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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oc 1407  공감:23 2019.06.25 00:04

Cal F185 (02).jpg


아...제목이 저조차 거슬리는군요.


중2병 스럽달까요?


하지만 위의 제목 말고는 달리 Frederique Piguet 1185(이하 FP 1185)를 간단히 설명할 수 있는 말은 없습니다.


제게는 AP 3120, FP 1150, JLC 889, IWC 9828, GP3300, Omega 1861, Omega 269(30T2), Seiko 9S64, Longines 989, Longines 30CH, Minerva 48, Eberhard 14" 등 제법 많은 종류의 무브먼트들이 있지만,


무브먼트의 역사, 기술, 영향력, 혁신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봤을 때 FP 1185보다 더 뛰어난 무브먼트는 없습니다.


空前絶後_800.jpg


공전절후(空前絶後)...


FP 1185는 그 전에는 없었던 luxury automatic chronograph의 시초이며, 앞으로도, 또 지금까지 많은 자동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들이 만들어 지고 만들어 지겠지만, 그 유전적인 특성들은 모두 FP 1185에게서 기인하거나 기인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FP 1185에 대해 일반적으로, 피상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정보는 무척이나 얇은 무브먼트이고,

(두께 5.5mm. 자동 크로노그래프로는 최근 불가리의 BVL 138에 의해 기록이 깨졌지만 수직 클러치를 사용하는 자동 크로노그래프 중에서는 아직도 가장 얇은 두께입니다)


스위스 시계로는 최초로 컬럼휠-수직 클러치를 동시에 사용한 자동 크로노그래프 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위의 설명은 FP 1185에 대한 그야말로 피상적인 설명에 불과합니다.


https://www.timeforum.co.kr/brand_HighendIndependent/14784650


FP 1185의 역사적인 의의에 대해서는 진즉에 글을 쓴 바 있지만,


그래서 이번엔 그 기술적, 설계적인 측면과 후세 자동 크로노그래프에 끼친 영향을 알아보고자 합니다...






사실 컬럼휠 작동방식은 이전에도 고급 수동 크로노그래프라면 거의 필수적으로 채택되는 방식이었고, 수직 클러치 시스템도 회중시계 시절부터 사용하던 새로울 것 없는 시스템입니다.


무엇보다도, 컬럼휠과 수직 클러치를 함께 사용한 자동 크로노그래프는 FP 1185 이전에도 이미 존재 했었죠.

Seiko_6138_Chronograph_Caliber_1000.jpg

바로 지금으로부터 50년 전...최초의 자동 크로노그래프 타이틀을 위해 경쟁하던 Seiko-Zenith-Heuer 세 브랜드 중 세이코가 그들의 자동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 6138/6139에서 자동 크로노그래프 중 처음으로 컬럼휠-수직 클러치 시스템을 사용한 것입니다.


즉, 크로노그래프의 조작감을 고급스럽게 해 주는 컬럼휠 방식과 크로노그래프의 기능적 신뢰성을 높여주는 수직 클러치의 결합이 고급 자동 크로노그래프에겐 필수적인 조합이긴 하지만...


https://www.timeforum.co.kr/brand_HighendIndependent/16616154


(수직 클러치의 효율성에 대해서는 위의 링크로...)


이 기술이 없던 기술도 아니고, 처음 사용한게 FP 1185도 아닌 마당에 어째서 모든 시계 전문가들이 FP 1185를 고급 크로노그래프의 시초로 꼽고 있는 걸까요?


그것은 FP 1185가 자동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에 수직 클러치방식을 도입하는데 필요한 모든 난제를 해결한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무브먼트였기 때문입니다.


untitled.png


수직 클러치(Vertical Clutch)...


