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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십니까 타임포럼 회원 여러분.
 
 그리 다사 다난한거 같진 않았지만 어쨌든 한해가 끝나고 2007년이 왔습니다.
 
 저 개인으로서는 기계식 시계에 제 스스로 돈을 주고 입문한 첫 해이자, 기계식 시계에 대한 열정에 공감하게 되고, 제가 가지기 시작한 미약한 열정을 다른 사람도 느낄수 있었으면 할 정도의 열정으로 키워나간 한 해가 지나간거지요.
 
 이 잠깐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에, 가격에 놀라고, 이사람들은 어떻게 시계에 이만한 돈을 쓸까, 그런 돈은 어디에서 날까 하는 궁금증들을 지나, 어떻게하면 난 좀 괜찮을 시계를 싸게 살수있을까 하는 실존적(?)이자 치열한 고민들도 조금 지나간듯 합니다. 이런 고민들이 어느새 적어지고나니 스스로 쌩초보로서의 위치는 좀 벗어났구나.... 그래도 기계식 시계 입문에 관한 이야기에 대해  개인적인 경험을 떨구며 조금 건방떨어 봐도 되겠다하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또닥또닥 자판을 두드려 봅니다.
 
1. 나는 왜 기계식 시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가?
 
 솔직히 말해, 기계식 시계에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겉멋이었다고 고백합니다. 빳데리를 넣지 않아도 가는 시계에 대한 관심이기도 했지만, 곰곰히 생각해 보면 몇몇 잡지들을 읽고 그냥 지나가는 말로 듣기로 "시계를 좀 아는 사람들은 기계식 시계를 차더라" 라는 말에 현혹되어, 그 시계를 좀 안다는 사람들이 왜 기계식 시계를 고집하는가에 대한 의문 과정조차 생략한채 뭔가 "좀 아는 사람" 처럼 보이고 싶은 허영에 기계식 시계에 첫 눈길을 돌렸던것 같습니다.
 
 게다가 당시 생각에 롤렉스니 오메가니 하는 비싼 시계들은 다 기계식인 데다가 기계식 시계가 대체적으로 쿼츠시계보다 값이 비싸니 "뭘 좀 아는 사람"의 이미지에 더해 "뭔가 있어보이는 이미지"까지 부가적으로 창출되니 일석 이조라고 느꼈지요. 왜 더 비싼지에 대해서도 모르는 주제에 말입니다.
 
 지금은 기계식 시계가 가진 "유기성"과 그에 따른 비생물체가 가진 생물체같은 특성들 때문에 매력을 느끼지만요......
 
 
2.  그럼 어떤 시계를 사야할까?
 
 눈이 높아지는 시간을 고려하지 못한채, 하지만 지갑의 두께는 매일 절감하는 생활인으로서 저는 최대한 저렴하되 좋은걸 사자라고 막연히 생각하면서 제 스스로에게 엄청난 난제를 던졌습니다. 세상에, 사실 싸고 좋은게 어디있겠습니까. 옷값에 거품이 있다는건 다들 아시는 사실이지만, 예를들어 휴고보스의 수트는 거품이 엄청 쎄. 사실 다 접착식인 주제에. 라고 말할수 있지만, 실제로 거품이 없다고 생각하는 브랜드 수트의 원가는 그럼 도대체 얼마나 낮은지에 대한 놀라움을 경험해 보면 어차피 거품이란건 다 있고 비싼건 비싼값을 한다 라는 명제는 말 그대로 명제라는걸 깨닫게 되지요. (브랜드는 브랜드를 위해 사는게 아니라 그 검증된 브랜드를 삼으로서 전문가가 아닌 소비자 입장에서 그 순간 눈으로만 봐서는 구분할 수 없는 품질의 차이라는 리스크를 제거하는 비용인거죠. 물론 그걸 악이용 하는 브랜드들도 있지만요........)
 
 각설하고......... 당시에는 "딱 하나만사자" 라고 순진하게 생각했던 저는 다음과 같은 대안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해밀턴의 카키 메카니칼입니다. 30만원대의 리테일가를 가지고있으며 더 싸게도 구할수 있는 시계인데다가,
군용시계의 전통을 빳빳하게 가진데다가.... 믿을만한 eta 2824의 무브!!!에서 자동기능을 뺀...^^; ETA 2804-02 무브를
탑재한 수동감기 무브먼트에 38mm 사이즈에 11mm의 두께를 가지고 있습니다. 참고로 박동수는 28,800vph로
하이비트에 속합니다.
 
무광처리된 겉모양에 사파이어 유리까지...... 정말 제 마음을 아직도 흔들흔들 흔들고 있는 시계입니다. ^^; 그리고 최근에 본 무라카미 하루키의 인터뷰에서 제가 추정하건데 하루키 아저씨가 이 시계를 차고있는걸로 보이더군요. (비슷한 디자인이 많다보니 제가 착각하는거같기도 하지만 ^^;)
 
 
 그리고 세이코의 7s시리즈 혹은 6r15도 빠질수 없는 선택이죠.
 
