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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RMAN BRAND

Kairos 1715 2007.02.12 11:51
 
약간은 오랜만에 들어오는 독일시계 포럼입니다. ^^;;
 
시계 입문시에 타임포럼 및 해외 사이트 포럼들에서도 가장 빤질나게 드나들던 곳이었는데 말이죠.....
 
모 회원님께서 "크로노 스위스"에 관한 글을 올리라고 말씀하시기도 했는데.... 맥킨님의 오레아를 실물로 보았을때의
 
감흥을 잊을수 없어 그냥 이래 저래 오레아에 대해 찾아보았습니다.
 
그냥 제가 공부한 내용을 끄적여 봅니다.
 
 
-----------------
 
 
 
크로노스위스. 얼핏들으면 스위스 브랜드인가 할만한 이름이지만 이곳은 독일시계 포럼. 네, 독일시계입니다.
 
1983년, 기계식 시계들이 한창 죽쑤고 있을때, 호이어 시계회사에서 잘나가다가 회사가 망해뿔구 아방가르드 테크놀리지라는
아스트랄한 이름을 가진 회사(TAG...이죠?) 에 몸담던 회사가 넘어가기 직전에 드디어 긴긴 샐러리맨 생활을 마감하고
전세값 빼고 돈빌리고 친구들 보증세우고 마눌님께 매일 황태 대가리로 맞으면서 (추측임 -_-;) 자신만의 회사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Gerd-Rudiger (u에 움라웃 있슴다) Lang이란 아저씨가 37살이란 보장보험료도 잔뜩 비쌀 나이에 세운 회사입니다.
 
전통을 지켜나가겠다는 일념 하나로 당시 "사양산업"처럼 보이던 기계식 시계에 진출하여 나름의 블루오션을 개척했다고
결과적으로 말할순 있지만.......... 보통 깡다구가 아니지요.
 
당시 호이어의 회사 사정도 어렵겠다 랭 사장님은 퇴직금으로 현금 대신 아예 크로노그래프 제작 공방을 받아내서
나오고 그리고 부도난 에보슈 회사들을 돌면서 장비도 사들이고 만들어놓고 창고에 박아둔 미사용 무브먼트도
가져다오는 등등 준비를 거쳐서 시계를 만들 준비를 합니다.
 
디자인은? 어허.... 전통을 살리려는거니까 전통을 가져오는거지. 그래도 옛날껄 그대로 만든단 소리를 들으면
안되니까 "전통의 재해석"이란 캐치프레이즈가 어울리는구나. 별로 재해석같지 않다구? 그렇게 말할놈들을 위해
또 한마디 준비했지. "우리는 지금 시대보다 100년 뒤에있는 회사입니다."   .............. 대충 요런 느낌으로 시계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 (퍽 퍽 퍽!!!!!) 우읏.... 네....정정합니다. 크로노 스위스는 전통을 살린다라는 캣치 프레이즈를
내걸면서도 레귤레이터, 델피스, 오푸스 같은 모델에서 보여주듯 랭 아저씨는 전통적인 디자인에만 그칠뿐만이
아니라 전통적인 디자인을 토대로 창조성을 발휘하면서....... 시계 속의 세상을 넓혀 보려는 "진정한 전통"을 계승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어쨌든 2000년대에 들어서는 연간 한 7000개? 정도 되는 시계를 판매하는 브랜드로서 그나마 먹고살만해지는
성공을 거두며 지금은 뮌헨에서 좀 사는축에 속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럼 제가 좀 땡겨하는, 오레아의 넷상에선 좀 유명한 사진을 보실까요?
 
 
왼쪽의 로마자 인덱스를 가진, 빨간색 XII 과 전체적인 분위기때문에 푸어맨즈 랑에마틱이라고도 불리는게... 수동 오레아.
오른쪽에 금좀 바른거같은 녀석이 자동 오레아입니다.
 
 
훗. 사진이 좀 크지만 양해해 주세용. 비율을 찌부러 뜨릴까 겁나서 리사이징을 못하겠군요. (핑계 아닌게 아니죠. 훗)
 
이렇게 수동모델 자동모델이 있는데......... 살짝살짝 차이가 보입니다.
수동모델은 말씀드린대로 로마자 인덱스와 그게 맞게 브레게 바늘이 달려있습니다. 시인성 면에서는
사실 어느게 시침이고 분침인지 헷갈릴 가능성이 있어 보이지만 전체적인 균형이 좋아보입니다.
로마자에는 브레게~ 라는 공식을 잘 지켜서 일까요.
 
오른쪽에 있는 자동모델은 마린크로노미터 같은 다이얼의 모양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라비아 숫자들도 그렇고....... 이런 디자인에대해 궁금한 사항이 더 있으시면 조회수가 매우 저조한 번역게시판에
UN마린 크로노미터 디자인의 진화라는 제목의 어느 훈남이 올린 글을 참조하시면 별 도움은 안될겁니다. -_-;
 
 
저는 개인적으로 왼쪽 수동모델이 더 끌렸었습니다.
 
 
 
그럼 일단 외모가 마음에 드니 속살에 대해 공부를 좀 해야겠죠?
 
좀 수수해 보이긴 하는데......... 뭐야, 레귤레이터도 저렇고 그 흔한 블루스크류도 안쓰고... 하는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하지만 해외 포럼에서 사용자들..... 장기간 착용한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정확성도 별 문제 없고 품질상 별 문제가
없다고 하니 그들이 알바가 아니라고 믿을수 밖에요....
 
어쨌든 알맹이는 푸죠의 7001보다 살짝 두껍고 큰 마빈 NOS입니다. 1952년도에 최초 생산된 무브먼트인데
당시 엄청 잘나가던 브랜드 론진의 무브로도 살짝 쓰인 경력이 있다더군요.
 
