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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고 1981  공감:13 2007.03.16 16:43
심플와치의 Holy Grail(성배)를 찾아서....
 
 
 
서론 : 손목시계의 Holy Grail 무브먼트들
 
 
 
시계 매니아들에게 Holy Grail 이라고 불리우는 지난 100년간의 손목시계 역사에서
 
이채를 발하는 가장 매력적인 시계며 무브먼트들이 있습니다.
 
물론 이런 시계들의 대부분은 복잡시계들입니다....
 
아브라함 브레게의 "앙트와네트" 시계(역사상 최초의 그랜드 컴플리케이션)며....
 
시계 경매 역사상 최고가의 기록을 세운 파텍 필립의 그레이브스 시계 같은 것 들입니다.
 
그러나, 복잡하고 기술적으로 탁월하고 그 결과 너무도 비싸서 Holy Grail로 불리우는 것이 아니라...
 
너무도 단순하며 흔하고 흔한 타입의 타임온리 시계이면서도
 
매니아들이나 컬렉터들에게 Holy Grail로 인정받고 그 결과로 매년 가격이 상승하는 시계들도 있습니다.
 
현행품이라면 Philippe Dufour의 Simplicity가 바로 그런 시계일 것입니다.
 
필립 듀포의 장인적인 이미지, 3 년을 기달려야 하는 대기기간....
 
도합 200 개만이 만들어진 레어리티....
 
미래를 알 수는 없는 일이지만....
 
필립 듀포가 이 세상을 떠나고 나면 아마도 대표적인 심플와치의 Holy Grail로 인정받을 시계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럼, 손목시계 역사인 지난 100 여년간 필립 듀포의 심플리시티와 같이 빛나는 심플 수동 혹은 자동 시계는
 
어떤 것이 있었을까???
 
IWC의 Original Portuguese와 Anniversary Portuguese, Patek Ref. 2526, Vacheron Calibers 1008과 1071~2,
 
Peseux Caliber 260, Zenith Caliber 135, Omega Calbier 30T2RG 같은 것들이 그런 시계와 무브먼트들입니다.
 
 
IWC의 경우 한정 생산된 제품이었기 때문에.... 또한 오리지날 포르투기즈가 소형화되는
 
손목시계 시대의 유행에 따라 몇 개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회중시계 무브먼트를 사용한 포르투기즈 오리지날과 쥬빌리(애니버서리) 모델은 IWC 매니아들에게는
 
Mark 9과 함께 살아 생전에 하나 꼭 수집하고 싶은 시계의 하나로 드림 컬렉션 위시 리스트에 올라가게 되는 모델입니다.
 
                                   Patek Philippe Ref. 2526과 Caliber 12-600AT
 
파텍 Ref. 2526은 엔티쿼럼에서 심플 자동 시계의 빈티지 시계 세계 신기록을 세웠던 시계입니다.
 
물론, 파테 최초의 자동 무브먼트(Caliber 12-600AT)로서 생산수량이 적었던 레어 아이템으로서의 영향도 매우 큽니다.
 
현재 각종 경매나 ebay  등에서 파텍의 타임온리 모델 중 가장 비싸게 팔리는 시계이며
 
파텍 컬렉터들의 "Die-For-Watch"의 하나입니다.
 
                                 Vacheron Constantin Chronometer Royal과 Caliber 1008
 
VC의 경우는 수동 1008과 자동 1071과 1072 무브먼트와 이를 사용한 Chronometer Royal가 그런 시계입니다.
 
환상적인 피니싱과 하이엔드 크로노미터의 조합....
 
1940년대에서 1960년대까지 소위 "손목시계 크로노미터"의 전성기에 바쉐론을 파텍과 동등하게
 
혹은 그 이상의 평가를 받게 만들었던 시계들이 바로 Chronometer Royal입니다.
 
                                Vacheron Constantin Chronometer Royal Automatic과 Caliber 1072
 
다만, 크로노미터로 만들기 위해 슬림한 무브먼트가 아닌 하이엔드 제품치고는 매우 두껍고 큰 무브먼트가
 
사용되어, 1940년대부터 몰아친 얇은 시계에 대한 수요와 두꺼운 시계에 대한 기피 때문에....
 
몇 개 만들어지지 못하고 아마도, 하이엔드 소비자이면서도 "정확한 시계"를 요구하던 구매자들을 위해서만
 
만들어졌던 것으로 보이는 그야 말로 "아름다움과 정확성"을 아울러 겸비한 시계입니다.
 
또한, 크로노미터 로얄에 사용된 이 무브먼트들이야말로 진정한 의미로 무브먼트의 가장 중요한 2 개의 미덕인
 
정확성과 아름다움의 균형과 조화를 성취했던 "완벽한 하이엔드 무브먼트"들인 셈입니다.
 
그 덕분에 슬림형 무브먼트들인 VC Caliber 1001/1002(수동), 1003(울트라 슬림 수동), 1120 (울트라 슬림 자동)에
 
비해 생산량이 매우 적어서 각기 수백개 혹은 1000 개 내외로만 생산되어.....
 
시계사적으로 매력적인 스토리와 함께 레어 아이템으로서의 조건을 획득하게 되어
 
현재 전세계적인 심플와치 매니아들의 드림 와치 리스트에 올라가게 된 명품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는
 
몇 안되는 시계들 중의 하나인 셈입니다.
 
그런데, 왜 빅 3로 불리우는 AP는 이 리스트에서 완전히 빠져 있는 것일까?
 
아예 없었던 것일까?
 
만일 있었다면 뭐가 있었을까 ?
 
                            Audemars Piguet Automatic 모델과 Caliber 2071
 
 
실상, 자동의 경우에는 Vacheron Caliber 1071과 1072에 대응하는 AP Caliber 2071과 2072(데이트형)가 있습니다...
 
다만, 이 시계들에 VC와 같은 멋진 시계 이름(Chronometer Royal)이 붙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AP의 Caliber 2071/2072의 시계들은 VC의 Chronometer Royal 보다 클래식한 디자인을
 
선택하고 있어서,  VC의 다소 과장스러운 러그며 다이얼 디자인이 부담스러운 분들에게는
 
JLC 2499를 베이스로 사용하여 VC와 AP에서만 만들어졌던[VC 1003(AP 2003) 혹은 VC 1120(AP2120)과 비슷한
 
무브먼트임] 이 멋진 무브먼트를 보다 클래식한 시계 디자인으로 소유할 수 있는 매우 매력적인 선택인 셈입니다.
 
한편, 수동과 자동의 Holy Grail 시계들 중에서, Patek의 12-600AT를 예외로 인정하면,
 
Holy Grail 와치들에서도 매니아들을 더 달구는 존재는 수동 시계들입니다.
 
1940년대 이후 자동의 시대가 서둘러 손목시계시대를 점령해버렸으므로....
 
손목시계에서는 상대적으로 역사가 짧았던 수동 시계들이 더 귀하고,
 
한편으로는 현행시계들도 자동 제품 위주로 생산되므로서.....
 
현행품에서 흔치 않은 아름다운 수동 무브먼트들을 찾게 되는 매니아들의 취향을 반영한 결과인 셈입니다.
 
그러나.... AP에는 Vacheron Constantin의 Caliber 1008 에 대응하는 수동 무브먼트가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AP의 숨겨진 수동 Holy Grail 무브먼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무브먼트 사진에서 떠오르는 것이 없으십니까???
 
 
그렇습니다....
 
바로 유명한 필립 듀포의 심플리시티와 AP의 이 빈티지 무브먼트는 톱플레이트의 디자인이 매우 흡사한 것입니다.
 
필립 듀포로 하여금 자신의 심플리시티의 무브먼트 디지인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영감을 가져다준
 
AP의 역사에서 숨겨진 무브먼트에 대한 짧은 이야기가 이 글의 주제입니다....
 
필립 듀포에게 자신도 모르게 영감을 주었다는 표현은 일본 매니아와의 인터뷰에서 필립 듀포가
 
톱플레이트며 보석 베어링의 배치(윤열의 설계를 의미함)에서 흡사한 AP의 VZSS 무브먼트와의 유사성에 대해
 
부인도 시인도 하지 않으며.... "밸르 드 쥬의 옛 무브먼트들로부터 영감을 받았다."라고만 언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1. AP의 VZSS와의 첫 만남
 
 
AP의 VZSS 무브먼트에 대해 링고가 처음으로 인식하게 된 것은 4~5 년전 유명한 컬렉터 SteveG의 사이트에서였습니다.
 
 
유감스럽게도 현재는 최근 purists에서의 일련의 토론의 결과로 SteveG는 자신이 쓴 글들을
 
다 지워버렸습니다.
 
AP의 무성의로 이 무브먼트에 대한 신뢰할만한 증거가 하나도 발견되지 않고 이런 저런
 
논란의 상태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글에 대한 결벽증이 심한 편인 SteveG는 AP 로부터
 
신뢰할만한 정보를 입수할 때까지 글을 삭제해버린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사진은 남아 있습니다.
 
 
바로 이 시계입니다...
 
1948년 제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시계.
 
글이 지워지기 전에 링고가 읽었던 내용은 이런 것이었습니다.
 
