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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천 1720  공감:20 2014.05.27 18:04
언젠가 읽었던 책에서 봤던 내용인데, 프로이트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하더군요.

'어릴 적 꿈꿨던 일을 이루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다.'

저는 심리학 쪽에 전혀 조예가 깊지 않고, 개인적으로 프로이트를 그리 좋아하지도 않지만,

저 글귀에는 상당한 공감이 가더라구요.

시계생활에 있어 제 어릴적 꿈은 무엇이었을까.. 하고 한 번 스스로를 되돌아 보았습니다.

fc.jpg
벌써 5년전의 일이네요. 제일 처음 기계식 시계에 입문하면서 구입했던 프레드릭 콘스탄트 클래식.

단정한 로만 인덱스, 난생 처음 보는 '길로셰'라고 하는 정교하고 아름다운 다이얼 가공, 

특하고 클래식한 모양의 브레게 핸즈가 제 마음을 사로 잡았죠. 


hb.jpg
비록 얼마 지나지 않아 '무브먼트 감상'이라는 장점을 같이 가지고 있는 프콘의 하트비트로 기변을 했습니다만, 

두 시계가 가진 외관적인 매력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cslt.JPG
그 후 제가 가장 처음 큰맘 먹고 '한방'으로 영입한 크로노스위스 루나 트리플캘린더.

프콘의 그것보다 몇 단계는 더 업그레이드된, 솔직히 지금 봐도 '환상적인' 길로셰, 

가늘면서도 세밀하고 아름다운 푸른 빛깔을 띄는 블루브레게 핸즈, 그리고 위트있는 표정의 문페이즈까지.

다시봐도 정말 가격대 성능비가 뛰어난 시계라는 생각이 드네요. 외관 하나만 놓고 보면 제게 가장 큰 만족감을 주었던

시계가 바로 이 루나트리플이었습니다.


fc910.jpg
그리고 이 당시에는 한단계 더 나아가.. 그렇게도 '겹치는' 것을 싫어하는 제가, 

길로셰, 로만인덱스, 브레게 핸즈라는 요소가 루나 트리플과 중복되는 

프레드릭 콘스탄트 하트비트 메뉴팩춰까지 추가로 영입하기에 이르렀더랬죠.

...

제가 나름 '어린 시절'로 분류하는 시기에 영입했던 시계들의 공통점이 무엇일까요? 

많은 분들이 눈치채셨겠지만, 이 시계들이 하나같이

브레게의 서자, poorman's breguet로 불리는 브랜드의 시계들이라는 점이죠.

제가 어릴적 열광해 마지않았던 이 시계들의 요소요소를 뜯어보면, 결국은 저는 '브레게스러운' 것을

열망해왔음을 어렵지 않게 유추해낼 수 있습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브레게'를 꿈꾸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크로노스위스에서 브레게까지의 거리는 너무 멀었습니다. 

그러한 현실을 애써 외면하기 위함이었을까요? 이후 저는 하트비트 매뉴팩춰를 영입하면서 갖게된 또 하나의 꿈, 

자사무브를 향한 열망 쪽으로 주된 관심을 돌렸고, 그 덕에..

m8d.jpg
M8D와 같은 멋진 녀석과도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만..

그런 와중에도 브레게를 향한 꿈은 제 마음 속에 항상 내재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의 위시리스트에는 심플워치이든(https://www.timeforum.co.kr/8998448

컴플리케이션 워치이든(https://www.timeforum.co.kr/4415540)간에 항상 브레게가 포함되어 있었고,

무슨 바람이 들어서인지 브레게 클래식 라인의 가격 결정 요소를 분석한 

장문의 글(https://www.timeforum.co.kr/6410752)도 적게 되었죠^^;

(제가 이제까지 타포를 하면서 가장 많은 공을 들여 쓴 글 중 하나입니다 ㅋ)


mar.jpg
최근에는 한 회원님의 도움으로 길지 않은 기간이지만 브레게 마린 청판을 경험하며

브레게를 향한 제 마음을 확인해볼 기회도 가질 수 있었구요^^


그리고 바야흐로 2014년. 

저는 이제 어릴적 꿈꾸던 것들이 고스란히 실체화 되어 녹아있는 이 녀석을 통해,

프로이트가 말한 가장 큰 행복을 찾고, 서자와 푸어맨에게 작별을 고하고자 합니다.

3130.JPG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잔뜩 있지만, 일부러라도 조금씩 아껴가며 풀어내려구요.

도움이 될진 모르겠지만, 그렇게라도 해서.. 

어린시절 꿈이 너무 빠른 시간 안에 한꺼번에 '현실'이 되어버리지 않도록,

조금이라도 더 길게 붙잡아두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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