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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rse 3202  공감:1 2008.07.04 17:18


지름의 법칙 1 - 풍림화산(風林火山)

많은 취미 관련 사이트를 보다 보면 어떠한 품목을 질러야 잘 질렀는가에 대한 문의 사항을 꽤 많이 보게 됩니다.

대략 유명 브랜드의 특정 제품으로 압축되는 분위기인데 그렇게 보면 인지도나 유명세는 상당히 큰 영향을 차지하는 것이고 거기에 취향이 100% 같을 수는 없어도 어느 정도 공감하는 심미안의 기준이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그렇게 지르기에 적합한 아이템들이라고는 하여도 대개 해당 취미 분야에서 한정된 것으로 역시 일상 생활로 돌아가면 미친 놈 소리 듣기는 오데마피게나 롤렉스나 별반 차이가 없기는 합니다.

그러므로 여기에 지름에 관한 이야기를 드린다는 것도 역시 일상 생활에서의 정신병자들을 만들어 내는데 일조한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이미 정신이 안드로메다에 가신 분들도 많은 만큼 나름대로 통하는 것이 있지 않을까 하여 끝까지 써 보게 됩니다.

지름의 법칙이라는 것이 꽤 거창한 주제가 될 수도 있고 사회심리나 병리적 심리학으로 보자면 더욱 다양한 접근법과 근거 자료가 있어야 하겠지만 그렇게 연구하기도 힘들고 해서 간단하게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름의 법칙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우선 이번 장에서는 어떻게 하면 잘 지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하여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제가 권해 드리는 방법은 풍림화산식 지름입니다.

풍림화산은 손자병법에도 나오는 구절로 일본 전국시대의 유명한 무장인 다케다 신켄이 모토로 삼아 특히 유명해졌습니다.

비록 원래의 뜻과는 다르지만 제가 조금 변형하여 보았는데 그 의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풍(風) : 서핑할 때에는 바람처럼 이곳저곳을 세심하게 살피며

림(林) : 최후의 결단을 내리기 전까지는 숲처럼 고요히 심사숙고하며

화(火) : 지르기로 결정했으면 불과 같이 인정사정없이 질러 버리며

산(山) : 지른 후 발생하는 모든 부작용에 대해서는 산과 같이 의연하게 버틴다.

각 장의 설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풍(風) : 서핑할 때에는 바람처럼 이곳저곳을 세심하게 살피며

지르기 위해서는 먼저 폭넓은 사전 조사가 필요합니다.

전제 조건으로 가격대나 유행 등도 무시할 수는 없겠으나 어떠한 기준을 세우더라도 되도록 넓게 살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점이 바로 과거의 지름과 - 2000년을 경계로 하여 - 현재 지름과의 가장 큰 차이라고 볼 수 있는데 과거에는 인터넷도 없었고 전화 모뎀을 사용하는 시기까지만 하더라도 웹서핑이라는 말 자체가 아예 없었습니다.

따라서 취미 동호회 활동이라는 것도 해당 동아리의 학교 선후배 - 그나마도 이 정도면 낚시, 등산, 카메라 등의 보다 대중적인 취미이고 - 등을 통해 이루어지고 수집 위주의 취미 등은 가게를 중심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에 비해 지금은 해당 분야를 전혀 모르더라도 차분히 PC 앞에 앉아 반나절만 투자하면 무엇이 대표 모델이고 최근의 유행은 어떤 것이다 정도는 쉽게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러므로 인터넷을 비롯한 각종 수단을 동원해서 지르고자 하는 대상을 찾아 나갑니다.

시계를 예로 든다면 각종 동호회 카페, 포럼 등도 꽤 활발한 편이고 해외 포럼들도 많이 있어 지르는데 있어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림(林) : 최후의 결단을 내리기 전까지는 숲처럼 고요히 심사숙고하며

지름 리스트에 오른 대상이 대충 정리되면 이제부터는 심사숙고에 들어 갑니다.

일단 리스트에 오른 대상들은 어느 정도 지름욕을 만족시킬 만한 놈들이므로 하나씩 조건을 붙여 압축해 나아갑니다.

여기에 붙는 조건은 각자 다를 수 있겠지만 결단의 순간으로 가는 지름길은 본인만이 알고 있습니다.

주위의 도움을 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지름의 당사자는 자신이므로 자신이 만족할 만한 답을 구해야 빨리 지름의 길을 떠날 수 있습니다.

이때 흔히 가격대 효용성, 유행 양상 등으로 인해 갈등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르면 지를수록 이런 문제보다는 자금 문제의 의한 고민이 점차 커지게 됩니다.

어쨌든 지름 리스트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심사숙고하는 과정도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자금적인 문제에 대해 충분히 심사숙고하지 않으면 차후에 곤란을 겪게 됩니다.

많은 매니아들을 접해 보기는 했지만 정말 죽어도 못 판다라는 아이템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무리 어려워도 끝까지 버틴다는 것은 그에 대한 금전적인 해결책이 어떻게든 마련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급하면 팔아서라도 일단 위기를 넘겨야 합니다.