"나는 ebay를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가벼운 물건들이나 저렴한 시계 외에는 ebay에서 시계를 구입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원칙을 무시하고 내가 유일하게 ebay에서 구입했던 고급 시계가 바로 이 시계이다.
 
이 시계의 매우 독특하게 생긴 무브먼트가 나를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바로 이 무브먼트입니다.
 
사실 이 무브먼트를 처음 보았던 당시에는 링고 역시 시계에 대해 초보적인 수준의 지식만을 가진 상태였으므로
 
이 무브먼트가 1/2 플레이트 스타일이며 Big 3 답게 세밀하게 피니싱된 무브먼트라는 것 외에 아무런 특별한
 
느낌도 없었습니다.
 
또한, 필립 듀포의 심플리시티와의 연관관계도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이 시계의 소유자인 SteveG도 이 시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2. VZSS와의 2 번째 만남 - 심상치 않은 내력
 
AP의 별다른 칼리버 넘버도 없이 VZSS라고 불리우는 이 독특한 무브먼트에 대해 다시 관심을 끈 것은
 
SteveG가 자신의 시계 사진을 퓨리스트에 올리자 이 시계에 대해 조사해보았던 Franco라는 매니아 때문입니다.
 
2001년 이 시계가 purist에서 잠시 화제가 되었던 것입니다....
 
Franco의 설명에 따르면, SteveG의 시계는 무브먼트 번호로 보아 1948년 제품이며, 사용된
 
무브먼트는 VZSS라는 것으로 6 시 스몰세컨드 버전에 해당하며, 센터세컨드 버전인 VZSSC라는 무브먼트도
 
존재한다는 것이었습니다. 1940년에서 1963년까지 제조된 것으로 책에 나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동일한 무브먼트를 사용하여 파텍 필립에서 천문대 경진용 크로노미터를 만들었다는 것으로부터
 
이 무브먼트는 어쩌면 AP 수동 무브먼트의 최정점에 위치하는 무브먼트일 것이라는 것으로 간단한 설명을 마치게 됩니다.
 
이어,  퓨리스트에서 무브먼트에 대해서 언제나 가장 풍부한 지식을 보여주던 Suitbert는 VZSSC의 사진을
 
올려줍니다.
 
 
SteveG의 스몰세컨드 버전이 아닌 센터세컨드 버전인 VZSSC이며, 보석수도 17석에서 19 석으로 증가되었고
 
레귤레이터도 단순한 바아 타입의 레귤레이터에서 스완넥 스타일의 마이크로 레귤레이터까지 구비한
 
무브먼트였습니다.
 
이 무브먼트에 대해 별로 아는 것도 없었지만, 무브먼트 사진 자체만으로도 압도적인 힘 같은 것이 느껴지는 것이었습니다.
 
이 무렵 다음 119가 네이버로 이동했으며, 블로그에 사진을 한 장 등록하는 기능이 있었으므로...
 
링고는 자세한 지식 없이도 이상하게 끌리는 이 무브먼트를 블로그의 사진으로 등록하게 됩니다.
 
 
 
 
3. VZSS와의 3 번째 만남 - 가슴을 파고드는 전율 그리고 미스테리
 
 
(1) 크로노미터 경연과 파텍 필립의 크로노미터 경연 참가 무브먼트
 
그리고, 몇 년이 흘렀습니다. 링고는 TF의 출범을 기해 그 동안 인터넷 시계 사이트에서 자주 언급되는
 
시계에 관련된 책 몇 권을 구입하게 됩니다.
 
그 중에 Wristwatch Chronometer라는 책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크로노미터 경연과 COSC인증의 간략한 역사와 각종 데이타들이 실려 있는 다소 지루한 책이었습니다.
 
 
Osterhausen의 책에 실려 있는 AP의 Precision Chronometer의 사진이었습니다.
 
앞서 Franco 등이 언급했던 VZSS와 VZSSC의 존재와 제조시기는 바로 이 책에서 그대로 인용된 것이었습니다.
 
추가로, 이 책에는 이 독특한 다이얼을 가진 시계에 대해
 
"다이얼의 Precision은 매뉴팩춰 내부의 기준에 따른 크로노미터 시계를 의미하는 것이며, 다이얼의
 
2 개의 섭다이얼을 배치하고, 한 쪽에는 아무런 기능 없이 브랜드 표시 등을 한 것은 파텍 필립의
 
천문대 크로노미터와 비슷하다."고 간략히 설명되어 있을 뿐이었습니다.
 
Osterhausen의 책에서 가장 시선을 끄는 시계가 바로 파텍의 천문대 크로노미터 사진들입니다.
 
 
특히 1954년제의 시계로 설명된 사진의 시계는 정말 특별한 시계였습니다.
 
이 시계는 실제로 크로노미터 경연에 참가했던 파텍의 30mm 무브먼트를 사용하여 판매되었던
 
단 4 개의 천문대 크로노미터 중의 하나(투루비용 제외)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 무브먼트 역시 플레이트의 디자인이 조금 다르지만 바로 밸쥬 VZ 크로노그래프에서
 
크로노그래프 기구를 제거하고 타임온리로 변경한 시계였던 것입니다.
 
3 시 방향의 섭다이얼에 "Bulletin Observatoire" 라고 기재되어
 
이 시계에 사용된 무브먼트가 천문대 크로노미터 경연에 참가하였던 무브먼트임을 표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시계의 하루 평균오차가 0.39초 였다는 천문대 경연 기록까지도 기재되어 있습니다.
 
 또한, 이 무브먼트는 당시 파텍의 천문대 크로노미터 경연 참가 레귤레이터인 Rene Matthez에 의해 레귤레이션되어
 
1950년대초에 중간 정도의 성적으로 올렸다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밸쥬 VZ 무브먼트를 타임온리로 수정하여 천문대 크로노미터 경진에 참여한 것 외에
 
파텍 필립은 이 무브먼트를 사용한 일반 판매용 시계를 만들었다는 기록은 발견할 수 없으며....
 
빈티지 시장에서조차 파텍 필립의 밸쥬 VZ 무브먼트 시계는 발견되지 않습니다.
 
이 때 파텍 필립은 이미 자사 무브먼트 시대로 진입하고 있어서, 자신들이 개발한 10 리뉴와 12 리뉴의
 
무브먼트를 사용할 뿐, 13 리뉴급의 무브먼트를 사용한 손목시계는 만들지 않았던 것입니다.
 
따라서, 파텍 필립에서 바쉐론 콘스탄틴 Caliber 1008이나 오데마 피게의 Caliber VZSS 패밀리에 해당하는
 
제네바씰급의 피니싱과 크로노미터 성능을 겸비하는 무브먼트는 생산된 적이 없는 셈입니다.
 
단지, 1950년대 초 천문대 크로노미터 경연에 참가했던 무브먼트를 사용한 단 4 개의 타임온리 수동 모델이 판매되었을 뿐입니다.
 
나아가, 파텍 필립에서는 밸쥬 VZ 무브먼트를 투루비용으로 개량하여 천문대 크로노미터 경연에 참석했다는
 
자료가 나타납니다.
 
즉, 파텍 필립에는 특별한 칼리버 넘버 없이 크로노미터 경진 대회용으로 수정되었던 밸쥬 VZ의 타임온리 패밀리는
 
타임온리 무브먼트 및 투루비용 무브먼트로 수정되어 1950년대 제네바 크로노미터 경연에서 우수한 성적을
 
올렸던 파텍 필립의 천문대 크로노미터를 상징하는 무브먼트들중 하나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파텍 필립에서는 이를 판매용 수동 손목시계에 사용하지 않았으므로....
 
오데마 피게는 이를 판매용 수동 손목시계의 무브먼트로 사용한 거의 유일한 브랜드일 지도 모르는 것입니다.
 
오데마 피게는 IWC 등과 함께 1940년대부터 1960년대말까지 계속된 천문대 크로노미터 경연에 참석한 적이 없는
 
브랜드들중 하나로 보입니다(명확한 데이타나 증거는 없음).
 
하지만, 오데마 피게 역시 당시 자신들의 경쟁자인 파텍 필립이나 바쉐론 콘스탄틴의 크로노미터 손목시계에
 
매력을 느끼는 구매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고급 크로노미터 손목시계 개발에 대한 압박감이 없지 않았을 것입니다.
 
밸쥬 VZ를 파텍 필립에서 먼저 타임온리 모델로 사용한 것인지, 오데마 피게가 먼저였는 지는 아무런 기록이 없습니다.
 
다만, 파텍 필립의 천문대 크로노미터 경연 참가 무브먼트를 사용한 4 개의 시계들이 1950년대초에 생산 판매된 것에
 
비해, 오데마 피게의 VZAS 혹은 VZSS를 사용한 시계들은 1940년대중반 부터 등장한다는 점에서
 
오데마 피게야 말로 밸쥬 VZ의 타임온리 무브먼트로서의 가능성과 크로노미터 무브먼트로서의 수정을 시도한
 
첫 브랜드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되는 것입니다.
 
손목시계 역사 내내 바쉐론 콘스탄틴과 함께 JLC의 에보슈를 사용하여 시계를 만들었던 오데마 피게는
 
크로노미터 손목시계 무브먼트에 있어서는 바쉐론 콘스탄틴이 사용한 JLC의 에보슈 대신에
 
파텍 필립이 천문대 크로노미터 경연에 참가했던 밸쥬 VZ의 수정판을 사용했던 것입니다.
 
