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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니 1631  공감:9 2017.01.30 16:06

SIHH-2017.jpg


바젤월드와 함께 가장 큰 시계 행사인 
SIHH가 끝난지 벌써 일주일이 되었습니다.

워치앤원더스(W&W)가 더 이상 개최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JLC의 2017년도 기조가 나온 셈입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이번 SIHH에서 느낀 JLC 기조를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1. 베리에이션과 컬러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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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시계 업계 수출이 계속된 마이너스 성장으로 인해 
여러 어려움에 있다는 것은 이미 만천하가 아는 사실입니다.

84년 이후 가장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하고
실제로 리치몬드 그룹의 많은 브랜드 CEO가 경질되었으며
조직 개편이 실시되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브랜드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큰 돈을 들이지 않고 판매량을 올릴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바로 인기 모델들의 베리에이션과 컬러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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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사진 출처 : 타임존 >



사실 저는 이러한 기조를 나쁘게만 보지 않습니다.
현재 처한 상황에 대한 적절한 대처일 수도 있고
브랜드 입장에서 보면 라인업의 다양화로 인해 
고객들의 선택의 폭을 넓히는 장점도 있습니다.

문제는 이것이 전부이면 곤란하다는 점이죠.

최근 베리에이션과 컬러링을 주력으로 하는 브랜드 중 하나가
오데마피게(AP)입니다.
올해에도 컴플리케이션 모델이 나오긴 했지만
메인은 로얄오크의 컬러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요? 그게 제일 잘 팔리니까!

diver_lede.jpg  

하지만 지금 이 순간도
AP는 골수팬들을 잃어가고 있고 빅3 다운 위용을 느낄 수 없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스텝을 내딛지 못하는 느낌입니다.
특히 타 브랜드들의 약진에 비하면 
그 차이가 더 크게 느껴집니다.
(단순히 판매량 비교가 아니라!)

매년 SIHH를 기대하게 했던 JLC가
점차 이러한 모습으로 변해가는 기조가
살짝 걱정되고 불만입니다.
물론 기대치가 컸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지만요.
특히 갈피를 못 잡는 리베르소 라인은 좀...













2. 범용성과 실용성의 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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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JLC SIHH의 가장 큰 이슈는
마스터컨트롤(이하 마컨)의 새로운 라인이었습니다.

기존 마컨 라인을 유지하면서 좀 더 젊어지고 접근 가능한 가격대로
새로운 마컨 시리즈가 출시되었습니다.

섹터 다이얼과 오픈 핸즈, 그리고 투톤과 블루 색감의 채용은
기존 마컨과 다른 완전히 캐주얼한 시계를 탄생시켰습니다.
그리고 몇몇 기능들을 생략한 채 심플한 디자인을 유지하였고
무엇보다 가격을 1000불 이상 다운시켰습니다.



또한
지오피직 트루세컨과 유니버셜 타임도 탈부착이 매우 간편한
브레이슬릿이 출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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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일련의 기조는 
JLC가 보다 범용성과 실용성을 추구한다는 의미입니다.

자사 무브먼트를 기본으로 
세련되고 점잖은 신사 이미지 또는 기계식 마니아 이미지의 구매자 위주에서
좀 더 폭넓고, 젊어진 구매자를 타깃으로 제품을 출시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새로운 마컨 시리즈를 보며
호불호가 갈리고 있지만,
디자인 자체나 만듦새는 충분히 좋은 모델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시도는 참신했다고 평가하고 싶네요.
특히 마컨 크로노는 최고인 것 같습니다! ㅎㅎ
지오피직도 컨셉에 맞는 추가 기획이었다고 느끼구요.
새로운 라인을 통해 조금 더 많은 JLC 유저들이 생기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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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노파심에 한 마디 더 하자면,
JLC의 가장 큰 장점은
획기적인 시계나 독특한 시계를 기술력을 바탕으로 범용성 있게 만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데드비트 세컨 시계를 범용 시계로 출시한다거나,
잘 만든 퍼페추얼 캘린더를 저렴하게 출시한다거나,
울트라씬, 알람, 롱파워리저브 시계를 다양하게 만들어내는 것 등이죠. 

그런데 혹시 이러한 기술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오직 범용성과 실용성만 추구한다면
프레스티지 다른 브랜드들과 전혀 차별점이 없어질 수도 있습니다. 















3. 여성용 시계의 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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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브리스 아티스티카가 나온 3년 전부터 
JLC는 여성용 시계에 큰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판매량도 엄청 올라왔다고 들었습니다.

랑데부, 듀에토 등의 라인에서 
이제는 소나티나(알람) 등도 추가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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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조만간 여성용만을 위한 
모델 및 칼리버가 다수 등장하는 날도 머지않았다고 생각합니다.
20세기 초중반 JLC의 여성용 모델들이
생각보다 많았다는 것을 인식하면 이상할 것도 없는 기조입니다.
















4. 통일성의 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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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최근의 JLC SIHH는 시대를 관통하는 통일성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 90년대나 2000년대에는 무엇인가 통일되고 안정감을 갖되
시대를 관통하며 기대할 만한 JLC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최근 그러한 중요한 기조가 사라졌습니다.

90년대에는 위 사진의 골드 리베르소 시리즈가 나오고 듀오페이스가 나온 것처럼
2000년대 8데이즈 무브먼트에서 파생된 마스터피스들과 히브리스 메카니카가 나온 것처럼
2010년대에도 무엇인가 시대를 관통하며, 시대를 이끄는 
무브먼트, 모델, 또는 라인을 잘 보여주었으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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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2010년대에도 이제까지 흐름을 이어가던 라인이 있었습니다.
초반부터 줄기차게 나왔던 울씬 리베르소나 마스터 울씬 라인이 바로 그것입니다. 

좀 더 시대를 이끌며 통일성을 갖고 그 가운데 멋진 모델들이 계속 나와주길 기대했건만...
이번 SIHH에서는 더 이상 그러한 라인업의 추가나 획기적인 모델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울씬 리베르소에 미드 컴플리케이션이나 퍼페추얼 캘린더가 나온다던지,
또는 마스터 울씬 케이스의 새로운 수동 모델이라던지,
이러한 시대를 이끌어가는 라인에 화룡점정을 찍는 모델들이 없다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쉬웠습니다.








12.jpg



횡설수설 말이 많아졌는데
다시 한 번 정리하자면,

이러니저러니 해도 JLC에서는
 이번 SIHH에서 많은 신품들을 선보였습니다.

JLC는 이번 2017 SIHH를 통해 보다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준 것 같습니다.
이것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장점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 같고,
어떤 분들에게는 약간의 실망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물을 볼 수 있는 3-4월이 되면,
그리고 판매가 이어지는 5월 이후가 되면,
이번 SIHH의 실제적인 반응들이 나올 것입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JLC를 접할 수 있게 되겠지만
JLC만의 매력을 잃어버리지 않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 
이번 2017 JLC의 SIHH였습니다.


위 의견은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댓글로 다양한 의견 나누면 좋을 것 같습니다^^




- 페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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