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함 브레게와 하이엑 회장 두 사람은 시계사에 영원한 족적을 남길만한 사람입니다.
아브라함 브레게가 폰노이만처럼 '아는 사람만 아는 이름' 이라면 하이엑 회장은 빌게이츠같은 존재입니다.
브레게의 부활은 이미 수차례 언급했으니 넘어가도록 하고, 그들이 어떻게 업계 2위가 되었는지를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브레게는 하이엑 회장이라는 독보적 존재의 품 안에서 비교적 빠르게 업계 2위가 되었습니다.
하이엑 회장이 파텍의 자리까지 노렸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2위가 되었으니 객관적으로는 눈부신 성공입니다.
1. 하이엑 회장의 위상 : "고객님? 까불고 있어! 나는 너희랑 동급이야(사실은 내가더 높아)!"
브레게의 성공에는 하이엑 회장의 존재감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하이엑 회장은 최상위 마켓에서도 극소수의 특수신분층에게 대등하게 다가갈 수 있는 몇 안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아르노회장과 하이엑회장의 공통점은 '오만함' 이며, 판매자와 구매자라는 갑을 관계를 뛰어넘어 '시장지배자' 라는 특수신분을 획득한 사람들입니다.
특수신분층들은 우리가 이해하기 어려운 복잡한 관계로 얽혀 있습니다.
이건희 회장같은 세계적 수준의 부자가 해외에서 별 인정을 못받는 이유는 이런 복잡한 커넥션에 끼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 커넥션에는 서구 대기업 총수들은 물론 각국 고위 정치인, 전통 귀족들, 중동의 오일머니부터 엔화와 위안화를 앞세운 일본과 중국 자본가는 물론 어둠의 지배자들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실타래처럼 얽혀 있어서 그 중 한명이 망하면 다같이 큰 피해를 보는 유기적 연결고리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저도 내막은 잘 모르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은 이들에 의해 조종당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이엑 회장은 아르노씨와 더불어 위의 사람들을 전화로 불러낼 수 있는 특수신분층이었습니다.
단지 돈만 많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업계의 지배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는 "무조건 남들보다 비싼거 주세요"를 외치는 특수층에게 갑과 을의 관계가 아닌 대등한 친구관계로 비싼 시계들을 팔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구매자들은 '하이엑이 파니까', 게다가 '브레게니까' 망설임없이 지갑을 열었습니다.
시계업계의 나름 거물인 필립듀포나 위블로의 비버같은 사람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을 했던 것입니다.
그들의 관계는 돈으로 끈끈하게 얽혀있어서 서로 투자를 주고받고, 같이 부당행위도 하는 등 동등한 입장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하이엑 회장정도 되면 소비자를 골라서 팔 수 있다고 합니다.
물론 시계업계의 평가는 약간 다를 수도 있습니다..라이벌을 그렇게 높게 평가하진 않으니까요.
저희도 아르노씨를 나쁘게 깎아내리지 공식적으로 치켜세우지 않습니다.
2. 이름값의 미학과 아픈곳 찌르기 : "너 나폴레옹급은 아니지? 몬테크리스토백작 안 읽었어? 아니면 와서 여러개 사."
하여간에 브레게는 하이엑 회장과 아브라함 브레게 두 사람의 이름값으로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저는 유치하지만 이것을 이름값의 미학이라 하고 싶습니다.
처음에 나폴레옹, 처칠의 이름을 들먹이며 마케팅을 할 때 엄청 비웃었는데..성공하는 모습을 보고 이런 수준에선 황당한 이름값도 먹힌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랑에를 하이엑 회장이 인수했다면 달랐을 것이라는 이유도 이런 데 있는 것인데, "옛날 독일 최고 브랜드인데, 포르쉐도 독일거니까 와서 이거 열개 사라!" 는 식으로 거물들에게 떠넘기듯 팔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왜냐면 어차피 그 돈들이 서로 돌고 돌면서 불어나니까요.
그리고 시장의 지배층들도 나름대로의 컴플렉스가 있는데, 하이엑 회장은 컴플렉스들을 잘 이용했습니다.
