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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측 2054  공감:9 2015.05.25 23:59

올해 SIHH와 바젤에서도 수많은 새로운 시계들이 나왔습니다. 자이트베르크 미닛 리피터도 있었고, 파텍필립의 파일럿 와치도 있었습니다. 올해 새로 출시된 시계들 중 여러분의 눈을 가장 잡아끄는 것은 어떤 것이었나요? 매년 우리에게 놀라움을 선사해주던 예거의 Hybris Mechanica는 올해 한숨 쉬어가는 듯 했습니다만, 예거의 Hybris Mechanica 시리즈만큼이나 제게 놀라움을 선사하는 시계가 하나 있었습니다. 



Vacheron-Constantin-Harmony-Ultra-Thin-Grande-Complication-Chronograph-Caliber-3500-3.png


바로 Vacheron Constantin 의 새로운 라인, Harmony ultra-thin grande complication chronograph 였습니다. 


스플릿세컨드 모노푸셔 크로노그래프가 들어간 8.4mm 두께의 자동시계. 




sihh-2015-vacheron-constantin-harmony-ultra-thin-grande-complication-chronograph-5400-macro.jpg


그리고 마치 수동 크로노그래프같이, Peripheral rotor로 뒷면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자동시계의 편리함은 가지고 있는 뒷모습. 




지금까지 저는 바쉐론 콘스탄틴이란 브랜드에 대해서 뭔가 잘못생각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크게 들었습니다. 

최근 바쉐론 콘스탄틴이 보여준 모습은, 기계적 공학적 아름다움과 기술적 진보에 집중하기보다는, 

전통과 역사에 담긴 시계의 스토리 텔링에 집중하는, 보다 예술적인 아름다움에 집중하는 브랜드라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런데 이번 2015 SIHH에서 보여준 모습은 

제 뒤통수를 거대하게 때리기에 충분했습니다. 


"능력이 없어서 못하던게 아니라고."

라고 조용하게 이야기하는듯 했고, 


그래서 지난 24일, 바쉐론에서 타임포럼 회원 소수를 초대해서 새로운 하모니 컬렉션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진다고 했을때, 

만사 제쳐두고 달려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DSC08169.JPG


호텔 스위트 룸에서 진행된 행사는 타임포럼 회원 6명을 포함하여 단 8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기 전까지는 신라호텔이었지만, 





DSC08179.JPG


스위트 안으로 들어가면 신라호텔의 분위기는 느낄 수 없고, 

바쉐론의 정취만이 느껴지더군요. 




DSC08178.JPG


인테리어 하나하나에도 이번 행사를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이 들어갔는지 참 상상하기 어려웠습니다. 

한쪽 벽에는 바쉐론의 빈티지 모델들에 대한 설명들이 있었습니다. 

이번 하모니 컬렉션을 재탄생시킬 때 모티브가 되었던 모델인 1928년 펄사미터 크로노그래프 시계도 있었고, 다른 빈티지 크로노그래프들 사진이 많았습니다. 

이번 하모니 컬렉션들이 그저 한 순간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긴 바쉐론의 역사 속에서 재탄생 되었음을 이야기해주는 듯 했습니다. 


이날 행사 도중 들은 재미난 이야기 하나는, 

지금껏 빈티지 시계 시장은, 사실 파텍필립과 롤렉스 빈티지들로 양분되고 있었고, 

특히 빈티지 컴플리케이션 시장은 거의 파텍필립 빈티지들의 독주나 다름없었는데, 

하모니 컬렉션의 SIHH 발표와 함께, 바쉐론의 빈티지 크로노그래프들이 다시금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고, 

경매시장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사실 역사와 스토리텔링이 주된 드라이버가 되는 빈티지 시장이니만큼, 

(물론 기계적인 뛰어남이 있어야하는것은 당연하지만, 하이엔드 빅3라면 그정도는 기본으로 깔고 들어가는 것이겠지요..) 

그 면에 있어서는 바쉐론의 빈티지들도 앞으로 각광을 받을 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과

앞으로의 하모니 컬렉션의 성공에 따라서 빈티지들의 가치도 달라질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DSC08173.JPG


시간이 되고 모두 인원이 모이자 곧 하모니 컬렉션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이 있었습니다. 

프레젠터는, 많은 분들이 아시는 전 타임포럼 모더레이터, Tic Toc님, 그리고 현재 바쉐론에서 마케팅을 담당하고 계신 장병준 과장님께서 맡아주셨습니다. 


근 한시간 가까운 긴 프레젠테이션이었지만, 전혀 길게 느껴지지 않는 프레젠테이션이었습니다. 

이 날 타임포럼 회원들이 많은 것을 감안하여 보다 기술적인 사항들과 무브먼트들이 가지는 특징들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주셨고, 

개인적으로는, 지금까지 모든 시계 관련 들은 설명들 중에서 가장 정보가 알차고 재미있는, 아주아주 훌륭한 프레젠테이션이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덕업일체를 이루신 Tic Toc님만이 할 수 있는, 독특하게 소비자들을 만족시키는 프레젠테이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덕후는 덕후를 알아본다..


