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9일은.... ETC(기타브랜드)

매년 생일과 기념을 챙겨먹는 입장에서 4년에 한번씩 돌아오는 기념일이 있다면 꽤 인상 깊을 것 같습니다. 역시 4년에 한번 개최되는 올림픽이나 월드컵이 매년 개최된다면 지금 만큼의 열기와 긴장감도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훗훗. 2월 29일생의 회원이 계시다면 한 대 맞겠군요. 합리적인 대안으로 28일에 각종 기념일을 챙겨 먹으시길)

한 달이 28일 밖에 없어 후딱 지나가는 2월은 샐러리맨들에겐 참 좋습니다. 같은 월급을 받는데 일하는 날은 몇 일이 더 짧으니까요. 이런 즐거운 2월에 하루가 보너스로 더해지는 해를 윤년이라고 합니다. 네이버 백과사전에서 검색을 해보면 지구의 자전, 공전시기와 달의 공전시기가 정확하게 맞아떨어지지 않아 날짜와 계절의 차이가 나기 때문에 이를 보정하기 위해 윤년이나 윤달을 넣는다고 합니다. 오차 보정용인 셈인데 좀 더 작은 단위의 윤초도 있죠.

보통의 날짜 표시 기능을 가진 기계식을 비롯 별로 스마트하지 못한 데이트 윈도우를 가진 쿼츠식 시계는 조정이 필요한 달의 하나입니다. 30일이 아닌 28일 혹은 올해와 같은 29일에 몇 일 빠른 조정을 해줘야 하죠. 기계식 시계에서 꽤 값이 나가는 애뉴얼 캘린더가 딱 한번 조정을 해야 하는 수고를 필요로 하는 달이기도 합니다. 30일과 31일은 영리하게 구분하지만 달의 길이가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하는 2월은 제법 똑똑한 애뉴얼 캘린더도 헷갈리는 모양입니다. 고작 30일과 31을 구분하면서 데이트 기능의 시계의 몇 배나 비싸게 파는 애뉴얼 캘린더가 싫으시다면 저렴한 쿼츠식 퍼페츄얼 캘린더를 구입하세요. (어지간한 디지털 표시의 시계는 퍼페츄얼 캘린더가 됩니다) 매우 합리적인 소비가 될 겁니다. 하지만 재미는 없을지도 몰라요.

기계식 복잡 시계 중 캘린더 기능의 최고봉인 퍼페츄얼 캘린더를 가지고 있다면 오늘은 역사적(?)인 모습을 지켜 볼 수 있습니다. 2월의 28일에서 3월 1일로의 날짜 변환을 사람의 도움 없이 표시하는 퍼페츄얼 캘린더는 올 해와 같은 알아서 윤년도 척척 표시해 줍니다. 생일이 2월 29일이라 4년에 한 번 챙기는 애틋한(?) 생일처럼 퍼페츄얼 캘린더가 표시하는 윤년의 2월 29일도 4년에 한 번 만나볼 수 있는 빅 이벤트 입니다. (실제로 되는지 확인해 볼 수 있는, 4년에 한 번 돌아오는 기회입니다)

퍼페츄얼 캘린더를 가진 은둔 고수님을 비롯 오늘 생일과 기념일을 맞이한 분들.

4년에 한번인 2월 29일인 오늘. 4배 더 농축해서 축하 드립니다. 껄껄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