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안녕하세요, 폴랑폴랑열매입니다. 

  예거동에 들어온 지 얼마 안됐지만 타임포럼 가입 이후 처음으로 이벤트에 참여하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지금부터 소개할 저의 예거는 바로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는 속칭 리베르소 구형썬문(이하 "썬문")입니다.


image.jpeg



  썬문이와 인연이 닿기까지 뭔가 특별한 사연이나 우여곡절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제가 시계를 좋아하고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된 이후로 금통 리베르소는 언제나 저의 위시리스트에 존재 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썬문이는 꼭 경험해 보고 싶었습니다. 그런 이유로 저는 예거를 가지고 있지 않을 때에도 종종 예거동에 들려서 썬문이 관련 글이 올라올 때마다 작성자 분들에게 댓글을 통해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며 귀찮게 하곤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반성합니다...용서하세요...



image.jpeg


  그러면 하고 많은 리베르소들 중에 왜 하필 썬문이를 선택했는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아마 썬문이를 가지고 있는 다른 회원님들과 비슷한 이유겠지만 그래도 구태여 설명하자면 제가 원하는 모든 요소를 빠짐없이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요소들이란 아라비안 인덱스, 사각형, 문페이즈, 금통, 수동, 시스루백, 블루핸즈, 그랑테이유 사이즈 등입니다. 아마 몇몇 회원님들이 보시기에는 '이미 썬문이가 가지고 있는 특징에 너의 니즈를 억지로 끼워맞춘 것 아니냐' 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거짓말 하나 안보태고 썬문이는 제가 상상하고 원했던 모든 걸 갖춘 아이였습니다. 물론 가격은 빼구요ㅠㅠ


image.jpeg


  그 당시 저는 시계의 마감에 관해서는 상당히 무지했습니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그때 저에게 정말 중요한 것은 그저 '외관' 이었습니다. 그런 이유로 제가 원하는 요소에 시스루백이 들어가 있는 것입니다. 아마 훗날 리베르소를 다시 구매할 기회가 생긴다면 저는 망설임 없이 솔리드백의 리베르소를 택할 겁니다. 모두 아시다시피 솔리드백은 리베르소 탄생배경과도 얽힌 리베르소의 고유 아이덴티티 중 하나이니까요. 마치 오메가의 문워치를 구매할 때 많은 분들이 문워치의 아름다운 무브먼트를 구경할 수 있는 시스루백을 제쳐두고 오리지날리티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솔리드백의 문워치를 구매하는 것과 비슷한 이유죠. 물론 아닌 분들도 계실 수 있겠죠. 

  또한 시계를 사랑하고 그것에 깊은 애정을 품고 있는 분들이라면 자식들에게 자신의 시계를 물려주는 혹은 반대로 부모님이나 조부모님으로부터 시계를 물려받는 상상을 아마 대부분 해보셨을 겁니다. 그리고 마침 리베르소는 고객이 원하면 시계 뒷면에 인그레이빙을 새겨주죠. 나만의 추억과 애정이 담긴 나와 평생을 함께 해 온 시계에 상징적인 메세지를 새겨 자식에게 물려준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스토리인가요... 상상만 해도 행복합니다... 크...리베르소뽕에 취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아래는 썬문이를 착용한 제 모습입니다.)


image.jpeg

이런 모습을 기대했지만...(훗... 잘생겼죠... 죄송합니다....)




image.jpeg

아쉽게도 요런 모습입니다! 

(저한테는 딱 저스트 사이즈 입니다. 놀라실까봐 얼굴은 안나오게 찍었습니다...)




