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진 스피리트 (Longines Spirit) 짧은 리뷰 Longines

쿠션 케이스는 파네라이의 덕분에(?) 최근 들어 쉽게 볼 수 있게 되었지만, 역시 많은 메이커에서 만든 다양한 쿠션 케이스의 시계들을 감상하려면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완벽해 보이는 원과 90도 각도로 정확하게 각진 각형 케이스들이 정확함을 추구하는 요즘을 대변한다면, 원도 아니면서 사각형도 아닌 둘을 퓨젼(?)하여 둥글둥글하고 푸짐한 쿠션 케이스를 보면 제 마음이 다 훈훈해져 옵니다. 푸헐헐.

마스터 콜렉션의 모던한 라인업과 헤리티지나 이 스피리트 같은 복고 (복각) 라인의 조화가 론진의 매력일 듯 하지만, 복고의 비중을 점차 줄여나갈 필요가 있지 않은가 합니다. 이런 복각 라인은 저처럼 빈티지의 유려하고 따뜻한 디자인은 좋지만, 시간도 잘 맞지 않고 낡아빠져서 빈티지가 싫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딱 좋은 시계 일겁니다. (저 같은 사람이 몇 명이나 될런지는 모르지만. 껄껄) 여튼 사진으로 보나 실물을 보나 유광 쿠션케이스의 라인은 정말 예술인 것 같습니다.

이 시계를 처음 봤을때의 감상은. 넉넉한 쿠션 케이스가 빤짝빤짝 빛나는 새거라 살짝 부담이 된다는 점과 (쿠션 케이스 시계는 오래된 것만 봐서) 인덱스와 핸즈는 환경친화적인 루미노르인 주제에 야광 색깔이 10년도 넘게 묵은 트리튬의 그것이라는 겁니다. 요런 맛이 간 색을 내려고 트리튬을 슬쩍 섞지는 않겠지만 야광의 휘도도 그렇게 강한 편은 아닌 것 같군요.

무브먼트는 가격대로 짐작한 2824가 아닌 2892를 사용합니다. (론진 L691) 론진 2892는 확실히 같은론진 2824보다 수동으로 감거나 했을 때 느낌이 훨씬 좋습니다. 론진의 2824는 다른 메이커랑 비교하면 좀 빡빡하다는 느낌입니다.

고급스런 악어 가죽 스트랩은 이런 고전스럽고 빈티(나는)지스러운 시계를 죽이는 느낌입니다. 차라리 뒤집어서 (뒤집은 쪽이 색깔도 훨 좋구먼) 사용하는게 더 어울릴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