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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RMAN BRAND

안녕하세요, 독일포럼 회원님들.

 

제목 그대로 제가 때 아닌(여름 다 지나서 왠 다이버 타령?) 득템을 하게 되어
이렇게 포스팅을 남겨봅니다.
네... 바로 스타인하트 오션 1입니다. ㅋㅋ

 

다들 뭐 아시다시피 다이버 워치의 부동의 지존은 롤렉스 서브마리너(일명 섭마)지요.
구형이건 신형이건 해가 바뀌어도 여전한 인기, 2-30대 시덕들의 영원한 로망... 
하지만 신형 섭마의 가격은 제겐 이제 넘지 말아야 할 강을 건넌 느낌입니다.
다시 말해 900을 넘는 가격은 정말이지 좀 심하다는 생각을 감출 수가 없는 거죠.
뭐 섭마 정도의 오리지널리티와 로버스트함, 롤렉스라는 브랜드 파워 등등을 고려할 때
이 정도의 가격은 기꺼이 지불할 만하다고 한다면 저는 뭐 더 이상 할 말 없습니다.


어쨌든, 박봉의 월급쟁이인 제게 있어 섭마는 제 경제력이나 분수에 맞지 않는 시계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리고 차라리 그 가격이면 좀 더 돈을 보태 보다 하이엔드 급의
예쁘장한 수동시계를 지를 수도 있고, 보다 저렴하면서도 내실 있는 브랜드의 제일 잘나가는 멋진 모델을 지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섭마가 그만한 값어치를 못한다는 소리가 아니라, 지극히 개인적인 제 시계 지름 취향상 하는 말입니다.(참고로 전 수동에 드레스워치 매니아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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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의 위용... 말이 필요 없는 컬트 아이콘 섭마!
내 돈으로는 못 사도 예물이나 누가 선물해주면 기꺼이 아껴줄 용의는 있음ㅎㅎ 

 


그럼에도 전 섭마의 디자인이 참 좋습니다.

투박하지만 단단해 보이는 외관, 블랙의 시크한 다이얼에 귀여운 동글동글 야광 인덱스,

벤츠 로고랑도 겹치는 핸즈, 롤렉스의 특징적인 사이클롭스도 다른 라인에는 좀 보기 싫지만 스포츠 라인에는 제법 잘 어울리고요.
고로 이쯤 되니 고민이 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결론은? 스타인하트 오션 원을 질렀습니다. ㅋㅋ
왜? 롤렉스 섭마의 오마쥬 모델답게 거의 비슷한 디자인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정말 저렴한 부담 없는 가격까지... ^^


타포에선 많은 분들이 스타인하트(혹은 스테인하트, 슈타인하르트 등)의 이 모델이

단지 롤렉스 섭마와 너무 외관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저어하시는 분들이 꽤나 많은 줄 압니다.

 

그래서인지 제대로 된 득템기나 리뷰조차 찾아 볼 수 없더군요.

더불어 마치 질러선 안 될 어둠의 자식이라도 들인 것 마냥, 은근히 쉬쉬하며 드러내놓고 자랑? 내지 소개조차 하질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흠... 어느 정도는 이해합니다.

 

원체 유명한 모델을 따라한 제품이기에 이미테이션, 카피, 짝퉁이미지와도 자연스레 겹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저 역시 이미나 낙오프는 싫어하다 못해 혐오합니다. 그건 일종의 절도행위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에 동참하는 것 자체가 스스로 격을 낮추는 그다지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이라는 생각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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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섭마의 디자인적 요소는 나온 지 하도 오래 되서 이젠 다른 브랜드에서
차용하는데 있어 법적으로나 워치인더스트리 내의 보편적 인식으로서나 아무런 문제가 없는

하나의 클래식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또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어쩌면 현행 모델 대부분은 과거 클래식의 복제품 내지 창조적 변형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시중의 많은 브랜드의 다이버 워치들이 사실 섭마에 많은 빚을 지고 있는 셈이지요.

 

실제로도 우리가 잘 모르는 수많은 브랜드에서도 섭마와 거의 흡사한 오마쥬 모델들을 제작해 내고 있구요.

