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질문은 TF지식인을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자유게시판

Hot 게시글은 조회수1000 or 추천수10 or 댓글25 이상 게시물을 최근순으로 최대4개까지 출력됩니다. (타 게시판 동일)



얼마전에 일일체험(이라 쓰고 5번이나 갔습니다.. 회당 4시간 x 5회 = 20시간...)

으로 악어시계줄 제작을 하러 갔습니다.

제가 직접만드니 가죽 패턴도 고를 수 있고 스티치, 손목굵기도 만들면서 고려하게 되어서

스트랩을 더 자세히 볼 수 있게 되더군요. 제작비는 여기서 아도를 치고 계시는 몇몇 스트랩 제작자분들에게

주문 제작하는것 만큼 들었습니다.

제작하면서 느낀점 간단히 적습니다.


1. 악어 등급에 관하여.

보통 헹롱사 기준 3등급 이하를  많이 사용합니다. 3등급 이하란 3,4,5등급을 이야기합니다.

헹롱사는 에르메스에서 70프로 이상 지분을 소유하고 있어서 1,2등급을 독점적으로 공급받고

남는 것을 시중에 판매하는 구조 입니다. 악어가죽 태너리 중 가장 큰 곳 2곳이 있는데, 하나는 에르메스, 하나는 구찌가 지배주주로 있습니다.

그만큼 1등급 악어가 풀리는 경우 드뭅니다. 사실 시중에서 사기가 불가능하다고 여겨질 정도네요.

1등급이라고 하는 건 헹롱사가 아니거나, 헹롱사여도 혹은 수입사에서 자체등급을 매기거나(헹롱사 등급이 아닌....)


제 생각인데

악어 등급이라는게 뱃가죽에 흠집 밑 구멍의 갯수 , 염색 수준 등등을 고려해 판단하는 것이기 때문에,

작은 면적을 쓰는 시계줄이라는 것에 어떤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네요. 물론 질감이나 부드러움, 미묘한 차이야 분명히 있겠죠.

비유를 하자면, 어차피 매운탕 끓일건데 죽어있는 생선이나 활어나 썩지만 않으면 맛을 구분하기가 어려운 일이겠죠.

왜 내 몇백만원짜리(혹은 몇천만원짜리) 시계에 3등급을 써야 하냐! 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다면


서유럽쪽 에르메스에서는 커스텀메이드도 하니 알아보시면 좋을거 같네요.

 헹롱사에서 자체적으로 에르메스에 공급하는 '시계스트랩 전용 사이즈 악어'를 사용한

악어스트랩이 있는데 아마 1등급~2등급 내외를 사용할 겁니다. 가격이 2000유로선이라고 하더군요. 저는 비싸서 패스...

다만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건, 1등급 악어로 만든 전문 장인이 만든 시계줄은 250~300만원 내외 정도라는 겁니다.


등급이란게 1,2,3등급만 있고 왠지 3등급이면 안좋은것 같지만,

가죽 등급이란게 미묘해서,다른 가죽같은 경우에 열 몇개 등급으로 세세하게 a,b,c,d로 나눠놓고  a~d//e~g//h~ 3구간으로만

주문하게 하는게 보통입니다. a등급부터 d등급까지 100장, e등급부터 g등급까지 200장, 이렇게요. 



2. 가격

스트랩 만들러가기 전에 30만원 중반대까지 오른 제작자들의 스트랩들이 가격이 과연 온당한가라는 생각을 했는데,

만들고 나니까 그정도 부가가치 있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저처럼 일일히 사이즈재고 형지 자르고 하시진 않겠죠. 그리고 악어 한마리 사면 남자 악어 반지갑 1개 내지는 2개 만들고

남은 악어가죽으로 스트랩 만들어도 충분하니까 창출하는 부가가치 대비  재료비가 생각보다 많이 들진 않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좋은 악어가죽은 좋은 소가죽대비 10배 혹은 그 이상 정도 비싸긴 합니다만.

