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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노(Eno)입니다. ^^ 



사실 이 시계는 다시 득한지는 꽤 되는데, 이제서야 뒤늦게 허접하나마 사진 몇 장 찍어 올려 보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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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서 일하다 대충 아이폰으로 찍은 거라 사진상태가 영 거시기합니다. 양해 바랍니다.ㅋㅋ 


이 모델은 모리스 라크로와(ML)의 마스터피스(Masterpiece) 라인의 Rectangulaire Petite Seconde라는 모델입니다. 



저는 이 모델과 다이얼 버전만 다른(아라빅 인덱스) 모델을 일전에 잠깐 가지고 있었지요. 

하지만 갑자기 기변욕구가 생겨서 몇달 차지도 못하고 아쉽게도 판매를 하고 말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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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위 사진 속 왼쪽의 사각 수동 제품이 그것입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불현듯 이 시계가 다시 무척 그리워지더군요.ㅠ (특히 이 시계의 아름다운 무브가 다시 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또 똑같은 아라빅 인덱스 모델을 다시 들이는 건 좀 꺼려지더군요.(쉽게 구할 수도 없지만...) 그냥 뭐랄까... 

원래 로마자보단 아라빅 인덱스를 좋아하긴 하지만, 동일한 모델을 다시 들이는 건 제 지름 취향과는 다소 거리가 있기 때문입니다.ㅎ  



기왕이면 다른 버전이 좋겠거니... 하고 막연히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이 모델은 사실 거의 단종수순인데다 매장에서건 그레이마켓에서건 이젠 잘 보기 힘든 모델인지라 다시 만날 수 있으리란 희망은 접고 포기하고 있었는데), 

때마침 일전에 중고 장터에 매우 좋은 연식과 상태의 제품이 나왔길래 반가운 마음에 냉큼 집어왔습니다. ㅋㅋㅋ 



그나저나 저는 사진취미도 없는데다 사진 실력도 개판이라서, 

이 시계의 매력을 좀 더 자세히 엿볼 수 있는 다른 해외 유저(WUS포럼에 올라온 포스트)의 잘 나온 사진 몇장 추가해 보며 이어갈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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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윳빛이 도는 은은한 솔리드 실버 다이얼의 느낌과 다이얼 중앙을 채우고 있는 물결 치는, 비외 파니에(Vieux Panier) 기요셰 패턴과 

6시 서브 다이얼의 가운데를 채우고 있는 선버스트 형태의 사선 무늬 기요셰, 그리고 로듐도금 처리된 아플리케 타입의 양각 로만 인덱스, 

고온의 불에 구운 영롱한 브레게 스타일의 블루 핸즈 등의 느낌이 매우 자세히 살아 있는 사진이라서 첨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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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핸즈의 때깔?이 좀더 예쁘장하게 포착된 사진 추가. 이 미국 유저, 참 사진 잘 찍네요. 부럽,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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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공지로 올라간, <사각 시계 로망스> 관련한 제 일전의 포스팅에서도 장황하게 언급한, 

(https://www.timeforum.co.kr/index.php?mid=brand_SwissBrand&document_srl=3551348)

라 쥬 페레(La Joux-Perret)의 매뉴팩처 무브인 736-3 베이스를 가져다 할 수 있는 한 고급 수정을 다 한 ML의 126 칼리버의 모습입니다. 


씨스루로 보이는 전체 로듐 도금처리된 무브 상단 플레이트의 타원형(circular-grained)의 코트 드 제네브(Côtes de Genève) 패턴이 

다시 봐도 넘 반갑고 역시나 사랑스럽습니다.(이런 패턴 가공자체가 하이엔드급이 아닌 이상 일반 브랜드 제품선 잘 보긴 힘드니까요) 

크라운휠, 라쳇휠 상단의 잔잔한 썬레이 패턴과 블루 스크류의 조화도 언제 봐도 기분 좋은 제가 좋아하는 디테일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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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사진속에선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이 시계는 국내 리테일가 5백만원 중후반대의 시계에 들어간 거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무브먼트의 브리지 에지를 수공으로 잘 다듬고(앵글라쥬 Anglage), 빤짝빤짝 미러 폴리싱까지 한 디테일한 가공의 흔적까지 느낄 수 있습니다. 

이는 이 가격대의 현행 시계 중에선 매우 보기 힘든(특히 동급 수동 무브 중에는 거의 드문) 고급 코스메틱의 일종입니다. 


아무리 ML이 유니타스 베이스건 자사 무브건 다양한 고급 수정과 핸드 데코레이티드로 마무리를 하는 브랜드라고는 하나, 

이 ML126의 코스메틱 수준은 제가 일전에 본 같은 마스터피스 라인의 레트로그레이드 계열 무브들에 비해서도 심지어 더

수공(handwork)의 공을 들인 흔적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마 다시는 이 가격대에 ML의 이러한 시계를 구매할 수 없으리란 생각이 들 정도로...  