이 작동방식은 크로노그래프 작동시의 튐 현상이 없고 크로노그래프 온, 오프시의 진동각의 변화가 거의 없다시피 하여 기술적으로는 가장 이상적인 크로노그래프 작동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위, 아래 수직으로 작동하는 방식이다 보니 이 방식을 채택하면 무브먼트의 두께가 너무 두꺼워지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더군다나 자동 감기 모듈을 사용해야해서 가뜩이나 무브먼트 두께가 증가되기 마련인 자동 크로노그래프에서는 이 문제가 더 크게 대두되었습니다.


자동 크로노그래프 최초로 수직 클러치 방식을 사용한 세이코의 Cal.6139는 7.9mm의 두께를 가지고 있어 스포츠 시계에나 사용할 수 있을 뿐 고급 무브먼트라곤 하긴 힘들었으니까요.


결국, 자동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에서 수직 클런치를 사용하는데 핵심적인 문제는 두께였고, FP 1185의 위대한 점은 수직 클러치의 사용 그 자체가 아니라 수직 클러치를 사용할 수 있도록 관행적이고 전통적으로 이어 내려오던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의 설계를 개선한데 있습니다.


i-img1200x900-1533422337ocdnfa334145.jpg


손목시계에 최초로 적용된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는 모두 2 카운터(Counter) 타입의 무브먼트들이었습니다.


즉, 가운데에 기다란 크로노그레프 초침(chronograph center second)이 있고 그 양쪽으로 영구초침(running second) 카운터(counter)와 분 카운터(minute counter)가 나란히 부엉이 모양으로 배치된 형태였습니다.


LepineSavonnette.jpg


회중 시계로 치면 초창기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들은 모두 레핀(Lepine) 타입으로 영구초침이 용두와 일직선상인 9시 방향에 위치했으며, 다이얼의 균형을 고려했을 때 분 카운터는 당연히 3시 방향에 배치되었던 것입니다.


Universal_Geneve_Compax_1950_884-480_AS02099_1_grande.jpg


그리고, 1930년대에 지금은 잊혀진 브랜드인 유니버셜 제네브(Universal Geneve)에 의해 손목시계에서는 최초로 12시간까지 측정 가능한 시 카운터(Hour counter)가 추가된 3 카운터 크로노그래프가 출시됩니다.


9시, 3시 방향이 이미 영구초침과 분 카운터가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에 시 카운터는 당연히 6시 방향에 자리잡게 됩니다.


이 후로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이런 3 카운터 크로노그래프는 애초에 3 카운터로 설계된 것이 아니고 2 카운터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에 시 카운터를 추가한 형태입니다.


IMG_9577-1024x768.jpg


당연히 이미 짜여진 무브먼트 공간에 시 카운터를 위한 부품을 추가할 수 없어, 시 카운터 부품은 무브먼트의 다이얼 쪽에 배치되었습니다.

(위 사진은 제니스 엘프리메로 무브먼트의 다이얼 사이드 시 카운터 부품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즉, 무브먼트 윗쪽에는 시 카운터, 아랫쪽에는 크로노그래프 초침과 분 카운터 부품이 자리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는 필연적으로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의 두께를 증가시키는 결과를 가져 왔습니다.


하지만, 사실 수동 크로노그래프에서는 이런 설계가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대부분 수평 클러치를 사용했고, 수동이었기 때문에 이런식의 무브먼트 설계로 두께가 두꺼워져 봤자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이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일단 2 카운터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를 만들고, 3 카운터 크로노그래프로 디자인을 변경할 때는 다이얼쪽에 시 카운터 모듈을 추가하는 관행적인 무브먼트 설계가 쭉 이어졌습니다.


이는 최초의 자동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인 제니스(Zenith)의 엘프리메로(El Primero)나 세이코 6138도 모두 마찬가지고, 여러분들이 익히 알고, 상당수가 사용해 봤을 ETA 7750도 마찬가지입니다.


FP 1185를 제작한 프레더릭 피게(Frederique Piguet; 현 Blancpain Manufacture; 이하 FP)는 이런 관행적인 설계를 버리고 처음부터 완전한 3 카운터로 무브먼트를 설계합니다.