스타인하트의 오션원도 단지 그중 하나일 뿐입니다.
만약 로고가 스타인하트가 아닌 롤렉스로 둔갑시키고 크기나 러그 형태, 브레이슬릿 마감 등을

진퉁과 거의 똑같이 복제한다면 그거야 말로 의심할 바 없는 낙오프(Knock-off)일 것입니다.


롤렉스의 네임 밸류를 훔쳐 와서라도 굳이 잘난 척을 하고 싶은 사특한(혹은 요즘 말이 많은 리플리 콤플렉스 같은) 마음으로서가 아닌,

단순히 섭마의 디자인적 요소를 좋아하고 그런 느낌의 다이버 워치를 케쥬얼하게 필드워치로서 부담없이 즐기고 싶은 유저라면

스타인하트 정도의 오마쥬 모델은 남의 시선이나 존심 때문에 너무 고민할 거 없이 질러줘도 괜찮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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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하나의 시계를 소유하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유일한 대상은 자기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섭마를 실제 소유하거나 알아보는 사람들은 만약 제가 스타인하트의 이것을 차고 있는 것을 보면

좀 안쓰럽게 생각할 지도 모릅니다.(제 과대망상인가요?) ㅋㅋ

하지만 단호하게 말씀드리지만 그들의 시선이 어찌 됐든 상관없습니다. ㅎㅎㅎ


전 그냥 편하게 찰 필드워치용 시계가 필요했을 뿐이고(네, 수중엔 드레스워치 일색입니다),
그렇다고 일전에 차던 다마스코나 진 같은 파일럿 계열 워치는 제외시키고 싶었습니다.
왜냐면 그들 브랜드의 파일럿 워치는 훗날 보다 상급의 모델들로 가기 위해서지요. 여튼
여러 브랜드를 나름 고민했지만, 섭마의 디자인이나 특징들을 좋아하는 저로선
사실 스타인하트만한 대안이 없었습니다. 가격대도 제일 만만했구요.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에 기본 이상의 스펙을 가진 이 시계를 굳이 섭마와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싫어하고 꺼려할 이유가 제겐 하등 없더라구요.


해외포럼도 종종 구경가보면 forums.watchuseek.com같은 경우는 아예 스타인하트 포럼이 따로 만들어져 있을 정도입니다.

자회사인 Debaufre와 함께 말이죠(미 특허 시비 때문에 따로 만들었다는 말이 있더군요).

여튼 과거엔 스타인하트 하면 파일럿 천하였지만 요즘 외국 스타인하트 포럼에는 다이버가 대세더군요.

특히 유원 블랙과 그린베젤, GMT, 최근에 추가된 것으로 수퍼루미노바 C1에서 발광력이 더 좋은 C3로 업그레이드한 빈티지 레드 유원 제품 등이 가장 인기가 좋더군요.

 

제가 보기에 전세계 시덕질의 진정한 종결자는 일본도 유럽도 아닌, 북미권 유저들인 거 같습니다.

우리나라 유저들도 예전에 비해 많이 유연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남들 시선이나 눈치 보는 문화가 시덕질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는 거 같은데,

외국 유저들은 정말 다양한 방면으로 가열차게 즐기더라구요. 그중 스타인하트 오션원도 그렇습니다.

적어도 오션원이 오마쥬 모델이라서 기가 죽거나 단순히 깎아내리는 분위기 같은 건 거의 느끼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저렴한 가격에 좋은 스펙을 기대할 수 있어 끌린다는 의견이 지배적이고, 실제로도 많이들 사고,

롤렉스 매니아분들 중에서도 오션 원을 평상시 필드용이나 비교용으로 따로 구매하시는 분들도 많이 보이더군요.

 

확실히 이런 점에서 그들은 유연하고 남의 시선보다는 자기가 뭘 좋아하고 즐길 줄 아는지 그 니즈를 확실하게 파악하고 실행에 옮기는 거 같습니다.