따라서, 빈티지 시계들의 대부분의 무브먼트들이 바쉐론 콘스탄틴과 중복되는 오데마 피게에서 VZSS와
 
VZSSC의 의미는 매우 특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2) 밸쥬  VZ 무브먼트들
 
이 글에서 계속 언급되는 밸쥬 VZ라는 무브먼트는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로
 
밸쥬의 최초의 크로노그래프였던 원푸시 방식의 밸쥬 13을 개량하여 2 푸시버튼 방식으로
 
변경한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로 알려져 있습니다.
 
즉, 밸쥬 수동 크로노그래프를 대표하는 밸쥬 23과 72가 등장하기전에
 
파텍 필립 등에 납품되었던 밸쥬 크로노그래프 VZ 버전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많은 매니아들에게 잘못 알려져 있는 지식들중의 하나가 파텍 필립의 1920년대에서 1980년대의 크로노그래프 및
 
퍼페츄얼 크로노그래프의 베이스 무브먼트가 밸쥬 23 이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엔티쿼럼 등의 신뢰할만한 자료에 따르면 파텍 필립과 바쉐론 콘스탄틴 및 오데마 피게에서
 
이 당시에 사용한 크로노그래프 베이스 무브먼트가 바로 Valjoux VZ이라고 불리우는 밸쥬 13과 밸쥬 22 사이에
 
제조되었던 밸쥬 VZ입니다.
 
밸쥬의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들중 칼리버명이 숫자가 아닌 영문약자로 표현된 것이 밸쥬 VZ와 밸쥬 GHT 라는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가 있습니다.
 
당시 밸쥬에서 밸쥬 VZ 무브먼트를 베이스로 하여 제조한 무브먼트는 모두 4 가지입니다.
 
  • VZ - base chrono with minute counter
  • VZH - chrono with minute and hour counter
  • VZQ - chrono with minute counter and simple calendar
  • VZHQ - chrono with minute and hour counter and simple calendar
  •  
    밸쥬 VZ가 가장 베이스가 되는 분카운터를 가진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이며, VZH가 밸쥬 72 처럼
     
    6시 방향에 시간 카운터를 가진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 VZQ가 심플캘린더를 가진 2 카운터형 크로노그래프,
     
    마지막이 VZHQ 로 캘린더와 3 카운터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입니다.
     
    그 후 매니아들에 익숙한 밸쥬 23과 72, 23C와 72C 및 88로 변천되게 되는 밸쥬의 초창기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들입니다.
     
    또한, 밸쥬 크로노그래프의 타임온리 베이스 무브먼트의 우수성 덕분에 크로노그래프가 제거되어
     
    타임온리 + 캘린더 기구 타입의 무브먼트들인 밸쥬 78과 같은 무브먼트들이 판매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밸쥬의 수동 크로노그래프들과는 달리 크로노그래프를 제거한 형태의 생산량이 많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1990년대말 혹은 2000년대초에 NOS 빈티지 무브먼트를 사용한 다양한 시계들이 생산되었으며
     
    Claude Meylan의 브랜드명으로 판매되었던 이 시계가 바로 밸쥬 78을 사용한 시계입니다.
     
    캘린더 문페이스 + 크로노그래프 기능을 가진 밸쥬 88에서 크로노그래프 기구를 제거하고, 타임온리와 캘린더 문페이스
     
    기능만을 남겨 놓은 것으로 밸쥬 78 및 90으로 알려져 있는 매우 드물게 발견되는 빈티지 무브먼트의 하나입니다.
     
     
     
     
    (3) 논란과 AP 본사의 답장
     
     
     
    최근 SteveG는 퓨리스트를 통해 얻게 된 125 years of Audemars Piguet 라는 책으로부터 새로운 사실을 알아내어
     
    다시금 글을 올리게 됩니다.
     
    지금까지 알려졌던 것과 달리 VZSS와 VZSSC 외에도 VZAS라는 것이 존재했으며, 브릿지의 형태도
     
    자신의 무브먼트와 달리 9시 섭세컨드와 이스케이프먼트콕과 4번휠 콕이 분리된 형태의 VZAS라는 것의
     
    최초의 사진이 등장한 것입니다.
     
    또한, VZSS로 통칭되는 6시 스몰세컨드의 무브먼트도 실제로는 2 종류가 존재했다는 것을 확인해준
     
    사진이었습니다.
     
    또, 이 책을 근거로 SteveG는 AP에서 1940년대와 1950년대에 밸쥬 VZ의 타임온리 버전인 이 무브먼트들을
     
    1100 개 정도 만들었으며.... 아무리 많아도 VZ** 무브먼트들은 2000 개를 넘지 않으며 특히 타임온리 버전은
     
    극소수인 것 같다는 추론이었습니다.
     
    그러나, 곧이어 다른 책에 올라 있는 AP의 VZ** 무브먼트들의 제조갯수를 셈하여 한 매니아가
     
    SteveG와는 다른 결과를 올리게 됩니다.
     
    그가 참조한 책은 "Audemars Piguet: masterpieces of classical watchmaking"
     
    (Brunner, Pfeiffer-Belli and Wehrli 공저, 1993년)이며, 그곳에 실려 있는 AP의 무브먼트 생산 데이타로부터
     
    VZSS (6 시 섭세컨드) - 1952 년에서 1957년 사이에 총 521 개 제조

    VZSSC (센터세컨드) - 1952 년에서 1959년 사이에 총 700 개 제조

    VZSSE (?) - 총 200 개 : 100 in 1951 년에 100 개와  1958 년에 100 개
     
    다만 VZSSE라는 무브먼트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확인할 수 없음.

    VZSSQP (9 시 섭세컨드 퍼페츄얼 캘린더 문페이스) - 1955 년 3 개와 1957년 6 개의 총 9 개
     
    따라서, AP의 VZ** 무브먼트는 오로지 1950년대에 1430 개만 제조되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이어, 다른 매니아가 또 다른 데이타를 제시합니다.
     
    " 1959년 이후에 VZ에 대한 자료가 없으므로, 다음의 모든 숫자는 1950년~1959년의 데이타입니다.

    VZSSE -- 200 개
    VZSS (6시 섭세컨드)  -- 399 개
    VZSSC (센터 세컨드) -- 500 개
    VZSSQP (퍼페츄얼 캘린더, 문페이스) -- 9 개
    "Valjoux" -- 100 개 (어떤 시계인지 미확인)

    그 결과 도합 1208 개만이 생산된 것"이라는 것입니다.
     
    SteveG의 무브먼트는 무브먼트 번호로부터 1948년제라는 것이 확인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데이타가 누락되었으며, 제조 개수도 간행된 책 마다 차이가 있는 등 다소 혼란스러워지자
     
    한 매니아가 AP의 본사로 이 무브먼트에 대한 질의 메일을 보내게 됩니다.
     
    그러나, AP로부터 아무런 답변도 얻지 못하게 됩니다.
     
    이렇게 해서, 이 무브먼트에 대한 토론은 결국 하나의 자료로 완성되지 못하고 논란의 여지를 남겨둔체 일단란되게 됩니다.
     
    그러나, 종합적으로 AP의 VZ** 무브먼트는 타임온리 버전들(9시 섭세컨드, 6시 섭세컨드, 센터세컨드)과
     
    퍼페츄얼 캘린더 버전을 포함하여 최소 1200 개에서 최대 2000 개 미만이라는 것 정도를 추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Osterhausen의 책에서 VZSS로 표기되었던 9 시 섭세컨드 시계는 VSAS의 오기라는 것 등이 발견되어
     
    AP의 VZ** 무브먼트를 사용한 타임온리 무브먼트는 3 가지로 정리되게 됩니다.
     
    VZAS - 9 시 섭세컨드 모델
     
    VZSS - 6 시 섭세컨드 모델
     
    VZSSC - 센터세컨드 모델
     
     
    지금까지 설명한 내용들이 링고가 인터넷으로 지난 몇 년간에 걸쳐 AP VZ 패밀리라는 이름의 파일에 모아두었던
     
    자료들입니다.
     
    모든 자료들을 단 몇 일 동안에 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SteveG의 무브먼트를 처음 본 날로부터 지난 4~5년 별도의 파일을 만들어놓고 관련 자료들을 지속적으로
     
    수집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2005년에는 일본 매니아들 사이에 필립 듀포의 심플리시티 무브먼트가 AP의 VZSS 무브먼트와 매우 흡사하다는
     
    주장이 제기 되었고, 마침 필립 듀포와 만난 한 매니아가 필립 듀포에게 이를 문의한 내용 등의 자료가
     
    추가로 수집되었습니다.
     
    최근 SteveG의 추가 자료들과 사진들 및 다른 매니아들의 설명을 통해 이제는 이 무브먼트에 대해
     
    하나의 이야기를 써볼만한 때라는 생각에서 이 글을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다음의 이야기는 위의 같은 데이타에 따라 링고의 상상력을 동원하여 만들어진 이야기입니다.
     
