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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계에 관심 갖기 시작한지 6년반 남짓, 하이엔드에 입문한지 5년 남짓 되어가는 시점에


오매불망하던 점보를 구입하여 글을 올립니다.



시계의 역사와 전문적인 지식이 없던, 고급 시계는 오메가와 로렉스만 있는 줄 알던 지방의 촌부가


우연히 하이엔드 와치라는 걸 인터넷에서 알게 되면서 제 맘에 그저 예쁘고 멋있어 보여 호감이 갔던 시계가 브레게와 로얄오크 였습니다. (그땐 타임포럼도 몰랐죠.)


처음엔 지금처럼 여러 시계를 보유하리라는 생각은 못하고 1-2개 금시계 특히 드레스 와치를 갖고 싶다는 맘에 시작한 것이


블랑팡 빌레레 컴플리트 캘린더, 그 후 브레게 클래식, 마린, 라트래디션까지...


하지만 로얄 오크는 스틸이라 금시계를 선호하는 제 성향에 의해 항상 밀려나게 되었죠.  (그리고 그 가격이면 이왕이면 금시계라는 생각에...)


그래도 타임포럼에서 보이는 노틸러스와 로얄오크 점보를 보면서 나도 하이엔드 스포츠 와치를 갖고 싶다는 맘은 항상 있어 왔습니다.


당장 살 건 아니지만 종종 와이프와 큰 딸에게 노틸러스와 점보를 비교해서 물어보곤 했었죠.


둘의 대답은 항상 점보였습니다. 남성적이다고...


그렇게 제 맘 한켠에 늘 자리잡고 있었던 점보지만


너무 많은 시계 소장으로 올해 1월 브레게 라트래디션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기추하지 않기로 다짐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도 잠시 어느 순간 다시 점보에 대한 열망이 꿈틀거리기 시작하더군요.


그러던 중 최근 갑작스럽게 내년부터 정식 부티크 외에는 점보 15202 판매가 안된다는 즉, 국내에서는 정식으로 구입할 수 없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부랴부랴 2곳 매장에 전화했으나 점보 스틸은 더 이상 구할 수도 없고 점보 금통만 1개 남았다는 엄청난 비보를 듣게 되었습니다.



이때부터 제 맘은은 조급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내년에 살까했던 점보 스틸과 50세 넘어서 올금통으로 로렉스 데이데이트 옐로우로 끝내려고 했던 생각이 


돌연 이 금액이면 점보 금통하고 비슷한데...라고



 문제는 와이프를 설득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항상 "이번이 마지막 시계야" 하고는 또다시 기추를 반복


은연중에 비친 구매 의사에 


와이프 왈, '이번에 사고 나중에 데이데이트 노란 걸로 또 살거잖아, 자꾸 마지막이라고 하지 말라고 그냥 사라고...'


정 사고 싶다면 사라고는 했지만 선뜻 기분 좋게 허락하진 않더군요.


새 시계 산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금액적으로도 지금까지에 비해 한번에 너무 큰 금액인지라...


며칠을 고민하다 결국 매장에 걸어두었던 예약 취소를 하고 이제 시계 생활을 접자, 잊어버리자 결심을 하고 포기했습니다.


하지만 미련은 계속 남더군요.


그러고 며칠 후 풀죽어 있던 저에게 와이프님이 마침내 허락을...



2주전 드디어 매장을 방문해서 손목에 올려보았습니다.


근데 어두운 조명 탓인지 왠지 인터넷 상의 사진 보다 안 이뻐 보이는...


랩을 벗겨 봤지만 역시나 다른 로즈 골드 시계에 비해  너무 빨개보이는 겁니다.


속으로 지금 아니면 점보를 못 산다는 조바심에 괜히 맘에 썩 들지 않는 시계를 사는 건 아닐까? 


과연 이 큰 돈을 여기에 써도 될까?, 나이 좀 들어서 로렉스 데이데이트로 갈 걸 그랬나?


만감이 교차했지만 '그래도 점보니까!' 라는 생각에 덜컥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구입 후 2주가 지난 지금


구입시 망설임은 기우였습니다.


점보가 유독 다른 시계에 비해 케이스, 베젤, 브레이슬릿 모두 평면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 보니, 그리고 헤어라인 피니쉬 때문인지 조명에 따라 색깔 변화가 크더군요.


어떤 땐 밝은 핑크, 어떤 땐 구리빛


다이얼도 마찬가지로 밝은 파랑, 군청색, 심지어 회색도...


퇴근 후 저녁이 되면 어김없이 점보를 차고 있습니다.


매장에서 봤던 붉고 칙칙한 색감이 아닙니다.


너무나도 아름답고 멋진 시계입니다.


시계를 바라보면서 마음속으로 되새깁니다.


'이게 정말 마지막 시계야. 로렉스 데이데이트 보다 훨씬 멋있어' 라고



말도 안되는 고가 시계 취미를 가진, 쓸데 없는데 아까운 돈을 허비하는 철부지 같은 남편에게


되도록이면 원하는 걸 들어주려고 맘 써주는 와이프에 대한 미안한 마음으로


오늘 글을 올리며 제 스스로 다시 한번 다짐하고 포럼에 선언하고자 합니다.


더 이상의 기추는 없다고... 포럼에는 지금 가지고 있는 시계 사진만 올리겠다고...



지금까지 재미 없는 저의 마지막 시계 구입기를 봐주셔서 송구합니다. 



PS. 와이프는 점보 금통 보다는 브레게 라트래디션이 더 고급스럽다고 합니다.  회원님들은 어떤 게 더 좋아보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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