즉 그 대상이 명품이든 취미이든 종국에 남는 건,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그걸 향유하는 자의 에티튜드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애니웨이... 그럼 이제부턴 구매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됩니다.
중고로 살까? 신품으로 살까? 흠... 중고는 별로 안 좋아해서 신품으로 가기로 합니다.
근데 신품은 시계고양이네서 주문해도 1달 넘게 걸린다더군요.
사실 스타인하트 오션원을 약 한 달 반쯤 전부터 사고 싶었습니다.
근데 재고가 없었고 주문 후 1달 넘게 기다릴 자신이 없었습니다.(기다리는거 넘 싫삼ㅠ)
그래서 그냥 재고가 있기를 기다리기로 합니다. 당장 급한 거 아니니까요.
여름 다 지나갔지만 뭐 상관없습니다. 어차피 드러내놓고 과시할라고 차는 시계도 아니고,
말이 다이버지 저는 이걸 끼고 다이빙이나 하다못해 수영도 잘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며칠 전 스트랩을 사러 우연히 고양이네를 방문합니다.
마침 재고가 생겼다는 깨알 같은 리플 하나를 매의 눈으로 발견합니다.
그리고 바로 광속의 속도로 주문합니다. 전날 밤 술을 엄청 먹어서 해롱대는 와중에도
제가 원하던 시계의 재고 여부와 결제까지의 여정은 단 5분도 채 안 걸립니다.
아주 기민하고 맑은 정신으로 모든 일을 마무리합니다.
그리고 여유롭고 조금은 설렌 마음으로 택배를 기다립니다.

 


이렇게 해서 스타인하트 오션원을 오늘 맞이합니다.
서론이 너무 길어서 지루하셨죠? 저란 놈이 이렇습니다. 흐흐... 죄송합니다.
이제 허접하나마 본격적으로 사진 몇 장 나갑니다.(아이폰 발샷임을 감안해 주십쇼ㅋ)

 

 


1. 구성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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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초 심플합니다. 스타인하트라고 표기된 하얀 종이 상자와
상자를 열면 고무같기도 하고 가죽같기도 한 묘한 질감의 케이스가 딸랑 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시계와 보증서(2년 보증)와 사용설명서가 함께 묶여진 작은 책자 같은 게 들어 있습니다.

 

그럼 이제 보호 필름을 모조리 잡아 뜯어내고 시계 자체를 어디 한 번 매의 눈으로 들여다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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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케이스 & 브레이슬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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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전체적인 외관이 생각보다 괜춘합니다. 아니 이 정도면 준수하지 않나 싶네요.
이 가격대 시계라고 보기엔 믿기 힘들만큼 좀 더 고급스러워 보입니다. 약 100단위 시계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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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러그 상단은 무광, 옆면은 유광처리가 돼 있구요. 베젤 톱니는 전체 무광,

크라운은 전체적으론 무광에 살짝 유광 트리밍을 해줘서 디테일에 신경을 쓴 티가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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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면은 구형에는 없던 해마와 삼지창을 들고 해마를 타고 있는 포세이돈의 모습이 음각돼 있습니다.(꼴에 다이버 컨셉을 강조하고 있죠?)

여튼 구형의 밋밋한 케이스백보다는 훨씬 더 뭔가 좀 있어 보이는 군요. 그리고 그 주변을 빙 둘러서 300미터 방수, 사파이어 크리스탈 같은 스펙이 각인으로 명시돼 있습니다.

롤렉스 오이스터 케이스처럼 원조 버블백은 아니지만 제법 견고해 보이는 케이스백이 인상적이고

스크류 방식으로 돌려 열게 돼 있다는 점도 기밀함 면에서나 시계의 장기적인 관리 면에서나 유리한 점이라고 사료됩니다.

(시스루가 아닌 바에야 솔리드 형태에선 나사식 오픈 방식 보다는 아무래도 좀 더 선호하는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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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브레이슬릿이 아주 인상적입니다.


롤렉스 구형 모델들처럼 소위 말하는 깡통 오이스터 밴드 같은데(아닌가? 애매하네요), 그래도 질감이랄까요?  

은은한 광택이 돌게 비교적 잘 폴리싱된 316L 스틸 소재 브레이슬릿은 이 가격대에 비해 제법 고급스럽게 보이게끔 합니다.

 

신형 롤렉스의 904L 스틸의 매트하면서도 뭐랄까, 헤어라인까지 잘 살게 가공된 속이 꽉찬 솔리드 브레이슬릿과는 비교 불가이겠지만은...

그래도 구매시 가장 우려시 됐던 부분 중 하나인 브레이슬릿이 제법 가시적으로는 고급스러워 보여 다행스럽다고 생각합니다.