즉, 다이얼 사이드의 시 카운터 부품을 다른 부품들처럼 무브먼트 뒷쪽으로 옮겨 통합해 버린 것입니다.


이렇게 다이얼 사이드의 부품을 없앰으로서 FP 1185는 수직 클러치를 무리없게 사용할 수 있는 두께를 확보합니다.


그리고 FP는 시 카운터 부품이 들어갈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의 배치를 효율적으로 설계합니다.


IMG_1316_1200x1200.jpg


무브먼트를 기존의 관행적인 레핀(Lepine) 타입에서 헌터(Hunter) 타입으로 설계, 영구 초침을 9시 방향에서 용두에서 수직으로 떨어지는 6시 방향에 위치시키고, 빈 9시 방향에 시 카운터를 배치, 그리고 분 카운터를 3시 방향에 위치시킨 것입니다.


f385c.png


이로 인해 FP 1185의 크로노그래프 카운터는 시-초-분 세개가 나란히 일직선상에 위치하게 됩니다.

(사진은 FP 1185가 아닌 블랑팡 F385 입니다. FP 1185 이미지를 구할 수 없어 대신 사용하지만 카운터 배치는 동일합니다. 왼쪽부터 minute counter, chronograph seconds hand, hour counter가 일직선상에 위치합니다.)


f385zh.png


덕분에 FP 1185는 크로노그래프의 시, 분, 초 카운터의 제로 리셋 햄머(zero reset hammer)를 간결한 하나의 부품으로 통합할 수 있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6f8NQGVhTQM


크로노그래프의 시, 분, 초 카운터에는 조그마한 하트 모양의 캠(cam)이 붙어있는데, 제로 리셋 햄머는 이 캠을 눌러줌으로서 크로노그래프의 카운터을 리셋시키는 부품입니다(동영상 2:04. resetting the chronogaph to zero). 


기존에 시 카운터가 다이얼쪽에 위치했던 경우에는 이 시, 분, 초의 리셋을 동시에 하기 위해 제로 리셋 햄머에 여러개의 복잡한 부품과 많은 공간이 필요했지만,


FP 1185는 시-초-분 카운터 부품을 일직선상에 나란히 배치시켜서 제로 리셋 햄머를 하나로 통합, 부품 수를 줄여서 시 카운터를 설치할 공간을 확보한 것입니다.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의 부품을 모두 무브먼트 뒷쪽에 배치하는 시도가 처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1969-calibre-11-technical-08.jpg


최초의 자동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 중의 하나인 Heuer의 Cal.11 또한 모든 크로노그래프 관련 부품이 무브먼트 뒷쪽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아랫쪽의 베이스먼트 무브먼트와 크로노그래프 부품이 모듈식으로 모두 베이스먼트 무브먼트 위에 얹혀져 있는 특유의 구조를 감안하면, FP 1185가 Heuer Cal.11에서 어느정도 영감과 힌트를 얻었음을 짐작할 수 있겠지만,


Cal.11 역시 두께 7.7mm의 두꺼운 무브먼트였음을 감안하면, 자동 크로노그래프의 두께 문제를 해결한 솔로몬은 다름아닌 FP의 Cal. 1185였던 것입니다.


그럼으로 우리는, FP 1185의 설계상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3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모든 크로노그래프 관련 부품의 무브먼트 뒷쪽 배치.


2. 수직 클러치의 사용.

특히 특징적인 집게발 모양의 신뢰성 있는 부품으로(pincer-shaped clutch-lever) 수직 클러치를 작동시킵니다.


CenterWheelClutchDisengaged.jpg

CenterWheelClutchEngagedDscn0710.jpg


위 사진 (5), (6)번이 클러치 레버의 양쪽 집게입니다.

크로노그래프를 스타트 시키면 아래 사진 파란색 화살표 표시처럼 집게가 벌어지면서 크로노그래프 세컨 핸즈를 회전시키는 부분이 밑으로 떨어져 4-번차와 피니언으로 연결된 휠과 접촉, 크로노그래프가 작동됩니다.