만약 새들스티치를 손으로 한다, 엣지코트를 손으로 바른다, 이런 처리를 하는데 30만원이 비싸다고 느끼는건,

노동 집약적 산업의 원가를 재료비로만 생각하시는거 아닌지,

기술노동에 대한 리스펙트가 없는것이 아닌지에 대한 고려를 해보시는게 좋을 것 같네요.


아 그리고 부위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뱃가죽은 가장 비싼 부위고, 그걸로 할 수 있는 게 많고, 사실 악어가 작아서

뱃가죽말고는 다른 부위는 악세사리, 소품정도만 만들수 있으니, 뱃가죽 정중앙으로는 아마 시계줄을 만들지 않을겁니다.

비슷한 패턴이 나오는 곳이 꼬리입니다만..  어떤 제작자는 혼백을 스트랩으로 만드는데, 다른 소품에서 혼백은 가장 선호하지 않는 부위긴 한데,

다루기가 어려워서... 재료비의 절감을 노동력 및 노력의 원가로 때우는 경우일 수도 있겠네요.

 

3. 품질

저도 사실 주문제작한 xxx제작자의 스트랩이 하나 있긴한데, 제가 만들어보니 보이는게 있더라구요.

뭐 스티치에 들어간 정성과, 날림과, 뻑이 났는데 안버리고 메꾸려고 노력한 흔적이나 ㅋㅋㅋㅋ

개인 제작자가 일반 기업을 상정한다면 어느정도 불량률이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일반 기업처럼 주문제작하고 있는걸 한두번의 미스로 버리거나 하진 않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인건비도 원가라고 생각하면, 반정도 만들었다가 불량 났다고 버리고 새로 다시하면 원가가 30만원을 초과하게 되거든요.

사실 악어가죽줄 35만원이라고 하면 싼맛에 산다고 생각하진 않잖아요.

거진 브랜드 따라서 정품 스트랩 가격에 육박하기도 하구요. 제가 생각할때는 개인제작 스트랩은 개성의 표현이나...

커스텀 메이드의 맛이겠죠.

사설 오버홀 같은 거라고 생각하시면.... 비슷한 비유가 될까요?


예전에 악어가죽에 대한 등급에 논란이 있었는데 제가 스트랩을 만들고, 업계에 대해서 알아보니

왠지 시계로 비유하자면 그 논란이

'내가 xxx브랜드에서 200만원이나 주고 시계를 샀는데 왜 시간이 하루에 30초나 틀리냐! 이 조그만거에

200만원이나 썼는데 왜 공장에서 찍은 무브를 썼냐!' 라는... 비유는... 과격할까요?



간단하게 쓰려 했는데 길어졌네요

맛점하세요.


