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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RMAN BRAND

augustraymond 726  공감:3  비공감:-3 2014.07.04 00:23

내가 융한스를 처음 접했던 것은 바야흐로 7~8년 전, 크로노스코프(Chronoscope)라는 현미경스러운 이름의 

불룩한 시계가 일본잡지에 리뷰된 것을 보며 '저걸 왜 살까?'하는 의문을 가졌던 게 처음이었다.

 junghans.jpg  chronoscope.jpg

[내가 구입한 융한스 애니버서리 모델 1861/4711 과 융한스 크로노스코프] 


아무튼 그렇게 수년이 흐르고 나는 우연히 위 사진 왼쪽의 시계, 그러니까 같은 융한스인데 

보다 고급화를 지향하는(?) 에르하르드 융한스(Erhard Junghans)라는 시계를 우연히 마주치게 된 것이다.


j830.jpg 9s55.jpg

[왼쪽이 융한스에 들어가는 J830 무브먼트, 오른쪽은 그랜드세이코용 9S55 무브먼트]


물론 내가 에르하르드 융한스를 아예 몰랐던 건 아니었다. 나름 시계에 잔뼈가 굵은 몸으로서, 

그랜드세이코에 집착하던 나는 어쩌다보니 그랜드세이코 구형부터 시작해 현행인 9S65 무브먼트가

들어간 놈까지 즐겨차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현행 그랜드세이코 자동이 너무 두꺼운 것이었다.


그래서 다시 구형을 구해볼까 고민을 하던 중에 융한스가 생각이 났다. "똑같은 무브먼트지?" 그래서 

이 놈을 가끔 머리속에 그리곤 했는데 못생긴 디자인과 살인적인 리테일가(위 모델은 거의 4천불에 육박) 

그리고 취급점이 거의 없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아웃오브 안중일 수밖에 없었다.


 

DSCF1486.jpg 

[J830 무브먼트와 시스루백 사양의 4711모델]


짜잔~! 그러나 리테일가의 3분의 1도 안되는 가격에 신품을 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덜컥 구입해버린 에르하르드 융한스. 일단 첫인상은....사진빨에 비해 훌륭하지 않았다. ㅠㅠ


방수는 보시다시피 30미터 사양에 늘상 있는 나사식 백에 사파이어 크리스탈 시스루백이다. 

무브먼트는 J830, 그랜드세이코 9S55와 동일 사양으로 레알구운블루스크류 등의 사소한 업그레이드가

있었지만, 악명높은 그세의 코스메틱 피니싱(?)답게 화장을 하다만 스타일이다 ㅠㅠ

DSCF1489.jpg

[정품 버터플라이 버클]


정품버터플라이 버클이다. 생각보다 여닫기 편하지 않고 좀 불편하다. ㅠㅠ 역시 싸게나온 이유가 있는걸까.

불편해서 빼버리고 사제 디버클을 탑재! 


Untitled-13.jpg 

[왠지 횅~한 밸런스휠 플레이트]


그렇다...썰렁하다... 그랜드세이코 9S55에서 단 한발짝도 더 가공한 게 없는 것 같다.


Untitled-14.jpg 

보시다시피 9S55와 판박이이다. 단지 융한스 마크와 약간 큰(?) 제네바 스트라잎이 다를뿐


Untitled-15.jpg 

용두는 그세만 못하다. 톱니바퀴의 에르하르드 융한스 문장이 새겨진 용두.


Untitled-16.jpg 

다이얼 퀄리티는 흠.... 세이코 브라이츠 아난타와 비슷해보인다. (썩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는 이야기)


Untitled-17.jpg 

케이스 유광 폴리싱은 음....당연히 그랜드세이코의 자라츠 피니싱에 비해 후지다... 

그렇지만 뭐 200~3백만원대 시계 정도라고 보면 된다.


Untitled-18.jpg

핸즈....그냥 평범하다. 특별히 잘 가공되지도 않았고 번쩍번쩍 빛나지도 않으며

초침은 특히 너무 얍삽해서 마치 청와대 방문기념 시계를 보는듯하다...


이 시계의 사이즈는 42mm(정확히는 41.8)에 두께는 11.3mm의 스펙이지만 공허한 다이얼에

얍삽한 핸즈인 탓에 뭔가 벙어리 팔푼이 느낌이 난다. 그리고 두께는 11미리가 아닌 12미리처럼

느껴진다. 


사실 이 시계를 구입하면서 여러모로 많은 실망을 했다. 일반 융한스가 보여준 그 독창적인

디자인과 합리적 인가격을 보면 에르하르드 융한스는 충분히(적어도) 그랜드세이코 이상의 

가성비를 보여줄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나의 예상은 어느정도 빗나간 것 같다. 

이시계는 참으로 애매한 시계다. 보통 이런 명품시계들은 리테일가에서 20~30%정도 할인된

가격으로 팔리는 것이 일상적이다. 오메가가 그렇고 태그호이어도 마찬가지며 롤렉스도 가끔

그렇다. 그런데 이건 무려 70% 할인된 가격에 신품을 살 수 있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세상에는...뭐든지 다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이 시계는 솔직히 3백만원 주고 살만한 가치가 없다.

단지 그랜드세이코의 구형 무브먼트인 9s55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고, 그다지 나쁘지 않은 시계를

찰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사실 이해가 안 가는 점은 리테일가 4천불에 육박하는 시계가

어째서 밴드를 크로코다일을 쓰는지, (이것도 그세 따라한건지는 모르겠다) 이해가 안 가지만.

아무튼... 나는 이 시계에 대해서 100점 만점에 한 60점 정도 주면 적당할 것 같다.


이상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작성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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