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llita 무브에 관한 개인적 견해 ETC(기타브랜드)

아래 Sellita 무브에 대한 얘기가 있어 저도 조금 끄적여 볼까 합니다.

사실 스와치그룹소속이 아닌 브랜드들의 자사무브 혹은 Sellita 무브 적용은 ETA가 자사 에보슈무브의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이후부터 진행된 꽤 오래된 이슈입니다.

ETA사가 자사무브의 에보슈버전(부품단위)의 판매를 중단한 것이지 여전히 스탠다드버전이상 완제품의 판매는 계속 진행하고 있음에도 이것이 당시 큰 이슈가 되었던 것은 더 이상 저렴한 ETA무브를 공급받기 어려워졌다는 사실 뿐만 아니라, 스와치그룹이 ETA를 단순 부품공급회사가 아닌 전략적 무기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탓이기 때문이죠.

이에 ETA 에보슈버전을 조립하여 공급하던 여러 Assembler 중 하나인 Sellita가 주요 ETA 무브를 Copy한 자체무브를 생산하기에 이릅니다. 초기 Sellita의 Copy무브는 몇 가지 안정성 및 성능의 문제가 있었던 걸로 압니다. 지금은 쓸만해졌다(?)는 분위기인 걸로 아는데요.

지금도 Stowa같은 소규모 공방에서는 ETA완제품 무브를 사다가 적용하는 것 같으나, 그 외에 소위 Major 업체들(Sinn을 포함하여)은 Sellita로 전량 옮겼거나 갈아타기 하는 중입니다. 이는 ETA무브의 가격적인 부담과 원활한 공급에 대한 이유도 있겠으나, 전략적으로 ETA를 견제하기 위한 대안으로 Sellita를 밀어주려는 분위기도 있는 것으로 압니다.

기계제품을 평가하는 보편적인 항목으로 크게, Performance, Durability, Reliability 를 들 수가 있는데요.

Performance는 제품이 의도한 기능을 얼마나 제대로 발휘할 수 있냐에 대한 평가입니다. 시계로 따지면 기본적으로 시간의 흐름을 나타내 주어야 하고, 여기에 일오차가 더해져 성능으로 표기할 수가 있겠죠.

Durability는 성능이 더 이상 발휘되지 않는 순간까지의 기간을 나타냅니다. 일반적인 유지, 관리만으로 더 이상 기능발휘가 불가능 한 경우죠. 오버홀을 해줘도 시간이 가지 않는다면 거기까지가 그 시계의 내구성한계인겁니다. 망가진 부품의 교환등으로 다시 기능이 회복되는 것은 Durability와는 별개의 영역입니다.

Reliability는 제품이 초기에 가지는 성능(Performance)가 어느 기간동안 유지되는 지에 대한 내용입니다. 즉, 초기 한달간은 +-5초/일 오차를 보이다가 5년지나서 +-50초/일 의 오차를 보인다면 이는 5년안에 그 시계의 Reliability가 10%이상 떨어진(즉, 90%이하) 것이라 보여지는 것이죠. 물론 시계는 오버홀과 오차조정이라는 것이 있기때문에 이를 엄격히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이해를 돕고자 ^^

장황하게 설명했지만, 하고 싶은 얘기는 Sellita무브에 대하서는 개인적으로 Performance는 만족할 지 모르나, Durability나 Reliability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수십년동안 셀 수 없는 표본으로 이를 입증한 ETA무브와 달리 이제 막 적용된지 몇 년 안 된 Sellita에게 이런 평가를 내리기엔 너무 이르다고 판단합니다.

그런면에서 시계업체들의 셀리타 적용은 그 자체가 어쩔 수 없는 것을 이해하면서도 유저 입장에서 할 수만 있다면 ETA를 선택하고 싶은 것이 개인심정인 것이지요. 그래서 이번에 Sinn ETA버전 시계를 샀다는 -.-

기계부품은 단순히 그 자체만을 볼 때는 Copy가 쉬울 것처럼 보이지만, 심지어 오리지날업체로부터 도면을 사서 제작하더라도 제성능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허다할 정도로 매우 어렵습니다. 공차관리, 표면처리, 생산공정, 이런 것들은 도면에 표기하기가 어렵거나 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