 

브레이슬릿은 전체 무광 폴리싱에 옆면은 또 유광처리를 해서 적당히 블링블링함을 선사하리라 봅니다.

그리고 엔드피스 부분도 허접하진 않을까 우려했었는데 피트가 본체에 딱 잘맞게 돼 있는 점이 아주 맘에 듭니다.

시계 뒤를 돌려 봤을 때도 엔드피스 끝부분 사이드 에지를 러그 홈에 맞게 잘 커팅해서 지저분해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왠지 나중에 줄질도 쉬울 듯, 왜냐면 롤렉스의 엔드피스 안쪽 보단 좀 더 유격이 있거든요.  

롤렉스 스틸 밴드가 다른 밴드로 줄질하기 다소 빡새다는 걸 경험상 아시는 분들은 제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겁니다.)

 


시계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데 있어 케이스 부분이 상당히 중요하다는 것을 감안할 때,
스타인하트의 전체 마감 케이스 수준은 기대이상이었습니다.


특히 브레이슬릿의 은은한 광택이 도는 무광 피니싱은 그것은
비록 아쉽게도 속이 꽉찬 솔리드 같지는 않아 보이지만(확인 불가지만 무게감이 좀 덜합니다)

--- 이 부분과 관련해 다시 고양이네 확인 결과, 솔리드 밴드라네요. ^^

중량감 있는 솔리드 같진 않지만, 오히려 그래서 착용감에는 더 유리한 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외관상으로는 딱히 흠잡을 데가 별로 없었습니다.
계속 브레이슬릿을 이리 만져도 보고 저리 만져도 보고 했는데,
마감이 일정치 않아서 어느 한 부분 껄끄럽게 걸리는 부분조차 없었습니다.
아주 고르게 잘 폴리싱 되었고 손에서 살짝 미끄러질 정도로 부드럽기까지 합니다.
롤렉스 구형 오이스터 깡통 밴드보다는 저는 오히려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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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버클 부분은 살짝 호불호가 나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제 눈에
버클은 역시 이 가격대 답게 그다지 고급스러워 보이지 않습니다.


신형 롤렉스 섭마의 글라이드락인가요? 그것처럼 보다 조절 및 조작이 쉽게 만들었으면 좋았겠지만 ㅋ

그래도 미세 조정이 가능하게 버클 안쪽에 홈을 만들어 핀 이동을 할 수 있게 한 건,
다이버 워치 성격답게 환영할 만하지만 뭔가 좀 어설픕니다. ㅋㅋ

(이 가격대에선 어쩔 수 없는 디테일의 한계겠지만요...) 

 

다른 부분은 다 무광인데, 위 사진에서 보이듯 마지막 잠금 버클 부분만 유광으로 만든 것도

좀 의외였습니다. 포인트를 주려는 건 알겠는데 흠... 모르겠삼. 뭔가 좀 어설퍼...ㅋㅋ


그래도 손목에 착용 후 버튼 다운했을때 제법 견고한 느낌을 줍니다.
즉 쉽게 풀릴 거 같진 않습니다.
이중 버클 구조에다 잠글 때 탁하고 제법 묵직하게 잡아주는 맛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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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시계 줄이나 제 손목에 맞게 줄여야 겠군요.
그래서 간단한 공구를 준비합니다.
뭐 별 거 없습니다. 브레이슬릿 링크를 연결하는 봉이 나사선이 있어
스크류 식으로 돌릴 수 있게 돼 있어서 링크 탈착이 매우 용이합니다.
이 점 역시 제법 칭찬할 만한 디테일입니다.
고로 1.5미리 정도 되는 드라이버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 드라이버만 있으면 굳이 시계방 가지 않고도 편리하게 집에서
시계줄을 줄이실 수 있습니다. (시덕이라면 이쯤은 혼자 해결해야죠, 훗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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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손목이 그리 굵지 않아(약 16.5에서 17 정도)
브레이슬릿 양쪽에서 각각 2코 씩(총 4코)를 제거했네요.