     
    4. Audemars Piguet Caliber VZSS :  역사 속에 숨겨진 전설적인 무브먼트
     
     
     (1) 천문대 크로노미터 경연과 밸쥬 VZ 타임온리 버전의 등장
     
    1940년대는 손목시계의 크로노미터화에 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대였습니다.
     
    물론, 1930년대에 이미 롤렉스와 오메가에 의해 손목시계로 회중시계급의 정확성을 인증받으려는
     
    노력이 간헐적으로 있었습니다만....
     
    1941년 뇌샤텔 천문대의 손목시계 천문대 크로노미터 콩쿨의 개최, 이어 1945년의 제네바 천문대의
     
    손목시계에 대한 천문대 크로노미터 콩쿨의 개최로 이제 손목시계에 대한 시험적인 크로노미터 무브먼트 개발을
     
    넘어, 스위스의 주요 브랜드들이 참여하여 경쟁하는 상황으로 발전하게 된 것입니다.
     
    뇌샤텔에서 롤렉스, 오메가, 론진, 제니스에 주도되었던 손목시계 크로노미터 경쟁을 방관하던 파텍 필립도
     
    1945년 제네바 천문대에서 손목시계 크로노미터 경연을 도입하자 여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됩니다.
     
    다만, 뇌샤텔에서 시작된 크로노미터 콩쿨의 참가 한계 규격이 1945년 경에는 30mm로 확정되어 있었으나
     
    파텍 필립이 1930년대에 개발한 손목시계 무브먼트는 12 리뉴급의 다소 작은 무브먼트였습니다.
     
    따라서, 처음 열리는 크로노미터 경연에서 이미 자사제 30mm급 무브먼트를 보유한 오메가 등에 불리한
     
    입장에 놓인 파텍 필립은 1920년대부터 르 로클이나 밸르 드 쥬 지역의 소규모 아틀리에에서 제조된
     
    크로노그래프 에보슈를 대신하여 사용하고 있는 밸쥬 VZ의 사이쥬가 30mm 의 한계에 대응하는 13 리뉴 무브먼트라는
     
    것에 착안하여 밸쥬 VZ의 크로노그래프 부품들을 제거한 타임온리 버전으로 제네바 크로노미터 콩쿨에 참여하게 됩니다.
     
     
     
     
     
    1940년대 파텍 필립의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 사진입니다....
     
    여기서 크로노그래프 부품들을 제거하면...
     
     
    파텍 필립이 제네바 천문대 콩쿨에 참가했던 밸쥬 VZ 베이스의 30mm 급 수동 무브먼트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파텍 필립은 이를 단순히 수동 무브먼트로 사용하는 것 외에 이를 투루비용으로 수정한 무브먼트로도
     
    크로노미터 콩쿨에 참여하여 우수한 성적을 거두게 됩니다.
     
    그리고, 이 경험을 통해 크로노미터 콩쿨전용의 자사 무브먼트인 Caliber 34와 34T를 개발하게 되는 것입니다.
     
              Patek Caliber 34                           Patek Caliber 34T
     
     
    (2) Audemars Piguet의 크로노미터급 손목시계의 개발
     
    Audemars Piguet가 크로노미터급 손목시계를 개발한 것도 파텍 필립과 비슷한 시기도 보입니다.
     
    다만, 이 때 AP가 천문대 경연을 의식했던 것인지....
     
    아니면, 바쉐론 콘스탄틴의 크로노미터 로얄 등 시판용 모델들과 경쟁하기 위해 새로운 타임온리 무브먼트를
     
    개발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는 내용입니다.
     
    그러나, SteveG가 Audemars Piguet의 1993년판 역사로부터 찾아낸 새로운 사진은 이 무브먼트의 개발과정에 대한
     
    매우 매력적인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으나, 퓨리스트의 매니아들은 이 사진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링고의 추론은 이 사진들로부터 시작됩니다....
     
     
    위의 그림이 Valjoux VZ로 불리우는 9 시 섭세컨드와 3시 방향 분카운터를 가진 크로노그래프의 모습입니다.
     
     
    파텍 필립에서 수정했던 천문대 콩쿨용의 30mm 무브먼트입니다만....
     
    크로노그래프 부품들을 제거한 것 외에도 이스케이프휠과 4 번휠(초침휠)을 지지하는 브릿지를
     
    2 개의 콕으로 분리한 것이 톱플레이트에 대한 가장 큰 변경으로 보입니다.
     
    물론, 그 외에도 파인 레귤레이터의 장착, 제네바 스터드의 채용 등 제네바씰의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수정들도 이루어지게 됩니다.
     
     
    즉, 크로노미터 콩쿨 버전의 심플무브먼트와 크로노그래프의 사진을 나란히 놓고 비교한다면....
     
    파텍 필립의 천문대 콩쿨용 크로노미터 버전과 크로노그래프 버전은 크로노그래프 부품들을 단순히
     
    제거한 것 외에 외관상 별다른 차이가 없습니다.
     
    이제 이 사진들과 AP의 VZSS 칼리버 사진들을 비교해 보면 흥미로운 변화가 발견되게 됩니다.
     
     
    톱플레이트의 디자인으로부터 파텍 필립의 천문대 콩쿨 크로노미터 버전과 가장 흡사한 것은 좌측의
     
    무브먼트인 AP Caliber VZAS 무브먼트입니다.
     
    9 시 섭세컨드 버전이며 파텍 필립의 크로노미터 버전과 나란히 놓으면 그 유사성이 쉽게 발견됩니다.
     
     
    크라운의 위치와 밸런스의 위치 및 4 번휠의 배치를 고려하면 이 둘은 거의 모 든 구성에서 동일한 무브먼트입니다.
     
    즉, 이것이 AP에서 밸쥬 VZ를 손목시계용 크로노미터 버전으로 처음 개발한 무브먼트로 보입니다.
     
    파텍 필립의 천문대 크로노미터 경연 참가 무브먼트도 우측의 사진처럼 판매되지 않은 무브먼트에는
     
    파인 레귤레이터를 사용하지 않았으며 많은 문자들도 기재되어 있지 않은 것입니다.
     
    한편, 파텍 필립에서는 AP의 VZSS에 대응하는 6 시 섭세컨드 버전을 만든 적이 없습니다.
     
     
    우측의 사진이 AP의 VZSS라고 불리우는 밸쥬 VZ의 6 시 섭세컨드 버전의 무브먼트입니다.
     
    차이점은 크라운과 밸런스의 배치로부터 알 수 있듯이, 밸쥬 VZ의 구성을 바탕으로 AP에서 메인 플레이트를
     
    새로 설계했거나, 밸쥬에 6 시 섭세컨드 사양으로 새롭게 주문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흥미를 끄는 것이 톱플레이트의 디자인 변경입니다.
     
     
    나란히 놓고 차이점을 비교해 보면 쉽게 보입니다.
     
    즉, 6시 스몰세컨드 버전으로 변경하면서, 배럴 브릿지의 배럴 부위의 외측에 구멍을 형성하여
     
    파텍 필립의 천문대 크로노미터나 AP의 초창기 VZAS와는 조금 다른 디자인 변경을 행한 것입니다.
     
    그러나, SteveG의 무브먼트 등 이 무브먼트에 대한 후기의 무브먼트들은 조금 더 다른 변경이 이루어진 것을
     
    보여줍니다.
     
     
    SteveG의 무브먼트와 같은 구성의 무브먼트이며, Osterhausen의 책에 올라있는 무브먼트입니다.
     
     
    VZSS 초창기 버전과 비교해 보면, 이스케이프휠과 4 번휠을 지지하던 2 개의 콕이 원래 밸쥬 VZ의 형태인
     
    단일 브릿지로 변경되고, 손목시계용 시계 케이스를 보다 얇게 만들 수 있도록 무브먼트의 외각부에
     
    경사면이 형성된 것입니다.
     
    따라서, 밸쥬 VZ의 오리지날 구성과 파텍 필립의 천문대 크로노미터 무브먼트와 비교하므로써....
     
    AP의 VZ** 무브먼트들이 VZAS --> VZSS (6 시 섭세컨드, 배럴부 구멍) --> VZSS (이스케이프 브릿지 및 경사면)
     
    으로 변화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더구나, 이 최종형태가 SteveG의 무브먼트이며, 1948년에 제조된 시계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AP의 VZAS의 사용과 이러한 변천은 1945년 크로노미터 경연을 준비하던 파텍 필립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이루졌다고 추정할 수 있을 듯합니다....
     
     
    한편, Osterhausen의 책에는 이 무브먼트와 관련된 또 다른 자료 사진이 올라 있습니다.
     
    Gubelin에서 1954년 창업 100 주년 기념(1854~1954) 시계로 AP의 VZSS와 VZSSC를 사용한 200 개의
     
    한정판을 제조했다는 것입니다.
     
    이 시계들은 6 포지션에서 조정되었으며, 스완넥 스타일의 파인 레귤레이터를 장착하여 무브먼트에도
     
    AP의 표기 없이 Gubelin의 한정판 넘버인 1~200 까지의 숫자가 표기되어 판매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Gubelin은 Wempe, Turler 등과 함께 유럽지역의 대표적인 시계, 보석 리테일러입니다.
     
