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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RMAN BRAND

시계도 많은 종류가 있습니다. 쟝르로 구분한다면 드레스, 스포츠, 밀리터리 등과 같이 할 수 있겠지요. 매니아들의 흥미를 끄는 시계들은 수도 없이 존재하지만 밀리터리 워치는 그와 얽힌 뒷이야기들과 함께 강한 호기심을 유발하곤 합니다. 밀리터리라는 큰 범주는 또 파일럿, 필드, 다이버와 같이 기능적인 분류가 가능하고, 그것은 어떤 기준에 따라 여러번의 분류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가 보면 독일의 시계 중에서 B-Uhr이라는 시계와 만나게 되지요.

IWC의 B-Uhr (오리지날 빈티지)

 
B-Uhr은 자세히는 모르지만 어딘가에서 본 낯설지 않은 단어일 겁니다. B-Uhr의 B는 독일어 'Beobachtung'의 약자로 네비게이션, 옵저버라 할 수 있고 뜻은 관측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뒤의 Uhr은 'Uhren'으로 시계를 뜻합니다. B-Uhr은 네이게이션 워치, 관측용 시계라고 해석 할 수 있는 것이죠. 이 네비게이션 워치의 등장 시기는 시계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관측이 필요한 시점, 즉 전쟁시 필요했던 것입니다. 원래 이것은 해군에서 필요로 했던것이지만 비행기가 전략상의 큰 역할을 하게 된 제2차 세계대전이 B-Uhr이라 부르는 시계의 탄생 시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독일 해군에서 사용하던 네비게이션 워치는 주로 랑게의 Cal.48이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해군과 공군이 원하는 스펙은 좀 달랐는데 고속으로 진행하는 비행기에서는 해군의 스몰 세컨드의 회중시계형 시계로는 재빨리 시간을 읽을 수 없었기에 이와 다른 스펙이 요구되기에 이릅니다.
 
- 케이스 직경은 55mm, 케이스에는 FL 23886 이라고 각인이 되어 있어야 함. (*FL 23886은 비행기기의 코드로 '23'은 네비게이션 기기를 뜻하고 '886'은 독일 항공시험기관에서 부여받은 타입의 코드를 말합니다)
 
- 조종용 장갑을 착용하고 조작할 수 있는 큰 크라운
 
- 센터세컨드
 
- 핵기능 등

랑게의 B-Uhr

랑게 Cal.48/1

 
일반적으로 파일럿워치의 특성으로 잘 알려진 요소들인데 시간을 재빨리 확인할 수 있도록 한 심플한 인덱스(바, 아라빅)와 센터 세컨드와 같은 것들입니다. 그래서 랑게의 Cal.48은 센터세컨드로 표시하도록 수정한 Cal.48/1 이 되고 오리지날 랑게의 B-Uhr에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B-Uhr을 만든 메이커는 앞서 말한 랑게 & 죠네, 라코(Laco), 스토바(Stowa), 벰페(Wempe), IWC의 5사로 알려져 있는데 B-Uhr의 스펙에 따르면 두 종류가 있었다고 합니다.
 
B-Uhren Klasse 1 과 2로 (Klasse는 Class 겠죠?) 1에 해당하는 하는 메이커는 랑게의 Cal.48/1 뿐이었고 일오차는 약 1초였다고 합니다. 클라세 2에 해당하는 메이커는 랑게를 제외한 나머지로 일오차 약 3초를 보였다는군요. 클라세 2도 지금의 COSC의 기준으로 보면 훌륭하지만 클라세의 일오차 1초라는 규정은 엄청난데 그것을 충족했던 랑게는 더욱 엄청났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당시 독일의 시계기술은 스위스와 더불어 세계 최고수준이었으니 불가능한 것도 아니었겠죠.

Azimuth의 B-Uhr 타입 워치. 심플함에 매력이 있습니다.