그리고 미세 조정은 버클 부분 안쪽에 있는 홈으로 하시면 됩니다.
전 개인적으로 이런 좀 묵직한 필드워치용 워치는 혹은 다이버 계열 워치는
손목에 딱 피트되게 착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주의인지라,
손목에 딱 맞게 맞춰 줄여 봅니다.
2코 씩 제거하고 미세조정까지 하니까 아주 자연스럽고 완벽하게
손목과 일체감을 이뤄주네요.
고로 착용감 면에서도 아주 훌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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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다이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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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 필름을 제거하고 제가 제일 먼저 예민한 눈으로 확인한 것이 다이얼입니다.
블랙판 다이얼의 질감이 허접하진 않을까, 야광 도료가 균일하게 발려져 있는가,

핸즈 야광이 어딘가 삑사리가 나진 않았는가,

사이클롭스나 안쪽 날짜창 부분에 뭔가 문제는 없는가 등등.....


그렇게 한참을 들여다봤습니다. 그리고 결론은?
와우... 이럴 수가... 오 마이갓....

 

다이얼의 퀄리티는 정말 놀라울 정도입니다. 이 정도면 가히 Flawless 급입니다.
물론 어느 정도 뽑기운이 작용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정말 잘 만들어진 다이얼입니다.
일전에 롤렉스 섭마 구형을 직접 보기도 했지만 브랜드 로고만 제하면 정말 퀄리티 차이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의 수준입니다. (야광 도료 종류나 약간의 디테일은 제외하구요)


제가 너무 오버해서 좋게 봐주려고 그러는 게 아니라, 정말 다이얼 하나는
잘 만들었습니다. 이 부분은 구매 생각하시는 회원님들께서 그다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거 같습니다. (단 앞서 밝혔듯 어느 정도의 뽑기운도 있음을 아셔야 합니다. 아직 작은 브랜드 특성상이나, 

이 가격대에서 제품 품질 관리를 일일이 균일하게 조절하기엔 아무래도 무리가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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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주 자세히 들여다보면 몇몇 방향(제 시계는 4시와 7시, 8시 방향)의 야광이 살짝 붕 뜬 듯 한,

즉 다른 부분처럼 딱 피트 되게 균일하게 잘 발려진 게 아닌 살짝 오버되게 두텁게 발려진 듯 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건 정말 한참을 들여다 본 결과 확인할 수 있는 정도의 흠이었지 확 눈에 티 나는 수준은 결코 아닙니다.


깔끔하고 시인성 좋은 다이얼의 전체 퀄리티는 이렇듯 기대 이상이며, 핸즈나 초침의 야광상태 또한 만족스러웠습니다.

더불어 오션 원, 오토매틱, 300미터 방수, 스타인하트 로고 등의 프린팅 상태도 어디 하나 글자가 삐뚤어진 곳 없이 균일하게 잘 프린팅 돼 있었습니다.


더불어 검은 배젤 부분도 저는 큰 흠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신형 섭마의 블링블링한
세라믹 베젤과는 절대 비교 불가이겠지만 구형 섭마의 수준 정도는 됩니다.
최근에 이 베젤 디자인이 살짝 바뀌었다고 하는데 이 부분은 잘 모르니 패스하겠습니다.


참고로 야광은 수퍼루미노바 C1이 쓰였다는 군요.
좀 더 발광력이 좋은 C3를 썼더라면 더 좋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 조금 남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추가된 빈티지 레드 오션원 시계에는 C1이 아닌 C3가 쓰였다고 하네요.
그래서인지 외국포럼 같은 데서 보면 기존의 블랙/그린 오션원보다 빈티지 레드 오션원의 인기가 살짝 더 높아 보입니다.
근데 뭐 전 야광에 그다지 예민하게 신경을 쓰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큰 차이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아직 밤에 야광 테스트를 해본 건 아니기 때문에
이 부분에 관해서도 별로 드릴 말씀이 없겠네요. 추후 포스팅에서 보강하도록 하죠.

 

 


4. 크라운

 

 

다이버 워치라는 태생답게 이중 스크류다운 잠금 형태의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얼마만큼 큰 기밀성을 기대할 수 있을지는 케이스 안을 분해해 보지 않는 한 확인할 길이 없지만,

일단 조작감은 의외로 견고하게 여겨집니다. 용두 자체가 살짝 크고 홈이 좀 날카롭기 때문에 돌릴 때 손과 밀착력은 아주 좋습니다.