아랍 왕족은 유럽에 대한 컴플렉스가 있고, 유럽 귀족들은 신분사회가 아니어서 속상하고, 유럽 왕족들은 이름만 왕이어서 열받고, 미국 재벌들은 근본없다고 무시하는 유럽이 밉고, 중국부자는 일본보다 더 대우받고 싶은데 안되고, 일본부자는 백인이 아니어서 속상하고...
이런 컴플렉스를 콕콕 찌르며(동등하니까 가능했죠) "너 브레게 비싼거 사면 나폴레옹, 처칠하고 동급이야" 라면서 "알렉상드르 뒤마 몰라? 몽테크리스토 백작 안 읽어봤어?" 라는 얄미운 방식으로 마구 팔아치웠습니다.
박물관에서나 볼법한 구닥다리 디자인으로 "이거 역사적인 디자인이야. 안 좋아보여? 보는눈이 없구만." 하는 식으로 클래식 디자인을 추구하기도 했지요.
그 결과 저같은 사람의 시기섞인 비난을 뒤로한채 날개를 달고 훨훨 날아가 버렸습니다..그리고 지금은 제 눈에도 예뻐 보입니다..아니 예쁘게 봐야합니다ㅠㅠ
3. 일반 시장 공략 : "너 위해서 싼거 만들었어. 비싸면 못사잖아. 응? 돈 더 있다구? "
최상위 마켓에서도 손으로 꼽을만한 지배층들만을 대상으로 성공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래서 하이엑 회장은 2천만원대 엔트리 제품들부터 라인업을 갖추면서 '나폴레옹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최상류층이 선택하는 시계를 나도 공유한다' 는 순진한 자부심, 혹은 비뚜러진 열등감을 마구 찔러대며 부자 일반인을 공략하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도 "우리건 뚜르비용이 제맛이지." 라며, "너 돈 없어? 달그림 하나는 있어야지, 구멍 뚫어진건 너무 비싸서 못사냐?" 라는 식으로 어디서 났는지 모를 돈을 전대에 넣고 다니는 중국인을 흔들며 전대속의 돈을 빼앗아갔습니다.
4. 브레게에 집중 : "블랑팡 너는 찌그러져 있어라! 야, 너네 이제 블랑팡 사지 말고 브레게 사!"
하이엑 회장은 블랑팡을 팽개치고 브레게가 최고라고 선포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얽힌 상황에서 그러기도 쉽지 않은데..역시 하이엑 회장이었기에 가능한 일을 저질렀습니다.
비슷한 컨셉의 블랑팡을 놔뒀다면 둘 다 힘들어진다는 것을 누구나 잘 알겠지만, 막상 하나를 밀어내기가 쉽진 않거든요.
어쨌든 하이엑 회장은 용단을 내렸고, 브레게는 성공, 블랑팡은 최상위 마켓에는 못 들어가고 하위 마켓으로도 가기 싫은듯한 어정쩡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근데 요즘은 정신차리고 자신의 자리를 수긍하며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갑자기 블랑팡을 밀어낸 여파 역시 앞서 언급한 '하이엑 회장의 이름값'으로 무마되었던 것입니다.
*조금 손보긴 했는데, 예전에 한국 직원교육때 사용하려고 작성한 것이라 과장된 표현들도 많고, 앞선 글들과는 조금 스타일이 다릅니다.
재미있게 하려는 의도였지만..별로 재밌진 않네요.
그래도 없는 사실을 거짓으로 집어넣진 않았으니 걸러서 보시면 좋겠습니다.
아니면 직원의 기분으로 읽어보셔도 재밌겠네요.^^
*최상류층, 지배층 등은 제가 계급지향적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마땅히 표현하는 말이 없어서 편의상 사용했습니다.
일반적인 정서와 배치되는 느낌이 들지만, 판매자 입장에서 구매력으로 계층을 나눈 것이니 양해 바랍니다.
*한가지 덧붙인다면, 만약 브레게가 보급형 스틸시계를 만들어 팔았던 '흑역사'를 가졌다면 지금처럼 성공이 가능했을까요?
하이엑 회장이 선택만 했더라면 두개의 이름을 업고 성공했을 것이라 믿습니다.
과정은 조금 힘들었을지 모르겠지만요.