    Gubelin은 1940년~1960년대까지는 독일의 Wempe를 넘어서는 세계 최대규모의 시계 리테일러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당시의 Gubelin의 시계들중 다이얼에 Gubelin이 표기된 파텍 필립, 바쉐론 콘스탄틴, 오데마 피게, 롤렉스,
     
    오메가 등의 시계들이 빈티지 시계에서 자주 발견되는 것입니다.
     
    1954년 창업 100 주년....
     
    Gubelin에서 100 주년 기념 시계로 몇 가지의 시계를 만들었던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Chronometer 시계로서 Gubelin은 VC 1008 이나 Patek의 12 리뉴 수동 시계 대신에
     
    AP의 VZ** 무브먼트를 사용한 시계를 선택했다는 것은 매우 의미심장한 내용으로 보입니다.
     
     
    당시 Omega 30T2RG, Zenith Caliber 135, JLC Caliber 478 등이 모두 개발되어 있었던 시기에...
     
    자신들이 원하는 것이라면 어떤 브랜드의 어떤 무브먼트도 선택할 수 있는 막강한 힘을 지닌
     
    리테일러 Gubelin에서는 자신들의 100 년의 역사를 기념할 "크로노미터 시계"의 무브먼트로
     
    AP의 VZSS와 VZSSC를 선택했었던 것입니다.
     
    조금 더 상상력을 동원한다면.....
     
    AP의 VZSS와 VZSSC는 수 많은 고급 시계들을 판매했던 1954년 당시의 Gubelin의 경험으로 볼 때
     
    시판되는 무브먼트중 가장 정확한 무브먼트였던 것이 아닐까요????
     
    Omega 30T2RG, Zenith Caliber 135, JLC 478 (VC 1008)도 판매했었던 Gubelin으로서도
     
    자신들의 100 주년을 기념하는 "크로노미터 시계"를 만들기 위해 이리 저리 비교해 본 결과
     
    AP의 VZSS와 VZSSC가 선택된 것이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아닐지...
     
    물론, 그로부터 50 년 이상이 흘러, 그 당시 Gubelin에서 AP의 VZSS와 VZSSC를 사용하게 된
     
    과정에 대해 증언해줄 사람은 아마도 남아 있지 않을 것입니다.
     
    1950년대는 수동 크로노미터의 전성기로 불리우는 시절입니다.
     
    1960년대가 자동 크로노미터의 전성기였듯이 말입니다.
     
    1954년은 수동 크로노미터 전성기로 불리우는 50년대 10 년간의 중심 기간이며....
     
    손목시계 역사상 가장 매력적인 크로노미터 수동 무브먼트들이 모두 개발되어 있던 시기입니다.
     
    바로 이 시기에  당시 유럽 최대의 리테일러중의 하나였던 Gubelin에서는 자신들의 100 주년을 기념하는
     
    시계로 수 많은 크로노미터 무브먼트들중에서 오데마 피게의 VZSS와 VZSSC를 선택했었던 것입니다.
     
    그 정도로 오데마 피게의 VZSS와 VZSSC 패밀리는 탁월한 성능을 가진 크로노미터였을 것이라고 믿게 되는 것입니다.
     
     
     
    VZSS와 VZSSC에서 흥미로운 점이 하나 더 존재합니다.
     
    일본의 매니아가 소장하고 있는 VZSS 사진입니다만....
     
    배럴 부위에 2 줄로
     
    EIHGTEEN 18 JEWELS
    EIGHT 8 ADJUSTMENTS
     
    라고 기재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18 쥬얼이라는 것은 중고급 수동 무브먼트에서 매우 흔한 무브먼트의 쥬얼수입니다.
     
    그러나 8 어저스트먼트 라는 표현은 무브먼트의 조정에 관심을 조금이라도 가지고 계신 분들에게는
     
    다소 어안이 벙벙하거나....
     
    최고급 회중시계에 익숙하신 분들에게는 "천문대 크로노미터 사양"을 의미하는
     
    소위 "Extra Adjustments"를 의미한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을 것입니다.
     
     
    파텍 필립의 천문대 콩쿨에 참가했던 무브먼트입니다만....
     
    5 포지션 어저스트먼트입니다.
     
    천문대 크로노미터 콩쿨 뿐 아니라 COSC  인증에서도 무브먼트의 정확성이 테스트되는 것은 5 포지션입니다.
     
    따라서, 최고급 크로노미터 무브먼트들에서 발견할 수 있는 조정에 대한 최상의 표현이 Adjusted to 5 positions입니다.
     
    그런데, VZSS에서는 "8 adjustments"라는 표현이 발견되는 것입니다.
     
    손목시계 무브먼트로서 8 포지션 무브먼트가 이 이외에 존재하는 것이 있는 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회중시계에서는 존재했었습니다.
     
     
    사진의 회중시계는 파텍 필립의 천문대 콩쿨 무브먼트인 소위 "Extra Quality" 무브먼트입니다.
     
    센터 브릿지에 각인되어 있듯이...
     
    "8 adjustments" 가 바로 Extra 퀄리티, 즉 천문대 크로노미터 콩쿨 참가를 위해 가장 세밀하게
     
    조정된 것임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천문대 콩쿨 참가 무브먼트들만이 비록 실제로 테스트시에는 2 포지션 혹은 5 포지션에서 테스트가
     
    이루어지더라도 무브먼트의 위치 에러를 최소화하기 위해 8 포지션에 대해 조정이 이루어졌던 것입니다.
     
    물론, 모든 VZSS가 8 포지션 조정을 받은 것은 아닙니다.
     
    앞서 언급했던 SteveG의 VZSS와 Osterhausen의 책에 실려 있는 VZSS 무브먼트는 모두 4 positions이며
     
     
     
    Gubelin의 무브먼트는 모두 6 positions였습니다.
     
    그러나, 일본 매니아가 소유중인 VZSS는 8 positions인 것입니다.
     
    즉, VZSS는 4 포지션, 6 포지션 및 8 포지션으로 조정되어 판매되었다는 것입니다.
     
    포지션이 증가한다는 것은 아직 무브먼트 측정용 전자장비가 개발되기 전에는 추가된 각각의 포지션에 대해
     
    적어도 하루에서 삼일 정도(각 포지션에서의 온도 변화)의 추가의 측정과 이에 따른 수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4 포지션의 조정과 8 포지션의 조정은 적어도 조정작업에서 2 배 정도의 노력이 추가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이 당시의 조정이란 전자 장비를 이용하여 행하는 현대의 조정과 달리 무브먼트를 각 포지션으로 유지한 후
     
    24 시간후의 오차를 직접 확인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조정후 확인 그리고 재조정 작업까지 고려한다면
     
    하나의 포지션 조정을 추가로 더 한다는 것은 시계 하나의 제조에 그만큼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즉, AP의 VZSS는 회중시계 무브먼트들에는 적용된 적이 있으나 손목시계에는 거의 적용된 적이 없는
     
    8 포지션의 조정까지도 행하여 판매되었던 무브먼트라는 것입니다.
     
    이 8 포지션 조정의 무브먼트의 일평균 오차 등 이 무브먼트에 대한 상세한 데이타는 아직 알려진 바 없습니다.
     
    그러나, 파텍 필립의 천문대 콩쿨 참가 무브먼트 보다도 많은 8 포지션 조정까지 이루어졌었다는 것으로부터
     
    당시로서는 손목시계에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탁월한 성능을 보였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 것입니다.
     
    즉, 천문대 경연에 참가하거나 COSC인증을 받지 않았던 시계이면서도 COSC 인증수준의 정확성(4 포지션)을
     
    가진 시계로부터 손목시계 천문대 크로노미터 사양의 정확성(6 포지션)은 물론, 손목시계를 넘어 회중시계급 천문대
     
    크로노미터 사양(8 포지션)으로 판매되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개인적인 추측을 해볼뿐입니다....
     
    8 포지션 조정 시계들의 또 다른 특징은 일본 매니아의 시계에서 발견되는 것입니다만....
     
     
    시계 케이스의 크라운 반대측에 작은 핀이 하나 설치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이 작은 핀은 1940년대말에 고안된 무브먼트의 Hack 기구였습니다.
     
    현대에는 보편화된 기술이지만, 1940년대와 1950년대초까지 아직 무브먼트의 초침 정지 기구인
     
    핵기구가 개발중이던 시기에 해당합니다.
     
    오데마 피게에서는 무브먼트의 밸런스가 위치하는 9 시 위치에 작은 핀을 설치하여
     
    핀을 누르면 핀과 연결된 부품이 무브먼트의 밸런스에 접촉하여 무브먼트의 작동을 멈추도록 하여
     
    시계의 초침까지도 정확히 맞출 수 있도록 하는 핵기능을 설치하고 있습니다.
     
    현대의 시각으로서는 다소 유치한 구조입니다만....
     
    이 시계의 제조연대가 핵기구가 개발되던 시기인 1949년이라는 것을 염두에 둔다면....
     
    그 당시 개발된 다양한 핵기구 중 케이스를 이용한 매우 드믄 샘플에 속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4 포지션이나 6 포지션의 케이스에는 이런 장치가 없었으나
     
    8 포지션의 시계 케이스에는 초침 정지 장치가 설치되었다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AP 최초의 핵기능을 가진 시계였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AP에서 새로이 개발된 핵기능을 최초로 탑재한 것이 바로 이 시계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과 함깨
     
    AP의 VZSS 중에서도 8 포지션 무브먼트를 사용한 시계는 보다 특별한 제품이 아니었을까 하는
     
    추측을 해 보게 됩니다.
     
