,,,
명동의 큰 시계점에 가셔서 로렉스 콤비모델을 사가지고 오셔서 정말로 애지중지 차시던 17013쿼츠 모델입니다..
아마도 로렉스 17013 퀴츠는 생소하신 분들이 많을텐데,,
쿼츠 바람이 불자 로렉스도 쿼츠 시계를 생산하기 시작했는데,,,저희 부친이 바로 그 모델을 사신 것입니다..
사실 지금은 17013은 인기가 없어 단종이 되었는데,,
제 부친은 그 당시 신모델이고,,그 모델은 가짜가 없다는 말에 혹하여 그것을 구매하신 것이지요,,,
그 시계는 부친이 돌아가시자,,,제가 가져다 가끔씩 차고 있는데,,,지금도 시간 정확하고 굉장히 무겁습니다..
얼마전 오버홀을 했는데,,시계장인이 이런 로렉스는 처음 본다고 하더군요,,
네번째 로렉스는 결혼 15주년인가 되면서 제 마눌님의 오메가 시계가 고장나는 바람에
그 당시에 큰 맘 먹고 사준 여성용 DJ 67013G 텐포인트 모델이었는데,,
투톤의 청판에 다이아가 정말 눈을 화악 끄는 아름다운 시계였습니다..
그 시계를 10여년 이상 정말 찰 때마다 흐믓한 표정을 지으면서 우리 마눌님이 애지중지 아껴서 착용했습니다..
다섯번 째 로렉스는 얼마전 포스팅한 요트마스터이구요,,,
여섯번 째 로렉스도 얼마전 포스팅한 우리 마눌님,,DJ 플래티늄 모델입니다....
그 플래티늄을 들이면서,,,67013 콤비는 처분했는데,,아직도 우리 마눌은 처분한 것을 후회하고 있습니다..
시계도 10여년 이상 가깝게 두고 있으면 정이 들게 되어 있거든요..
그래도 똑 같은 여성용 DJ를 두개씩 가지고 있을 필요는 없겠지요...
군대간 아들이 엊그제 휴가나와서는 제가 새로 구입한 요트마스터를 탐내더군요,,,
그래서 나중에 취직하면 차게 해준다고 했습니다..
아마도 제 아들도 나중에 제나이가 되면 몇개의 로렉스를 보면서 할아버지,,아빠,,엄마를 생각하게 되겠지요..
이렇게 로렉스는 우리집과 역사를 같이해 왔으며,,또 이어 가길 바라고 있답니다..
<맨 왼쪽부터 부친이 차셨던 17013, 그 다음이 제 결혼시계 16014,,그리고 제 마눌의 플래티늄 DJ,,그리고 요트마스터 1 SS입니다.>
댓글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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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굴개굴
2011.10.05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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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란
2011.10.05 14:49
ㅎㅎㅎ...그래도 아빠 마음은 아들에게 다 주고 싶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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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릭2
2011.10.05 14:44
내용중에
아버님께서 다치신 부분 정말 안타깝습니다
좋은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하이엔드급 브랜드가 많이 있지만
롤렉스만큼
많은 사람들이 사연을 가진 시계가 있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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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란
2011.10.05 14:49
그렇지요,,,우리나라에서 로렉스 만큼 사연이 많은 시계는 없을 것입니다..
가장 대중들이 사랑하던 시계,,동경하던 시계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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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릭2
2011.10.05 14:45
맨 왼쪽에 있는 쿼츠모델이라는 시계
딱 봐도 브레이슬릿이랑... 엄청 무거워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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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란
2011.10.05 14:51
일반 DJ보다 훨씬 무겁습니다...투박하고요,,,정말 로렉스의 내구성을 중시하는 시계 디자인 철학을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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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
2011.10.05 15:01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제 롤렉스도 저와 후세가 공감할 수 있는 가치있는 물건이 될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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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란
2011.10.05 15:05
작은 시계라도 아껴서 사랑하고,,곁에 오래 두게 되면 가족을 이어주는 역사가 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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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다르바
2011.10.05 15:02
근 50년을 로렉이를 보셨네요
저도 그렇게 돼야 할텐데...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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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란
2011.10.05 15:05
그렇게 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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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구
2011.10.05 15:17
좋은 글 잘 봤습니다^^ 부친께서 다치신 이야기가 참 안타깝네요..