댓글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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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GBY™
2013.03.09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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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치
2013.03.09 07:45
좋은 글 계속 올려주셔서 잘 보고 있습니다. 오늘도 흥미로운 얘기들이 많군요 ^^
사실 브레게의 광팬으로서 하이엑회장의 의지를 좋게/나쁘게 받아들이고를 떠나
결과적으로 잘되어서 너무 좋습니다.
그리고 참고로, 세계를 지배하는 어둠의 그룹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전세계의 금융계를 지배하고 있는 로스차일드 가문과 프리메이슨,
그리고 어둠의 그룹이 가장 제도적으로 현실화된 빌더버그(Bilderberg) 클럽에 대해서 연구해보시면 재미있을거에요.
씨티그룹, JP모건, 록펠러, 체이스뱅크, 멜론재단, 쉘, 엑손, 모빌, BP 등 세계를 경제를 휘두루는 초국적 대기업들이
하나의 가문/ 또는 하나의 그룹에 의해서 실질적으로 지배를 당하고, 몇몇에 의해 의사가 결정되어버리는..
믿기 힘든 사실들이 보이게 됩니다 (100% 진실은 아무도 모르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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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우천황
2013.03.09 19:05
아 슬프지만 저도 메디치님이 언급한" 100% 진실은 아무도 모르는 세력들"에 의해 이세상이 움직이고 있다고 믿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특히 로뭐시기, 프리뭐시기,... 등 등에 의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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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port
2013.03.09 08:04
이건희 회장이 세계적으로 좀 더 위상을 얻고 싶다면 제가 매우 좋아하는 Charlie Rose 쇼에 한 번 나오면 될 것 같습니다. ^^
그나저나 하이에크 회장이 3번의 "일반 시장 공략"을 해주어서 저 같은 일반인도 "귀족의" 브레게를 접할 수 있게 해준 것이 참으로 고맙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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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급공무원
2013.03.09 08:56
글에 푹푹 빠지는 매력이 있어서 정신나간 듯이 읽었습니다.
럭셔리 브랜드 임원이셔서 그런지 세련된 단어들과 수준높은 문장만 사용하신다 싶었는데, 이 글을 보니 위트도 넘치시는 분 같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글이 수준낮다는 것은 아닙니다.^^;;
이 글을 읽고보니 브레게는 제게 너무 과분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공무원은 그 대상조차 아니었군요. 정신차리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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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키..
2013.03.09 09:46
아 이번에도 너무 잘읽고갑니다~~ -
simon917
2013.03.09 10:13
좋은글 정말 감사합니다 ^^
호를로스님의 게시물들 덕분에 요즘 포럼들어올 맛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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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익문사
2013.03.09 11:43
요즘 호를로스님의 글을 잘 보고있습니다^^ 좋은글 부탁드립니다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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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곡동
2013.03.09 13:41
너무 잘 읽었습니다
참 배울게 많네요 -
스위스라이크
2013.03.09 16:35
덕분에 정독중입니다. 잡지정기구독해도 이렇게 열심히 정독안하는데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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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우천황
2013.03.09 19:03
정말 17년 경륜에서 나오는 유익하고 재밌는 애기들이 엄청나시네요^^. 마치 현대판 시계 초한지나 열국지를 읽는 느낌이랄까요? ㅎ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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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쿡 교포
2013.03.09 20:08
정말 교수님이나 전문가에게서 강연을 듣는 느낌이 물씬 풍기는 포스팅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이런 좋은 글 많이 포스팅해주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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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IV
2013.03.10 01:39
왠지 호를로스님의 여러 글을 잃다 보니...개인적으로 이런 생각이 드는 군요.
파택 - 로렉스 중간에 포지셔닝된 브렌드들은, 언제라도 마케팅 전략에 따라 평판 혹은 서열이 업치락 뒤치락 될 수있는 운명.
독립 시계 회사인 파택과 로렉스와는 틀리게, 그것은 그룹안에 속한 브랜드들의 어쩔수 없는 숙명일까요?
잘나갈듯 싶은 놈은 실채 이상으로도 뜰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놈은 타의적으로 실채보다 더 낮게 평가 되어도 어쩔수가 없는....