  혹시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제가 원하던 요소들 중 하나 그랑테이유 사이즈 였습니다. 왜 하필 그랑테이유 사이즈 여야만 했는지, 현행이 아닌 구형 이여야만 했는지! 그 이유는 제 손목이 현행의 사이즈를 소화하기에는 너무 가늘고 제가 무턱대고 이쁜 시계 보다는 제 손목에 맞는 시계를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이제 나머지 요소들에 대해 설명해야 하는데 나머지들은 매우 간단합니다. 아라비안 인덱스, 금통, 수동, 사각형, 문페이즈 등이었죠. 이것들은 모두 제가 소유한 시계들이 가지고 있던 특징들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즉, 제가 경험해 보지 못한 것들을 경험해 보고 싶었던 것입니다. 사실 문페이즈와 금통은 소위 간지라는 겉멋 때문에.... 



image.jpeg



  하지만 국내에서 썬문이를 구하기란 정말 하늘에 별따기같은 일이었습니다. 발품을 팔아서 찾아다닐 정도는 아니였지만 시계에 관심이 많은 주변 사람들에게 썬문이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면 한결같이 포기하라고 저에게 충고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쉽게 포기할 놈이 아니였습니다. (사실 포기하고 있었습니다...) 매일 매일 장터링을 하며 헛된 수업료와 고독하게 싸우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지쳐갈 때 쯤 천사같은 썬문이가 장터에 나타난 것이었습니다. 


  근데 문제는 가격이었습니다. 제품의 상태는 정말 좋았지만 정식오버홀을 고려하더라도 조금은 비싼 가격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저런 수업료로 시계생활에 많은 회의감을 느끼고 있던 때였습니다. 하지만 판매하시는 분께도 나름의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고 제가 너무나도 원하던 시계였기에 네고없이 그분에게 구매하고 싶다는 문자를 보냈습니다. (사실 네고를 요청했지만 판매자분께서도 나름의 고충이 있으셔서 거절당했던 건 비밀....) 먼저 구매의사를 밝히신 분이 계셨지만 그분께서 구매의사를 철회하셔서 다행히 썬문이가 지금의 저에게 올 수 있었습니다. 하악..마 프레샤스...



image.jpeg



  저는 썬문이를 받고 집에 온 날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날씨가 화창한 2015년 11월 3일 화요일 이었습니다. 집에 오자마자 썬문이를 꺼내 이리저리 만지작 거리고 사진을 찍던 기억이 어제 같네요. 썬문이는 시들어가던 제 시계생활에 다시 생기를 불러 일으켜 준 보석같은 존재입니다. 또한 썬문이 덕분에 몇몇 좋은 분들을 알게 되었고 인기도 많아졌습니다. 물론 남자들 한테만... 여자랑 데이트 하고 싶다..ㅠㅠ  그분들과는 앞으로도 자주 만나뵙고 시계에 대해 이야기 나누며 제가 모르는 것들에 대해 배우고 싶네요! 그리고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리베르소 정모에도 꼭 참석하고 싶습니다!



image.jpeg



  몇 일전 크리스마스에 가족끼리 홍콩에 다녀왔습니다. 늦었지만 예거동 회원님들도 모두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셨겠죠? 좌측상단 ICC빌딩의 2015년이 지금은 벌써 2016년이 되었네요. 시계를 좋아하는 사람인데 2015년은 개인적으로 시간을 슬기롭게 사용하지 못한 것 같아 후회가 좀 남습니다. 하지만 2016년에는 남다른 각오로 2015년에 못다한 몫까지 열심히 살아야 겠습니다. 회원님들 모두 2016년 새해복 많이 받으시길 바라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두서없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image.jpeg

