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그쉽 모델을 통해 본 JLC, GO, BP Highend
어떤 브랜드의 플래그쉽 모델을 보면, 그 브랜드가 추구하는 것이 어떤 방향인가를 알 수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제가 경험해본 JLC와 GO, 그리고 항상 세트로 같이 화자되는 BP의 플래그쉽 모델들을 중심으로 하여,
제가 생각하는 JLC, GO, BP가 추구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먼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인 JLC부터 시작하도록 할게요.
예거의 플래그쉽 하면, 많은 분들이 떠올리시듯, 듀오미터를 들 수 있겠죠.
듀오미터는 상당히 여러 버젼이 출시되어 있습니다만,
일단 가장 처음 나온 듀오미터1과 가장 대중적인(?) 듀오미터인 퀸텀 루나 사진만 첨부합니다 ㅋ
듀오미터를 필두로 한 예거의 시계들을 보면서 제가 느끼는 점을 한마디로 표현해보자면,
'기술적 현란함' 입니다.
(엑시님이 실제 퀸텀루나를 가지고 직접 제작하신 gif 파일 불펌입니다 ㅎㅎ;)
눈이 막 돌아가죠 @_@
기술력의 예거 라는 이야기는 아마 한번쯤은 들어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예거는 자신들이 가진 기술력을 가능한 풍부하게 시계에 담아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는 느낌을 항상 받습니다.
(그리고 그 기술력을, 엔트리급 모델에부터 아낌없이 적용시켜줍니다. 그래서 하이엔드급 '시계'에 상당히 어울리지 않는
단어이지만, 이른바 '가성비'가 좋은 시계들이 많죠 ㅋ)
그 현란함이 경우에 따라서는 좀 과하다고 느끼시는 분들도 계시는 것 같던데,
저도 뭐 일부 모델에 관해서는 그런 느낌을 가져본 것도 사실이지만
대부분의 모델에 대해서는 오히려 취향에 맞더군요^^
대신, 듀오미터 같은 경우는 해당사항이 없습니다만,
대부분의 일반 모델의 경우 뒷백의 모습은 현란하다고 까지는 표현하기 어려운 모습입니다.
대신, 기계적으로 잘 정돈되어 있으면서도 아름다움을 잃지 않는, 신뢰롭고 단아한 모습이라고 할까요ㅋ
다음으로 GO로 넘어가보도록 하죠.
GO에서 듀오미터급 플래그쉽 모델을 꼽아보라고 하면..
아마 이녀석이 될 것입니다.
세네터 크로노미터.
얼핏 보면, 전형적인 마린크로노미터 디자인의 기본적인 기능한 갖춘 시계로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녀석의 진가는 시간을 맞출 때 드러나니.. 바로..
제로 리셋 계의 끝판왕이라는 ㄷㄷㄷ
플래그쉽 모델에서도 여실히 드러나듯이.. 개인적으로는 GO의 시계를 보면 '기계적 철저함' 이란 단어가 떠오릅니다.
그리고 저런 플래그쉽 모델까지 가지 않더라도 GO의 기계적 철저함은 일반 모델들에도 잘 드러나 있는데요,
한치의 단차와 오차도 없는 빅데이트가 그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겠습니다.
(요건 제가 직접 찍은 영상입니다 ㅎㅎ 소리도 꼭 들어보세요!)
퀵체인지로 철컥철컥 소리를 내며 한치의 오차와 단차도 없이 돌아가는 저 빅데이트야말로
'이것이 GO의 시계다' 라는걸 나타내주는 대표적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참고로 바쉐론도, 브레게도, 랑에도, 예거도, 블랑팡도.. 빅데이트의 일단위와 십일단위 창에 구조적으로 존재할 수 밖에 없는 단차가 있습니다.)
GO의 기계적 철저함은 일반 모델의 시간 셋팅시에도 나타나는데,
놀랍게도 분침의 유격이 정말 하나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ETA 2824, 2892, 롤렉스 3135, 예거 889 등 내로라하는 베이스 범용무브들도
항상 약간의 분침유격은 존재했고, 그렇기 때문에 초침을 0초에 멈춰두고 분침 조정을 할 때는
약간의 유격을 고려하여 분침을 정각에서 1/10정도 살짝 지나간 위치에 두고 용두를 다시 집어넣어야
분침이 정확하게 맞곤 하는 현상들이 공통적으로 있었는데,
GO의 시계에서는 그 현상이 전혀 느껴지지가 않더라구요.
(파노루나의 cal.90에 한정된 것인지는 정확히는 모르겠네요;)
이런 철저함에 대한 자신감이 플래그쉽 모델에 적용되어, 저런 제로 리셋계의 끝판왕 모델도
탄생할 수 있지 않았나 싶은 생각을 해봅니다 ㅋ
그리고 재미있게도 JLC와는 반대로, GO의 뒷모습은 아기자기하고 화려한 모습입니다.
