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GERMAN BRAND

Eno 973  공감:9 2011.07.06 12:16

독일포럼에 N 표시를 띄우기 위해 어젯밤 불면의 밤 속에서 허접한 가상극 하나 써봤습니다. ㅋㅋ

별 의미없는 내용이지만, 걍 재미로 봐주세요. ^^

 

 

교육열이 엄청난 극성스러운 부모를 둔 전 세계 학생들이 몰려드는 '타임포럼 국제 학교'의

저학년 반에 새 학생이 전학을 왔습니다.

프랑스계 피가 흐르는 스위스 출신의 이 아이의 이름은 모리스 라크로와 머시기인데, 줄여서 모리스라고만 불립니다.

 

모리스는 전학 첫날, 노모스라는 순수 독일계 혈통의 아이 옆에 안게 됩니다.

두 아이는 서로 너무 다른 이미지를 갖고 있었기에 서로의 첫인상은 별로 였습니다.

특히 노모스는 차갑고 쌀쌀 맞게 생긴 모리스가 하필 자기 짝이 된 것이 맘에 들지 않았습니다.

 

333.jpg

 

하지만 기본 성정이 착하고 순수한 노모스는 금방 모리스랑 친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노모스는 모리스가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몇가지 룰을 알려 줬습니다.

 

 

"넌 스위스 출신이니까 가급적 스위스 반에 가서 자주 얼굴을 들이밀어야 해."

 

"그리고 이 학교의 일진은 공부도 잘하고 쌈도 잘하는 롤렉스 형아들이야. 이 형아들한테 찍히면 국물도 없으니까 조심해..."

 

"가끔 이 학교엔 벤츠나 리무진, 심지어 전용 헬기 타고 학교에 오는 형아들이 있어. 랑에, 파텍, AP, VC 같은 형아들인데, 일명 F4라고 불려.

이 형아들은 우리들을 서민취급하니까 가까이 가면 별로 안 좋아해... ㅋㅋ"

 

"파네라이 형아들은 이 학교서 일명 해병대로 통해. 자기들끼리 연대가 장난이 아냐. 심지어 자기들끼리 옷(줄)도 맞춰 입고 다니고 그래. 그니까 피해 다녀."

 

"JLC 형아들은 최고의 신사들이야. 다들 얌전하시고 집안도 좋으셔... 뭐 모르는 거 있으면 이 형아들한테 물어봐도 돼."

 

"IWC 형아들은 차기 일진을 노리는 형아들이야. 집안에 돈이 아주 많기도 하지만, 다들 트랜드에 민감해서 우리 학교 제일 멋쟁이들이 많아."

 

"브라이 형아들은 몸 좋은 근육맨들이 많아. 우리 같이 왜소한 애들은 그래서 곁에 가면 위축될 수 있어. 근데 다들 착해서 나쁜 애들 혼내주는 형들도 많아...ㅋㅋ"

 

"오메가 형아들은 잘 모르겠어. 예전엔 잘 나갔다고들 하는데... 내겐 여전히 미스테리야.... 아마 영원한 미스테리일지도..."

 

"태그호이어 형아들은 레이싱 매니아들이야. 이 형아들은 기본적으로 아웃도어 스포츠를 즐기지. 브라이 형아들처럼 쾌남들이 많아."

 

"크로노스위스 형아는 사실 우리랑 나이차이가 그리 많이 나지 않아. 근데 학교장이랑 선생들이랑 친해서 꽤 대우를 받지. 몇몇 형들은(오푸스, 루나) 정말 잘생겼어..."

 

"세이코가 대빵인 저팬 포럼 형아들은 소문에 의하면 야쿠자가 뒤를 바준다는 얘기가 있어, 겉으로는 친절하고 상냥해 보이지만 괜히 깝치면 안돼. 쥐도 새도 모르게 갈 수 있어"

 

"빈티지 형아들은 우리 학교에서 제일 원로들이셔. 선생님들보다 심지어 학교장보다 나이가 많으신데, 아직 졸업을 못하셨어...

아니, 졸업하고도 다시 돈 주고 이 학교에 다시 들어오는 특이한 분들이야. 그들 중에는 근데 전설적인 절대 고수가 몇 분 있어서 다른 큰 형아들도 함부로 못한데..."  

 

 

이렇게 친절한 노모스의 학교 생활 규칙을 듣게 된 모리스는 점점 학교 생활에 감을 익히기 시작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노모스는 학교가 끝난 후 모리스네 집에 놀러가게 되었습니다.

 

222.jpg

 

작은 집에서만 살던 노모스는 모리스의 큰 집을 보고 살짝 놀랐습니다. 노모스는 물었습니다. "너네 집 부자니?"

