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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on456 4190  공감:20  비공감:-3 2013.02.22 01:35

오늘은 오전에 일이 없어서 집에서 쉬고 있습니다.

타포에서 JLC의 시계들을 보고있는데 큰아버지께서 "요즘은 르컬춰에서 리버소 말고 다른 시계도 나오는구나!" 라고 하시더군요.

70대 후반이신데 젊으셨을 때는 예거라는 이름 없이 그냥 LeCoultre 였다고 하시네요.

얼핏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은 있는데..혹시 언제부터 JLC로 바뀐지 아신다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큰아버지께서는 50년 정도 된 칼라트라바와 20년쯤 된 파텍 엘립스라는 타원형 시계를 가지고 계시는데, 젊은 시절엔 시계에 관심이 조금 있었다고 하십니다.

저는 몰랐던 사실인데 시계이야기를 했더니 대부분의 브랜드와 레벨이나 역사까지 알고 계셨고 리베르소도 가지고 계셨다는 말에 놀랐습니다.

요즘은 파텍보다 비싼 제품도 많이 나온다며 예거 시계들을 보여드렸더니 옛날에는 고급시계가 나오지 않았고 리베르소를 탁구, 테니스칠 때 차셨다며 재미있어 하십니다.

원래는 폴로경기용으로 만들어졌다는 친절하신 설명과 함께 공놀이용이었음을 강조하시네요..ㅋㅋ

근데 워낙에 옛날 기준이기도 하고 '고급시계' 기준의 개인차도 있어 애매한 것 같긴 한데...리베르소 스틸 제품들의 가격을 보면 고급시계라 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이니 맞는 말씀인 듯도 합니다.

 

 

큰아버지가 젊으셨을 때는 카탈로그같은 것도 잘 만들어져 있지 않아서 시계를 파는 사람은 전문가 수준의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대개는 컬렉터들이나 시계제조업자가 시계방도 운영하는 경우가 많았고, 단순 판매사원도 있지만 지금처럼 가벼운 정보들로 즐길 수 없던 시절이었다면서'모든 것이 불편했지만 그래서 뭔가를 가졌을 때 더 기뻤던 시절' 이라고 회상에 젖으시는 모습을 보며 훗날 지금의 시대는 어떻게 회상될지 상상해보기도 했습니다.

인터넷 서칭이 보편화되지 않았던 20여년 전부터 시계를 접한 저로서는 큰아버지의 말씀이 어느정도 이해되더군요.

대기업에 소속되어 브랜드들이 서열화되고, 가격부터 스펙까지 노출되어 가격이 곧 가치가 되어버린 지금의 상황에선 '흙속의 진주'를 찾기란 말할것도 없고, '가성비'조차도 거론될 여지가 없다는 현실이 떠오르며 예전의 재미는 더이상 느낄 수 없다는 슬픔이 밀려오네요...ㅠㅠ

 

그러면서 어른으로서의 교훈도 잊지 않으셨습니다.

"지금 미국은 신념, 애국, 우정, 사랑, 인권, 자유같은 삶의 진정한 가치를 가르치는 사람도, 받아들이려하는 젊은이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 결과 지키고 추구해야 할 인생의 소중한 가치들이 돈과 소비재들로 대체되었고,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워졌지만 정신은 나약해졌다.

극단적인 소비와 소유의 자유를 추구하지만 분배의 의무, 가난한 사람을 돌아보는 의무를 정부조차 외면하고 있고 더 많이 갖는 것에만 치중하며 그것이 명예롭지 못한 태도라는 것조차 모르고 있다.

 

나이가 들어서 얼마나 진지한 삶을 살았냐는 질문에 부끄럽지 않으려면 자유를 억제하고 의무를 더해야 한다.

누구나 손에 넣을 수 있는 가벼운 정보들이 지식으로 포장되는 시대, 정신적 가치가 물질로 대체되는 시대에 살고 있는만큼 진정한 지식과 가치를 추구하는 일을 게을리해선 안 된다.

 

인터넷을 붙들고 있을 시간의 절반이라도 책을 봐라.

인터넷은 아직까지 두꺼운 책속에 숨겨져있는 진짜 지식을 훔쳐가진 못했고, 앞으로도 힘들 것이다.

떠다니는 정보들을 너의 지식인 것처럼 말하지 말고, 정보는 정보에서 그쳐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정보는 많지만 지식은 없는, 주워들은 것은 많지만 경험은 없는 공허하고 깊이없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50년 가까이 정신과 교수로 일하시면서 느끼신 것들을 말씀하신 것인데...잔소리를 들어본 것도, 이런 대화도 평생 처음이네요.

시계를 통해 새로운 대화의 통로를 열게 되었습니다.

큰아버지가 말씀하신 '해서는 안 될' 것들에 가까운 모습때문에 부끄럽기도 하고... 느끼는 바가 많은 아침입니다...-_-;;

 

타포를 알고나서 뭔가를 구입하고 자랑오픈할 수 있다는 것이 즐거웠지만, 그것도 조금 하다보니 무의미하게 느껴져 요즘은 득템글을 올리지 않고 있었습니다.

큰아버지의 말씀을 듣고나니 제가 너무 소비에 치중하는 삶을 살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네요.

그렇다고 해서 득템기를 올리시는 분들이 나쁘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저는 이것저것 너무 심하게 의미없는 쇼핑을 했었거든요...^^;;

애정이나 간절함도 없는 제품을 구입하는 일이 앞으로 중단되리라는 기대는 하지 않지만 조금 줄여야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고, 오늘을 계기로 그런 생각이 더 강해질 것 같습니다.

앞으로 다른 분들의 득템기를 통한 대리만족을 느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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