다이얼 부분에서 자제했던 끼를 뒷백에서 유감없이 발산하려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ㅎㅎ
마지막으로 BP 차례네요.
BP의 플래그쉽은 아마 이녀석이 될 것 같은데요.
BP의 알파이자 오메가는 결국 '트리플캘린더 문페이즈'가 아닐까 싶습니다 ㅎㅎ
트리플캘린더 문페이즈라는 컴플리케이션은 스와치그룹에 의해 부활한 블랑팡을
먹여살린 1등공신이자, 현재까지도 블랑팡을 이끌어가는 동력원이라 할 수 있죠.
그래서 라인, 무브, 다이얼 색상, 케이스 사이즈, 소재에 상관없이 줄기차게 트리플캘린더 문페이즈를 밀어붙입니다^^;
얼마나 트리플캘린더 문페이즈가 소중하면, 이런 한정판까지 냈었죠.
(트리플캘린더 문페이즈 20주년 기념 한정판^^; 특정 컴플리케이션을 기념하여 한정판을 낸 사례가 또 있을랑가 잘 모르겠습니다 ㅎㅎ)
확고한 아이덴티티가 있는 것은 좋지만, 약간은 정해진 틀에 갇혀버리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네요.
적어도 프레드릭 피게를 통째로 집어삼켰다면, 예거같은 현란함이 되었든 GO같은 철저함이 되었든
뭔가 좀더 기계적, 기술적인 자신만의 특색을 드러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
이상, 제가 좋아하는 세 브랜드가 어떤 것들을 추구하고 있는가를 플래그쉽 모델을 통해서 살펴봤습니다.
제가 느끼고 있는 것과 다른 회원님들의 생각, 느낌이 비슷할지, 혹은 다를지 궁금하네요^^
암튼 이 세 브랜드는 제가 굉장히 좋아하고 항상 관심을 갖고 있는 브랜드들인만큼,
앞으로도 자신들의 아이덴티티가 듬뿍 담긴 멋진 역작들이 계속해서 나와주기를
잔뜩 기대해봅니다^^
댓글 23
-
삽질만
2013.10.05 16:07
-
샤킥
2013.10.05 17:07
허..정말 보고 있자니 눈돌아 가겠네요~
눈으로만 감상해도 행복할 따름입니다.
잘봤습니다.
-
mdoc
2013.10.05 18:10
잠깐 블랑팡에 대해 변명해 보자면...만들어진 하이엔드로서의 논란이 있는 애매~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블랑팡으로서는 어느정도 '하이엔드 워치'로서의 정석적인 규범을 쫒아가야만 하는 슬픈 운명을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브랜드 포지션에 대한 논란을 불식시키려면 시계 그 자체를 지극히 하이엔드에 합당하게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파격이나 색깔내기가 힘들고 이게 틀에박히거나 답답하게 보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런 만큼 블랑팡의 시계는 다이얼이나 핸즈, 브레이슬릿, 디버클 등 섬세한 부분까지 모두 하이엔드의 정석에 충실한 셋 중 가장 '기본기가 탄탄한' 시계가 아닌가 합니다.
당장 매장에서 손목에 올려볼 때는 느끼지 못하는...여러날 지켜 보면 그제서야 아...이래서 하이엔드구나 하고 느낄 수 있는 그런 매력이 있는 시계지요.
그런 블랑팡도 이제는 자신감이 붙었는지 자기 색을 내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피프티 패덤즈가 그렇구요...
L-Evolution을 보면 블랑팡이 그리 고리타분한 브랜드가 아님을 느끼실 겁니다.
블랑팡이 재해석한 트리플 캘린더 문페이즈 하나 소개해 드립니다.
Puristspro 불펌입니다...^^
디자인의 호불호는 갈리겠지만 대담한 3. 9 인덱스에 멀티레이어를 살린 압도적인 다이얼, 8데이즈의 롱파워리접에 파워리접 인디케이터, 티타늄 발란스, 밤낮 상관 없이 요, 일, 월, 문페이즈를 안전하게 바꿀 수 있는 Secured Calendar & Moonphase Mechanism까지... 블랑팡이 얌전하지만은 않다는 걸 보여줍니다...^^
-
굉천
2013.10.05 19:50
몇번 스치듯이만 보고 지나갔던 시계인데, 뜯어보니 정말 매력적인 시계로군요^^
블랑팡.. 사실 직접 경험해보거나, 아님 하다못해 좀 자세히 소개해주시는 오너님들이라도 좀 계셨다면
저도 그 '탄탄한 기본기'에 대해 좀더 깊게 느껴볼 수 있었을텐데요.. 그렇지 못해서 항상 아쉽습니다.
국내에서 블랑팡의 입지가 좀더 넓어지길 간절히 바랍니다!
-
컬렉터
2013.10.05 19:10
각각 특색있는 브랜드들 이군요... ... 개인마다 취향은 모두 다르기 때문에 .. 각 브랜드가 가지고있는 개성만큼 호불호도 달라지겠지요...