크로노그래프를 스탑 시키면 위 사진 (5), (6)번 집게가 닫히면서 크로노그래프 세컨 핸즈를 회전시키는 부분이 들리면서 크로노그래프가 스탑 됩니다. 이때 (5), (6)번 집게는 그 자체로 브레이크 역할을 함으로써 스타트, 스탑 시의 크로노그래프 동조를 완벽하게 수행합니다.


3. 공간 활용을 위한 시-초-분의 일직선상 배치와 한개의 부품으로 통합된 제로 리셋 햄머(one piece zero reset hammer)


ChronoSectionUpperBridgeRemovedAllPartsNumberedDscn0703.jpg


왼쪽부터 차례대로 (3) the hour wheel - (1) The chronograph center wheel - (5) the minute wheel 순으로 3개의 크로노그래프 카운터가 일직선상에 배치되어 있으며,

(8)번이 이 3개의 카운터을 동시에 리셋시키는 one piece zro reset hammer 입니다. 직선형의 통짜로 되어있어 간결하고, 크로노그래프 리셋시 3개 카운터을 딜레이 없이 동시에 리셋시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1988년에 등장한 FP 1185의 이런 설계적 특성은 현대 고급 자동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가 모두 이어받고 있는 유전적인 특성인 것입니다.


크로노스위스(Chronoswiss)의 창립자이자 탁월한 워치메이커인 게르트 랑(Gerd-R. Lang) 할아버지는 그의 저서 'Chronograph Wristwatches' 에서 FP 1185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하고 있습니다.


Thus the breakthrough to a flat wrist chronograph was achieved, and Blancpain was now able to offer, for the first time, an extremely flat wrist chronograph with automatic winding- unlike the thick, sporty-type chronograph made by other firms.

그래서 얇은 크로노그래프 시계에 대한 돌파구가 마련되었고, 블랑팡은 이제 처음으로 다른 회사에서 만든 두껍고 스포티한 형태의 크로노그래프와 달리 극도로 얇은 자동 크로노그래프 시계를 제공할 수 있었다.






이러한 FP 1185의 설계의 우수성은 1988년 등장 이후 10년이 넘도록 고급 자동 크로노그래프 시장에서 1185의 적수가 없게 만들었으며,


FP 1185 이후 처음 등장한 2개의 자동 크로노그래프

-(비교하기 편하게도 하나는 FP(=블랑팡)와 같은 하이앤드 메뉴펙처러인 JLC의 cal.751과 다른 하나는 mega-manufacture인 롤렉스의 Cal.4130)-

를 살펴보면 FP 1185가 후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 수 있습니다.


jlc_5571411.jpg


JLC의 Cal. 751은 2004년에 런칭 되었으며, 직경 25.6mm, 두께 5.6mm로 FP 1185와 사실상 같은 싸이즈를 보여주고 있습니다(FP 1185 직경 25.6mm, 두께 5.5mm).


b46f7a4658738e2dddee5d7842190a09.jpg


Cal.751을 사용한 시계의 다이얼을 보면 6시에 초침을 가지는 Hunter 타입임을 알 수 있으며 9시 시 카운터, 3시에 분 카운터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Watchtyme-Jaeger-LeCoultre-Master-Compressor-Cal751_26_02_2016-29.JPG


JLC 751을 분해해 보면...


Watchtyme-Jaeger-LeCoultre-Master-Compressor-Cal751_26_02_2016-291j.jpg


1. 크로노그래프의 모든 부품이 무브먼트 뒷면에 나열되어 있으며,


2. 한 가운데 위치한 수직 클러치(vertical clutch)를 작동시키는 특징적인 집게발 모양의 부품(pincer shaped clutch lever)을 확인할 수 있고,


3. 용두로부터 순서대로 분, 초, 시 카운터가 일직선으로 나열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리셋하는 통짜로 된 직선형 one piece zero reset hammer가 카운터 바로 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IMG_1151_large.jpg


많은 설명이 필요 없습니다. 위 사진의 FP 1185의 크로노그래프 부품과 배치를 JLC 751과 비교해 보면...