모리스는 시원한 대답을 해주지 않았습니다. 그저 자기 아버지가 무슨 사업을 한다고만 얼버무렸습니다.

 

모리스네 집에서 놀면서 노모스는 새친구가 된 모리스와 밤새 도란도란 얘기를 나눴습니다.

이때 모리스의 감춰진 비밀 하나를 알게 됩니다.

 

모리스는 첩의 자식이었던 것입니다. 호방하고 잘생긴 모리스의 아버지는 수많은 지방의 여인들과 내연의 관계를 갖고 씨를 뿌렸는데,

모리스는 모리스의 아버지가 스위스 라쇼 드퐁의 작은 마을에서 살고 있던 젊은 과부 '라 쥬 페레'와 함께 정분이 나서 생긴 자식이었던 것입니다.

(이 극화의 골자는 무브먼트 얘기를 하는 것입니다. ㅋㅋ)

 

노모스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순수 독일 혈통에 정식 결혼에 의한 적자로 태어난(자사공정 + 알파 무브를 뜻함) 노모스지만,

모리스의 출생의 비밀이 그다지 놀라울 건 없었던 것입니다. 요즘은 많이들 이렇게 태어나니까요.

 

그리고 둘은 이야기를 나누다 함께 스르륵 잠이 들었습니다.

 

111.jpg  

 

달콤한 꿈을 꾼 밤을 보내고, 다음 날 같이 얼굴을 씻고, 아침을 먹고, 학교에 등교하는 동안,

두 사람은 한결 더 가까운 친구 사이가 돼 있었습니다.

 

444.jpg

 

두 친구는 사실 자신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공통점이 많은 존재들입니다.

 

둘다 이 학교에선 별로 인기가 없는 비주류인 수동의 심장을 갖고 있었고,

키도 크고 덩치도 좋고 근육질에, 화려하게 잘 생긴 형들이 많은 이 학교에서

둘 다 어지간해선 눈에 잘 띄지도 않는 지극히 수수하고 평범한 외모에 왜소한 체격을 갖고 있었고,

다른 고학년 형들에 비해 집안이 그리 좋은 것도 아니었으며,

둘 다 물을 무서워 하고(생활 방수 ㅎ), 과격한 운동을 즐기지 않으며,

클래식 음악과 디자인, 건축, 미술 같은 분야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이런 공통점들이 있었기에 어쩌면 두 친구는 본능적으로 서로에게 끌렸는지도 모릅니다.

외모나 취향은 물론 좀 다르지만, 어쨌든 태생적으로 서로 통하는 구석이 많으니까요.

여튼, 두 친구가 학교생활을 열심히 잘 해 나가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

 

----

 

네... 이상, 제 두 시계를 주인공으로 한 허접한 가상 스토리를 마치겠습니다.

매일 똑같은 시계로 할 짓 없으니 별 짓을 다한다고 하셔도 할 말 없습니다. ㅋㅋㅋ 하지만 이런거 첨 해보는 데 은근 잼있네요.

저도 언젠간 알찬 포스팅을 남겨보리라 다짐해 보면서 이만 물러갑니다, 꾸벅;;;

