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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on456 3443  공감:13  비공감:-3 2013.05.31 18:47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2개월 정도 유럽과 아프리카를 거친 출장(겸 휴가) 시간을 보내느라 접속을 하지 못했는데 오랜만에 접속하니 많은 글들이 있군요.

자연과 사람들을 바라보며 내면의 성숙을 이루었다 생각했으나 타포 접속과 동시에 물욕이 마구 솟아남을 보면 타포가 헬게이트임은 맞는 듯 합니다.ㅋㅋ

 

지난달 아프리카 케냐의 한 시설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봉사나 기부 목적은 전혀 없는 단순 업무와 여행의 목적이었으나, 함께한 친구의 권유로 주일예배를 겸해 들렀습니다.

영국인 선교사 몇 분이 운영하는 학교와 난민 보호 시설, 교회 등이 있는 꽤 크고 괜찮은 시설이었는데(물론 아프리카 기준에서), 그에비해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듣고보니 사연이 있더군요.

 

원래 그곳은 방송에도 종종 나왔고, 후원자도 꽤 많은 곳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방송에 나가면서 안전을 위협받는 등 여러 부작용들이 생기기 시작해 결국 방송촬영 금지를 단행했다고 합니다.

게다가 페이스북 등 온라인 공간에 올린 사진들로 인해 입소한 사람들의 인권에 관련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고, 유명인들의 '천사연기'에 질린 운영진들이 개인 방문자들에게도 촬영을 금지하였다는데...그 후로 후원자 수가 현저히 감소했다네요.

예상은 했지만 너무 많이 줄어 힘들다는 말을 들으니 안타까웠습니다.

유지비를 줄이기 위해 기껏 지어놓은 시설은 일부 폐쇄하였고 좀 더 줄여야 한다는데..방송과 촬영허가를 하는 것이 유일한 답이라는 사실을 알고 고심중인 운영진을 보며 착잡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처음엔 그 안에서 보호받고 있는 사람들과 사진을 한 장 찍으려고 했지만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제 손에 들린 카메라를 본 직원분이 사진을 찍어도 된다고 했으나, 그들이 아닌 내 자신의 만족을 위해 웃으며 사진을 찍을 엄두가 나지 않아 "배터리가 없습니다." 라고 대답하고 카메라를 집어넣었습니다.

예전에 그런 시설에 가게 되면 심각한 표정을 연출하며 사진을 찍어대던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되면서 한숨이 나왔습니다.

 

그곳에 함께 가자고 했던 일행은 3천 유로를 준비해 전달했고, 저와 다른 한 명도 소지하고 있던 현금을 전달했습니다.

먼 아프리카에 있는 시설에 방문해 후원을 하고도 사진을 찍지 않았다는 사실(=페북에 자랑거리를 만들지 않았다는 사실)에 왠지 뿌듯해지더군요.

동시에 저 자신이 얼마나 속물이었는지를 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함께한 영국 친구들의 신사적인 모습에 감동했습니다..방문객+관광객의 태도를 지닌 저와 달리 그들은 시종일관 정중한 태도를 유지했고, 사진기는 가져가지도 았았습니다. 

 

 

예전에 기부에 대한 글을 몇 번 올렸던 것 같은데...

타포와 같은 익명(?)의 사이트에 올려 봉사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페북같은 개인 공간에도 그런 내용을 슬쩍 적었던 것이 생각났습니다.

솔직히 개인 공간에 그런 내용과 사진을 올리고 지인들에게 저를 홍보하려는 의도도 적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저역시 본의아니게 사진과 설명을 통해 피보호자들의 인권을 침해했던 것도 사실이구요..(이번에 방문한 시설에서 설명을 듣고 알았습니다)

 

더운 여름이 다가오는데, 어디 좋은 휴양지가 없을까 하는 마음을 뒤로하고 아이와 함께 좀 더 의미있는 여행을 준비해야 되겠습니다.

'좋은거 많이 사주는 아빠'보다 '존경할만한 기억이 있는 아버지' 로 기억되고 싶은 것은 저만의 생각은 아니겠지요? ^^

 

 

p.s. 글을 다 올리고 보니 불금이네요..주말 잘 보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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