     
     
    (3) AP의 VZSS와 필립 듀포의 심플리시티
     
     
    필립 듀포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라면, 필립 듀포가 JLC와 오데마 피게에서 근무했었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심플리시티의 기원에 대해 필립 듀포는 "1999년 내 생일날에 심플리시티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라고
     
    술회하고 있습니다.
     
     
    1982년 회중시계 그랜드 소네리, 1992년 손목시계 그랜드 소네리, 1996년 듀얼리티 등 복잡시계중에서도
     
    가장 난이도가 높은 리피터와 리즈넌스 시계 제조를 통해 자신의 재능을 세상에 알리려고 했던 필립 듀포는
     
    자신의 명성이 전세계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1999년 이젠 자신의 재능을 인정받기 위해
     
    새로운 복잡시계를 만드는 대신 자신의 오랜 염원인 단순한 시계를 만들어 보기로 결정하게 됩니다.
     
    1978년부터 시계 수리를 하며 시계기술자로서 살아남기 위해 시계 제조 보다는 판매를 위해
     
    중동지역과 아시아까지 넘나들어야 했던  고단했던 50 여년간의 인생 역정에서
     
    아마도 그가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이었을 지도 모릅니다.
     
     
    그리하여, 2000년 4월 바젤페어에서 필립 듀포의 심플리시티가 첫 선을 보이게 됩니다.
     
    필립 듀포는 1948년에 스위스 밸르 드 쥬의 Le Sentier에서 태어나 1967년 시계 학교를 졸업한 후
     
    JLC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프랑크 푸르트, 버진 아일랜드 등 해외 근무를 마치고 1978년 스위스로 돌아와
     
    잠시 오데마 피게에서 근무하게 됩니다.
     
    그리고, 오데마 피게와의 짧은 인연 덕분에 그가 초창기에 만든 그랜드 소네리 회중시계 무브먼트와 손목시계 무브먼트를
     
    오데마 피게에 납품하는 등 1982년부터 1992년까지 그의 초창기의 작품들을 오데마 피게에 판매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쿼츠 시대에도 기계식의 복잡시계에 대한 수요는 남아 있었다는 것이 그 시대를 살아온
     
    시계기술자들이 공통적으로 증언하는 사실입니다.
     
    그 결과 1970년대와 1980년대를 살아남아 주요 브랜드의 톱클라스의 기술자로서 혹은
     
    독립제작자로서 이름을 떨치고 있는 필립 듀포 연배의 시계기술자들이란 몇 명 되지 않으면서도
     
    전부 복잡시계를 제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분들입니다.
     
    필립 듀포 역시 스위스로 귀국한 1978년부터 1992년경까지 15 년 정도를 시계 수리를 하면서 개발한
     
    리피터 무브먼트 덕분에 오데마 피게와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위의 자료가 실린 책의 제목이 "오데마 피게의 125 년"이라는 책의 제목으로부터 느껴지듯이
     
    이 시계들은 오데마 피게의 박물관에 전시되었거나 오데마 피게 소장 시계들이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책에 수록된 VZAS와 VZSS 전기형 시계들은 VZSS 패밀리 중에서도 가장 초창기 제품들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런 초창기 제품들과 함께 그 후의 발전된 형태인
     
     
     
    VZSS 후기형과 VZSSC의 시계와 무브먼트들도 오데마 피게의 전시실 등에 진열되어 있었을 것입니다.
     
    또한, 필립 듀포는 1978년부터 적어도 10 여년 이상 복잡시계 개발과 납품 등을 위해 오데마 피게를 자주 방문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와 친근하게 지냈을 오데마 피게의 복잡시계 개발팀에 남아 있던 그 보다 연상의 기술자들로부터
     
    오데마 피게의 과거의 시계들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들도 듣게 되었을 것입니다.
     
    어쩌면, 그가 그 기간에 수리를 의뢰받은 시계 중에 이 시계가 포함되었을 수도 있고,
     
    그 자신 스스로 과거 밸르 드 쥬 시대의 빈티지나 엔틱 무브먼트 컬렉터로서
     
    AP의 VZSS에 흥미를 느끼고 AP로부터 선물로 받았거나 빈티지 시계를 하나 구입하게 되었을 지도 모릅니다.
     
    즉, 1999년 필립 듀포가 그의 심플리시티 시계를 만들기로 결심하고 무브먼트를 구상했을 때, 
     
    그는 실제로 VZSS 무브먼트를 가지고 있었고 이를 참조하여 그의 무브먼트를 설계했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또 다른 가능성은 오데마 피게의 VZSS 무브먼트에 대해 알고는 있었으나 적어도
     
    심플리시티를 디자인하는 동안 VZSS에 대해서는 까마득히 잊고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 진실은 필립 듀포만이 알고 있는 것이며, 제 3 자들은 그저 추측만 가능할 뿐입니다.
     
     
    그러나, 필립 듀포가 2000년 4월 바젤페어에서 발표하여 전세계의 수 많은 매니아들을 사로잡은
     
    그의 심플리시티의 원형이 VZSS 였다는 것을 완전히 부인하기에는 2 개의 무브먼트는 너무도 닮아 있습니다.
     
    따라서, 심플리시티는 필립 듀포가 VZSS를 옆에 두고서 참조하면서 디자인했거나
     
    혹은 이 무브먼트가 필립 듀포에게 남긴 인상이 너무도 강렬했었기 때문에 이 무브먼트는 알게 된 후
     
    10 여년이 지나 처음으로 자신의 심플 수동 무브먼트를 디자인했을 때 마치 어떤 영감과도 같이 너무도 선명하게 떠올라
     
    필립 듀포로 하여금 VZSS의 디자인에 따라 그의 심플리시티를 디자인하게 만들었다는 해석 외에
     
    다른 해석은 불가능해 보인다는 것입니다.
     
    필립 듀포는 VZSS의 베이스 무브먼트였던 밸쥬 VZ를 창조했던 밸르 드 쥬 출신이며
     
    스위스 복잡시계 에보슈의 중심지였던 밸르 드 쥬에 대한 자부심이 누구보다 강한 사람입니다.
     
    그가 자신의 시계를 만들기로 결심하게 된 동기에 대해서도 1978년 이후 시계 수리 공방을 운영하면서
     
    그가 수리한 대부분의 복잡시계들이 실제로는 밸르 드 쥬에서 제조된 것임을 깨닳고 자신의
     
    선배들이 가능했던 일이면 자신도 가능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고 술회하고 있는 것입니다.
     
     
     
    필립 듀포가 심플리시티를 디자인할 때 그가 그랜드 소네리를 설계했을 때 처럼 자신의 선배들이 창조했던
     
    아름답고 우수한 밸르 드 쥬 지역에서 만들어진 수 많은 수동 무브먼트들을 참조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Audemas Piguet의 VZSS에서 가장 완벽한 심플와치용 수동 무브먼트의 원형을 발견했을 것은 아닐까요?
     
    이 무브먼트는 파텍 필립, 바쉐론 콘스탄틴의 빈티지와는 전혀 다른 개성을 가진 무브먼트였으며
     
    천문대 크로노미터 경연에 참여할 수 있을 정도로 정확하게 조정할 수 있는 완벽함을 타고난 무브먼트이기도 했던 것입니다.
     
    더구나, 이 무브먼트는 그 최초의 원형인 밸쥬 VZ로부터 이를 타임온리 시계의 수동 무브먼트로
     
    수정했던 오데마 피게까지....
     
    제네바 등 스위스의 다른 지역과는 상관없이 오로지 밸르 드 쥬에서 창조되었던 무브먼트이기도 한 것입니다.
     
    필립 듀포가 이 무브먼트에 특별히 애착을 가지고 그의 첫 심플와치의 설계와 디자인에서
     
    그가 태어나던 시기(1948년)에 만들어져 별다른 전설도 남기지 못하고 잊혀져버린 이 무브먼트를 참조했다는 것이
     
    비난받을 일도 아닌 것입니다.
     
      "복잡함을 위해 복잡하게 만드는 것.
       나는 이런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나는 덜 복잡하지만 대신 완벽한 것을 만드는 것을 좋아합니다.
       우린 이미 필요한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새로운 것을 발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미 모든 완벽한 것들이 우리 이전에 다 만들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필립 듀포는 그가 유명해지기 시작하던 시절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시계 만들기에 대해
     
    이렇게 토로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는 새로운 것을 발명하지 않으며 그 이전에 만들어졌던 것을 보다 완벽하게 만드는 것이 자신의
     
    시계 만들기라고 설명하기를 주저하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필립 듀포는 자신의 뿌리인 밸르 드 쥬의 선배들의 손으로 만들어졌던 밸쥬 VZ를
     
    타임온리로 수정한 AP의 VZSS를 자신의 심플와치 무브먼트 디자인의 샘플로 삼았다...
     
    그가 한 많은 인터뷰에서 발견되는 그의 밸르 드 쥬에 대한 애착만으로도 심플리시티 무브먼트 디자인이 1940~50년대의
     
    AP의 크로노미터 손목시계 VZSS를 닮은 이유를 설명하기에 부족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물론, 진실은 필립 듀포만이 알고 있을 것입니다.
     
