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노(Eno)입니다.
타임포럼 SIHH 공식 취재팀인 수동칠 님, 알라롱 님, 그리고 저는 주말내 무사히 귀국했습니다.
그리고 쉬는 동안 사진들을 정리하다 회원님들과 공유하고 싶은 사진이 있어 포스팅 남겨봅니다.
이번 SIHH 기간 내 여러 일들이 있었지만, 저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자면,
독립시계제작자들의 대부이자 살아있는 전설인 필립 듀포(Philippe Dufour) 옹과의 조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작년 바젤월드 AHCI 부스에서도 그를 봤다는 몇몇 분들의 목격담을 들을 수 있었지만, 저는 아쉽게도 그와 마주치지 못했답니다.
그런데 올해 SIHH 그뤼벨 포시 부스에서 뜻밖에도 그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것도 단순히 지나가는 그를 스치듯 본 게 아니라 잠깐이나마 진지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고 서로의 명함까지 주고 받을 수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필립 듀포 옹은 우려했던 것보다 아주 정정하셨고 혈색 또한 좋으셨습니다.
그리고 시가를 많이 피우셔서 그런지 특유의 구수한(?) 담배 냄새를 풍겼습니다.^^
저는 그를 보자마자 한국의 '타임포럼'을 재상기시켰고(참고로 이미 타임포럼은 그를 단독 인터뷰한 적이 있습니다),
당신과 당신의 작업들을 경애하는 수많은 워치러버들이 한국에 있음을 강조했습니다(물론 저도 그중 한 사람임을...).
더불어 언제쯤 당신의 새로운 결실을 볼 수 있겠느냐고도 물었습니다.
그는 수년 전부터 그랜드 컴플리케이션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것저것 하는 일이 많아서 지체되고 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습니다.
그리고 껄껄 호탕하게 웃으시면서 늦어도 3~4년 안에 발표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이시더군요.
그리고 타다... 거장의 원앤온리 심플리시티도 제 손목에 착용해 볼 수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제작한 그래서 한정 넘버도 000인, 컬렉터들 사이에서는 성배로 통할 바로 그 시계입니다.
감히 제 험블한 손목에 마스터 오브 마스터의 시계를 얹어볼 수 있을까? 하고 잠시 쭈뼛거렸던 것도 사실이지만,
듀포 옹은 소문대로 너무나 다정하셨습니다. 제 간절한 눈빛을 눈치채셨는지 시계를 알아서 먼저 풀러 건네주신 것도 그였습니다.
저는 당시 예거 르쿨트르의 마스터 울트라 씬을 착용하고 있었는데 듀포 옹은 심지어 자신도 이 시계를 좋아한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하아... 폭풍 트리플 감동 ㅠㅠ
스티브G 횽님의 사진으로만 뚫어져라 쳐다봤던 그 마스터피스를 실물로 처음 봅니다.
으흐흐... 듀포 옹을 바라보며 저도 모르게 이렇게 말했지요. Today is my lucky day!!!
듀포 옹과의 만남은 이렇게 끝났습니다.
그도 두말할 필요없이 무척 바빴고 저 역시 다음 프레젠테이션이 있어서 황급히 헤어질 수 밖에 없었는데요.
어찌됐든 단 5분여 간의 그와의 만남을 저는 결코 잊지 못할 겁니다. 오래 오래 건강하세요, 듀포 옹... ^^
PS... 아참 그리고 필립 듀포 옹 관련 더 많은 사진과 그가 왜 SIHH 현장을 방문했는지 궁금하신 분들은
수동칠 님의 SIHH 2015 그뤼벨 포시 리포트도 꼭 보시길 바랍니다. - https://www.timeforum.co.kr/SIHH/12104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