몬스터의 우락부락한 개성이 부담스러운 분들을 위한 얼짱 사무라이 sbda001입니다.
티타늄인데다가 30만원 후반대의 리테일가를 가지고 있는 모델입니다. 덤으로 메이드 인 재팬이구요.
무브먼트는 7s25, 즉 7s26무브에 날짜창만 제거한 믿을만한 21,600 vph의 박동수를 가진 세이코의 자사무브인데다가
200m 방수를 갖추고 있습니다.
케이스는 44mm, 두께는 좀 두꺼운 13mm에 육박합니다. 하드렉스 크리스탈(사파이어는 아니지만 세이코의 하드렉스도
튼튼하기로 소문나있답니다. 겁나서 긁어보진 못했지만...^^;), 스크류다운 용두, 게다가 다이버 익스텐션까지 가진
잠수용 시계로 부족함이 없지요. 다만 인덱스 창에 보이는 마커들이 조금 싸보이고 개인적으로 러그의 생김새와 특히 두께
때문에 너무도 크게 느껴져서 처분했지만 매우 믿음직해 보입니다. 특히 야광의 믿음직함은.... 거짓말 살짝 보태서 후레쉬
수준입니다. ㅎㅎㅎ
 
 
 
 
세이코 SCVS013. 세이코의 비교적 신형 무브에 속하는 6R15는 비교적 신형무브에 속하는 7s에서 개선된 무브입니다. 7s에는 없는 핵기능과 수동감기 기능을 가지고 있고, 박동수는 똑같습니다. 단아하고 겸손한 외모때문에 눈이 가장 먼저 간 시계였습니다.
놀랍게도 세이코 카탈로그를 보면 반자성 기능까지 있다고 써있습니다. ^^;; 크리스탈 앞면에 뒷면은 hardlex 시쓰루이고, 크기는 37mm를 쪼끔 넘고 두께는 10mm정도 합니다.
사회 초년생이 투자하기 딱 좋다고 생각됩니다.
 
 
이거보다 조금 크고 약간은 비슷한 외모에....... 그래도 swiss made가 찍힌 시계라면...
 
티쏘의 르로클입니다. 39.3mm 케이스 사이즈로 세이코의 SCVS 시리즈 보다 좀 크고 더 시원해 보이는 다이얼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간이 로마체로 표시되어 좀 더 고풍스런 느낌도 나죠. 무브먼트는 위에 언급된 해밀턴 카키 메커니컬의 2804-2의 자동무브 후예인 ETA 2824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앞유리는 물론 사파이어 크리스탈이구요. 리테일가는 50만원대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위의 시계들과는 달리 안전폴딩버클을 달고 있습니다.
 
앗... 어쩌다보니 이런 가격대의 시계까지 이야기 하게 되었군요.
 
전 또 이게 땡겼었습니다....
 
 
독일 브랜드 Archimede의 파일럿 시계입니다. B-uhr의 모양새를 전통있게 따면서도 살짜쿵 숨어있는 날짜창의 모습. 그리고 의 거대한(?) 양파용두. 무브는 역시 ETA 2824-2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 30만원대 안에서 구하실수 있을겁니다. (리테일가는 놀랍게도 $295입니다.)
42mm 버젼과 39mm버젼이 있으며 둘 다 두께는 10mm정도 됩니다. 앞유리는 사파이어이구요. 뒷유리는 미네랄 글래스 입니다.
 
IWC의 욕망에 흔들리던 저에게 혜성같이 나타난 시계였었고, 공부해보면 나름대로는 뼈대있는 집안 출신입니다.
 
 
요게 그 뼈대있는 집안의 뼈대의 얼짱사진이죠.
 
 
........................
뭐.... 대충 요런 시계들을 고민해 봤었습니다.
 
 
 
3. 지르고 난 후......
저는 위에 소개한 세이코 시계들을 각각 질렀었습니다. 하나는 저 자신을 위해, 하나는 선물용으로.
저 자신을 위해 샀던 사무라이는 이미 처분했으므로 사실 지금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있죠.
(차이니즈 시계도 하나 있습니다만 그건 애써 그냥 넘어가겠습니다. ㅎㅎ)
 
 
살때는 오래 차야지 하는 마음으로 샀었지만, 그걸 떠나 보낼때에는 무언가 더 좋은것을 위해 더 많은 것을 희생 (돈을
지불한다는건 그 돈으로 할수있는 기회비용을 희생한다는거죠...... 여자친구와의 여행, 더 좋은 식사, 더 좋은 카메라,
더 좋은 휴대폰...같은것들요)을 감수하기 위한 준비가 되었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런 징검다리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고 말할수도 없고, 누구나 다 그걸 건너야 하는건 아니지만, 왠지 그런 모습을 보면
공감이 가고 흐뭇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시계를 사고, 다시 파는 과정까지 거치면서 들었던 생각은 역시 무언가를 가지게 되었다는 감흥보다는
무언가를 뒤쫓을때의 즐거움이 더 컸던것 같다고 솔직히 말하고 싶고요. 이런 고민을 즐기다 보면 부수적으로
얻어지는 지식으로 인해 기계식시계가 더 매력적으로 보일것이란 조언아닌 한마디를 남깁니다. ^^;
 
 -개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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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482 [Re:] 정답은 바로~~~ [20] 알라롱 0 3147 2007.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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