그리고 풀러서 날짜를 조정하고 시간을 맞추고 다시 잠글 때도 견고하게 착 돌아 감긴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이 부분은 심미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직접 느껴보는 수밖에 없겠군요. ^^

 


5. 무브먼트

 

무브먼트는 아시다시피 ETA 2824-2 오토매틱 무브입니다.

 

가장 유명하고 많이 사용되는 범용 오토무브이고 그만큼 검증이 된 것이기 때문에,

또한 수리나 관리도 용이하게 때문에 전 에타 무브에 대한 불만 같은 건 없습니다.
GMT 모델 같은 경우는 좀 더 상급의 2893이 쓰인 걸로 알고 있는데, 그만큼 또 가격이 올라가고 크게 제겐 필요한 기능도 아닐뿐더러

2892 베이스 무브에 살짝 안 좋은 기억이 있어서 그냥 2824-2 무브에 만족을 느낍니다.
딱 이 정도 가격에선 사실 대안이 없는 선택 아니겠습니까?! 셀리타나 미요타 같은 무브가 아니라는 것만도 감지덕지지요. ㅎㅎㅎ 


카테고리는 좀 다르지만 진이나 다마스코 같은 경우는 같은 범용 무브래도 탑급 정도를 쓰는 걸로 알려져 있는데 반해,

스타인하트 오토 범용은 그리고 제 이 오션원에 들어간 2824-2 무브는 딱 엘라보레 급으로 사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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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일전에 해외포럼 서핑 중에 발견한 오션 원 뒷백 개봉 사진이 있어서 하나 추가해봅니다. 
 


글구 무브 성능이나 오차 부분은 오늘 받아서 포스팅을 하는 것이기에 자세히 확인은 못했지만,

2824 계열이 그렇듯 딱 기본은 해줄 것으로 보입니다.

전 오차도 크게 민감해 하지 않기 때문에 이 부분도 사실 별로 흠을 잡고 싶진 않습니다.

스펙상으론 아시는 분은 아시다시피, 파워리저브 시간은 약 40시간 정도이고(와인딩 효율이 그다지 좋지 않기 때문에 자주 착용해주거나 수시로 흔들어줘야 겠죠?!),

수동 감기 지원, 날짜창 퀵체인지, 초침 핵기능(스톱 세컨드) 등이 있습니다.

 


6. 크기, 두께, 착용감, 무게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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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젤 포함 다이얼 지름은 기존 섭마보다 살짝 큰 42미리입니다.(용두 포함 46미리)
하지만 베젤이 있는 시계들이 그렇듯이 다이얼은 그다지 커 보이지 않기 때문에 부담스러운 사이즈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러그 투 러그 길이가 제 그다지 굵지 않은 손목에도 거의 딱 맞아서(즉 손목을 벗어나는 길이가 아니라서)

40미리 이상의 오버사이즈 워치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제게도 크게 이질감 없이 잘 맞습니다.


두께는 13미리 정도로 제가 가진 수동이나 쿼츠류와 비교했을 땐 2배 정도 두껍긴 하지만,

스포츠 워치 치고는 비교적 좋은 두께감이라고 생각합니다.
착용감도 아까 브레이슬릿 관련해서 언급하며 밝혔듯,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럽습니다.
무게는 익숙하지 않아서 다소 묵직하게 느껴지지만 여타의 스포츠 워치들에 비해선 가벼운 거 같습니다.

단 제 느낌상인지 구형 섭마보다는 살짝 더 무거운 것 같이 여겨집니다.

둘을 같이 두고 비교할 수 없어서 뭐라 덧붙이긴 곤란하지만 그냥 순전히 느낌상으로는 그렇습니다. 


 

7. 결론

 

스타인하트 오션원 블랙 모델을 이번에 득템하면서 전 시계를 받자마자 몇 가지 사항에 제법 놀랐고 좋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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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이 시계는 롤렉스 섭마의 오마쥬 모델이라는 혐의만 제외하고 시계 자체만 두고 봤을 때는

이 가격대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굉장히 잘 만들어진 웰메이드 워치라는 사실입니다.


은은한 광택까지 느낄 수 있는 잘 가공된 무광의 브레이슬릿과
유무광의 적절한 포인트를 살려 준 케이스 전체 마감 퀄리티는
애초 우려와 달리 기대이상이었고,
다이얼의 완성도 또한 딱히 흠잡을 데가 없게 완성도가 높았습니다.