다들 활기찬 하루 보내세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감 수
공지 독일 시계 브랜드 일람 [135] hayan 2010.09.06 18095 44
Hot 이런 일도 생기네요^^;; [10] 가수김인권 2023.12.06 2709 0
Hot 오랜만에 글라슈테로.. [16] 코알라 2023.02.28 1520 4
Hot 노모스의 발랄함 [13] 플레이어13 2022.11.05 1060 3
Hot 스토바 구입고민중입니다. [9] 사랑꾸러기 2022.08.31 1068 1
8585 [Sinn] U1-FT "잡초" [56] file 시나매 2013.10.14 1060 11
8584 [Steinhart] 기계식 시계 입문기+Steinhart 득템기+개봉기 (수정에 수정을 거듭합니다ㅠ) [39] file 용용2 2013.08.22 1166 11
8583 [ETC(기타브랜드)] 시계 생활을 하면 할수록 저렴해지는 취향 ㅋㅋ [56] file Eno 2012.08.14 1737 11
8582 [Damasko] damasko 56 si 입니다 [12] file 카라야 2015.08.06 783 10
8581 [NOMOS] 노모스 예물로 입당합니다. [32] file crucifixion 2015.06.27 2260 10
8580 [Sinn] SINN 본사 아웃렛 매장 방문기 [15] file Goaheader™ 2015.03.16 1373 10
8579 [Damasko] Damasko DA36 Bracelet 구입기 [19] file holdgun 2014.08.19 838 10
8578 [Sinn] PAYPAL vs BANK WIRE! 독일로 돈(돌)을 던지자! [10] file 시나매 2013.11.18 599 10
8577 [Glashütte Original] [추석맞이 득템] 글라슈테 오리지널 파노매틱 루나 [48] file 굉천 2013.09.21 1447 10
8576 [Sinn] SINN 의 스틸밴드는 모델마다 다르다! [26] file 시나매 2013.02.24 849 10
8575 [ETC(기타브랜드)] 독일 마린 크로노미터 계보(?) 변방에 등장한 새 후예, Walther Chronometerwerke [26] file Eno 2013.01.31 1113 10
8574 [ETC(기타브랜드)] 이쁘긴 한데 초큼 비싸서 망설여지는 아이- 투어비 Lawless Diver [26] file Eno 2013.01.16 1449 10
8573 [Steinhart] [스캔데이] 시간의 소중함과 무상함을 동시에 통감(痛感)하며... [30] file Eno 2012.11.09 637 10
8572 [NOMOS] 노모스 그랑리저브 검판 본사 오버홀기 [41] file 폴크니븐 2012.11.07 1839 10
8571 [Stowa] Stowa vs Nomos [9] file 로로코 2012.05.09 1321 10
8570 [Damasko] 해외 유저의 다마스코 팩토리 방문기 번역 및 최근 공개된 팩토리 사진들 [38] file Eno 2012.04.18 1179 10
8569 [ETC(기타브랜드)] EU-FTA 관세 : 독일(또는 EU) 시계 구매 방법입니다. [14] asfdddf 2011.07.28 1419 10
8568 [NOMOS] [리뷰] 노모스 글라슈테 오리온 다툼(Nomos Glashütte Orion Datum) [13] file 페니 2017.07.18 1202 9
8567 [NOMOS] [리뷰] 노모스 탕고맛 루테늄(Nomos Tangomat Ruthenium) [23] file 페니 2017.06.07 1477 9
8566 [Damasko] 아버지와 다마스코 커플시계 (Damasko DA20 or Damasko DC56 si) [13] file 강철물고기 2015.09.10 840 9
8565 [Glashütte Original] 떠난 님. 파노매틱 루나. [10] file kipai 2014.11.28 991 9
8564 [ETC(기타브랜드)] 니브렐 5미닛리피터 작동 동영상입니다^^ [17] file 마마님 2014.09.01 617 9
8563 [Junghans] [깜짝이벤트] 융한스 유저들을 위한 깜짝 이벤트!!! [17] file Pam Pan 2014.04.15 743 9
8562 [Sinn] Sinn 203 ARKTIS 탐험가의 시계를 손에 넣다!! [56] file 강철물고기 2014.02.16 1343 9
8561 [Stowa] [스캔데이 겸 수령기] "인내는 쓰나 그 열매는 달다"는 오버인가요? [30] file 헬리코박터프로젝트 2013.05.24 848 9
8560 [Sinn] [Baselworld 2013] 진 & 노모스 주요 신제품 라이브 포토 + 기타 브랜드 소식 [56] file Eno 2013.04.29 1759 9
8559 [ETC(기타브랜드)] [융한스 이벤트 당첨 선물 수령] 막스 빌(Max Bill) 오토매틱을 바라보며... [45] file Eno 2013.04.12 634 9
8558 [Damasko] 독일 시계 사용기(2) [19] file 페니 2012.10.26 1122 9
8557 [Steinhart] [여름용 조촐한 득템] 스타인하트 신형 다이버, 오션 투(O2) [45] file Eno 2012.07.25 1391 9
8556 [Stowa] [STOWA Marine Original] ★ 득템기 - 나의 첫 수동 시계 ★ [50] file 아롱이형 2012.07.15 1793 9
8555 [Sinn] 청출어람(靑出於藍)이란 없었다?! 벨앤로스 by SINN에 관한 짧은 이야기... [41] file Eno 2012.04.15 1143 9
8554 [Glashütte Original] 글라슈테 오리지널은 이렇게 만들어진다! + 2012 Basel 신상품 추가 라인업 [54] file Eno 2012.03.29 1760 9
8553 [Steinhart] [뒤늦은 득템] 박봉의 월급쟁이도 다이버를 즐길 권리- 스타인하트 오션1 [34] file Eno 2011.09.03 2968 9
» [NOMOS] [가상극] 독일 어린이와 스위스 어린이 [47] file Eno 2011.07.06 973 9
8551 [Glashütte Original] 글라슈테 오리지널 루나 기추했습니다 [14] file 두파소 2021.12.24 1693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