참고로 바쉐론에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으신 분들은 Tic Toc님께 구매상담은 함부로 하지 않으시기 바랍니다. 

일전에 예물시계 중 하나로 바쉐론을 생각하는 회원님이 계셔서 Tic Toc님께 연결시켜드렸더니 몇일 후 바로 현금 싸들고 부띠끄 방문하셨다고 합니다. ㄷㄷㄷ





DSC08180.JPG


Tic Toc님께서 시계를 보여주시며 신나해하고 계십니다

실제 시계를 저희가 만나고 착용해본 것은 프레젠테이션이 끝난 다음이었지만, 저만 혼자 알기 아까운 프레젠테이션 내용중 일부를 사진들과 함께 여기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DSC08209.JPG


이번 하모니 컬렉션에서 가장 대표적인 모델인 Harmony Chronograph 입니다. 

1928년 의사용 크로노그래프로 나왔던 모델의 현대적 재해석이고, 모노푸셔 크로노그래프의 다이알 사이드에는 맥박 30번을 재는 것으로 심박수를 계산할 수 있는 Pulsimeter가 붉은색으로 표시되어있습니다. 





Vacheron Constantin Harmony Chronograph Calibre 3300 8.jpg

수동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 Caliber 3300 입니다. 이 모델은 260주년 기념으로 260개만 생산이 되었고, 밸런스콕의 꽃무늬 인그레이빙들은 260주년 하모니 컬렉션들에만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하모니 컬렉션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양산될 것이고, 올해 이후의 생산분들에서는 꽃무늬 인그레이빙은 없겠지만, 계속 이와 같은 훌륭한 무브먼트가 들어간 쿠션 케이스 시계들은 볼 수 있을것이라 생각됩니다. 


ETA 범용 무브먼트의 시대를 지나서 많은 회사들이 자사무브먼트들을 생산하고 속속 시계들에 집어넣고 있지만, 아직까지 수동 크로노그래프는, 쉽게 손대기 힘든 영역으로 남아있습니다. 지금까지 바쉐론 콘스탄틴도, 수동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는 르마니아 무브먼트를 수정해서 사용하고 있었고, 설계부터 자사무브로 만든 것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드디어 수동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가 들어간 시계가 여기 나왔네요. 

그리고 이 수동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에는 All-or-nothing mechanism이 들어가 있다고 합니다. 크라운에 버튼이 달려있는 모노푸셔이기 때문에, 손목 움직임에도 크로노그래프가 반쯤 눌리고 그로 인해 기계적 이상이 생기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일정 이상의 토크가 전해지지 않으면, 모든 기능들이 이상 없이 제자리로 돌아가도록 크로노그래프 버튼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작은 부분이지만, 각각의 무브먼트에 세세하게 신경을 썼다는 느낌입니다. 


42mm의 케이스는 작은 러그 덕분인지 생각보다 그리 크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두께도 그리 두껍지 않아 어느정도 셔츠에도 착용이 가능한 수준으로 보였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들어보면, 생각보다 많이 묵직합니다. 아마도 쿠션케이스이라, 원형의 무브먼트 바깥 부분에 금이 들어갈 부분이 많아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최근 어떤 브랜드들의 금시계는 케이스 위아래를 거의 다 사파이어 글래스로 덮고 금은 얼마나 썼는지 전혀 무게가 느껴지지 않는 금시계들도 많은데, 이런 묵직함은 또 다른 느낌을 착용자에게 선사할 것 같네요. 


가격은 8천만원대라고 합니다. 결코 싼 가격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비슷한 브랜드의 수동 크로노그래프 모델, 파텍의 5170이나 랑게의 다토그래프 가격들을 생각하고, 이 모델이 260주년 260개 한정판인 것을 생각하면, 제법 경쟁력이 있는 가격이라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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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는 듀얼타임입니다. 같은 무브먼트를 사용하고 3mm 작은 케이스에 여성용도 함께 나오는 모델인데요, 사실 크로노그래프라는 것이 라면 끓이고 스테이크 구울 때 제외하면 별로 쓸 일이 없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이 듀얼타임이 더 실생활에 유용한 시계이긴 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Vacheron-Constantin-Harmony-Dual-Time-Caliber-2460DT-movement-2-NEWS.jpg


여기에 사용된 칼리버 2460DT는 자동 무브먼트입니다. 22k 로터에 아름다운 꽃무늬 인그레이빙이 인상적이긴 합니다만, 이전 무브먼트들과 비교하면 자동 무브먼트의 단점 중 하나, 로터가 무브먼트 대부분을 가린다는 점이 꽤 부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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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는 뚜르비용 모델입니다. 