 
전쟁과 더불어 크게 발전한 것의 하나도 시계입니다. 전쟁이 없었다면 아마 지금도 회중시계를 사용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고요. 지금에야 제1,2차 세계대전과 같은 엄청난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표면적으로는) 시가러 밀리터리 워치가 쇄퇴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무색하게 쟝르의 하나로서 매우 단단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밀리터리 워치는 실직적인 필요성보다 디자인적으로 봤을때 마치 밀리터리 룩처럼 독특한 개성이 받아드려지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독일 시계의 유산이라고 할 수 있는 B-Uhr의 디자인적 요소는 현재에도 꽤 큰 영향을 펼치고 있습니다. 실제로 B-Uhr을 제작해 납품했던 메이커들이 현재에도 열심히 B-Uhr 타입의 시계를 만들고 있고 그 외의 메이커들도 유사한 스타일의 시계를 만들고 있습니다. 클라세 1의 고정밀 시계를 만들었던 역사를 가진 랑게는 현재 B-Uhr 타입 시계를 만들지 않고 있는데 현재의 라인업과 방향성으로는 만들어질 가능성이 희박해 보입니다. 직접적이진 않으나 전쟁에 협력했던 그리 유쾌하지 못한 과거를 들추기 싫은것일 수 도 있고요. 개인적으로는 랑게의 B-Uhr을 보고 싶지만 말이죠.
 
서론이 본론보다 더 장황해졌습니다. 허허허. 여기서 제가 정리해 보고 싶은것은 현재의 B-Uhr로 B-Uhr의 디자인을 차용한 시계들을 한번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가장 고급스러운 B-Uhr을 만드는(만들었던) 메이커 IWC

 
IWC의 대표적인 라인업은 파일럿 워치로 가장 상위에 있는 것은 빅 파일럿입니다. 47mm라는 압도적인 케이스에는 수년간의 ETA 생활을 청산(?)하는 자사 무브먼트 Cal.5011이 사용되었고 그에 걸맞게 리테일가 역시 밥벌이 시계인 마크씨리즈에 비해 훨씬 고가였습니다. 지금도 가장 비싼 B-Uhr 시계라고 할 수 있는 빅 파일럿은 IWC가 실제로 B-Uhr를 공급했던 역사와 함께 디자인적 아이덴티티를 멋지게 발전시킨 좋은 예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파이얼 라인의 통일된 디자인. 왼쪽에서부터 마크 16, 마크 미드사이즈, 빅 파일럿, 파일럿 크로노.
 
마크의 새로운 모델인 마크 16의 등장과 더불어 파일럿 라인은 대대적인 정리작업이 이뤄졌습니다. 그러면서 디자인의 통일로 이어지게 되죠. 문제는 통일에 따른 이전 디자인과의 단절입니다.
 
 
마크 16 스핏파이어
 
중립국 스위스의 시계 메이커들은 대전 당시 어떤 진영에도 기울지 않고 공평하게 시계를 팔았는데 실질적으로 같은 시계를 팔더라도 A라는 나라에 납품하는것과 상대진영인 Z라는 나라에 납품하는것에 메이커를 달리하거나 하는 방법을 취한 듯 합니다. 중립국이라는 특성을 살린것이긴 하지만 동일한 시계를 적대관계인 A에도 Z에도 팔았으니 어떤쪽도 좋아할 리가 없었겠죠. (그래서 눈엣가시 IWC 공장이 폭격맞은것일지도. B-Uhr의 납품 메이커 5개 중 유일한 스위스 메이커였으니까요) 어쨌거나...
 
IWC의 경우 연합군의 마크와 독일군 B-Uhr의 유전자를 가진 빅 파일럿이 함께 존재했는데 위와 같은 역사를 지닌 스위스의 시계 메이커로서 이는 자연스러운 것이었겠지만 라인업 안의 두 세력의 공존은 불가피 했었을까요? 디자인의 정통성이냐 통일성이냐의 고민에서 지금의 통일성을 택한것으로 보입니다. 현 IWC 파일럿 워치의 디자인은 짬뽕스러워지며 B-Uhr의 유전자가 흐려진것은 사실입니다. 이는 아쉬운 부분이나...
 
 
 
제2차 세계대전에 공급된 IWC의 B-Uhr(본문 가장 위의 사진)에는 Cal.52(위 사진)을 사용하여 1200개 정도 생산되었습니다.
 
그 때의 기술력이 지금의 빅 파일럿에게도 전해졌을것이라 믿습니다. (아마도)
 
 
- 1편 끝, 2편에서 계속(B-Uhr을 공급했던 메이커 중심으로 하려 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방대하군요. 헉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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