사실상 두 무브먼트는...말이 될런가 모르겠는데 배다른 쌍둥이 무브먼트임을 알 수 있습니다.


https___blogs-images_forbes_com_arieladams_files_2015_07_rolex-4130-movement.jpg


다음으로 비교할 Rolex의 Cal.4130은 2000년 런칭 되었으며, 직경 30.5mm, 두께 6.5mm의 크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Cal.4130에 대한 설명에 쓰일 사진은 타임포럼 테크니컬 게시판의 Kei님 사진을 무단 사용합니다(죄송...).


https://www.timeforum.co.kr/index.php?mid=Technical&search_target=title_content&search_keyword=4130&document_srl=13013375


전체 내용은 위의 링크로 들어가면 보실 수 있습니다.


Cal.4130 역시 롤렉스 특유의 안정성과 Servicibility를 고려한 설계가 적용되어 있지만 FP 1185의 설계상 특징을 고스란히 보이고 있습니다.


1. 크로노그래프의 모든 부품이 무브먼트 뒷면에 나열되어 있으며,


82e94efbaccc294378cbea10fa350030.jpg


2. 수직 클러치(vertical clutch)를 작동시키는 특징적인 집게발 모양의 부품(pincer shaped clutch lever)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3. 다만, FP 1185와는 달리 Cal.4130은 수직 클러치가 중앙에서 버어서난 off-centered 설계를 취하고 있는데,

1495a309bb64cbd21736f8034935dd7f.jpg


(1)번이 수직 클러치(vertical clutch), (2)번이 시 카운터(hour counter), (4)번이 (2)번과 연계해서 움직이는 크로노그래프 센터 세컨 휠, (3)번이 분 카운터(minute counter)로서...


 이들 시, 분, 초를 리셋시키는 하트 캠이 각각 (1), (2), (3)번에 달려있어 FP 1185처럼 직선상에 위치해 있지 않고 v자 모양을 이루기 때문에 one piece zero reset hammer 또한 FP 1185에서 보이는 직선 모양이 아니라 v자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사진상의 (5)번이 one piece zero reset hammer 이며 크로노그래프 리셋시 이 부품의 파란 원 부분이 (1), (2), (3)번의 하트 캠을 밀어주면서 리셋 시킵니다.


이러한 오프 센터 수직 클러치는 기술적인 이득을 취하기 위함이 아니라 4130의 두께 때문입니다.


4130의 전작4030은 31mm, 6.55mm의 크기를 가지고 있는데,


FP 1185와는 달리 4130은 더 두꺼운 플레이트, 더 긴 파워 리저브(FP 1185 42시간 vs. 4130 72시간)를 위한 더 큰 배럴, 4030 대비 더 큰 밸런스 휠을 채택했기 때문에 두께가 상당부분 증가했습니다.


최근에 만들어진 4130과 비슷한 스펙을 보이는 자동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들인 블랑팡의 F385나 AP의 Cal.4400 같은 경우 7mm에 근접하는 두께를 가지는데, 아마 4130도 수직 클러치가 중앙에 위치했을 경우 비슷한 두께를 가지게 되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마도 롤렉스는 4130이 4030과 비슷한 두께를 가지길 원했는지 자동 감기 모듈이 위치해야 할 중앙을 피해 아랫쪽에 수직 클러치를 배치했고, 이로 인해 두께를 6.5mm로 4030과 비슷하게 억제하는데는 성공했지만,


Rolex-16520-116520.jpg


덕분에 시 카운터와 분 카운터를 중앙에서 7도 정도 위로 배치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이긴 한데, 이런 배치로 인해 4130은 수직 클러치와 센터 초침을 연결시키는 휠을 하나 추가해야 했으며, 이 늘어난 휠로 인해 크로노그래프 작동시 FP 1185에 비해 어느정도는 로딩이 증가, 진동각에 좀 더 영향이 있지 않을까 합니다.