Vacheron-Constantin-Harmony-Tourbillon-Chronograph-front-back-Perpetuelle-620x465.jpg


무척이나 아름다운 뚜르비용 크로노그래프임에는 틀림없습니다만.. 저 돌아가는 말테 크로스 역시 굉장히 아름답긴 합니다만.. 제가 개인적으로 뚜르비용에는 큰 관심이 없고, 다음 모델인 스플릿 크로노그래프에 온 마음이 다 빼앗겨 있던 관계로.. ㅎㅎ 뚜르비용도 있다! 라는 점만 기억에 남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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쨔잔 나왔습니다 올해 최고의 기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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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드디어 착용해보기 위해 꺼냅니다. 두근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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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근데 이게 뭔가요. 비닐 랩핑에 쌓여있어서 저 아름다운 자태가 제대로 보이질 않습니다. ㅠ 

빨리 뜯어주세여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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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올게 왔습니다. 랩핑이고 뭐고 다 뜯어달라는 진상작렬

스플릿 세컨드 크로노그래프에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까지 달린 자동시계. 

그런데 무브먼트 두께는 고작 5.2mm, 그리고 시계 전체 두께는 8.4mm.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고급시계가 갖춰야할 필수적인 조건으로 시계가 얇을 것을 꼽습니다. 제아무리 컴플리케이션 기술들을 처박아 넣었다 하더라도, 참치캔처럼 두꺼워진다면, 그것은 훌륭한 툴워치는 될 수 있을지언정 훌륭한 고급시계는 되지 못한다는 것이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그런 면에서 이렇게 복잡한 컴플리케이션을 넣고, 사용자 편의를 위해 자동으로 무브먼트를 만들면서도, 수동 크로노그래프 못지 않게 무브먼트를 감상할 수 있고, 일반 심플워치보다도 더 얇게 만들어낸 이 시계를 보며 감탄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물론 10개 한정생산이고 앞으로 5년에 걸쳐서 나온다고 하고 이미 전량 예약 완료라고 하지만.. 가격도 모습만큼 환상적이긴 하지만..


이런 무브먼트를 설계하고 만들 기술을 가지고 있었으면서도 지난 7년동안 일언반구 꺼내지 않고 숨겨운 바쉐론도 대단하다 생각 들었습니다. 

역사와 스토리는 충분하지만 다른 하이엔드 빅3 혹은 빅5들에 비해서 그동안 기계적인 훌륭함은 내세울게 적다는 평가를 받던 바쉐론이었지만, 

이 하모니 컬렉션으로 진정한 하이엔드 브랜드가 갖춰야 한다고들 이야기하는, 훌륭한 무브먼트들을 한번에 전부 다 갖춘 모습입니다. 





sihh-2015-vacheron-constantin-harmony-ultra-thin-grande-complication-chronograph-5400-macro.jpg


한가지 궁금해진 것은, 이 Peripheral rotor 가 과연 실생활에서 얼마나 좋은 효율을 보여줄 것인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래도 풀 로터보다는 로터가 가지는 무게가 적으면서도, 로터가 메인 배럴에 힘을 전달하는 방식은 더 어려울 수가 있을것 같은 생각이 들었고, 지금까지 peripheral rotor를 개발한 브랜드들은 소수 있긴 하지만 (부쉐러, 드위트, 오데마피게, 까르띠에, 예거 정도) 아직 한정판들에만 사용될 뿐, 일반 양산 모델에까지 적용되지는 않고 있어서 peripheral rotor 의 실착용 예를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 점을 질문했더니.. 바쉐론의 답변이 재미있었습니다. 이 크로노그래프에는 재미있는 시스템이 하나 추가되어있는데, 바로 매인 배럴이 풀릴 때, 균시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파워가 95% 정도 차면 더이상 로터가 와인딩을 하지 못하게 와인딩을 차단하고 70% 이하로 떨어지면 다시 와인딩을 시작하도록 만든 것입니다. 오히려 오버 와인딩을 하지 못하게 만들어놓을 정도이니, peripheral rotor의 와인딩 효율은 충분하지 않을까? 라는 답변이었고.. 일단은 저도 수긍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로서 새로운 하모니 컬렉션은 모두 살펴보았습니다. 여성용 크로노그래프가 하나 더 있긴 했지만.. 기존의 레마니아 무브먼트를 베이스로 제작된거라 눈돌아가는 무브먼트가 많은 새로운 하모니 컬렉션들 사이에서 제 주의를 끌지는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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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모니 컬렉션에 대한 제 감상은.. 

뭔가 약간 아쉬운 점 하나 있던 바쉐론 콘스탄틴의 컬렉션들에

화룡점정의 컬렉션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DSC08203.JPG


행사의 커피잔 하나까지도 세심하게 신경쓰는 브랜드가 가져올 멋진 크로노그래프들의 모습이 

260주년 기념 모델들을 넘어 앞으로 얼마나 훌륭해질지 벌써부터 기대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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