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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를로스 2522  공감:18 2013.03.08 05:14

럭셔리 업계의 본사에서 17년간 마케팅 업무를 하면서 불과 얼마전 처음으로 예거 르쿨트르의 스틸 드레스워치로 시계를 처음 접했습니다.

패션업 종사자 중에선 멋내기 좋아하는 사람도 많지만, 멋내기를 거부하는 저같은 사람도 아주 많답니다.

요리사들이 맛있는 음식을 만들면서도 잘 먹지 않는 것과 비슷하게요.

 

예거 포럼에서 제가 가진 예거에 대한 좋은 느낌과 새 시계를 가진 좋은 기분을 적었는데, 갑자기 브랜드 서열 문제로 비화되기도 했습니다.

그런 부분들을 보며 타임포럼이라는 마켓의 특징을 알게 되었고, 쪽지들을 통해 갈등도 많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업계의 시각과는 무관한 매니아들의 관점이니 그럴 수 있다 생각하고, 시계 역시 어차피 럭셔리마켓의 일부이므로 스마트한 소비를 돕기 위해 마켓의 큰 틀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사실 저는 이런 최상위 마켓과는 인연이 없는 사람이므로 하이엔드 포럼은 제가 거론하기엔 부담이 있습니다.

하이엔드 시장에 속한 브랜드는 시계의 빅5 및 에르메스, 샤넬(의류만), 키톤, 벨루티, 존롭 등의 패션계열과 페라리, 벤틀리, 롤스로이스 등 자동차, 포시즌스, 세인레지스, 페닌슐라 등 호텔업 정도의 극소수 브랜드들만이 경쟁하는 별도의 시장으로 분류됩니다.

그만큼 좁은 시장이고, 타겟 계층도 매우 한정적입니다.

 

그러나 업계의 흐름은 비슷하고, 마케팅 전략을 세우기 위해, 그리고 직원 교육 자료를 위해 상위그룹과 하위그룹 모두 분석을 하기 때문에 대략적인 그림에 대해서는 알고 있으며 호기심 또한 있습니다.

저역시 바쉐론 콘스탄틴을 좋아해 이 마켓의 고객이 되고 싶기도 하지만, 제가 진입할만한 마켓은 아니라 생각이 들어 그냥 구경만으로 만족합니다.

그래서 어쩌면 좀 더 객관적인 시각으로 하이엔드 마켓을 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1. 하이엔드 마켓의 특징

 

편의상 최상위 마켓을 A, 일반 럭셔리 마켓을 B라 하겠습니다.(독립브랜드, 소규모 디자이너브랜드는 논외로 합니다)

B마켓과 A마켓의 가장 큰 차이는 '진입장벽의 높이' 입니다.

A 마켓은 대단히 배타적인 마켓으로 '아무나 갖지 못하는 차별화된 것'을 원하는 중동과 중국의 부호, 각국의 왕족, 서구 최상류층 등을 타겟으로 하며, 종합병원의 병원장급, 기업체 사장단급, 로펌 대표변호사급 정도까지를 마케팅 대상으로 잡습니다.

그 외 사람들도 물론 구입이 가능하고 매니아층도 있지만, 회사차원에서는 여러 사정상 그정도 선에서 관리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연회비 100만원에 심사를 거쳐야하는 특수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는 사람들 정도라 이해하시면 쉬울 것입니다.

이 고객층은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어 그런 사람들을 잘못 노출시켰다가 비난을 받고 손님을 잃기도 합니다.

굳이 선택한다면 마라도나나 펠레, 베컴보다는 베켄바워를 고를 것입니다.

 

물론 타겟 외의 일반인도 이 마켓의 구매자가 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그들은 마케팅 대상은 아닙니다.

마케팅 대상=구매자격이 있는 사람 이라는 의미로 오해하시면 곤란합니다. 그냥 회사에서 파악하는 구매력을 갖춘 집단일 뿐입니다.

그 외의 소비자층에게도 열심히 팔려고 노력하지만, 실제 집중하는 대상이 주 구매층인 부자들일 뿐입니다.

그리고 고정고객층이 있는 반면 '지나친 브랜드라서 절대 안산다' 는 반대파도 있습니다..롤스로이스보다 벤츠를 택하는 회장님들처럼요.

 

특히 최우수고객을 상대로 한 본사의 소규모 행사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몇몇 자료를 통해 보니 비행기 1등석에, 하루 수백만원의 최고급호텔 스위트룸, 스타쉐프를 불러 식사파티까지..

그 대상들은 정확하진 않아도 각국의 이름난 부호들이나 유럽의 총리급 정치인들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제가 속한 브랜드의 행사가 아니어서 세부사항은 알 수 없으나, 신상품 출시 전에 행사를 갖는 경우가 많고 물론 많이 살 것입니다.

 

일반 럭셔리마켓과 중첩되는 부분도 있으나 하한선을 낮추지 않음으로써 '아무나 갖지 못하는 것'을 원하는 부자들을 만족시키려 노력합니다.