번호 제목 글쓴이 공감 수 조회 수 날짜
공지 최근 이벤트 영상이 계속 올라오고 있군요.. [15] 토리노 5 972 2023.06.02
공지 글쓰기 에디터 수정 및 새로운 기능 안내 [8] 타임포럼 9 2310 2022.03.21
공지 추천, 비추천 시스템 개편에 관한 공지 [13] 타임포럼 21 2461 2021.06.28
공지 장터게시판(회원 및 셀러 장터게시판) 운영원칙 (2021.9.3 업데이트) [95] 타임포럼 24 23609 2019.05.13
공지 사이트 기능 및 이용가이드 (장터, 이미지삽입, 등업, 포인트 취득 및 가감, 비디오삽입, 알람 등) [11] TF테스터 380 590643 2015.02.02
공지 파일업로드 방법 (글쓰기, 댓글 공통) [5] 게시판관리자 34 538537 2015.01.12
Hot 소더비 시계 경매 (홍콩) [4] Energico 1 1237 2024.03.28
Hot Tic Toc과 함께한 도쿄 특파원 리포트 [34] Tic Toc 6 532 2024.03.06
Hot 크로노그래프 다이브 워치의 필수 조건 [16] 클래식컬 13 706 2024.01.20
Hot 오랜만의 타임포럼 벙개 후기 (시계편) [19] Tic Toc 13 710 2024.01.19
31928 신념이 뇌를 지배하면 생기는일... [17] file 토리노 8 679 2022.09.02
31927 2차 세계대전의 진실~ [17] file 토리노 8 652 2022.06.27
31926 이번 오메가X스와치가 남긴것 [32] file 토리노 8 2154 2022.03.29
31925 힘의 차이가 느껴지십니까~ [18] file 토리노 8 1029 2022.03.23
31924 금일 가입한 새싹입니다 [46] file 깨루붐 8 3591 2022.03.01
31923 시계이야기 (장문주의) [18] file 나츠키 8 1146 2021.08.21
31922 [주관적인 타포 유튜브 후기]브레게 클래식 5177(Breguet Classique 5177) [8] file 토리노 8 749 2021.07.31
31921 [주관적인 타포 유튜브 후기]그랜드 세이코 SBGP013(Grand Seiko SBGP013) [4] file 토리노 8 1087 2021.02.27
31920 롤렉스 광풍에 대한 항변 [39] MasterGMT 8 1876 2021.01.30
31919 시계 취향을 늦게 가져봅니다 [26] 사파이 8 669 2021.01.27
31918 고급 시계들 매물이 많이 나오는걸 보니.. [41] 쿠키1987 8 1717 2021.01.24
31917 딸바보예약 [45] 킬러욱사마 8 869 2020.04.18
31916 주식은 참 어렵네요 [24] 소진아빠 8 590 2020.03.28
31915 미국 5대 피자... [56] file 토리노 8 1578 2020.02.12
31914 무림고수들의 대화 [18] file 토리노 8 1829 2019.09.30
31913 오늘의 뻘짓 [34] elkise 8 2017 2019.08.25
31912 자영업하시는 사장님~~~ [53] 정매직 8 3270 2019.08.16
31911 타임포럼 사이트 바뀐 점이 있네요~^^ [28] file ClaudioKim 8 1172 2019.07.29
31910 오늘 백화점가서 생각나는 잡담입니다. [29] file 광주시계초보 8 5455 2019.07.14
31909 롤렉스 스틸 고맙다~ [58] file mechanic 8 4175 2019.05.24
31908 서브마리너 그린. 그 1년 반의 기다림. [88] file 압둘아지즈 8 6943 2019.04.09
31907 크로노스위스 포럼을 보면서 문득 든 생각.... [29] 이치타카 8 1616 2019.03.25
31906 타 카페에서 인상적인 글귀를 보고 공유하고자 퍼옵니다. [17] 진검자 8 1288 2019.01.18
31905 시계생활 10년만에 와이프한테 인정받다!! [46] hk4789 8 3232 2018.10.22
31904 롤렉스 사려다 지쳐서 포기하고 이걸 사려고 하는데, 돈이 남네요. ㅎㅎㅎ [65] file 못된송아지 8 5575 2018.08.26
31903 최근 장터물품 해외구매 요청에 관한 주의 [22] 타임포럼 8 59359 2018.05.17
31902 가장 좋은 시계 [24] file 돌쿵 8 2542 2017.12.01
31901 한가위를 앞두고.. 어느 할아버지의 이야기... [17] file 토리노 8 1991 2017.09.29
31900 내가 사랑하는 고양이들 ^^ [53] file 조이미미 8 6377 2017.09.14
31899 금년도 만우절 종료 [53] file 토리노 8 6367 2017.04.01
31898 손목터널 증후군 vs 척골신경마비 + 손목건강 관련.. [24] 브랄리언 8 12592 2017.01.19
31897 하루에 하나씩 오버홀.. [70] file monaco8604 8 7005 2016.12.31
31896 시계에 눈을 뜬 계기.. (2) [50] file 리아드린 8 6283 2016.10.05
» 스트랩 제작하면서 느낀 것(부제 : 시계줄 제작자에 대한 변명) [22] 아웰11 8 8481 2016.08.24
31894 2016년2/4분기매체속의시계들(태양의후예,맛있는녀석들,마스터쉐프,플래쉬,애로우,데드풀,데어데블,런던헤즈폴른,나카마치로켓,하우스오브카드,냉장고를부탁해,런닝맨,비정상회담,1박2일,라디오스타,우리동네예체능,썰전,복면가왕,음악의신,마이리틀TV) [36] file 토리노 8 14453 2016.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