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질문은 TF지식인을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자유게시판

Hot 게시글은 조회수1000 or 추천수10 or 댓글25 이상 게시물을 최근순으로 최대4개까지 출력됩니다. (타 게시판 동일)
다음세기 5642  공감:9  비공감:-1 2014.04.05 19:34



어느날 음악하는 후배가 찾아왔다.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소주도 한잔 기울였다.
그 친구 대뜸 이렇게 묻는다.
"그런데 정말 어떻게 해야돼요?"

그가 하는 말인즉슨 왜 아무리 노력해도 
성과가 없느냐 하는 것이다.
그 말엔 명성과 유명세에도 불구하고 
경제적인 해결이 어렵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
허나 나라고 해도 뾰족한 해결책이 없다.
나도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그 얘기를 하고싶다.

(한국의 음반산업사..그 파탄의 변)

태초에 레코드사와 가수만 있었다.
물론 당시에는 인세를 떼먹거나 그 개념조차 없던 시절.
그래도 대박이 있으라! 하면 척 하고 나타났다.
구조가 간단했다.
대략 80년대 중 후반 까지는 갑과 을 만 있었다.
지구,오아시스,서라벌,... 다 생각은 안 나지만 
전통적으로 굳건히 자리잡고 있던 음반사들. 
이런 회사들은 원스톱으로 모든걸 해결했다.
저마다 커다란 스튜디오를 보유하고 
케스팅,녹음,제작,디자인,유통,메니지먼트까지.

그러다가 90년대 접어 들면서 본격 적으로 
기획사 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선배 레코드 회사를 롤모델로 생각하며..

우리나라 음반업계엔 '마이킹' 이란것이 있다.
원래 화류계 용어다. 쉽게 말해 선불금을 뜻 한다.
더 쉽게 말하면 빚이다.
만약 내가 음반을 만들고 싶은데 자본이 없다.
그래도 훌륭한 가수와 좋은 곡이 있다면..
큰 레코드사를 찾아간다.
"이번에 음반 내려하는데 마이킹 1억만 주세염"
그러면 음반사에서 검토해보고 1억을 내 준다.
내 기억에 90년대 초 중반엔 시디 1장당 
7~800원에 리쿱하는 조건이었다.
그러면 대략 14~5만장 정도 팔리면 변제가 되고
그 이후의 판매 수익은 순익으로 남는다.

대박이 있으라! 하니 있었다.

이런 형태로 대박난 메니저나 제작자 들이 
회사를 차리기 시작했고 대박을 꿈꾸는 후발주자들도
뛰어들기 시작했던 것이다. 바로 기획사 혹은 제작사.

6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중반 까지가 음반업계의 
호황기였다. 특히 90년대 초 중반은 황금기 였다.
2~30만 정도는 흔했고 100만 이상도 심심치 않게 나왔다. 

SM 같은 90년대의 수혜자 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도레미 같은 마이너 음반사가 메이저로 등극했다.
그러면서 갑,을,병 구조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음반사-갑
기획사-을
가수-병
기존의 대형 음반사들은 유통과 제작비 마이킹을..
기획사들은 케스팅,제작,홍보를..
그래도 대형음반사들은 노난 장사였다.

그러나 97년. IMF가 도래하며 모든것이 변했다.
그 이후의 고속 인터넷망과 함께 MP3출현!
기존의 음반사는 개 망하기 시작하며
소리바다 시대가 열렸다.

이때부터 음악은 돈내고 듣는 것이 아니었다.

아! 돈내고 듣는 것도 있었다.
휴대폰이 보급되며 새로운 활로가 열렸는데
컬러링,벨소리 가 그것이다.
그러나 기존의 음반사 기획사 음악가들 조차
세상이 어떻게 뒤바뀔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SK 텔레콤이 2002년 부터 이 기술을 도입하며 컬러링 이라 하더라.
얼마 지나지 않아 오프라인 시장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결국 컬러링,벨소리가 음반시장을 잠식하며 비극은 시작된다.
그러나 끝이 아니다.
스마트폰이 나오며 모든걸 폰 하나로 해결하는 시대가 되었다.
결국은 음악과 아무 관련없던 망사업자가 슈퍼 갑으로 등극한다.
오프라인:온라인 = 1:9

로엔(멜론), CJ E&M, KT뮤직(올레뮤직), 네오이즈(벅스)
소리바다 가 음원시장의 94%를 점유하고있다.
그중 로엔(멜론)이 54%의 압도적인 점유.
우리나라의 대중음악산업의 도식은 이렇다.

1.음원을 판매하는 서비스업체-슈퍼 갑
2.음반 유통사(직배사포함)-슈퍼 을
3.콘텐츠개발과 기획하는 제작사-병(슈퍼 병도 있다)
4.가수,저작자,실연자-정(아주 드믈게 슈퍼 정도 있다)

그래서 뭐 어떠냐고요?
음악은 더 이상 음악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부가서비스로 존재할 뿐이다.
음악을 만드는 음악가는 피라미드의 최하층에 있다.