패션계 최고 거물인 LVMH 아르노 회장(패션의 하이에크입니다)이 편법을 사용하면서까지 에르메스 인수에 집착을 보이고 있는데요,

LVMH가 압도적인 회사이지만 안타깝게도 최상위 마켓에 해당되는 브랜드를 가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정도로 A마켓은 럭셔리의 세계에서는 쉽게 진입하지 못하는 곳입니다.

 

새로운 브랜드의 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기존 브랜드간의 나눠먹기가 이루어지고, 보수적인 스타일을 고수하므로 별다른 문제만 없으면 밀려나지도 않는 아주 폐쇄적인 마켓입니다.

그래서 비싸면 팔린다는 비아냥도 있고, 저희같은 업계 관계자들에겐 일하는 매력은 별로 없는 곳이기도 합니다.

대부분 일반 소비자들이 모인 타임포럼같은 곳에서는 언급이 부담스럽기도 하고, 별 관계없는 마켓이기도 합니다만 럭셔리마켓의 큰 그림을 보시는 차원에서 참고정도 하시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설명할 위블로와도 연관이 있는 설명입니다.

 

 

2. 업계 관계자로서 빅5를 바라보는 시각

 

모두 훌륭한 브랜드이지만 예전 리치몬트에서 일할 때부터 가깝게 지내는 시계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들과 럭셔리업계에서 평가하는 부분들을 적겠습니다.

물론 완전히 객관적이라 할 수는 없지만, 브랜드에 대한 제 느낌은 별로 없습니다.

원래 이들 브랜드에 관심이 적어 호감이나 반감이 전혀 없어서요..그냥 업계동향을 비교해 설명할 때 참고하는 수준으로 적도록 하겠습니다.

 

1) 파텍필립 

2위권과 격차가 있는 1위 브랜드입니다.

지금까지나 앞으로도 큰 변동이 없는한 2위로 밀려나기는 힘들어 보일 정도로 탄탄한 모습입니다.

그러나 거대그룹 소속이 아니어서 정보유출이 적어 자세한 내막은 시계업계 관계자들 중 소수 정도만 알 것 같습니다.

 

2) 브레게, 랑게

둘 다 역사가 단절되었던 과거가 있어 시기어린 비난과 저주까지도 많이 받았던 브랜드들입니다.

그리고 거대기업의 힘을 보여준 좋은 케이스이기도 합니다.

브레게는 하이에크 회장에 의해 재정비가 이루어지면서 브레게라는 이름을 업고 현재는 매출이나 이익 면에서 2위의 브랜드입니다.

처음엔 유치해보였던 나폴레옹, 마리 앙뜨와네뜨 등 왕족 마케팅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경쟁사에는 없는, 박물관에나 있을법한 독특한 클래식 디자인을 가지고 있어 취향만 맞으면 대량구매가 이루어집니다.

저도 멋지다는 생각은 하지만, '과거로의 회귀'를 원하는 사람이 그리도 많을줄은 몰랐습니다..부자들은 박물관 취향인지, 조금은 의외입니다.

 

랑게 운트 죄네의 경우에는 빅5라 하기에는 규모의 차이가 커서  패션업이라는 큰 틀에서는 이 마켓에 넣기 애매한 부분도 있습니다.

사실 체감상으로는 패션계의 톰브라운이나 ISAIA같은 느낌으로, 뛰어난 독립브랜드같은 느낌이 납니다.

그러나 리치몬트라는 거대그룹에서 최고의 위치로 '설정'했으므로 이 마켓에 약간은 강제적으로 진입해있는 것입니다.(이것이 대기업의 힘입니다)

게다가 매니아들의 평은 파텍급이라 하니 품질은 좋을 것이고, 브레게와 달리 아직 만개하지 못했으므로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봐야겠습니다.

역시 경쟁사와는 다른 독특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어 매니아가 많습니다.

 

만약 랑게와 브레게의 주인이 바뀌었다면 두 브랜드의 현재 모습도 많이 다를 것이라는 의견도 많습니다.

하이엑 회장은 시계업계에나 매니아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영향력있는 사람으로 사망 당시 엄청난 평가들이 나왔습니다.

기억에 남는 것 하나는 제 회사 CEO가 했던 말인데요, "20세기 이후 시계업계에 영향력있는 사람의 가치를 모두 모아도 하이엑 한명만 못하다" 입니다.

과장일 수도 있지만 반박도 못 하겠습니다.

물론 시계업계에서는 라이벌이라는 입장때문에 그정도로 높이 평가하지는 않겠지만요.(경쟁마켓 외부의 평가가 더 객관적인 경우가 많죠)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남을 사람이라면 하이엑 비슷한 사람은 역시 업계의 패러다임을 바꿔버린 LVMH의 아르노회장 외엔 없을 것입니다.

 

3) 바쉐론 콘스탄틴

개인적으로 유일하게 좋아하는 마음이 꽤 있는 브랜드입니다.

주관이 들어갈까봐 짧게 적자면..리치몬트의 원탑이 아닌 랑에와의 공존이 불편합니다.

비슷한 계열의 디자인으로 파텍도 있어 부담스러운데, 랑에와 그룹내 탑 자리를 공유해야하니 힘들 것입니다.