크기도, 두께도 지금 범용 수동 무브먼트로 쓰이는 푸조 7001보다 쫌 크고 쫌 두껍습니다.  아 물론 제가 남자기 때문에
여성용 오레아에는 푸조 7001을 수정해서 쓴다는거 같은거 별로 언급하고 싶지 않군요. 훗.
 
어쨌든 무브의 뒷모습은 좋게말해 살짝 고급스러워 보이는 단순미를 자랑합니다. 수정의 수준에 관해선..... 글쎄요?
보이지 않는 곳까지 장인의 자존심으로 페를라쥬를 넣던 그런 진정한 "전통"과는 살짝은 거리가 있다는게 중론입니다.
 
어쨌든......... 무브때문에 이 시계에 관심을 가진게 아니니... 뭐 이거야 작동만 하면 됩니다.
제가 이 시계에 관심을 가지게된 가장 큰 원인은 단순히 외모..... 그 자체였습니다. 외모지상주의의 피해자로서 이러면
안되는데 라고 생각하면서도...... 오레아를 실물로 보았을때의 감흥은 잘 찍은 사진들이 보여주는것 이상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전설의 에나멜 다이얼 때문이죠.
 
 
 
오레아의 다이얼은 Danze라는 스위스 르로클 소재의 회사에서 고급한다고 합니다. 게다가 스위스에는 에나멜 다이얼을
만드는곳이 두군데 밖에 없다고 하더군요. (아, 크로노스위스는 독일회사라도 최종조립등
20퍼센트의 과정만 독일에서 이루어지고 나머지 부품 하청 등등 80퍼센트정도는 스위스에서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게다가 오레아의 다이얼에는 스위스 메이드 라고 써있죠.) 
 
에나멜? 그게 뭐야. 이게 프라모델도 아니고... 하면서 그냥 폄하해도던 저로서는 실물의 감흥을 주체할수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포르셀린 에나멜 기법으로 만들었다는데.... 어허... 포르셀린이라면 도자기 아닌가?
앗항... 도자기를 칠하는거 같이 다이얼을 만들었다는 이야기인가 보군요!! 아닙니다. -_-;; 기본적으로
동판에 색깔있는 "유리"를 씌우는거죠. 무슨이야기인고 하면........
 
1630년대부터 쓰여오던 전통적인 다이얼 제작 방법이기도한 에나멜 기법은 현재는 거의 사장상태라고 합니다.
하나 만드는데 50개의 공정을 거친다고 하는데.... 이게 어허....에나멜 기법은 칠하는게 아니라.... "굽는"거더군요.
구리 디스크같은걸 표면을 부드럽게 만든다음에 하얀 에나멜 가루를 뿌려놓고 섭씨 850도정도에서 2~3분정도
굽는다고 하더군요. 그러면 오븐 안에서 에나멜 가루가 액체화되면서 동판을 감싸게 된다는군요~
 
흥미로운 점은 이정도 온도에선 원래 동판은 녹아야 하지만 에마넬 가루가 녹느라고 빼앗는 열이 동판이 녹아내리는걸
방지해준다는군요.
 
 
그리고..... 에나멜 색의 "깊이"를 위해서 하얀색 애나멜이 3개 층을 내도록 바른다더군요. 아.... 말로 형용할수 없었던
뭔가 다른 그 느낌이 이런데서 나왔던걸까요? 그리고 다이얼 위에 인덱스와
마커를 "굽는" (찍어내는게 아니라!!) 과정을 또 거쳐서 검은색과 빨강색도 각자 3중층을 내도록 만들어집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다이얼은....... 산화와 부식에는 천하무적입니다. 메탈 혹을 라커칠한 빈티지 다이얼이 녹슬거나 누렇게 뜬
사진을 보았을때가 떠오르더군요. 하지만 그리 좋은것도 아닌게, 에나멜 층은 충격에 약하답니다. 그래서
크로노스위스는 0.5mm  이하의 공간을 베젤과 다이얼 사이에 두고 살짝 띄워놨다고 하는데 그렇지만서도
만약 제가 시계를 차다가 떨어뜨리면 이런 걱정은 들거 같습니다. "다이얼 깨지는거 아니야?! 으악!"
 
어쨌든 이런 에나멜 다이얼은 일반 다이얼 제조보다 50배나 비용이 더 듭니다. 뭐 그렇다고해서 최최최고급은 아닙니다.
 
뛰는놈위에 나는놈 있다고 바쉐론, 율리스 나르뎅 같은데서 쓰는 특별한 에나멜 기술들은
물론 더 비싼 비용과 간지를 제공한다더군요.
 
 
 
네....... 이제 밥먹으러 갈 시간이 되어서 슬슬 결론을 내려야겠군요.
 
 
에나멜 다이얼...............만세!!!! T_T;;;
험... 험.... 이런 다이얼을 가진, 결국 이런 외모의 시계를.... 크로노스위스만한 가격으로 또 어디서 살것인가 하는 주제와
무브먼트도 나름 남들 안쓰는 무브라는 exclusivity... 그리고 쿼츠 돌풍 속에서도 기계식 시계를 찾아 맹글었다는
회사의 이미지...... 등등....        그리고 무엇보다 이렇게 이쁘니......
 
 
 
결론은.........
 
하나쯤 지르셔야합니다. 정도 되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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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timezone.com/library/tmachine/tmachine631687693268009487
타임존의 에드워드 Hahn이 쓴 리뷰를 심하게 참조. 했습니다. -_-;;;
그리고 사진은 언제나 그렇듯 해외 불펌입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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