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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 3422  공감:9  비공감:-4 2015.05.20 14:00

안녕하세요? 적극적인 활동 없이 송구스럽지만,

타임포럼는 저를 전혀 모르는 회원분들의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의견을 기탄없이 들을 수 있는 곳이기에 이렇게 고민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저는 만 37세 직장인(남자) 입니다.

지금까지 경험이나 환경, 경제여건 등을 고려할 때 손쉽게 사업을 할 수 있는 유형은 아니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직장생활을 통해 얻는 안정적인 근로소득이 매우 중요할 것 같습니다.

 

현재 국내 대기업에 재직 중으로, 1년전까지는 회계법인에서 근무하였습니다.

회계법인에서 8년 정도 지금 담당하는 업무를 했고, 그 앞에 2년 정도 일반 대기업 경력이 있으나 현재 업무와는 큰 관련성은 없습니다.

다만, 회계법인에서 경력을 쌓았으나 회계사 자격증은 없고, 일반 감사업무가 아닌 특정 영역의 자문(컨설팅) 업무를 담당하였습니다.

 

1년전 이직을 결심한 동기는 회계사가 아닌 회계사 조직 구성원으로서의 정체성이 모호했고(스스로의 자격지심도 있었고),

앞으로 5년 정도 이후의 Professional로서의 제 미래가 안정적으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업무분야가 특수하여 일반기업으로의 이직 기회가 많지 않은 반면 외적인 조건은 합리적인 수준이었고,

제 정체도 회계사가 아니어도 되는 자리이니, 그 동안 경험했던 여러 기업들의 경험을 토대로 Generalist로서의 전환을 꿈꾸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러나, 제가 현실을 너무 안이하게 생각했는지, 아니면 그 동안 저와 잘 맞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복이 있었던 것인지 모르겠지만,

업무량이 조금 줄어들어 가족과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난 것 외에는 1년 동안 좋은 점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특히, 팀 직급구조 상 위로 5명, 아래로 7명이지만 중간에 저와 업무상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사람이 없는 고립무원 상태라 업무 외적인 스트레스만 늘어 갑니다.

상위직급에서 하는 역할과 하위직급에서 하는 실무를 모두 수행하기를 원하지만,

실제 상위직급에서 하는 역할은 상급자와 충돌이 나고(실제로 제가 기존에 수행했던 역할과 가깝습니다),

하위직급에서 하는 실무는 개인적으로는 4~5년전으로 돌아가는 것이라 달갑지가 않을뿐더러, 요즘 후배들은 일 욕심이 많아 결국 의미없는 일만 떨어지더군요.

(결과적으로 회사는 하위직급의 실무부터 닦고 천천히 올라와라... 이미 관리자가 많은 상태이다....는 입장으로 보입니다.)

 

또한, 회사 입장에서는 현재 업무분야의 중장기적인 Specialist로서 활용하기 위해 저를 채용한 것으로 판단되기에,

기획이나 일반관리와 같은 Generalist로의 경력전환도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순환근무제도가 있기 때문에 3~4년 경험은 할 수 있겠지만, 현재 팀이 사라지지 않는 한 다시 돌아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더구나, 상급자의 성향과 제 성향이 잘 맞지 않고, 후배들과 문화 차이 등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아주 많이 힘이 듭니다.

 

결국, 제가 기대했던 부분을 취하기에는 아직 역량이 많이 부족한 상태에서 이직을 한 상황으로 판단되고,

반면 회사가 기대했던 역할을 군말 없이 수행하기에는 제가 조금 아쉬운 상황이 아닌가 싶습니다.

(배우거나 얻을 것도 별로 없습니다. 국내 글로벌 대기업 경력 외에는요.)

 

옵션은 다시 기존 회사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전혀 진행된 바 없기에 협의는 거쳐야 하고, 결렬 가능성도 있습니다.)

 

너무 성급하게 지금의 회사의 부정적인 단면만 보고 성급하게 결정하는 것이 아닌지, 즉 1년이라는 시간이 회사생활과 인간관계를 판단하기에 부족한지 고민이 되고,

기존의 (상대적으로) 불투명한 미래로 ‘다시’ 발을 들이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인지도 고민이 됩니다.

(기존회사는 아무래도 일손이 부족하니 저를 반대할 이유는 없고, 실제 농담반의 제안도 두어번 왔었습니다.)

 

역시 많은 사람들이 오래 다닐 수 있는 직장이라고 말하는 지금 회사에서 인고의 시간을 보내며 기회를 기다려 볼 것이냐,

불확실한 신분으로 돌아가서 제 성품과 장단점을 잘 아는 사람들과 다시 더 고생할 것이냐의 선택의 문제로 귀결되네요.

어쩌면, 인생이라는 바다에서 커다란 배의 일개 선원으로 답답하고 외롭지만 안정적으로 일할 것이냐(10~15년),

작은 배의 항해사로 능동적으로 일하면서 파도를 더 맞지만 그 만큼 보수라도 조금 더 받고(5~10년) 다시 생각하느냐의 문제 같습니다.

 

외부에서 볼 때는 부럽기만 했던 큰 울타리 안의 대기업 생활이 이렇게 정신적으로 고통스러울 줄은 잘 알지 못했습니다.

(초년생 시절에는 알 수 없었고, 사실 인간적으로 나쁜 사람이 없는데도 제가 이런 고민을 심각하게 하는 것을 보면 저도 소위 ‘회사형 인간’이 되기는 어렵나 봅니다.)

 

짧은 글로 설명하기에 어려운 사연도 많고, 구체적으로 말씀 드리기 어려운 부분도 있습니다만, 인생 선후배님들의 작은 조언이라도 부족한 제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개인적이고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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