타임포럼에선 별 언급이 없지만 자체적으로 매니아도 상당히 많이 가지고 있는 4위권 브랜드입니다.

다만 스와치와의 경쟁구도상 랑에와 힘이 분산되지 않았다면 브레게, AP와 2위그룹을 형성했을텐데 조금 격차가 나네요.

그래도 여전히 가치있는 브랜드이며, 리치몬트의 원탑을 꼽으라면 바쉐론입니다.

 

4) 오데마 피게

빅5 마켓에서 유일한 스포츠워치 회사입니다.

로얄오크와 오프셔 시리즈로 유명하고, '스타마케팅 금지' 라는 하이엔드 마켓의 금기를 깨기도 합니다.

운동선수도 아닌 아놀드라는 영화배우를 마케팅에 이용하는 것에 장단점이 있고, 관계자의 시각으로 의문이 있습니다.

브랜드 관계자에게 들은 답으로는 아놀드의 '주지사', 혹은 '성공한 미국인' 이미지를 산 것이라는데..소비자에게는 여전히 '근육스타' 아놀드가 아닌가 싶어요.

어쨌든 브레게와 2위권을 형성하고 있고, 스포츠계열엔 별다른 경쟁자가 없어 괜찮아 보입니다.

그러나 위블로라는 복병이 자꾸 마켓을 잠식해 들어와 신경이 쓰이기도 합니다.

 

5) 블랑팡

A마켓에 들어가진 못하지만, 어정쩡한 모습으로 하이엔드 마켓 진입에 실패해 조금은 헤매고 있어 한 번 넣어봅니다.

랑에와 바쉐론처럼 투탑으로 공존하기엔 브레게와 비슷한 컨셉이어서 실패했다고 생각되기도 하고,

근본적으로 최상급 시장에 들어갈 수 있는 수준의 히스토리나 이름값을 가지고 있지 못한것이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브레게의 컨셉은 매니아가 있는 반면 소수일 수밖에 없는데, 그 소수를 나눠갖기 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랑에와 브레게처럼 단절이 있을지언정 과거의 영광을 가진 브랜드도 아닙니다.

스스로는 IWC나 제니스, 예거보다 고급이라 생각하는데 현실은 이 브랜드들에 비해서도 경쟁력이 그다지 없어 보입니다.

라인업 구성을 경쟁사들에 맞춰 새로 해야할 필요가 있으며, 최상위 마켓에는 맞지 않습니다.

 

 

각 브랜드에 대한 평가는 여기저기서 주워듣고, 몇몇 자료를 통해 입수한 정보들을 나름의 필터로 정리한 것입니다.

제가 이 브랜드들에 대해 잘 알지 못하여 가치판단은 어렵지만, 업계의 시각에서는 다들 선전하고 있고 마켓 특성상 선전하지 못하면 안되는 브랜드들입니다.

앞으로도 큰 지각변동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나, 전쟁이 터지거나 하면 또 모르죠..

 

 

 

3. 패션업계 CEO란?

 

패션업계 CEO들 중에선 하이엑이나 아르노같은 오너경영자가 일부 있고, 대부분 월급사장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거대그룹아래 편성되어 있으므로 당연히 오너일 수가 없습니다.

 

사실 오너경영자를 제외하면 사장들이나 임원들도 별 힘은 없습니다.

똑같은 월급쟁이일 뿐이고 주주들 앞에서 파리목숨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스와치나 리치몬트 아래 모여있는 회사들도 사실상은 모두 무한경쟁이며, 브랜드간 협력은 모기업의 압력하에 간혹 이루어질 뿐 자발적 협력이 이루어지는 경우는 보기 어렵습니다.

 

재미삼아 럭셔리 브랜드가 현재 잘나가는지 어려운지 구분하는 법을 몇가지 말씀드리면, (하이엔드뿐 아니라 전체 럭셔리 마켓)

해당 브랜드의 CEO가 언론에 자주 노출되거나 고객과의 소통을 시도하는 등 적극적인 제스쳐를 보내면 '잘나가고 싶은데 답답해하는 브랜드' 입니다.

CEO 이름이 알려져 있는데, 그가 아르노나 하이엑같은 오너경영자가 아닌 경우라면 '답답한 중'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영화배우를 광고나 언론에 등장시키면 '대중화 추구', 혹은 '아주 힘든 상황' 이라 보시면 되고,

운동선수가 이용되면 '조금 힘든 상황' 이라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하이엔드 마켓에서 영화배우나 운동선수가 등장하면 '위기구나' 하시면 됩니다.(그런 일은 아직 없었거든요..아놀드는 예외)

 

위블로의 예를 들어 생각하시면 쉬울텐데,

초기에는 사장인 장클로드 비버가 자주 노출되었고, 영화배우들을 통해 직간접광고를 많이 시도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양팔에 위블로를 차고있는 마라도나를 거쳐 스포츠 경기나 환경단체를 지원하는 마케팅을 했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그런 마케팅을 안 합니다.

 

더 깊은 이야기는 재미삼아 하기엔 무거운 소재이니 이정도로 멈추겠습니다.

그리고 다음엔 위블로의 하이엔드마켓 강제진입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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