더이상 시계는 기술력으로 승부하는 곳이 아닌, 마케팅으로 숭부수를 띄울수 밖에 없는 '진정한' 럭셔리의 세계에 들어온거 같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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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를로스
2013.03.10 10:53
재미있는 것이..마켓내의 순위변동은 경쟁에 의해 가능하지만 상하위마켓간 이동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아랫급에서 윗급으로 올라가기도 힘들고(기존에 잘 팔리던 하위라인을 없애야하니 이런 시도는 거의 하지 않습니다.), 윗급에 있다가 아래로 내려가는 것도 마찬가지로 어렵습니다.
블랑팡이 바로 하위마켓 진입에 애를 먹는 경우인데, 조만간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대기업 소속인 브랜드들은 위상의 강제조정은 별로 없지만, 브레게와 블랑팡의 예처럼 강력한 오너가 원하면 가능은 합니다.
요즘은 브랜드 이미지가 오직 돈으로 환산되는 시대이므로 언제든 팔려갈 수 있다는 것이 브랜드의 불안감이기도 합니다.
10년 전만 해도 남아있던 럭셔리마켓의 낭만이 이제는 없어져서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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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리스마
2013.03.10 08:44
필력이 정말 좋으시네요. 글이 너무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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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레이어
2013.03.10 09:25
많은 도움이 되는 글이었습니다.^^
GOYARD는 최상위럭셔리에 들어가긴 아직 부족한가요?
아르노회장이 HERMES에 대항하기 위해 MOYNAT라는 메이커를 인수했다고 하던데 소식이 궁금하네요^^
그러고보면 한국의 콜롬보는 마케팅이 대단한건지 구매자들이 문제인건지 참 재밌는 것 같습니다.
역사도 없는 브랜드를 현지의 3-4배되는 가격에 팔아도 아직도 그렇게 잘 팔리는 걸 보면 말입니다.
매장이 전국에 10개 가까이 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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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치
2013.03.10 10:30
고야드는 루이비통 같은 느낌이지만 살짝 더 고가이며 그나마 조금 희소성 있는...느낌정도 보시면 될 것 같구요,
에르메스와 같은 최상위 브랜드와는 격차가 많이 납니다.
콜롬보는 에르메스나 엇비슷한 브랜드의 악어백 만큼이야 당연히 아니지만, 콴펜과 더불어 악어백 시장에서 2위권 그룹을 유지하고 있는 꽤 괜찮은 업체입니다.
사실 몇년전만해도 이태리에서는 그렇게 비싸지 않은 가격에 구입할 수 있었고, 한국에서도 적어도 2배정도는 받았지만,
에르메스 악어백과 비교해서는 (당연히 디자인과 퀄리티는 비교가 안돼지만) 가격대 성능비에서 굉장히 매력적이었습니다. 한 때 불티나게 나갔죠.
4~5천을 넘어가는 에르메스 악어백과 비교했을 때 1~2천만원대에서 선택할 수 있는 최고의 대안이었으니까요.
게다가 에르메스 악어백은 정말 구하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콜롬보는 바로 가서 살 수 있으니, 더 매력적일 수 밖에요.
그러다가 2011년 말 제일모직에서 이태리 본사를 아예 인수하면서 역시나 초고가 마케팅으로 전략을 바꾸고 지난 2년간 꾸준히 가격을 인상해왔습니다.
그러면서 제자리 걸음 하고 있죠. 사실 기존 고객에게 외면을 받았다는 편이..
제이 멘델, 발렌티노, 펜디, 샤넬 등에서도 악어백이 나오니, 그 전까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대세라는 평을 믿고 멋모르고 콜롬보만 찾던 아주머니들이
다른 고가 브랜드에 눈을 돌리게 되었고, 콜롬보를 현실적으로 최고라고 생각하던 젊은 층은, 한층 젊은 디자인과 스타일로 무장한 낸시 곤잘레스나,
리드 크라코프 같은 젊고 스타일리쉬한 악어백에 관심을 돌리게 됩니다.
지금도 콜롬보는 좋은 브랜드지만, 예전만큼은 확실히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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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를로스
2013.03.10 10:42
GOYARD 는 초기 창업시부터의 전통을 잇고 있고, LV는 많은 분들이 보시는대로 변형되며 가격이 내려갔고, MOYNAT는 아르노님의 에르메스사냥이라는 모토와 함께 LV의 윗등급으로 설정되어 가격이 비싸졌습니다.