스트리밍 서비스..
이것이 우리나라 음원산업의 실체다.

3000원으로 못사는것.
맥도널드 불고기버거 3900원
스타벅스 오늘의 커피3600원 

3000원 으로 살 수 있는것?
김밥천국의 누드김밥. 치즈라면.
멜론의 스트리밍 서비스!..

편의점에서 담배한갑 팔면 100원 남는다.
무제한 스트리밍 서비스로 나의 음악이 팔리면?
1원을 못번다.
"그런데 정말 어떻게 해야돼요?"

이런 얘기?.. 조심스럽다. 부담스럽다.
유명 당사자가 나서서 이런 얘기를 꺼내면 
"뭐야 밥그릇 싸움해?" 

나에게 또다시 전성기가 도래할 것이란 희망따위는 없다.
하지만 동료 후배들..
아픈데 왜 아픈지를 몰라. 원인을 알아도 약이없어.. 
아무도 고쳐줄 생각이 없다.

현재 음원서비스 업체가 40%를 가져간다.
제작년에는 60%였지만 작년부터 고맙게도 
20%를 돌려줬다.
그래서 제작사 44%, 저작권자 10%, 가수6%..
스트리밍 서비스로 누군가의 노래를 들으면
작사 작곡자에게 0.2원 가수에게 0.12원이 돌아간다
ㅋㅋ 전 단위라니..
다운로드 해주면 작품자 10,7원 가수 5.4원 ..
2014년 최저시급 5210원. 
가수가 그돈을 음원팔아 벌려면 965명이 다운로드 해주거나
43416명이 스트리밍 해주면 된다.
오천만명이 한달동안 나의 음악을 들어주면 
나같은 작품자는 무려 천만원을 벌 수 있다!…
그런일은 잘 일어나지 않지만. 
이정도면 음악을 할 이유가 있을까?
이제 음반 만들겠다고 마이킹 1억 땡기면
그 빚은 갚기 어렵다.
"공연 잘해서 돈벌어!!"
옛날에도.. 80년대 인세 떼먹던 음반사 사장 왈.
"업소나가서 돈 벌면 되자너"
문제는 그것이다.
작가가 책 못팔고 싸인회로 먹고 살거나
프로야구 선수가 연봉없이 
안타 하나에 10만원씩 받는다면 하겠는가?
시급 35000원의 대학 강사도 언젠가는..
뮤지션도 언젠가는..하는 꿈이 있고 그 일을 사랑하니까..
그러나 현실을 알면 당신의 자식이 음악하겠다고 한다면 
말려야 한다.

음원서비스 업체가 20%는 더 양보해야한다.
음원권리자의 몫이다.
그래도 스트리밍 환경이라면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지만 
최소한 공정하다는 소리는 들을 수 있다.

대부분 상장사인 음원서비스업체는 주주의 이익을 
보장해야 할테니 그들은 안한다. 대안을 찾아야 한다.
생각해 봤다.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토론도 해봤다.
해법이 있는가? 
딱 하나 있을것 같다.

자본으로 부터 자유로운 음원 서비스 업체가 나타나야 한다.
주식회사? NO..
협동조합? YES!
난망하긴 하지만 해야한다.

한국의 대중음악을 사랑하십니까?
지금 이대로 라면 고사합니다.
자수성가형 아티스트는 탄생하지 못합니다.
작은 규모의 음악가는 다른 직업을 찾아야 합니다.
인디? 취미로 하세요.
실용음악과?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에서 입상하는법 가르쳐야 합니다.
아님 대형기획사 연습생 되는법을 가르치던가.
한류? 그들만의 리그 입니다.

-이 글은 푸념으로 쓴 글이 아닙니다. 이글의 저작권은 저에게 있지만
마구 퍼 날라도 상관 없습니다.



==============================================


매트릭스 > 개인의 노력 인가요??

적어도 한국 음원시장에서는??



인터넷에서 무료로 인터넷 음악 다운 받아본 경험이 있는 저로써는

살짝 찔리네요....