(물론 ML의 레트로그레이드 계열의 무브에는 고전적인 느낌을 주는 스크류밸런스와 트리오비스 미세조정 레귤레이터, 

 골드 샤통이 추가된다는 점에서 또한 유니타스 무브 수정의 가히 끝판왕에 가까운 고급 수정의 느낌을 주기엔 충분하지만, 

 적어도 브리지 마감(에지 가공) 수준이나 페를라쥬 패턴 같은 부가적인 코스메틱 수준은 이 사각 무브의 수준이 좀 더 훌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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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유저의 착샷입니다. 역시 이런 정통 드레스워치는 깨끗하고 단정한 셔츠(수트) 차림에 정말 잘 어울립니다. 

저는 이런 착샷 느낌을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라 한답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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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제가 찍은 비루한 사진들...ㅋㅋ 위 사진엔 나름 필터링도 해봤는데, 영 느낌이 별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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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구도로 찍어 놓고 엄한 흑백 무드로도 만들어 봅니다. ㅎㅎ

근데 잘 못 찍는 사진이나마 이 사진은 살짝 좀 맘에 듭니다. 뭔가 고혹적인 다이얼 느낌이 그나마 좀 잘 잡힌듯. 


언뜻 보면 현행 시계가 아닌, 오래된 빈티지 시계처럼 보입니다. 

바로 그런 점이 어쩌면 제가 이 시계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일런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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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저의 착샷. 


요즘 트렌드엔 좀 작은 시계지만, 제 그리 굵지 않은 손목(16.5 정도)엔 잘 어울리는 편입니다. 

또한 전 이런 클래식한 사이즈의 사각 시계를 원체 좋아라 하지요. 


가로 27(크라운 제외), 세로 45 정도가 제가 생각하는 딱 이상적인 사각 수동 시계 케이스의 크기입니다. 

가로 길이가 32미리 이상이고, 세로 러그 투 러그 길이가 50 이상이 되어 버리면, 

그건 이미 고상한 사각 드레스 워치의 비율이 아닙니다. 적어도 제 기준엔 그렇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다른 종류의 사각시계인 벨앤로스 BR03-92 같은 경우는 솔직히 드레스워치 용도가 아닌, 

스포츠워치, 내지 케쥬얼용 워치이기 때문에, 42미리라는 큼지막한 사각 케이스가 예외적으로 용납이 되지만, 

만약 이런 사이즈를 드레스워치가 가지고 있다면 그땐 또 얘기가 달라집니다.  



우아한 사각 시계 만들기에 반세기가 넘는 대단한 뚝심을 발휘해 온 예거 르꿀뜨르(JLC)가 

왜 스쿼드라 같은 스포티한 모델을 제외하곤, 기존의 남성용 수동 리베르소 모델들은 다들 고만고만한 사이즈의 시계들로 내놓겠습니까... 

그건 큼지막한 케이스에 맞는 새로운 사각 무브를 개발하기 귀찮아서가 아니라, 

기존에 선보인 리베르소 사이즈의 시계들이 그만큼 클래식하고 우아한 배율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이런 확신이 있기 때문에, 일례로, 기존에 가로 31.3미리에 세로 52미리 이상의 크기를 가지고 있던 그랑 리베르소 듀오 데이트 같은 모델은 

지난해에는 오히려 빅사이즈 트랜드에 역행하는 가로 27.5, 세로 48.5 라는 클래식한 사이즈로 다운 사이징 된 이유도 바로 그러한 이치입니다. 


라운드 형태의 시계에선 몇 미리 크기 차이가 그닥 크게 와닿지 않겠지만, 

이런 종류의 스퀘어 타입의 시계에선 몇 미리 차이도 제법 크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또 사각 케이스 자체가 같은 사이즈라도 타원형 케이스보단 좀 더 커보이는 효과가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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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이상입니다. 


기존에 경험했던 아라빅 인덱스 모델이 살짝 스포티하면서도 샤프한 댄디보이의 이미지였다면, 

이 로만 인덱스 모델은 좀 더 클래식한 레트로 무드가 물씬 풍기며, 다이얼 디테일 면에서도 한층 더 섬세하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장점이 있습니다. 


무브의 성능(매끄러운 와인딩 느낌과 적절한 파워리저브)이나 코스메틱의 디테일한 아름다움이야 뭐... 두말 할 나위 없구요.

사실 이 시계는 앞서도 밝혔듯이, 일전에 사용해 보고 무브먼트의 안정성과 가격대비 놀라운 고급스러움에 매료돼 다시 들이게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다시 말해, 무브가 앞서 제가 경험한 시계와 전혀 다른 종류의 무브였다면 이 시계를 다시 들이는 일 또한 애초에 없었다는 소리지요.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에 ETA 베이스가 아닌 아름답고 레어한 사각 수동 무브를 경험할 수 있는 흔치 않은 시계니까요. 

더불어 고전적인 다이얼과 케이스 사이즈의 조화, 편리한 형태의 디버클과 악어 스트랩의 훌륭한 궁합 등이 

제가 이 시계를 두번 생각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바로 다시 들이게 된 종합적인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변이 없는 한 아마 이 시계는 계속 제 컬렉션에 존속하게 될 거라고 봅니다. 

뭐든 제 눈에 안경이겠지만, 이 녀석은 나름 제겐 예쁘게 보이기 때문입니다. ㅋㅋ 



뒤늦은 재득템기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요. 회원님들 다들 활기찬 한 주 보내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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