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수년동안, 시계질을 하면서 정말 격하게 부러운 3가지 시계가 있었습니다...
첫번째는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롤렉스...
두번째는 예물로 받은 롤렉스...
세번째는 민트급에 가까운 장농급 롤렉스...
아.... 타포 보면 이런 득템기 꽤 자주 올라오던데.. 왜 나는... ㅡ,.ㅡ
마냥 부러웠습니다...
종종 올라오는 누군가의 포스팅을 보면서...
캬~ 역시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롤렉스가 가장 의미있지... 저건 돈주고도 살수 없는거다... 개부럽다...
예물로 받은 롤렉스... 와.. 완전 부럽다.. 짝꿍이 생기는것도 부러운데.. 롤렉스까지 받다니.. 완전 부럽다...
폴리싱해놓고 민트급이라고 말주접떠는 그런거 말고... 진짜... 일반인의 장농시계를 득템하는 경우까지...
그러다... 자연스레 포기하고... 한참을 잊고 살았죠...
그러던 작년 12월... 아주 추운날이었습니다..
드디어 사도리에게도 뜻하지 않은 기회가 찾아옵니다...
제 와이프랑 와이프 베프랑... 커피숍에서 시계얘기하고 놀다가....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롤렉스 시계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 제 와이프 베프는 현재 R사의 시계테크니션입니다. )
30년 다되가는 시계인데... 자기는 가죽스트랩시계가 좋아서 안찬다며... 집에서 십수년째 잠자고 있다고 하더군요...
띠로리~~~~~~
얼마후, 다시 만나 시계를 실물로 보고 전 또 한번 놀랐습니다...
데잇저스트 개매니아인 저로선 심장이 터질것같은 전율을 느껴버렸죠...
제가 가장 사랑하는 데잇저스트 스틸이었습니다...
전 무조건 졸랐습니다...
진심으로 사고싶다고... 젭알 팔아달라고..... ㅎㅎㅎ
와이프의 도움과 저의 절실함으로 얼떨결에 전 그렇게 득템을 해버립니다.....
판매자분(?)이... R사 시계테크니션이기에... 와이프 베프이기에...
진짜 장농급이라는걸 믿을수 있었고.. 전 절대 놓칠수 없었습니다..
93년식 데잇저스트 스틸인데...
실착 10회정도밖에 안한 시계라고 했습니다...
시계만 보관하고 있었고, 보증서를 포함한 박스는 어딨는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집 창고 어딘가에 있는데... 언젠가 이사를 하게 되면 분명 나올꺼니까 그때 꼭 주겠다고 하더군요...
당연히 상관없다고 했습니다...
보증서따위야 머,,, 27년 지난 시계인데 보증서 있어서 뭐하려고... ㅋㅋㅋ
박스, 보증서, 메달... 이런거야 쩌리들이 되팔이 하려고 집착하는거지...
전 아무 상관없었습니다... ㅋㅋㅋ
시계를 받자마자, 제 방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상태가 개꿀입니다..
버클에 기스하나 없습니다... ㅋㅋㅋㅋㅋㅋ
다이얼 색감도 오묘하니 좋습니다...
앜~~~~~ 이 얼마만에 보는 초록 스티커더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때와 미세한 기스들은 있었지만...
저 스티커만 봐도 이건 장농시계가 분명했습니다...
바로 스티커를 뜯어 버립니다...
27년된 스티커를 뜯는 재미는.... 없습니다.. ㅡ,. ㅡ
진짜 개빡십니다...
지포라이터 기름부터.. 아세톤.. 알콜솜... 아주 별의별짓을 다 해서 20분만에 제거하였습니다...
이제 깔끔해졌습니다...
세상을 다 가진것처럼 뿌듯하고 행복했고.... 감동이 밀려왔죠...
어랏? 근데 먼가 이상허다... ?????
다이얼 색깔이 왜 갑자기 은색이야???
아깐 살구색이었는데????
시계를 요리조리 돌려보는데...
살구색일때가 있고... 은색일때가 있었습니다...
흠.... 뭐지...
잠깐만.... 옛날엔 살구판도 나왔나?????
급 혼란스러워집니다...
흠....
이렇게 보면,,, 샴페인골드판같기도 하고... 핑크판인데 색이 좀 빠진것같기도 하고...
궁금해집니다...
얼마후, 롤렉스 센터에.... 27년만의 오버홀을 맡깁니다...
아.... 접수증에 답이 나옵니다...
실버판이랍니다... 흐미...
실버판인데 왜 살구색으로 보이지????
지금도 어떨땐 살구색으로 보이고.. 어떨땐 은색으로 보입니다...
이건 제 생각인데....
트리튬야광때문에 은색 다이얼이 변색되었거나,
온도나 습도등 컨디션이 좋지 않은곳에서 보관하면서 변색이 일어난게 아닌가 싶습니다.
27년이란 시간은 변색되기에 충분한 시간일테니까요...
그러다 몇달전, 와이프 베프에게 카톡이 날라옵니다...
창고에서 시계박스를 찾았답니다....
얼떨결에 풀셋이 되긴 했는데....
책자며,, 카드지갑들이 아주 썩었습니다... ㅋㅋㅋ
시계상자를 여는 순간, 곰팡이 냄새가 장난이 아닙니다...
기관지가 걱정될 정도로 곰팡이 냄새가 심합니다...
아무래도 버려야할정도입니다... ㅋㅋㅋ
시계박스의 솜뭉치는 완전 삭아버려서 스폰지 부스래기 처럼 지저분해졌고....
시계박스며,, 종이박스며,, 곰팡이 천국입니다.. ㅋㅋㅋ
( 실제로 보면 사진보다 8배 심각합니다 )
그래도 전 이 곰팡이들 마저도 감성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현행신품에서는 절대 맡아볼수 없는 곰팡이냄새니까욧... 데헷~ ^^
오늘따라 유난히 이뻐보여서..
핸펀 사진들을 모아 8개월전 득템기를 포스팅해봅니다.. ㅎㅎ
여기까지... 사도리의 살구판 데잇저스트 득템기였습니다...
앗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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