금융인 만나러 가실 땐 리베르소 잊지마세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감 수
공지 예거르쿨트르(JLC) 포럼 베이직 [2] 페니 2021.01.18 1128 17
Hot 모든 리베르소는 특별합니다. [18] mdoc 2024.03.10 1805 8
Hot 그동안 저랑 예거는 안맞는다고 생각했었는데... [25] mdoc 2024.03.07 552 6
Hot 예거 기추 문의 ! [29] chris96 2023.01.24 1339 2
Hot 예거 오버홀하러 갔는데 거절.. [22] 이크투 2022.12.28 1747 1
5911 컴플리케이션의 가치 [60] file 굉천 2011.11.08 1837 3
5910 8 Days (Perpetual) - 시계는 즐기는 것이다 [63] file 브라이틀링2 2011.11.08 1833 2
5909 MCD NAVY SEALS 3형제에 대한 구매자 관점에서의 접근(상) [63] file 치우천황 2013.04.06 1832 16
5908 JLC vs JLC [37] 반즈 2009.02.24 1832 0
5907 JLC Cal.145 울트라 슬림의 미학. [15] hayan 2010.09.01 1831 0
5906 JLC 가격 인상 소식 [22] sjuno 2009.05.11 1831 0
5905 리베르소 실착후기 [22] file Barça 2012.03.14 1830 0
5904 슈스케3 이승철씨, iwc ppc에 이어 이번엔 리베르소?! (발캡쳐 추가) [18] file 굉천 2011.08.13 1828 0
» [근하신년] 나의 리베르소 선택기 [38] file 폴랑폴랑열매 2016.01.03 1823 8
5902 예거 오너 분들께 2019년 5월 1일 아주 중요한(?) 날입니다. [40] 조때는로보트 2019.03.12 1816 3
5901 신형 울씬문 [19] file 영배 2021.07.25 1815 5
5900 8 Days [40] imk 2010.07.04 1807 0
5899 모든 리베르소는 특별합니다. [18] file mdoc 2024.03.10 1805 8
5898 신사의 품격 한 회에 예거가 몇개씩이나 ㄷㄷ [29] file 굉천 2012.07.01 1805 0
5897 [득템] 원하던 모델을 구했습니다! [27] file 페니 2016.03.07 1802 10
5896 JLC vs 블랑팡 [30] file Jason456 2013.02.24 1800 7
5895 [재입당 신고]시계가 좋아질수록 예거가 그리워졌다... [28] file 갑준 2012.06.24 1798 0
5894 Jaeger-LeCoultre Master Compressor Extreme LAB2 [30] 스모키 2010.02.04 1798 0
5893 마스터 캘린더 구입 그리고 실망... [30] file chromdong 2011.12.03 1794 0
5892 최고로 만족중인 네이비씰즈 ^^ [56] file 훅맨 2012.03.20 1793 0
5891 [득템기] 살다보니 저도 예거를 차는 날이 오는군요 ^^; [61] file SANGTHEMAN 2012.06.03 1791 0
5890 MCDC 러버브레이슬릿 [28] ena B 2009.09.18 1791 0
5889 득템기 올려봅니다 [71] file 길동67 2016.02.18 1789 19
5888 [Re:] 진정 귀한 ATMOS [43] TIM 2010.07.21 1787 1
5887 쥬른,로얄오크,그리고 예거 [46] file 치우천황 2017.03.29 1786 18
5886 dynamic mcdc.... [20] 닥토 2010.11.02 1786 0
5885 오늘은 가죽줄 두 넘입니다 ^^ [22] 고시생 2010.09.15 1782 0
5884 예거의 AS [25] file 굉천 2012.02.16 1778 0
5883 JLC MCD 형제들........... [29] 톡쏘는로맨스 2009.05.22 1776 0
5882 AP와 VC에서 아직도 살아 숨쉬고 있는 JLC 에보슈 [50] file 굉천 2014.08.10 1774 26
5881 [Jaeger MCD Navy seal 42mm] [30] file 폭풍남자 2012.02.11 1774 4
5880 [득템기] Master 8DAYS Perpetual SS 모셔왔어용~~~ [51] file simon917 2012.04.29 1772 0
5879 리베르소 각인했습니다! [24] file 재일군 2020.01.08 1766 5
5878 비오는 날의 MCD GMT [25] 반즈 2009.08.13 1765 0
5877 울트라 씬문 vs 울트라 씬 리저브 드 마르세 [32] file jmon25 2012.11.06 176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