300미터 방수 타이틀의 다이버 워치지만 혹자들은 방수 능력을 신뢰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뭐 당연합니다. 아무리 디테일에 신경을 쓰고 한다 해도 방수 부분은 분명 브랜드 자체적으로 보다 더 진지한 고민과 함께

이를 반영한 신뢰할 만한 테크놀러지가 적용되야 하는 게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전 이 시계로 300미터까지 들어갈 일도 죽을 때까지 없을 것이기 때문에 애초 이 부분은 기대하는 게 별로 없었습니다.
그저 생활 방수보다는 좀 더 되는 수준, 어쩌다 샤워 정도는 차고 할 수 있을 정도,

그럴 일도 자주 없겠지만 휴가지에서 가끔 가볍게 수영을 즐길 때 차는 정도 수준이면 오케이인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그래도 명색이 DIN 머시기 기준을 통과했다고 선전하는 다이버 컨셉 워치가 이 정도 조건은 충족시켜 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방수 부분은 국내 유저들 사이서 도는 루머와 달리 해외 포럼에서는 굉장히 만족스러운 점수를 주는 유저들이 많습니다.

 실제로 테스트도 했는데 300미터까지는 이르지 못했지만 250미터 정도까지는 이상이 없었다는 깨알같은 보고도 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러니 이 부분은 직접적인 객관적 테스트가 불가능한 상황에선 잘 모르는 유저들이 쉽게 폄하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고 롤렉스 섭마는 무조건 방수 기능을 통과했다고만 떠드는 식은 올바른 비교가 아니라고 봅니다.

 

22.jpg

 

 

여튼, 다시 한 번 정리하자면, 


한화 60정도 되는 가격에 사파이어 글라스의 채용, 수퍼루미노바 야광, 300미터 방수,

스위스 무브, 기본 품질 이상의 케이스와 브레이슬릿 마감을 보여주는

이런 다이버 워치를 과연 찾아볼 수 있을까 싶습니다.

 

뭐 좀 더 돈을 쓰면 1백 초중반대까지에도 즐비한 필드워치용 다이버 워치 후보군이 있겠지만,

스타인하트는 제가 보기에 그런 시계들과 비교했을 때도 전혀 꿀리지 않는 잘 만든 시계라고 봅니다.
더불어 섭마의 아이덴티티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1/10도 안 하는 저렴한 가격에 섭마의 기분을 내며

fun하게 즐기기에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봅니다.

(허접한 짝퉁이나 복제품을 차느니 그래도 이름 있는 회사의 스위스 메이드 완제품을 차는 쪽이 낫다는 것이죠)

 


로버스트하게 만들어진 다이버워치를 필드 워치용도로 쓰고 싶은 젊은 분들,

굳이 롤렉스라는 브랜드 후광에 그다지 아쉬움을 느끼지 않는

자신만만한 에고와 에티튜드를 가지신 분들(즉 남 시선 신경 쓰지 않고 합리적인 가격대로 즐기시고 싶은 분들),

단순히 섭마의 디자인적 요소를 좋아해 비슷한 계열의 저렴하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완성도 있는 워치를 찾으시는 분들,

이런 분들에게 스타인하트 오션 원은 제법 훌륭한 대안이 돼 줄 것이라고 저는 감히 확신합니다.

저 역시 그렇게 느끼고 있고 그래서 주저 없이 구매했고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있구요...

 

앞으로 얼마나 이 시계를 오래 즐기게 될 지는 저 역시 장담할 수는 없지만,

아담하고 섬세한 드레스 워치만 있는 제게 가끔씩 필드워치 용으로 제몫을 해줄 것이라는 사실은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물론 몇 년 차다가 그냥 처박아 둬도 제 생각엔 본전은 뽑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만큼 부담이 없는 가격대라서요.

그냥 편하게 막 굴리면서 가끔 이런 저런 나토 줄질도 해주고 그렇게 유쾌하게 즐기고 싶습니다. ^^

 

 

득템기 및 대략적인 리뷰 및 넋두리까지 포함된 지루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다들 즐거운 주말 보내시구, 또 인사드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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