단 하나의 제가 느낀점은,, "싸고 품질좋은 시계는 없었다" 입니다.... 아이덴티티,케이스마감,무브먼트의 마감,..디자인의 불완전성..
등등.. 동일 포지셔닝 상에서의 상대적으로 저렴한 시계들은 치명적으로 부족한 부분들을 하나씩은 안고 가더라구요..^^
-
굉천
2013.10.05 20:23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가격은 거짓말을 하지 않지요.
다만, 다른 물건들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이정도 위로 올라오게 되면, '더 나은 것'이 가진 체감 가능한 품질(또는 감성)의 향상치는 상당히 미미하지만
그걸 위해 엄청난 경제적 대가를 지불해야만 하게 되죠.
따라서 말씀하신 부족한 부분들 중 자신에게는 그다지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는 요소를 부족한 부분으로 안고 있는 시계를
찾아낼 수 있다면, 그 시계는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만큼은 그야말로 '가성비'가 좋은 시계가 되는 것이겠지요^^
-
컬렉터
2013.10.05 20:40
극히 동감합니다..^^...어떤 말씀이신지 200% 이해 하였습니다...사실 말씀하신 미미한 요소의 차이 라는것을..가지고 있는게 명품이라 생각합니다..
옷,가방,신발,시계 등등 명품과 명품이 아닌것의 차이는 정말 미미한것의 차이거든요..이게 그림이나 조각같은 예술적 분야로 올라가면
더할거구요 ,, 명품 이라는 범주 안에서 사실 가성비라는 단어를 사용하는게 모순일수 있으나...사람은 누구나가 한정된 재화 안에서
죽을때까지 가성비를 찾아서 헤매이는것 같습니다....어쩌면 BP,GO,JLC를 선택한 자체로도 이미 일반적 인식 안에서는 가성비를 따질수없는
명품중의 명품을 선택한것 일텐데도 말이지요..^^ 아,,,그리고 사람마다 미미한것이 체감적으로는 전체적 만족감을 좌우함에 있어서 큰 비중을
차지할수도 있더라구요...^^
-
사이공 조
2013.10.06 01:38
저도 동감합니다...자금은 한정되어 있고 가지고 싶은 시계는 그 가격대보다도 더 높고..
그러다 보면 가서이 따져야 되겠죠...
-
Dionysos
2013.10.07 09:17
전 역시 야거가 가장........ 직접 차보니 듬직한게 좋더라구요~~~
-
굉천
2013.10.08 17:06
믿음직스럽죠 정말 ㅎㅎ
-
복띵이
2013.10.07 16:40
정성어린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아직 예거는 없지만 가지고 싶은 시계입니다^^*
-
행복합니다
2013.10.07 17:59
후덜덜덜 언젠가는 손목에 감아볼수 있을지...
잘 보았습니다
-
worb
2013.10.08 00:07
GO 의 제로세팅은 처음 보는데 상당히 매력적이네요. 세 브랜드 모두 정말 멋지구요.
-
굉천
2013.10.08 17:07
저도 저거 처음 봤을 때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
닥치고씨마
2013.10.08 12:54
역시 하이엔드 워치를 볼때마다 제눈은 한없이 높아만 지네요 ㅎㅎ
-
옴마니
2013.10.09 18:51
굉천님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이렇게 보니 세 브랜드의 특징과 방향이 여실히 드러나는군요...^^
옆까페 장터에 블랑판 한정판이 한번 올라온 적이 있었는데, 조금 망설이다 놓쳐서 아직도 아쉬움으로 남아있습니다.
블랑팡은 그룹 차원의 노력이 뒷받침되었음에도 제대로된 위상 정립에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호감가는 브랜드인 것 만큼은 확실합니다.^^
-
제노양
2013.10.09 19:36
근데 실제로 GO의 파노매틱 루나나 세네터는 피니슁이 좀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만져보면 다른 두 브랜드에 비해... 비싼감이 좀 떨어진다고 해야 할까... 그런 느낌이 있더라구요 ^^;;;;
-
별바라기
2013.12.30 17:42
셋다 최고네요, 정말 가지고 싶은 시계 세가지를 모두 소개해주셨어요 ㅠ
-
audgml
2014.04.07 12:21
멋진 포스팅 잘 보았습니다.^^
최근에 추천수로 정렬하여 글들을 보고 있어요 ㅎ
-
JHK
2014.06.22 22:53
잘보고갑니다. 추천드립니다! -
ksa
2014.07.08 11:33
블랑팡의 달님이는 언제봐도 세침하네요. -
개구리왕
2014.11.02 00:33
관심어린 시선이 담긴 좋은글 잘 보고 배워갑니다. ^^
-
시젯
2018.11.16 10:11
go의 기계적 철저함이 그립네요.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브랜드, 모델인데 많이 배우고 갑니다...
실사용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내용이라 유익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