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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41cc 1084 2007.02.20 13:17
드디어 아쿠아 타이머 크로노가 배달이 왔습니다.
 
실은 우체부 아저씨 께서
 
주말동안 잠시 어딜 다녀오느라 사용기를 쓸 형편이 못되었습니다.

 

원체 몸에 무엇을 두르거나 주머니에 넣는 것을 싫어하는지라.

 

그동안 시계를 지니고 다닌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게다가 이렇게 커다랗고 무거운 시계와 금속의 브레이슬릿을 찬 기억은
 
아예 없었습니다.
 
처음 받아보고는 그 무게와 두께가 생각보다 더해서
 
약간의 걱정은 되었지만,
 
며칠간의 여행동안 함께 했던 시간은
 
불편함보다는 편안함이었습니다.
 
특히 걷는 동안에 로터의 움직임을 상상하면서,
 
내가 음식물을 소화해서 얻어내는 에너지 중 일부가IWC_Aquatimer_1.jpg
 
나의 시계를 구동하게 된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환경론자 같은 기분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물건은 1년 남짓한 중고를 시계 전문 매매 업자에게서 구입하였습니다.

상태는 매우 깨끗하고 마음에 들었습니다.

저는 가격의 부담도 없으면서, 사용 자체에 부담이 없기에 중고를 선호합니다.

자동차도, 오디오도 중고 밖에 사본 적이 없네요.

그동안 몰랐었던 베젤의 용도

(베젤을 시계반대방향으로 돌려 분침에 맞추어 잠수한지 몇 분이 지났는지를 쉽게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더군요.)

그동안 몰랐었던 크로노의 움직임

(작은 다이얼 중 2개가 크로노의 움직임과 연동되어 최장 12시간까지의 시간을 잴 수 있더군요.)

을 알게 되면서 기능 중심으로 발전해온 아름다움이 더욱 느껴졌습니다.


 

IWC_Aquatimer_2.jpg

상당한 두께와 더불어, 아쿠아타이머라는 각인이 새겨져있는 뒷 백은

시마스터 플래닛 오션의 해마만큼의 즐거움을 주지는 못하지만,

견고함과 장인정신이 묻어나는 것 같아 안심감을 줍니다.

특히 IWC 에서 특허를 받은 두개의 봉으로 쉽게 탈착이 가능한

브레이슬릿은 정말 편한 아이템이었습니다.

제 손목은 너무나도 얇아 반드시 줄을 조정해야만 하는데,

시계방에 갈 필요없이 물건을 받자마자 학교 도서관에서

줄을 조정하였습니다.

단, 하나의 문제점이 있다면 줄과 브레이슬릿의 길이는,

연속적이지 않고 양자적이라서 완벽하게 손목에 맞는 길이를 구현하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일전 제 크로노 스코프에 디플로이언트 클래스프를 달았을 때도

2번째 구멍에 연결하면 손목에 꽉끼고, 3번째 구멍에 연결하면 너무 헐렁한 듯 하여,

어느 쪽으로 하는게 더욱 편할지에 대해 계속 고심하면서

풀었다 죄었다 한 기억이 있습니다.

이번 에도 마찬가지로 브레이슬릿의 마디를 2개를 빼는것이 나은지

3개를 빼는 것이 나은지 계속 분해했다 조립했다 시간을 보냈네요.

결국은 둘 다 약간 길고 헐렁한 편이 편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IWC_Aquatimer_3.jpg
 
 

여러 분들을 따라 야광샷을 찍어보았습니다.

정말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사진은 실제와는 다르기에 사진만 가지고 판단하는 것은 또한 어려운 일이지 싶습니다.

이 사진도 셔터 속도를 1초 이상 준 사진이고, 컨트래스트를 마구 준 상태입니다.

실제 밤에 시계를 보면 이렇게 보이지는 않네요. ^^

실제 칠흑같은 어둠이 이미 존재하지 않는 현대 사회에서

제게 야광의 의미는 얼마 없습니다.

