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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oc 723  공감:13 2022.05.27 21:04

밑에 클래시컬님이 Fifty Fathoms를 100% 용도에 맞게 활용하시는 걸 보고 저도 제 5년전 처음이자 마지막 스쿠버다이빙 얘기를 해 드리죠.

 

이 이야기를 들으시면 마음이 있어도 몸이 안따라주면 얼마나 슬픈지 아시게 될겁니다. 

 

때는 2017년...

 

추석 대연휴 하와이 여행으로 들뜬 저는 정말 악몽같은 일을 저지르고 마는데...

 

하와이 스쿠버다이빙을 예약해 버린거죠.

 

20171004_144151.jpg

 

당시 저는 해외여행에는 GMT 기능이 있는 블랑팡 Trilogy GMT24를 항상 착용하고 가곤 했는데,

 

다이버인 이놈을 이번엔 제대로 활용해 보자는...그리고 멋진 사진을 남겨서 좀 주목받아 보자는 허세에 쪄들어 있었던 것이죠...자기몸도 생각 못하고 ㅉㅉ

 

뭐 가족여행이니깐 당연히 저와 와이프, 두 딸들까지 예약했습니다. 

 

그리고 하는김에 뽕을 뽑자고 산소탱크도 2개씩 예약했죠. 지금 생각해 보면 뭔 생각이었는지 에휴~

 

암튼 그렇게 운명의 날이 되었고,

 

20170930_152423.jpg

 

저희 식구는 그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속이 든든해야 물질도 하지 않겠냐며 호텔 조식도 든든히 챙겨 먹었습니다. 

 

차라리 빈속이었으면 덜 고통스러웠을것을...ㅠㅜ

 

20171003_074208.jpg

 

그리고 바로 항구로 이동해서 배를 타고 근해로 이동하면서 한국인 크루들에게 스쿠버다이빙에 대한 간단한 OT를 듣고 키미테를 건네받았죠

 

그리고... 

 

그게 왔습니다. 바로 배멀미...

 

키미테가 아무 소용이 없더군요

 

와~ 정말 넘나 고통스러워서 참다참다 구토를 하기 위해 배의 화장실로 뛰어갔더니...거기는 먼저 어떤 여성분이 정성스럽게 변기를 껴앉고 먼저 실례하고 있더군요.

 

간신히 입을 틀어막고 밖으로 나가서 난간에 기대어 깨끗한 하와이 바다에 제 호텔 조식을 아낌없이 기부했습니다. 

 

그거 아십니까? 자신의 토사물로 물고기들한테 먹이를 주는 그 신비한 경험을...

 

깨끗한 파란 바다에 노란 토사물...그것을 먹기 위해 몰려드는 아름다운 물고기들...구역과 구토, 눈물, 토사물, 자괴감, 쪽팔림, 신기함, 어이없음의 대 환장 파티였습니다. 

 

한 두어번 토하고 선실로 들어왔더니 저 똑띠 닮은 큰딸은 이미 사망 직전...와이프도 약간 맛이 가고있고, 작은딸만 멀쩡 하더군요.

 

20171003_091058.jpg

 

다이빙 포인트에 배가 멈추고 나서도 출렁거리는 배에 제 위장은 Up&Down을 계속했고...

 

본격적인 스쿠버다이빙 전에 수상 레크레이션 시간이 먼저 다가왔습니다. 

 

구명조끼를 입고 스노쿨링을 하는 것이었는데 언제 또 올지 모르는 하와이, 전 이것도 욕심껏 4인가족 풀로 신청해 놓은 상태였죠.

 

20171003_090911.jpg

 

일단 널부러져 있는 저희 가족들을 다독이며 스노쿨링 장비를 착용하고 입수를 했는데,

 

전 이때 처음 알았습니다. 

 

연애할때도, 결혼하고 애 둘을 낳고도, 심지어 본인도 몰랐었는데, 제 와이프가...입으로 숨을 못쉰다는것을...OTL

 

스노쿨링 장비로 코를 막고 입으로 숨을 쉬어야 하는데, 코를 막으면 숨이 안쉬어져서 공포감이 든다는 겁니다...

 

그렇게 제 와이프는 전열에서 이탈...선결제 해 놓은 스쿠버다이빙도 다 날라간거죠. 스노쿨링도 못하겠다는데 스쿠버다이빙을 할 수 있을리가...ㅡ,.ㅡㅋ

 

다행히 제 두 딸은 문제 없이 스노쿨링을 즐기더군요.

 

그리고, 저도 깨달았습니다. 바다에 들어가면 저를 그렇게 괴롭히던 멀미가 사라진다는 것을...

 

다시 배 위로 올라가자 다시 멀미가 엄습해 왔고, 저는 살기위해 제빨리 스쿠버장비를 입기 시작했습니다. 

 

20171003_092808.jpg

 

입수하기 위해 배에서 내려왔을 때, 이번엔 큰딸에게 문제가 생겼습니다. 

 

스쿠버수경을 쓰고, 중이강 내의 평형을 맞추기 위해 코를 잡고 숨을 불어넣어야 하는데,

 

제 큰딸이...코가 안잡힌다는 겁니다. 

 

아니 이게 왠일입니까...ㅠㅠ

 

저를 닮아 콧대가 유난히 오똑해서 친구들이 부러워 하는 제 큰딸이...코가 안잡힌다는 겁니다.

 

솔직히 뭔소린지 모르겠는데, 제가 도와줘도, 여러번 시도해 봐도 코를 잡고 중이강 압력을 맞추는 것을 못하는 겁니다...ㅠㅜ

 

그래서 저희 큰딸도 스쿠버다이빙 탈락...ㅠㅠ

 

20171003_094824.jpg

 

결국 최종적으로 저와 작은딸만이 입수에 성공했습니다. 

 

PICT0010.jpg

 

고요한 바다에 들어가니 멀미가 가시고 정말 살만 하더군요.

 

솔직히 여러번 토해서 탈수증상도 있고 어질어질 했지만, 몸이 힘들었지만 오로지 살기 위해, 내가 저 배위에 올라가면 다시 멀미를 할까 두려워서 저는 스쿠버다이빙을 지속해야만 했습니다. 

 

PICT0013.jpg

 

그 와중에 둘째도 귀가 아프다고 일찍 올라가 버리고...

 

4인가족 산소탱크 2개씩 지불한 스쿠버 비용은 저 빼고 몽땅 헛돈쓴게 되었고

 

PICT0021.jpg

PICT0042.jpg

PICT0044.jpg

 

그나마 이와중에 시계사진은 또 찍어보겠다고 액션캠으로 간신히 퀄 안좋은 Trilogy GMT 24 사진이나 몇 개 건진게 저의 5년전 스쿠버다이빙의 흑역사 입니다. 

 

P1015447.JPG

 

그 후 저는 블랑팡의 다이버를 FF로 2개나 더 구입했지만...

 

20171005_094814.jpg

 

그때의 트라우마로 이녀석들은 언제나 저에게 테이블 다이버로 남아있게 될 것입니다.

 

다이버 워치를 제대로 즐기고 싶으신가요?

 

그럼 그전에 먼저 자신의 몸을 돌아 보십시요.

 

저의 경험담이 여러분의 만수무강에 도움이 되기를 기원하면서...

 

꾸미기_77777.jpg

 

이불밖은 위험합니다. 다이버 워치는 안전한 집구석 테이블에서 즐기시길...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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