Vaucher-integrated-high-frequency-chronograph-Calibre-Seed-VMF-6710-6.jpg


이런 의견의 근거는 최근(2016년)에 제작된 Vaucher manufacture Fleurier(=Parmigiani Fleurier; 파르미지아니) 의 Cal.6710 입니다.

여러모로 4130의 업그레이드 카피라 평할 수 있는 이 무브먼트는 4130과 마찬가지로 오프 센터 수직 클러치 설계를 가지며 늘어난 휠로 인한 크로노그래프 작동시 로딩 증가를 우려하여 시 카운터를 크로노그래프 초, 분 구동계와 분리하여 독립적으로 바랠에서 에너지를 공급받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아울러 크로노그래프 초침의 제로 리셋 하트 캠 또한 4130과 달리 수직 클러치쪽이 아닌 크로노그래프 초침쪽에 직접 설치하여 v자 모양이 아닌 직선적인 one piece zero reset hammer 를 사용할 수 있어 생산에 더 유리해 보입니다.))






FP 1185가 데뷔한 1988년 이후 30년이 지난 지금...


FP 1185의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설계는 일종의 클래식이 되어버려 작금에 와서는 새로운 자동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를 만드는데 있어 효율적인 설계를 교과서로 삼고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2000년, 그리고 2005년 당시에는 Rolex Cal.4130과 JLC Cal.751의 설계가 FP...지금의 블랑팡에게는 어느정도 무단 카피의 불쾌한 기분으로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그나마 롤렉스는 일부 시계 매체를 통해 간접적으로 FP 1185의 설계를 참조했음을 밝혔던데 반해, JLC는 이에대해 그 어떤 일언반구의 언급도 없었어서 그 서운함은 더했던 것 같습니다


(뭐...딱히 JLC가 양심이 없었다기 보다는 JLC는 FP와 니깡내깡 같은 레벨인데 언급 자체가 불편했을거고...롤렉스는 처음 자사 크로노그래프를 만드는데 대중적인 의구심을 잠재우고 우수성을 더 어필하기 위해서는 FP 1185와의 연관성을 어떤 형식으로든 드러내는 것이 유리했겠죠...).


그렇다고 얽히고 설켜있는 같은 스위스 브랜드끼리 얼굴 붉힐수도 없고...블랑팡은 수십년간 벙어리 냉가슴 앓듯이 꼬옹해 있다가...


couv_rectodos_ang_1.jpg


최근 브랜드 내에서 잡지처럼 발행하는 Lettres du Brassus issue 15에서 쉐도우 복싱하듯 소심하게 울분을 토해 냅니다.


진중하게 FP 1185의 메카적 우수성을 설명하다 뜬금포로 터져나오는 블랑팡의 흑화한 모습이 우습기도 하고 애잔해 보여서...


이 글의 마지막은 관련 내용을 그대로 옮겨 드리면서 글을 마무리 하겠습니다.


untitled11.png


요즘은 아무래도 피해자의 목소리가 중요한 시대이니까요...^^;


Over its thirty year history, the F185(=FP1185) has firmly established itself as a reference point for prestige chronograph. So respected throughout the watch industry is its design, that one Vallee de Joux brand slavishly copied the shape of core parts, so blatantly that when placed over drawings of the F185 the parts are identical, and another brand, this one in Geneva, publicly admitted that it was "inspierd" by the design when it created one of its chronographs.

(해석은 일부러 안할랍니다...판단은 각자의 몫...^^;)






Reference ;

Chronograph Wristwates

WatchTime February 2001

Blancpain Lettres du Brassus issue 15

그 외 인터넷 기사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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