다만 다이얼이 보일 만한 어수룩한 저녁에

한 번 들여다본 시계가 평소와 달리 밝게 빛나고 있는 모습은

시인성과는 전혀 관계없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섭니다.

마치 나이트의 특수조명 아래에서 다시 탄생한 하얀색 면티셔츠와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IWC_Aquatimer_4.jpg

 
여러 사람들에게 보여준 결과 존재감이란 측면에서
 
크로노 스코프보다 훨씬 두각을 나타냅니다.
 
특히 반짝거리는 외견과 복잡하면서도 시인성이 좋은 다이얼은
 
시계에 대해 관심이 없는 사람들의 눈길도 끕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예쁜 시계는 어디거야?'
 
하고 질문을 던지고 이름과 함께 International Watch Company라고
 
이름을 풀어주면 웃습니다.
 
 
 
시계가 자신을 알리는 것은 일단 그 크기와 반짝임 같습니다.
 
매니아층을 넘어 일반 시장을 공략하는 많은 시계 회사들이
 
커다랗고 반짝이는 시계를 만드는 것이 우연은 아닌 것 같습니다.
 

IWC_Aquatimer_5.jpg
 
 

올해부터 revolution 매거진을 정기구독 합니다.

정말로 듣도 보도 못한 많은 브랜드와, 정말 아름답게 찍은 사진들.

바이크와 자동차와 시계간의 관련성...

언제나 그렇지만 제 짧은 지식을 통감하게 됩니다.

원래 richard mille의 시계가 있던 자리에 아쿠아타이머를 올려보았습니다.

이 잡지는 전체가 무광 표면처리 되어있는 가운데 시계 부분만 유광으로 빛을 발하도록 디자인 되었습니다.

이러한 작은 아이디어 하나하나가 요즘 저에게는 금광의 빛나는 맥과 같습니다.

 

IWC_Aquatimer_6.jpg

기사중 이번에는 bell & ross 의 시계를 덮어보았습니다.

처음엔 왠 계기판을 시계로 만들었나... 싶었던  B&R의 멋도 알게 되는 것을 보니,

역시 이건 전염, 혹은 중독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IWC_Aquatimer_7.jpg
 
 
limited edition이라면 왠지 끌리고야 마는 저는,
 
이 푸른색의 시계를 정말 가지고 싶었습니다.
 
특히 뒷 백에 붙어 있는 실제 배에서 가져온 나무조각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도 '멋있구나' 하고 탄성을 짓게 하는
 
좋은 아이디어 입니다.
 
 
 
 
 
 
 
 
 
 
 
 
 
 
 
 
그러나 제가 아쿠아 타이머를 받게 된 기쁨이 있는 반면
 
피할 수 없는 다른 느낌 또한 받은 것이 사실입니다.
 
 
9시 방향에 존재하는 스몰 세컨드의 핸드를 보며,
 
크로노 스코프에서 느꼈던 같은 감동을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우선은 아무런 곡선없이 직선으로만 이루어진 바늘은
 
압도적 기능미와 단순미가 조화를 이루고 있지만,
 
내 마음을 유혹하는 농염한 미와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복잡한 크로노의 얼굴은 시계를 처음 접했을 때
 
나에게 외경심과 같은 마음까지 들게 하였지만,
 
이제 그들은 단순한 얼굴에 이미 자리를 내어준 듯 합니다.
 
고등학교때 본조비를 통해 락에 입문하고,
 
스키드로우를 거쳐, 메탈리카에 심취하고, 판테라까지 즐기다가,
 
이제 퀸과 핑크 플로이드에 빠졌다가,
 
결국은 클래식 음악에 안착한 음악 여정이
 
시계에서도 다시금 느껴집니다.
 
지금도 기분에 따라 옛날의 판을 이따금씩 걸어보듯이,
 
크로노의 얼굴이 보고 싶을 때가 생기겠지만,
 
 
결국 제가 안착할 곳은 파텍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자꾸만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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