GOYARD의 현재 가격과 라인업, 운영방식이 프렌치 트렁크 트리오의 본연의 모습이라 보면 되겠습니다.
콜롬보는 몇년 전에 봤었는데 이제는 1~2천만원대가 아닌가요?
콜롬보 오데온의 가격이 궁금하고, 많이 올랐다면 외면을 받아야 마땅하겠습니다.
제가 맘에 들지 않는 것은 "유럽 최고의 악어브랜드" 라는 판매원의 설명이었습니다..물론 "아 그래요?" 라고 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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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치
2013.03.10 11:14
Goyard에 대해서 호를로스님과 동의합니다.
Goyard는 지금도 그래도 전통을 많이 끌고 가고 있죠. 물론 디자인 같은 것들이 조금 현대적으로 다듬어지긴 했지만요.
한국소비자들에게 소개된 것이 늦었을 뿐, 일찍부터 가차가 높은 브랜드였구요.
콜롬보는 이미 4~5년도 더 전에 오데온이 1천만원을 살짝 넘게 시작했습니다. 그때 이태리에서는 약 한화로 환산해서 600~700정도 했구요.
특히 이태리 월드컵 하던 2006년도인가.. 유독 이태리에서 직접 구해오신 분들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그때쯤부터 몇년정도가 인기가 제일 좋았구요.
요즘 콜롬보 가격이 어떤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관심있게 보질 않아서),
그 녀석이 사이즈와 컬러 및 장식에 따라서 1천만원 극후반부터 3천만원대까지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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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를로스
2013.03.10 11:16
3천만원!
한국 시장을 호구로 보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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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레이어
2013.03.10 11:32
에르메스야말로 가죽제품류에선 마케팅이 아닌 자타공인 세계최고 럭셔리 메이커인지 궁금합니다.
벨루티는 LVMH, 존롭파리는 에르메스, 이렇게 모기업의 후원과 초고가 마케팅으로
사람들의 머리속에서 넘버원 럭셔리 메이커가 된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어서요.
추신: 메디치님~ 2006년은 독일에서 월드컵이 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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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를로스
2013.03.10 12:01
존롭이라 하지 않고 존롭파리라 하신 것으로 봐서는 존롭파리에 대한 설명은 굳이 드리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에르메스는 제가 업계에 입문하기 전부터 자타공인 최고의 럭셔리 메이커입니다.
매니아들 중 많은 분들이 파텍필립을 최고라 하지만, 일반인이 "왜 바쉐론이나 브레게가 아닌 파텍이 최고냐?" 라고 했을 때 구구절절 설명이 필요하고, 납득하지 못하는 사람도 꽤 될 것입니다.
그러나 에르메스는 브레게나 바쉐론처럼 갖다붙일 마땅한 브랜드가 없습니다.
구두 중에선 작은 공방 형태로 초고가를 고수하는 브랜드들이 있는데, 인터넷 검색으로 찾으실만한 브랜드로는 Silvano Lattanzi 가 있습니다.
최고라 할 수 있는 존롭 런던과 비슷한 가격대입니다.
벨루티는 LVMH에서 인수하기 전부터 프랑스의 뛰어난 공방이었는데 아르노 회장의 눈에 들어 지금처럼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가격으로 보면 라탄치나 존롭 런던보다는 아래, 존롭 파리보다는 약간 비싼 비슷비슷 입니다.
에르메스는 럭셔리마켓의 정점을 찍는 브랜드로 비슷한 상대조차 없고, 벨루티와 존롭파리는 기성브랜드 중 최고이긴 하나 에르메스와 같은 절대자는 아닙니다.
왜냐하면 남성구두나 수트의 경우 비스포크 시장이 거대하기 때문이고, 당장 눈에 보이는 존롭런던과 라탄치 등 형님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남성 비스포크는 독립시계 제작자들과 비슷하게 아직까지 정형화된 럭셔리마켓에 편입될 규모와 인지도를 갖추지 못한 별도의 시장이므로 존롭과 벨루티를 최고라 하는데 별 이견은 없습니다(일종의 편의상).
