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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 1307 2009.03.02 21:50
 
발로찍은듯한 사진과 폰카의 화소,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보려는듯한 말투의 이 사용기는
향후 이 시계를 구매하시려는 분들께 커다란 걸림돌로 남게 될 것 같습니다. ㅡ.ㅡㅋ
 
예를들자면.. '아, 그때 소고가 올린 그 모델.. 사진으로 보니 참 못생겼어..' 랄까요..ㅋㅋ

제 시계인 JLC MGT 입니다 ^^;;

제목 그대로 꿈보다 해몽인 시계 사용기이며.. 기대만큼 눈이 즐거우시진 못할 것 같습니다(제가 찍은 사진이 하나도 안예뻐서요 ㅡ.ㅡ

 

 

1. 도입

 사용기로 다룰 Jaeger LeCoultre 의 Master Grande Taille 는 현재 더이상 제작이 되고 있지 않는 모델입니다. 하지만 이 모델은 현행 빅사이즈 시계들의 추세와 정장용 시계도 변화해야 한다는 분위기에 발맞춰 Master Control 이라는 모델로 그 명맥을 이어가게 됩니다.

 그 변화중 눈에 띄는 것이 38mm 의 직경에서 40mm 라는 정장용 시계로는 다소 큰(현행 정장용 시계들에 비추어 볼 때 더이상 크다고 볼 수도 없겠지만..) 케이스와 무브먼트 및 핸즈 등의 변화였죠. 유사한한 디자인을 하는듯해 보이지만, 이 둘은 함께 놓고보면 차이점이 확 눈에 들어올 정도로 다른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신형보다 이 구형모델을 선택했죠. 매니아의 입장에서, 업그레이드 된 시계보다 업그레이드 전의 시계 디자인이 마음에 들고, 그 시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 마지막으로 그 시계가 단종이 되었다는 사실은 시계 자체 뿐만이 아닌, 시계 외적인 만족감을 주기에 충분한 요소라 생각했습니다. 물론, Master Grande Taille 에서 Master Control 로 이름이 바뀌면서, 무브먼트 자체에도 좋은 수정이 가해졌지만, 오늘날 소위 명기(名器)라 불리는 시계들의 오차가 비슷비슷하고 단기간(10년 이내) 내구성에서 큰 차이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아쉬운 점들은 매니아의 관용으로 부드럽게 웃어 넘길 수 있을 법한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름 제일 잘찍은 사진입니다. 이정도면.. 시계가 못난게 아니라 제 사진기술이 엉망임을 알아주시겠죠..

 

 

 

2. 무브먼트

Master Control(신형) 에 사용된 Calibre 899 무브먼트.
 

Master Control Grande Taille 은 JLC Calibre 889/2 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26mm 의 직경과 3.25mm 의 두께를 가지고 있는데요. Master Control 과의 비교를 통해 그 차이점이 무엇이 있는지 간단하게 비교 및 분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무브먼트 비교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 무브먼트 두께와 파워리저브 그리고 와인드 방향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겉으로 드러나는 요소들이 있기까지 무브먼트에서 약 두가지 정도의 수정이 가해졌는데요. 하나는 세라믹 베어링 로터의 추가이고, 다른 하나는 프리스프렁 사용입니다.
 
 첫번째 수정 요소로 추가된 세라믹 베어링 로터는 로터가 회전할 때에 발생하는 마모를 감소시키는 기능을 합니다. 대신 약 0.5mm의 무브먼트 두께가 추가되었지만, 하루 5시간 정도 착용하고 활동을 할 경우 로터가 약 800 ~ 1000 회정도 회전을 하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상당히 효율적인 수정이 가해졌다고 할 수 있죠. 그리고 오늘날의 와인딩 기술력과 그 효율을 생각할 때에, 굳이 양뱡향 로터를 선택할 필요가 없다고 고려했는지 와인딩 방식도 단방향으로 바꾸게 됩니다.
 
 두번째로 프리스프렁의 차이입니다. 신형 무브먼트(Calbre 899)에 적용된 프리스프렁은  스프링 길이를 조절하는 방식이 아닌 레귤레이터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오차 조정이 되는데요. 이는 과거 프리스프렁 길이를 조절하던 무브먼트에 비해 훨씬 더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조정을 가능하게 합니다. 그 결과 42시간이던 파워리저브는 45시간으로 증가하게 됩니다.
 
(보통 파워리저브 측정은 시계가 풀 와인딩 상태로부터 멈출때까지 시간이 아니라, 풀 와인딩부터 등시성을 잃을 때까지의 시간을 측정하게 됩니다.)
 
