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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게시글은 조회수1000 or 추천수10 or 댓글25 이상 게시물을 최근순으로 최대4개까지 출력됩니다. (타 게시판 동일)약간 조심스런 이야기입니다만, 사망에 관한 경험을 말씀드리려 합니다.
1년쯤 전에 친구의 유언집행자로 지정이 되어 상속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유언 중에서 "자동차와 시계, 펜, 오디오를 처분해 현금화할 것"을 부탁하는 항목이 있었습니다.
펜과 오디오는 제가 좀 아는 분야였고, 자동차는 중고차 시장이 잘 형성되어 있어 어려움이 없었지만 시계의 경우 쉽지 않았습니다.
원래는 중고시계 거래에 대해 잘 몰랐으나 다행하게도 지인의 도움을 받아 타포포함 여러 경로로 중고가를 파악하여 종로로 향했습니다.
바쉐론, 파네라이, 롤렉스 등 5개의 시계가 있었는데, 종로의 몇 곳에서 정말 말도 안되는 가격(도합 개인거래의 1/2 도 안되는 가격)을 제시했습니다.
그나마 낫다는 롤렉스조차 가격을 후려치는데 지금 생각하니 정말 너무하다 싶네요.
결론적으로는 강남에 있는 중고명품샵에서 위탁거래를 통해 팔았습니다.
수수료를 떼긴 하지만 개인거래가 힘든 사람에게는 적절한 선택이었습니다.
그곳에서 들으니 위탁이 아닌 매입가는 상당히 차이가 있고, 특히 종로에서는 가격 후려치기가 많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수차례 유언집행을 하면서 그림, 악기, 시계, 오디오, 카메라 등 "고가이지만 가격을 알기 힘든 것들"을 처분하며 내린 결론은 "아무것도 모르는 매도인에게 알아서 잘 챙겨주는 매수인은 없다"는 사실입니다.
심지어 자신이 처분해주겠다고 나서서는 헐값을 주고 본인이 물건을 취하는 사람도 여럿 봤습니다.
씁쓸하긴 하지만 현실이 이러하니 어쩔 수 없다 싶고, 몇차례 경험하다 보니 씁쓸하다는 생각조차 안 듭니다.
슬픔을 겪는 유족에게 시계 이야기를 하기란 민망한 일일 수 있지만, 그래도 유족들에게 당장 도움이 되는 것은 돈이니까요.
특히 유족들이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은 경우라면 몇백만원도 중요할 것입니다.
혹여라도 스스로 이익을 취하진 마시고, 처분이 어려운 물건의 처분을 적극 도와주신다면 정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