저도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 아버님께 선물해 드린 디제이를 제 손자에게까지 물려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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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란
2011.10.05 15:28
아버님에게 로렉스를 선물하셨다니,,,그것 자체가 가족의 역사가 된 것입니다....잘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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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리파파
2011.10.05 15:53
비록 로렉이와 악연으로 시작되었지만 좋은 인연으로 끝나시길 진심으로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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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란
2011.10.05 16:03
그 사고는 제 부친의 젊은시절 하나의 사고에 불과했고,,,결국 우리 부친도 로렉스를 아껴 차시다가 돌아가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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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마리너녹판
2011.10.05 16:06
좋은글이네요 세월이 묻어나는 빈티지로렉스도 너무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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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란
2011.10.05 16:10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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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lmate
2011.10.05 19:02
추억이 담긴 시계, 그리고 무엇보다도 소중한 가족.
대물림이 갖는 가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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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란
2011.10.05 21:34
부모님이 쓰시던 물건을 곁에 두고 있는 것은 특별한 경험입니다..
그 물건을 통해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는 느낌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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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떡이는섭마
2011.10.05 20:02
롤렉스의 가치를 상기시키는 글이네요~ 잘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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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란
2011.10.05 21:35
섭마도 수십년 전 모델이 아직도 많이 있더군요,,,잘 차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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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러
2011.10.05 20:28
로렉스와 함께한 가족사 잘 보았습니다..평생에 함께할 시계 하나를
갖는다는건 참 좋은 일입니다..앞으로도 멋진 포스팅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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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란
2011.10.05 21:36
감사합니다...대를 이어 찰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계이기 때문에 로렉스가 인기가 식지 않는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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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
2011.10.06 00:33
파텍 광고가 생각납니다
아들과 아버지가 나란히 나오는데 다음 세대에 물려주라고...ㅋㅋ
로렉스도 충분합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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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란
2011.10.06 09:25
파텍은 최고의 시계라 하더군요,,,저는 경험해보질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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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뭉클
2011.10.06 00:41
크... 롤렉스와 함께하는 가족사네요 ㅎㅎ 롤렉스 쿼츠가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네요 ㅎㅎ 서브마리너도 쿼츠모델이 있으려나요ㅎㅎ
아드님 군대에서 무사히 전역하고, 늘 행복한 가정이 되길 바랍니다. ^^
미도파는 롯데영플라자로 바뀌었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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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란
2011.10.06 09:26
쿼츠 모델은 아마도 지금은 없는 것으로 압니다만,,,아,,신세계가 롯데로 바뀌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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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체
2011.10.06 00:58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로렉스 쿼츠 모델이 하나 있는데,
무게가 묵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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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란
2011.10.06 09:27
아,,이 사진을 보니 반갑군요...완전 금통사진도 본 적 있습니다....시계는 참 견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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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체
2011.10.07 15:13
1996년부터 15년째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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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eios
2011.10.06 01:31
글 잘보았습니다.
단순한 시계 자체... 그 이상의 이야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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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란
2011.10.06 09:27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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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11
2011.10.06 02:03
로렉스의 무게감은 여기서 나오는 것같습니다.
가족과 함께히고 대대로 이어진다는.... 다른 시계가 따라할 수 없는 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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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란
2011.10.06 09:30
그렇지요...기본 디자인을 지키고 있어 평생을 같이 하고,,대를 물려줘도,,,자식들까지도 거부감없이 찰 수 있는 시계이지요,,
비록 물량은 많지만,,그중의 하나가 ,나만의 로렉스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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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떼르넬
2011.10.06 03:41
로렉스를 단순 사치품으로 생각한 제가 부끄럽네요.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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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란
2011.10.06 09:31
사치품은 맞는데,,,한 두개 정도는 가지고 있어도 될,,,작은 사치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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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천사
2011.10.06 07:44
와..멋집니다...롤렉스 박물관이 될것 같군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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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란
2011.10.06 09:32
로렉스 엔틱도 굉장히 느낌이 좋더라구요,,,그런데 가격이 상당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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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사준 돌핀
2011.10.06 14:55
롤렉스이기에 더 멋집니다~^^ -
뱅앤올룹슨
2011.11.01 11:42
우와 시계에서 역사가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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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톤아일랜드
2011.11.19 09:13
로렉스사랑 간접적으로 느낍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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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가다*
2012.10.06 04:43
멋있습니다. 저희 가족도 대를 이어서 로렉당이 될수 있기를 바랍니다.ㅎㅎ
- 전체
- Daytona
- Datejust
- Submariner
- Sea Dweller
- Sky Dweller
- Milgauss
- Cellini
- Date
- GMT master
- Explorer I, II
- Yacht I, II
- etc
가족의 역사가 느껴지는 듯한 글이네요^^... 물려받고 물려주고... 기분이 묘합니다. 이야기를 담아갈 수 있는 물건이 진짜 명품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나저나 군인이 휴가나와서 요트마스터를 탐내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