 
 
 
(레귤레이터에 대해 더 궁금하시다면 cr4213r 님과 클래식님께서 남기신 테크니컬 > 구조 Q & A > 258, 259 번 글을 참고하세요.)
 
 
 
 
 
 
 
3. 연혁
 
 사실 이 녀석은 이름이 바뀌기까지 약 1년여의 시간을 거쳤습니다. 1995년 Master Grande Taille ref. 140 이라는 이름 아래 처음 출연하였으며, 2004/2005년 사이에는 똑같은 제품 아래 Master Control 이라고 이름만 바뀌었죠. 그리고 오늘날 마스터 컨트롤이라 불리는 디자인과 무브먼트가 탑재된 것은 2005년으로, JLC 는 40 mm의 Master Control ref.139를 발표하게 됩니다. 사실 저도 그렇고 오늘날 많은 분들이 가지고 계신 상태좋은 Master Grande Taille 은 2004년 ~ 2005년 사이에 만들어진 것들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물론  첫 구매 날짜에 따라 그때부터 '소속된' 시계의 삶이 시작되긴 하지만요 ^^;;
 
가운데를 중심으로 양 끝 모델들이 신형 Master Control 이고, 가운데 홀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 Master Grande Taille 입니다.
 
 
 
 
 
4. 디자인
 
 
  디자인 역시 구형 모델과 신형 모델을 비교하는 상당히 재미있는 요소가 됩니다. 신형에는 없는 6시 방향 Automatique 라는 마크와 구형의 신형의 Alpha 핸즈와는 다른 느낌의 Dauphine 핸즈.. 마지막으로 신형이 씨스루 백을 선택하여 무브먼트의 심장이 뛰는 아름다움을 눈으로 감상하게 했다면, 구형인 Master Grande Taille은 솔리드백에 금으로 세공한 마크를 박아넣음으로서 솔리드백의 아름다움을 주기에 주력하였습니다.
 
 
 
 
얼굴과..
 
 
 
뒷태..
 
 
 
 
 은빛 sunray-brushed 다이얼은 새하얀 다이얼이 주는 깔끔한 이미지와는 다른 고급스러움(빛의 방향에 따라 그 결이 보이는)을 선택하였습니다. 각진 로듐 도금 인덱스들 역시 상당히 고급스러운 인상을 주죠. 또한 서브다이얼이었다면, 데이트 저스트의 고요한(다소 심심한) 구성이 되었을 텐데, Master Grande Taille은 센터 초침(Sweep Seconds)을 사용함으로서 작은 다이얼 전체에 은은하게 활력을 불어넣어 줍니다.
 
 
 
 
 
얼짱 다이얼샷입니다. 제가 찍은 사진이 아니지만... 정장용 시계를 찾으시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뽐뿌를 드리고자..
 
센터초침이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 심심한 디자인이란 생각이 싹 사라집니다.^^
 
 
 
 
 
 시계 사이즈(38mm)에 비례하여 제작된 용두는 수동감기를 시도하기에는 살짝 작은 감이 있습니다. 용두는 총 2단으로 조정되며. 용두를 1단으로 뽑게되면 데이트 창을 조절 가능케 하며, 용두를 2단으로 뽑게되면 핵기능을 제공하는 동시에 시간 조정기능이 가능하게 됩니다. 제가 너무 소소한 즐거움까지 따지는것 같아 주책스럽다고 생각도 됩니다만, 날짜를 조정할 때 넘어갈 때마다 찰칵 찰칵 경쾌한 소리(퀵체인지 기능)가 들리는 것이 30일이나 28일인 달이 빨리 오도록 설레이게 만들었습니다. ㅎㅎ
 
 
 
 
 
 
수동감기를 시도하기에는 다소 작은 감이 있는 용두입니다.
하지만 용두만 컸다면, 정장용 시계가 갖춰야 할 균형미를 깨는 제 1요소가 되었겠죠..
 
 
 
 사용기에 있는 Master Grande Taille 모델은 솔리드 백을 하고 있습니다. 솔리드 백이라고 하면 오메가 시마스터, 문워치, 브라이틀링 시리즈 , iwc의 아쿠아타이머, 마크 시리즈, 파네라이 친구들, AP RO 시리즈 일부 등 베스트 셀러로 떠오르는 모델들이 대표적이죠. 이러한 모델들의 특징은 솔리드백에서도 그 무브먼트와 브랜드에 대한 신뢰 및 만족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있는데요. JLC 의 제 시계도 이런 면에서 시스루 백이 주는 신뢰도 그 이상을 만족시키는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JLC MGT 뒷면입니다. 사진이 이래서 그렇지 실제로 보면.. 많이 예쁘답니다.
 
