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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on456 3277  공감:7 2012.09.11 01:12

얼마전 올해 환갑인 막내고모가 아우디 A8 4.2를 새로 샀는데 너무 젊은 디자인이어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기에, 왜 그 차를 샀냐고 물어봤더니...

"벤츠, BMW, 아우디, 렉서스 중 가장 최근에 나온 모델이 A8 이어서"

라고 대답하시더군요.

 

고모의 차량 선택 기준은 아주 간단했습니다.

독일 3사+렉서스 중 플래그쉽 차량 중 가장 신형이면 되고, 이유는 그 차들이 편안하고 안전하며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기 때문이지요.

한편 저희 어머니는 고모와 달리 S클래스만을 고집하셔서 7년 주기로 차를 바꾸고 있고,

아버지는 수입차를 타면 욕을 먹는다는 생각이 강하신데다, '수입차, 특히 BMW를 타는 할아버지들은 점잖지 못한 사람이 대부분' 이라 굳게 믿으며 에쿠스만 타십니다.

 

 

차종은 다를지 몰라도, 차를 선택할 때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특히 연세가 있으신 분들 남성분들 중에는 저희 아버지와 같은 생각을 가진 분들이 상당수인 것 같습니다.

그런 분들께 자동차의 배기량, 마력수, 제로백 등 퍼포먼스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자동차의 성능 중 연비 정도에만 관심을 보이는 '척' 하는 정도일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런 분들을 향해 '차에 대해 알지도 못하면서 좋은 차만 탄다' 고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런 차종의 구매자들 중 많은 분들이 위의 성향을 가지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졸부여서일까요?

고모나 부모님, 그리고 그 친구분들 대부분이 S대 출신에 소위 말하는 '좋은 직업'을 가지고 있습니다만...자동차는 단순하게 해당 브랜드의 플래그쉽 모델을 선택하십니다.

또한 자동차 매니아들에게는 M5 나 E63AMG 가 S350 보다 뛰어난 차일 수 있겠지만, 일반인들에게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S350을 선택하는 일반인들을 비난할 수 없음은 물론입니다.

 

 

시계 역시 비슷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끔 위블로에 대해 비난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고, 저 역시 빅뱅 로즈골드 모델을 가지고 있지만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시계 매니아인 친구가 빅뱅에 대해 '비싸면 좋은 줄 아는 바보들을 위한 시계'라며 '위블로는 리미티드 에디션에 환장한 멍청이들 덕분에 성장한 브랜드' 라 하더군요.

전혀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들이 정말 바보이고 멍청이여서 위블로를 샀을까요?

시계를 만들어 판다는 것은 본질적으로 '장사'의 속성을 가지고 있고, 이윤을 남기는 것이 목적입니다.

시계를 사는 사람 역시 패션으로서의 목적을 전혀 가지지 않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위블로정도 되는 가격의 시계를 '시계에 대해 전혀 모르는 속물'들이 사는 경우는 얼마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자신이 시계에 대해 잘 안다고 해서 위블로를 사는 사람들을 허영심많은 멍청이로 매도하는 것은 좋지 않아 보였습니다.

오히려 그 친구가 멍청이처럼 보였습니다.

 

기분이 좋진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좋은 교훈을 얻게 되었습니다.

제 친구나 타포에 계신 매니아분들에게는 시계가 '기계적으로 가치있는 물건' 혹은 '예술품'이기까지 할 수 있을지 몰라도, 다수의 일반인들에게는 '패션 소품' 혹은 '사치재'라는 것을 새삼 기억하게 되었으니까요.

자동차를 살 때도 심도있는 분석 없이 사는 경우가 많은데, 시계를 살 때 그런 분석을 하지 않는다 해서 비난받을 이유는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위블로와 같은 물건들(시계 외에 다른 것들도)과 그 구매층에 대해 비난하는 생각은 버리기로 했습니다.

 

위블로 역시 미국과 중국 등 빅 마켓에서 크게 인정받고 있고, 하이엔드 시계의 구매층 중에서도 위블로를 구입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위블로를 차는 사람이 시계에 대한 문외한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10~20년 후에 위블로라는 브랜드가 어떻게 될 지는 모르지만, 미래 가치를 따지기보다 현재 자신의 기호에 맞는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진정 매니아일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이 좋다고 인정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며,

오랜 기간동안 많은 사람들이 계속해서 상술에 놀아난다면 나 역시 그 상술에 놀아난다 해도 억울하진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여튼 시계에 대해, 그리고 저 자신의 오만과 편견에 대해 깊게 반성하게 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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