물론 득템 후에 되파는 것은 가격적인 면에서의 손해가 당연하겠지만 특정 아이템에 따라서는 그 손해가 매우 큰 경우도 있기 때문에 그러한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사전 검토가 있어야만 합니다.

 

화(火) : 지르기로 결정했으면 불과 같이 인정사정없이 질러 버리며

지르기로 결심하기까지 오래 걸리는 분들은 많습니다.

반면에 앞선 두 과정을 생략하고 바로 지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아이템의 특성이나 당사자의 성격, 취향의 문제로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만 어쨌든 지르기로 결정했다면 불과 같이 질러 위엄을 사해에 떨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물건을 판매하는 업주의 입장에서 보자면 가장 좋은 고객은 올 때마다 사는 사람입니다.

그 빈도가 잦을수록 더욱 좋아하겠지만 올 때마다 사는 사람이 가장 좋은 고객입니다.

그보다 더 좋은 고객은 올 때마다 사면서 비싼 것만 골라사는 사람입니다.

실제로 그러한 고객이 되려면 재력이 엄청나야 하겠지만 시간도 그만큼 많아야 하므로 여기에 해당되는 사람은 극소수일 것입니다.

비록 그렇게는 하지 못할지라도 지르기를 불같이 하여 지르는 시간을 단축한다면 역시 업체에서는 환영할 일입니다.

물론 어떠한 면에서 보자면 해당 분야를 잘 모르는 것 같은 사람이 무조건 유명 제품을 급하게 사들고 간다는 것은 판매자로서는 다소 김빠지는 일이기도 하겠지만 반대로 이것저것 물어보며 질질 끄는 것보다는 좋은 일입니다.

가끔 업체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폐점 시간이 다 되어 가는데 전화가 오거나 토요일에 주문하면서 퀵으로 쏴 달라는 경우가 꽤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경우는 갑자기 해당 물건이 필요한 경우일 수도 있겠지만 지르고자 하는 욕망이 불처럼 일어났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당사자의 가계를 생각하면 걱정될 수도 있는 문제이지만 신속한 지름을 통해서 업계와 매니아들이 발전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지를 때에는 앞뒤 가리지 마시고 불처럼 질러 주시기 바랍니다.

 

산(山) : 지른 후 발생하는 모든 부작용에 대해서는 산과 같이 의연하게 버틴다.

지른 것까지는 좋습니다.

그런데 실제 문제는 여기서부터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지름 후의 후유증 중에서 가장 큰 것은 경제적인 것이 아닙니다.

이는 지르기 전에 어느 정도는 생각을 해 둔 것이므로 어차피 올 것이 오는 것에 불과합니다.(물론 갑작스러운 변동으로 인하여 경제적인 면에서 어려워 질 수는 있습니다만......)

지름 후유증에서 가장 큰 것은 불만족입니다.

이것은 많은 분들이 경험한 것으로 지르기 전까지는 그렇게 좋아 보였는데 지른 후의 만족감은 고사하고 "내가 미쳤었지" 하는 경우도 발생하게 됩니다.

또한 만족감이 급격히 감소하여 점차 비호감으로 돌아서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어떻게 보면 금액반비례의 법칙과도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있겠지만 그 외에도 다른 이유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마치 그렇게 재미있던 게임이, 그렇게 아름답던 그녀가 엔딩을 보고 나니 다시 쳐다 보기도 싫다는 그런 경우와도 같습니다만......

어쨌든 이미 불만족이거나 만족감이 급격히 사라지고 있는 터에 주변 동지들(주로 포럼이나 카페 등에서 취미를 공유하는 )의 날카로운 지적이 들어 오기 시작합니다.

이 역시도 우정의 표시로 생각해야 하겠지만(생일빵처럼) 이로 인하여 평정심에 기스가 가다 못해 복구불능의 크레바스가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같은 여러 후유증에 대한 치료 방법은 딱히 없으며 굳이 하나를 권해 드리자면 "아픔을 잊기 위해 질러라"입니다.

올바른 지름맨이 되기 위해서는 일단 대범해야 합니다.(이건 크게 걱정할 염려가 없습니다. 지르면 지를수록 대범해 집니다.)

참고로 지름인의 일상은 지름의 연속입니다.

월요일 : 원래 지르는 날

화요일 : 화끈하게 지르는 날

수요일 : 수도 없이 지르는 날

목요일 : 목표세워 지르는 날

금요일 : 금방 지르고 또 지르는 날

토요일 : 토하도록 지르는 날

일요일 : 일없이 지르는 날

이제 다시는 지르지 않으리라고 말하시는 많은 분들이 그 다짐을 지속하시는 것을 보기란 극히 드문 법입니다.

사실 그렇게 이야기를 하면서도 내면에는 이미 거미줄에 걸린 파리 목숨이라는 생각을 하고 계실지도 모릅니다.

지르기보다 더 어려운 후유증 극복은 대개 지름의 반복을 통해서 극복됩니다만 그에 따르는 말못하는 고충도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래서 후유증 극복이야말로 지름인의 궁극점이 아닐까라고 생각해 봅니다.

 

지르지 않는 돼지는 보통 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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