 
 
솔리드 백 금딱지(표현이 저렴하군요..) 아래에는 생산 넘버가 기록되어 있는데, 똑같은 디자인의 시계라도 넘버가 다르다는 표시를 함으로써, 당연한 얘기지만 이 ref에 이 생산 번호를 가진 시계는 이것 하나밖에 없다는 ..많이 억지스러운..  아이덴티티를 부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솔리드 백 위 금딱지에는 1000 시간의 테스트를 거쳤다는 증표로 1000 hours 라는 표시가 자랑스럽게 씌여있습니다. 예거 앰블럼과 Master Control 이라는 글자만 있었으면 심심했을텐데, 센스있는 배치로 '균형미'까지 챙겨낼 줄 아는 브랜드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1000시간의 테스트를 거친 MGT.. 1000시간을 썼다면 출고할때부터 중고제품 아닌가요!!
 
 
 5 ATM 이라는 방수성능 역시, 보통의 정장시계에서 볼 수 있었던 3ATM의 방수 성능에 두려워하던 매니아들을 한번 더 안심시키는 긍정적인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5ATM이란 글자가 심심하지 않도록 위에 새겨진 상어(?)역시 매력적입니다.
 
 
 
 
 
상어인가요 참치인가요.. 실물로 보면 매우 앙증맞은 이 어류의 정체는?!?!??
 
 
 
 
시계를 사용하면서 나름 감동을 받았던 것이 볼록한 케이스백이었습니다. 이 케이스백은 생활하면서 시계가 손목 위에서 돌아갈때 느끼는 불편함을 최소한으로 줄여주었습니다. 유니타스 무브먼트를 쓰는 커다란 시계를 가지고 있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녀석이 평평한 케이스백이어서 생활하는데 불편함을 느낀적이 꽤 많았습니다. 제법 예쁜 디자인이었는데, 점점 손이 안가게 되더라구요.(지금은 제 친구 손목(19cm)에 올라가 있습니다.^^;; 잘어울리더군요..) 사실 평범하고 "당연하다." 혹은 "어쩌다 보니 디자인상 볼록하게 제작한 것이다."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는 이것을 배려라고 느끼고, 감동받았습니다. 격식있는 자리에서 시계로 인해 신경이 쓰이지 않도록 제작한것이라고 생각하면 오버일까요.. 하지만, 이런 '오버' 스러운 생각이 시계를 사용하면서 문득문득 들게하는 것을 보면, JLC가 정말 대단한 회사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볼록한 솔리드백은... 사진으로 표현이 잘 안되는군요..
나중에 저를 뵐일이 계시다면 기꺼이 손목을 제껴 보여드리겠습니다.ㅎㅎ
 
 
 
 D버클의 경우도 상당히 부드러운 곡선의 실루엣을 보여줍니다. 버클의 부드러운 곡선 속에 숨겨진 Jaeger LeCoultre 음각 마크는 그것을 사용하는 사용자만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사용자를 위한 즐거운 디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실물로 보면 많이 예쁜 JLC의 Deployent 버클입니다.ㅎㅎ
 
 
 
 
 악어가죽 스트랩은 제법 두툼한 편이어서, 손목에 부드럽게 달라붙는다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합니다. 다만, 두툼한 가죽 + 디버클의 조화는 손목이 가는 사람들에게는 만족스럽지 못한 착용감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아쉬운 점으로 남았습니다.
 
사실 손목이 가늘면 디버클을 쓰기에 여러므로 불리한점이 많은게 사실이고, 모두 사용자가 감수해야되는 수고이긴 합니다..^^;;
 
 
 
 
 
 
5. 마무리
 
 
 지금까지의 JLC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는 '수용하기 제법 난해한 디자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같은 가격대의 경쟁 브랜드들과 비교했을 때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는 평가였죠. 하지만 지금까지 JLC가 보여준 행보와, 스테디 셀러들의 꾸준한 활약, 변함없는 기술력은 JLC가 언젠가는 국내 매니아들에게 '개성있는 시계', '차고싶은 시계'라는 이미지로 지속적인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의 주요소가 될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이런 평가를 받기를 기다리는 JLC 매니아 중 하나라는 사실도 이 시계를 소유하는 즐거움 중 하나랍니다.^^
 
 
 
잘나온 사진의 공통점이 두가지가 있다면, 첫번째, 블루핸즈가 잘 표현된것.
 
두번째, 모두 제가 찍은 사진이 아니라는 점 입니다.ㅎㅎ
 
 
 
 
Jaeger LeCoultre Master Grande Taille 이었습니다.
 
 
사실.. 리뷰를 쓸까 말까 고민을 많이했었습니다만.. ^^;; 보고싶다고 해주시는 분이 계셔서.. 기쁜 마음으로 작성하였습니다.ㅎㅎ
 
즐겁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소고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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