하이엔드 럭셔리 마켓의 구분은 가격을 근거로 하므로 압도적인 높은 가격으로 계속 유지된다면 그 시장에 있을 자격이 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리고 마케팅에 의해 최고가 되었다더라도 그것은 최고입니다..왜냐면 마케팅 역시 품질만큼이나 중요한 요소이며, 품질이 받쳐주지 않는 마케팅으로 제한된 시장에서 일시적 성공은 가능하나 전세계를 상대로는 불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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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치
2013.03.10 12:56
앗.. 지적 감사드립니다. 2006년 개최지는 독일이었구 그때 제가 이태리에 있었는데, 이태리가 우승했어서,
이태리가 우승했다는 가억이 오버랩되면서 글 작성중 잘못적었네요^^
슈레이어님 의견도 일정부분 동의합니다.
사실, 에르메스 가죽의 퀄리티는 인정받을만하다고 느껴지며, (꼭 가방이 아니더라도, 에르메스의 얇은 소가죽 재킷들을 보면, 여타 엇비슷한 브랜드들과도 질 차이가 납니다.)
그 외에도 최고라고 이미 오래전부터 인식되어진 이미지의 역할도 적잖이 있을거고, 적극적인 마케팅이 아니어도, 셀러브리티들에 의한 의도적이지 않은 홍보도 영향이 있겠죠.
그래도 그나마 에르메스는 이미지 대비 퀄리티가 받쳐주는 메이커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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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치
2013.03.10 13:19
그리고 한마디 덧붙이자면, 에르메스가 인정받을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최고의 퀄리티를 흐트러짐없이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전세계적인 수요를 감당해내고 있기 때문" 입니다.
극 소량 생산하는 일부 장인의 가내수공업 브랜드도 이태리나 프랑스에 많습니다. 개별작품 하나하나 비교해보면
에르메스보다 더 뛰어날 수 있지만, 한해에 고작 수십개 제작한다면 소위말하는 명품대열에 낄수가 없겠죠. 아는 사람이도 몇 없고, 사는 사람이 몇 없으니...
가내수공업에서 벗어나 어느정도 안정적인 대량생산기반과 판매량을 갖춘 패션브랜드에서 당분간은 퀄리티에서 에르메스의 적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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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레이어
2013.03.10 10:52
쉬는 날인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빨리 답변을 주셔서 정말로 고맙습니다.
편안한 주말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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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군
2013.03.10 10:26
호를로스님 팬이 되었습니다..
정말 재밌고 영양가 있게 잘 보구 갑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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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ng
2013.03.10 11:28
좋은 글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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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탱구리
2013.03.10 21:16
좋은 글 감사합니다~ 하이엔드는 저랑은 인연이 없을 것 같아 궁금해하지도 않았는데;; 의외로 알게되니 재밋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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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를로스
2013.03.11 05:25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고 판매자의 관점을 알고 계시면 다른 물건을 사실 때 분명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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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닉
2013.03.11 08:21
좋은 글 재미 있게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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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aretto
2013.03.11 09:32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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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릿99
2013.03.11 09:47
정말 ^^ 차분하게 읽으면서도 이해가 안되는 부분도(몰랐던) 있었고, 지금까지 내가 알고있다고 생각했던
럭셔리 브랜드의 위치나 종류가 너무나도 많다는 사실에도 다시한번 놀랐습니다.
앞으로도 종종 여쭤볼 일들이 많을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다시한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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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
2013.03.11 13:03
시계라는 것에다가 역사니 기술이니 하는 온갖 환타지를 불어 넣어가지고 물신을 숭배하는 여러 사람들을 휘두르고 있는 모습을 아주 적나라하게 표현하셨네요^^ 뚫어진 거 못사면 달 그려진 거라도 사야지! ㅎㅎㅎ
근데 그런 마술에 휘둘려지고 있는 내 모습을 보게 되니 참 이건 웃을 일이 아니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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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y lee
2013.03.11 13:08
재미있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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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가트랙
2013.03.11 14:53
흥미로운 글과 댓글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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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럿
2013.03.11 15:38
호를로스님 글 읽으면서 동감가는 부분도 많고 많이 웃엇습니다.
매번 재밌는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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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반
2014.03.20 05:08
재미있게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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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14.09.07 22:35
너무 좋은글.스크랩 해갑니다 ^^
최근 멋진 포스팅 너무 감사드리며.. 아직 식견이 부족하여 토론에는 참여를 못하지만, 항상 재미있게 읽고있습니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