번호 제목 글쓴이 공감 수 조회 수 날짜
공지 최근 이벤트 영상이 계속 올라오고 있군요.. [15] 토리노 5 971 2023.06.02
공지 글쓰기 에디터 수정 및 새로운 기능 안내 [8] 타임포럼 9 2310 2022.03.21
공지 추천, 비추천 시스템 개편에 관한 공지 [13] 타임포럼 21 2461 2021.06.28
공지 장터게시판(회원 및 셀러 장터게시판) 운영원칙 (2021.9.3 업데이트) [95] 타임포럼 24 23609 2019.05.13
공지 사이트 기능 및 이용가이드 (장터, 이미지삽입, 등업, 포인트 취득 및 가감, 비디오삽입, 알람 등) [11] TF테스터 380 590624 2015.02.02
공지 파일업로드 방법 (글쓰기, 댓글 공통) [5] 게시판관리자 34 538534 2015.01.12
Hot 소더비 시계 경매 (홍콩) [4] Energico 1 1231 2024.03.28
Hot Tic Toc과 함께한 도쿄 특파원 리포트 [34] Tic Toc 6 528 2024.03.06
Hot 크로노그래프 다이브 워치의 필수 조건 [16] 클래식컬 13 704 2024.01.20
Hot 오랜만의 타임포럼 벙개 후기 (시계편) [19] Tic Toc 13 707 2024.01.19
31999 체스시계 [29] file 케말 9 13915 2015.03.24
31998 어제 시계 좀 보고 왔습니다. [31] holdgun 9 6991 2015.03.14
31997 혹시 미니 딜러분 계실까요? [10] 하이닉 9 4207 2015.03.09
31996 매니아 13년차가 요즘 느낍니다. 시계 거래가 점점 삭막해집니다 [49] 오리온가이 9 8371 2015.03.06
31995 사람만 있으면.. [11] 스투바이 9 3350 2015.02.28
31994 안녕하세요? 모더레이터 입니다. [5] Pam Pan 9 3853 2015.02.28
31993 타포가 정말 깨끗하다면 [18] alainprost 9 9236 2015.02.28
31992 일련의 상황들을 보고 느끼는 개인적으로는. [5] 여흥이 9 3550 2015.02.27
31991 전설의 동대女 [35] file 반가이 9 10370 2015.02.24
31990 [힐링포토] No.29 :: 크리스마스 스페셜 [31] file justen 9 12787 2014.12.26
31989 [사릴] 자동차를 좋아하는 아이가 있는 유부남에 드리는 소소한 것~ ^^ [26] file 하늘바다 9 5234 2014.11.13
31988 파텍필립 175주년 한정판 제작과정 [88] mahavishnu 9 8146 2014.10.25
31987 드디어 레벨 7 입성입니다 [66] file 사이공 조 9 3964 2014.10.14
31986 [힐링포토] No.17 :: 제헌절 기념(?) [35] file justen 9 33444 2014.10.03
31985 신서브 값을 날렸습니다 [96] kjsily 9 5673 2014.08.17
31984 시계의 본질에 대한 우리의 인식 [52] 공기 9 5035 2014.08.12
31983 연애와 시계의 공통점 [51] 공기 9 4108 2014.07.11
31982 [힐링포토] No.06 [36] file justen 9 5959 2014.07.04
31981 2/4분기 매체속의 시계들(먹방쇼맛의전설,마스터쉐프,더지니어스,해피투게더,론서바이버,QP,우리동네예체능,인간중독,런닝맨,정글의법칙,찾아라맛있는TV,1박2일,라디오스타) [58] file 토리노 9 34259 2014.07.02
31980 [힐링포토] No.03 [43] file justen 9 4388 2014.06.06
31979 훈훈한 사진들... [61] board 9 4891 2014.05.15
» 신대철이 자기 페이스 북에 쓴글 [38] 다음세기 9 5642 2014.04.05
31977 브라질 카니발 기간입니다. [62] file eagleeye_kr 9 9984 2014.03.03
31976 현다이(Die) 또 한건 했네요ㅋㅋㅋ [84] Gradiva 9 6376 2014.02.18
31975 kt ens 사기 협력업체 대표.. 타포에서 활동했네요.. [121] 메롱까까 9 7717 2014.02.16
31974 중국인들 정말 황당하네요... [61] TheBosss 9 4536 2014.01.15
31973 우리나라 언론 [34] 아도사끼 9 3700 2013.12.26
31972 '아빠 내가 소금 넣어 줄께' [31] 탄죠 9 3568 2013.12.06
31971 시계입문 1년....내가 시계로 긍정적인 말을 들어는 봤던가??? [35] Cacao99% 9 3967 2013.12.04
31970 우울한 월요일 아침을 상쾌하게 하는 움짤들 -12 [27] file 당삼구 9 41002 2013.12.02
31969 아이 망치는 엄마의 무의식적 습관 50가지 [30] file 뽕세 9 4460 2013.12.02
31968 부모님 앞에서 제 시계는... [30] 오갈 9 3642 2013.10.03
31967 행복한 고물상 (축의금 13000원) [34] 껌랑 9 6756 2013.10.02
31966 50대가 넘어서야 비로소 이해되는 말들... [35] 껌랑 9 4789 2013.09.13
31965 파일럿의 마지막 교신내용 [17] file 아이별이 9 3441 2013.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