    설사, 그가 심플리시티의 설계시 AP의 VZSS를 완전히 잊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가 심플리시티를 디자인할 때 그의 뇌리 속에서 완벽한 무브먼트의 디자인으로서
     
    오랫동안 잊고 있던 VZSS가 어떤 영감처럼 떠올랐을 지도 모릅니다.
     
    추후 결론이 어떻게 내리지던 간에....
     
    필립 듀포의 심플리시티는 AP의 50 년전의 무브먼트인 VZSS와 너무도 흡사한 것입니다.
     
    따라서, 어떤 형태로든 심플리시티의 디자인에는 AP의 VZSS 무브먼트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것은
     
    거의 명백해 보이는 일입니다.
     
    이 이야기를 이렇게 길게 늘어놓는 것은 필립 듀포를 폄하하기 위한 것이 결코 아닙니다.
     
    VZSS에 대한 의미있는 또 다른 평가를 위해서 현 시대를 대표하는 시계 명장인 필립 듀포의 눈과 느낌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AP의 VZSS는 현 시대에 거의 모든 시계기술자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필립 듀포에게
     
    자신의 첫 심플 수동 무브먼트의 디자인으로 삼고 싶을 정도로 가장 완벽하고 아름다운 무브먼트였다는 것이야 말로
     
    필립 듀포의 심플리시티가 VZSS를 이해하는 데 인용되어야할 진정으로 의미있는 이유인 것입니다.
     
    즉, 현시대를 대표하는 최고의 거장에게 손목시계 무브먼트 역사상 가장 완벽하고 아름답게 보였던 무브먼트가
     
    바로 VZSS였다는 것입니다.
     
    VZSS의 무엇이 필립 듀포와 같은 거장을 사로잡았던 것일까요?
     
     
     
    (4) 전설의 무브먼트들 - 천문대 크로노미터
     
     
     
     손목시계의 무브먼트에 빠져드는 매니아들의 종착역 중의 하나는 크로노미터일 것이며....
     
     크로노미터에 흥미를 느끼는 매니아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시계는 단연 천문대 크로노미터입니다.
     
    그러나, 회중시계와 달리 손목시계에서는 천문대 크로노미터 콩쿨에 직접 참가했던 무브먼트를 사용한
     
    시계를 구입한다는 것은 F1 레이스 자동차를 직접 소유하는 것 이상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손목시계의 100 년간의 역사를 통털어 하이비트시대의 이단적인 존재인 GP Observatory Chronometer와
     
    Seiko 45GS Observatory Chronometer를 제외하고는 토탈 100 개를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수량은 그 시절에 만들어진 어떤 복잡시계 보다도 적은 수량입니다.
     
    이 무브먼트들은 일반 판매용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오로지 경쟁을 위해서 한편으로는
     
    브랜드의 이미지 선전용으로 엄청난 노력을 투자하여 만들어졌던 것입니다.
     
    현대의 매니아들이 그렇듯이, 과거의 시계 구매자들도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돈을 지불하기를 꺼렸을 것입니다.
     
    오메가 30mm 칼리버라면 다 똑 같은 것이지, 30T2RG 이던 천문대 참가 무브먼트이던 생긴 것은 같은 데....
     
    천문대 참가 무브먼트를 일반 30mm 무브먼트의 100 배나 1000 배의 가격을 지불하고 구입할 구매자가 없었을 것입니다.
     
    따라서, 메이커로서는 그런 시계를 만들어 판매할 이유가 없었을 것입니다.
     
     
    아마도, 매우 드문 예외가 파텍 필립 등 최상급 브랜드의 일부 구매자들에게는 있었던 모양입니다.
     
    10 비트 하이비트가 등장하는 1966년 이전에 천문대 크로노미터 경연에 참가했던 무브먼트를
     
    그대로 탑재한 손목시계로 현재 알려진 것은 파텍 필립 등 극히 일부의 브랜드에만 존재하며
     
    다른 브랜드에 비해 부유한 구매자가 많았던 파텍 필립의 경우에도 10~12 개가 전부입니다.
     
    이중 절반 정도가 투루비용이며, 나머지 절반이 일반 수동 무브먼트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파텍 필립의 경우 일반 수동 무브먼트였던 투루비용이었던
     
    천문대 크로노미터 손목시계의 가격은 거의 동일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그 가격은 그 당시의 일반 투루비용이나 미니츠 리피터 보다도 몇 배나 비싼 것이었습니다.
     
    회중시계 시대와 달리 손목시계 시대에 파텍 필립 등 극히 일부 브랜드 이외에 천문대 크로노미터를 판매하지 않은 것은
     
    그 엄청난 가격을 지불하고 천문대 크로노미터를 구입할 구매층이 없었던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천문대 크로노미터라고 해도 대부분 하루 오차 0.5~2 초 정도의 시계들이었으므로....
     
    한달 오차 15 초 내외인 현대의 싸구려 쿼츠에 비해서 도리어 열등한 무브먼트들인 셈입니다.
     
    따라서, 쿼츠 시대가 도래한 이후 이제 그 누구도 천문대 크로노미터를 만들려고 하지 않습니다.
     
    타임온리에 불과한 천문대 크로노미터를 만들기 위해 투자될 시간과 비용을 눈에 보이는 복잡한 천문시계에
     
    투자하는 것이 브랜드의 이익을 높이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천문대 크로노미터는 1960년대를 마지막 전성기로 기록하고서 1970년에는 완전히 사라져 버린 것입니다.
     
    천문대 크로노미터 경연을 주최했던 제네바, 뇌샤텔 등의 대부분의 자료들도 크로노미터 콩쿨의 종료후 30 여년이
     
    지나는 동안 대부분 소멸되었습니다.
     
    이제 그 시절을 제대로 기억하는 사람들은 해당 브랜드의 내부에도 거의 남아 있지 않습니다.
     
    쿼츠 시대가 20 년간 지속되는 동안, 기계식 시계를 개발하고 만들던 경험이 많은 기술자들은 죄다
     
    은퇴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그 원인인 듯합니다....
     
    기계식 타이프 라이터를 만들던 공장이 컴퓨터를 만드는 공장으로 변해서 30 년이 흘렀다고 생각해 보신다면
     
    그 공장에 기계식 타이프 라이터에 대한 자료가 샘플 몇 개와 판매장부 외에 뭐가 더 남아 있을거라고 생각하십니까???
     
    하물며, 컴퓨터로 시대가 바뀌어 기계식 타이프 라이터를 만들던 숙련된 기술자들이 전혀 필요없어졌는 데 
     
    미래에 매니아들을 중심으로 고급한 컴퓨터로 부활할 지도 모를 새로운 타이프 라이터 시대를 대비하여
     
    그 때 이를 증언하도록 하기 위해 컴퓨터 회사가 20~30년간 비싼 봉급 지급해 가며 그 회사 내에 남겨 두거나
     
    멋지고 상세한 역사책을 저술하게 하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요?
     
    이런 단순하고 이해하기 쉬운 이유로 수십년전의 빈티지 시계에 대해 증언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 해당 브랜드 내에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 이른 것입니다.
     
    그 결과, 파텍 필립이던, 바쉐론 콘스탄틴이던 AP 이던, 롤렉스이던 오메가 이던....
     
    현재 근무하는 대부분의 인물들은 자신들의 과거에 대해 잘 모릅니다.
     
    30 년이란 세월은 실제로 그 정도로 기나긴 시간입니다.
     
    제품 번호와 무브먼트 번호, 제품의 형식에 대한 거대한 장부 몇 개와 회사 내에 남아 있는 과거 제품들의
     
    샘플(혹은 시제품) 몇 개가 이들이 가지고 있는 자료의 전부인 것입니다.
     
    주요 시계 브랜드들이 자신들의 박물관을 만든 것도 아주 최근의 일들입니다.
     
    1980년대 중반 이후 기계식 시계의 부활이 시작되었고....
     
    1990년대 중반이후 "쿼츠 시계 = 싸구려 시계, 기계식 시계 = 고급 시계"라는 기이한
     
    등식과 함께 기계식 시계들이 수 많은 브랜드를 통해 재등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시대를 대표하는 거장의 한 사람인 필립 듀포조차 기계식 시계 전성기의 막바지에 태어나
     
    코흘리개 시절을 보냈던 사람에 불과합니다.
     
    필립 듀포가 시계학교를 졸업하고 10 대의 나이에 시계 회사에 취직한 것이
     
    쿼츠 시대가 시작되기 겨우 2 년전인 1967년인 것입니다.
     
    그리고, 기계식 시대의 마지막무렵 시계 회사에 취직했기 때문에 그는 20 대말에 회사에서 밀려나게 됩니다.
     
    그가 독립시계제작자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입니다.
     
    기계식 시대가 전자식 시대로 변하자 그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져 버렸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기계식 시계 시대의 전성기에 활약하던 사람들은 대부분 실업자가 되었고
     
    10 년, 20 년이 흐르는 동안 모두 잊혀져 갔습니다....
     
