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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타포에서 본 일이다.

 늙은 거지 하나가 전장에 가서 떨리는 손으로 파텍하나를 내놓으면서,

 "황송하지만 이 시계 짭퉁은 아닌지 좀 보아 주십시오."

 하고 그는 마치 선고를 기다리는 죄인과 같이 전장 사람의 입을 쳐다본다.

전장 주인은 거지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시계 뒷백을 열어 보고

 "좋소."

 하고 내어 준다. 그는 '좋소'라는 말에 기쁜 얼굴로 돈을 받아서 가슴 깊이 집어 넣고 절을 몇 번이나 하며 간다. 그는 뒤를 자꾸 돌아보며 얼마를 가더니 또 다른 전장을 찾아 들어갔다. 품 속에 손을 넣고 한참 꾸물거리다가 그 시계를 내어 놓으며,

 "이것이 정말 스위스에서 만든 시계이오니까?" 하고 묻는다.

 전장 주인도 호기심 있는 눈으로 바라보더니,

 "이 시계를 어디서 훔쳤어?" 거지는 떨리는 목소리로

 "아닙니다, 아니에요."

 "그러면 파텍 부띡 바닥에서 주웠다는 말이냐?"

 "누가 그렇게 비싼 시계를 빠뜨립니까? 매니져 귀는 먹었나요? 어서 도로 주십시오."

 거지는 손을 내밀었다. 전장 사람은 웃으면서

 "좋소."

 하고 던져 주었다.

 그는 얼른 집어서 가슴에 품고 황망히 달아난다.

뒤를 흘끔흘끔 돌아다보며 얼마를 허덕이며 달아나더니 별안간 우뚝 선다.

서서 그 시계가 빠지지나 않았나 만져 보는 것이다. 거친 손가락이 누더기 위로 그 시계를 쥘 때 그는 다시 웃는다. 그리고 또 얼마를 걸어가다가 어떤 골목 으슥한 곳으로 찾아 들어가더니 벽돌담 밑에 쪼그리고 앉아서 시계를 손바닥에 놓고 뒷백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가 어떻게 열중해 있었는지 내가 가까이 선 줄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누가 그런 시계를 줍디까?"

 하고 나는 물었다. 그는 내 말소리에 움찔하면서 손을 가슴에 숨겼다.

그리고는 떨리는 다리로 일어서서 달아나려고 했다.

 "염려 마십시오, 뺏어가지 않소."

 하고 나는 그를 안심시키려 하였다.

 한참 머뭇거리다가 그는 나를 쳐다보고 이야기를 하였다.

 

 "이것은 훔친 것이 아닙니다. 길에서 얻은 것도 아닙니다. 누가 저 같은 놈에게 파텍 시계를 줍니까? 알마니 하나를 받아 본 적이 없습니다. 훈련소 앞에 5천원 짜리 시계 주시는 분도 백에 한 분이 쉽지 않습니다. 나는 한개 두개 얻은 시계에서 시계를 하나둘 모았습니다. 이렇게 모은 훈련소 시계 마흔 여덟 개을 알마니 한개와 바꾸었습니다. 이러기를 여섯 번을 하여 겨우 귀한 해밀턴 시계를 갖을 수 있게 되었었습니다. 또 이러기를 여섯 번을 하여 겨우 오메가를 갖게 되었고 다시 이러기를 여섯 번을 하여 겨우 로렉스를 갖게 되었습니다. 거기에 그러기를 여섯번을 더 하여 겨우 이 귀한 '다양[大洋]' 한 파텍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 시계를 얻느라고 육십년하고도 여섯 달이 더 걸렸습니다."

 그의 뺨에는 눈물이 흘렀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그 시계를 만들었단 말이오? 그 시계로 무얼 하려오? 시간이나 보려면 카시오나 파텍이나 그게 그거 아나오?"

 하고 물었다. 그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이 파텍 한 개가 갖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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