    젊었던 필립 듀포는 새로운 일을 찾지 못하자 이전에 만들어진 기계식 시계들을 수리를 했고,
     
    쿼츠의 시대에도 기계식 시계에 향수를 지닌 일부 컬렉터를 위해 기계식 시계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기계식 시계가 과거에 대한 향수와 컬렉터용 수집품을 넘어 일반인들의 일상생활용품으로
     
    변화하는 새로운 시대를 맞아 무능한 실업자에서 20 세기말과 21세기 초를 대표하는 시계기술자로 거듭나게 되었던 것입니다.
     
    기계식 시계에 빠진 매니아들이 시계에 대해 알게 되면 될 수록 빈티지로 향하게 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기계식 시계의 전성기였던 1940년대에서 1960년대중반에 만들어진 기계식 시계들이야 말로
     
    12세기에 시작되어 800 여년을 발전해온 가장 완벽한 시계들이 만들어지던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바로 그 시대의 종말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시대를 경험할 수 없었던 매니아들이 그 시대의 시계들을 구경하고 수집하면서 발견하게 되는 것이
     
    쿼츠 시대가 도래하기 전 800 년간 시계기술자들이 추구해온 정확한 시계의 역사 즉, 크로노미터의 세계인 것입니다.
     
    그 당연한 결과로, 빈티지 시계 매니아들, 특히 무브먼트 매니아들에게 전설적인 무브먼트들이란
     
    크로노미터의 정점에 있었던 천문대 크로노미터들입니다.
     
     
     
    Peseux 260, Zenith Caliber 135, Omega Caliber 30T2RG, Rolex Observatory, Seiko 45GS Observatory Chronometer,
     
    GP Observatory chronometer, Patek Philiipe Caliber 34 & 34T과 Audemars Piguet Caliber VZSS 과 VZSSC
     
    이 무브먼트들은 천문대 콩쿨에 직접 참여했거나, 직접 참여한 무브먼트들의 베이스가 되었던 무브먼트들입니다.
     
     
    또한, 천문대 콩쿨 수준은 아니었을 지라도, 일반 시계들과는 다른 천문대 크로노미터급의 정확성을 요구했던
     
    항공용 시계들이었던 독일군의 B-Uhr, 영국군의 Mark 11 같은 시계들과 이 시계들에 사용된
     
    A. Lange & Sohnne의 Caliber 48과 IWC Caliber 89와 JLC Caliber 478 이 현대의 빈티지 매니아들에게
     
    전설적인 시계로 인정받는 가장 큰 이유인 것입니다.
     
    이 시계들에는의 특징은 기계식 시계가 부활한 현대의 시계에서조차 완전히 사라져버린
     
    기계식 시계 시대의 마지막 전통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그 시대에는 존재했으나 지금은 사라진 것들에 대한 진한 향수 때문인 것인지....
     
     
    199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새로운 생명을 얻은 기계식 시계들은 매년 수 많은 복잡시계들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파텍 필립 등 빅 3에서나 만들던 복잡시계들이 이젠 중국에서도 만들어 질 수준으로
     
    정밀 가공 기술들이 발달했습니다.
     
    그러나, 기계식 시계의 역사에서 800 여년간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으며....
     
    호이겐스, 존 해리슨, 아브라함 브레게 등 시계사의 가장 저명한 시계기술자들의 이름과 결부된
     
    시계 기술의 최정점을 의미했던 진정한 의미의 크로노미터이자 크로노미터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은
     
    크로노미터인 천문대 크로노미터는 이젠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물론, 천문대 크로노미터를 인증할 크로노미터 인증 천문대들 조차 대부분 문을 닫았거나 그 기능이 사라졌습니다.
     
    시계 다이얼에 이제는 의미가 퇴색된 크로노미터라는 글자를 표기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허용해주는
     
    COSC와 ISO 규격만이 남아 있을 뿐입니다.
     
    매년 수 많은 복잡시계가 발표되면서도....
     
    존 해리슨 이후 모든 시계의 정상에 군림하던 천문대 크로노미터는 영원히 되돌아오지 않을 듯합니다.
     
    그래서, 기계식 시계의 시대가 다시 찾아왔지만....
     
    진정한 기계식 시대란 1960년대와 함께 사라진 것이라는 진한 향수가 오늘도 시계 매니아들을
     
    빈티지 시계들로 향하게 만들고....
     
    빈티지 시계들에서 현대의 시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전설을 찾게 만드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전설이란 사라진 것을 부르는 이름입니다.
     
    물론 현대에 와서 사라졌다고 다 전설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너무도 소중하고 가치있는 것들이 사라졌을 때....
     
    우린 그것을 전설로서 추억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요?
     
    핵폭탄의 시대에 삼국지의 관운장과 조자룡을 애독하고, 헤라클라스와 아킬레스가 더욱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처럼...
     
     
     
    후기
     
     
    전설은 사실의 나열이 아닌 사실에 바탕을 둔 아름다운 이야기....
     
     
    여러분들이 이 글의 도입부를 읽으면서 기대했던 것과 달리 AP의 VZSS 무브먼트에 대한 이야기란
     
    실상은 몇 가지의 데이타와 사진의 나열에 불과한 내용들에 불과하다는 것에 실망하셨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언제든 신뢰할 수 있다고 믿고 있는 인터넷 상의 정보는 물론이고 시계 전문 서적에 조차
     
    발견할 수 있는 것은 그런 데이타와 사진 몇 장에 불구하며
     
    하물며 무수한 오류와 착오가 포함되어 있고 근사해 보이는 데이타 조차 별로 일치하지 않는 다는 것과 함께
     
    해당 빈티지 시계에 대해 누구보다 자세히 알고 있을 해당 브랜드로부터 아무런 쓸모있는 답변도
     
    들을 수 없다는 것은 아직 이해하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시계에 대한 새로운 글을 쓰려고 하는 사람은 바로 이런 시시껄렁해 보이는 데이타 몇 개와
     
    몇 장의 사진을 발견하는 것이 전부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시계에 대한 새로운 글이란 대개 이런 데이타 몇 가지로부터 시작되는 것입니다.
     
    이런 데이타들에 그 시대의 옷을 입혀서 해석해 내고 하나의 줄거리를 가진 이야기를 만드는 것은 결국
     
    그 데이타에서 남들과 다른 매력을 느끼는 후세 사람들인 것입니다.
     
    링고는 이 글의 시작에서 제시한 매우 불분명하고 별다른 특징도 없어 보이는 몇 가지의 데이타들과 사진 몇 장으로부터
     
    AP의 VZSS 무브먼트에 대한 이야기를 구상한 것입니다.
     
    그것은 분명 진실에 가까운 데이타들에 근거하고 있지만 그 데이타들이란 불연속적인 몇 개의 점들의 집합에 불과합니다.
     
    결국 링고가 써내려간 이야기란 그 불연속적인 점들에 링고 나름대로의 연속적인 곡선을 그리는 과정을 통해
     
    창작된 것입니다.
     
    그 결과 단순한 점들의 집합이었던 AP Caliber VZ**는 이제 한 편의 기나긴 이야기로 탈바꿈되었습니다.
     
    물론,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고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시계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들(크로노미터 경연, 무브먼트의 구조)과
     
    상상력 (AP의 VZSS 제조의도, 필립 듀포의 창작과정, VZSS의 역사적 의미 등)이 큰 역활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상상력에 의해 이 무브먼트에 대한 링고의 이야기는 실제 보다 다소 과장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후 더 많은 데이타들과 사진들이 발견되고, 링고보다 탁월한 상상력을 가진 매니아에 의해
     
    AP의 Caliber VZ**는 다른 해석을 받게 될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어떤 모습으로 해석되던 간에 이 무브먼트에서 발견하게 될 이야기는
     
    11.000 개나 만들어진 Zenith 135 나 수만개에서 10 만개 정도는 만들어졌을 것으로 보이는
     
    오메가 30T2RG 이상으로 매력적인 이야기가 될 것이라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VZSS는 손목 시계의 역사에 가장 찬란한 존재인 빅 3에서 발견하기 쉽지 않은 크로노미터에 대한 이야기이며,
     
    VZSS는 Peseux 260 이나 Zenith 135 와 달리 천문대 크로노미터의 정확성과 함께
     
    당시에는 빅 3 에서만 존재했던 아름다운 피니싱과 어우러져서 비교할 경쟁자가 거의 없는
     
    아름답고 매력적이며 운만 좋다면 직접 구입가능한 레어 아이템의 이야기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전설의 태동기에 그 전설을 전세계의 그 누구보다 먼저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었었다는 것만으로도
     
    시계 매니아로서 나름 뿌듯한 일일 수도 있는 것이지요... ^^*
     
    물론, 이런 시계를 하나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다면 더 행복할 지도 모르겠지만....ㅠ.ㅜ
     
     
    자료 모으기 4 년, 네이버 블로그의 사진으로 사용한 지 2 년....
     
    누구보다 링고 자신이 오랫동안 궁금했었던 이 독특한 무브먼트에 대한 첫 글을 마칩니다....
     
    더 많은 자료들을 얻어 좀 더 감동적인 글을 쓸 수 있는 날이 다가오길 기대하면서....
     
    이 글 역시 링고의 AP VZSS 파일에 저장되어 미래에 보다 아름답게 수정될 날을 기다리게 될 것입니다.
     
     
     
    2007. 3. 18.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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