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생활을 하면서, 나름 '13계명'이란 중2병 스러운 얼토당토않은 이름으로 정리해둔 명제들이 있습니다.
그 중 첫번째가 예전에 포스팅한 바 있는 "무조건 예뻐야돼" 라는 것이었구요
https://www.timeforum.co.kr/2299197 (여기.. ㅎ)
오늘은 그 두번째, "시계는 실제로 착용하기에 좋아야 한다" 라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시계생활 하시면서 방간, 이른바 방패간지 라는 단어를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듯 합니다.
여기저기 시계 관련 게시판들을 보다 보면 가끔 '이 시계 저한테 너무 크지 않나요(방간 뜨지 않나요)?' 라는 질문이
올라와 있는 모습도 한번씩은 보신적 있으실 것 같구요 ㅋ
방간의 정의에 대해서는 왈가왈부 설들이 많지만, 대체로 이 기준이 어느정도 다수설로 받아들여지는 듯 합니다.
(제가 그린건 아니고, 예전에 어디선가 저장해두었던 사진입니다^^;)
저도 이 기준에 동의하구요.
즉 이런건 방간이 떠서 안된다는거죠..
(시계는 참 이쁜데 ㅠㅠ)
제 손목에 비해 지나치게 큰 사이즈 혹은 지나치게 긴 러그로 인해 위 방간 기준에서 탈락되어
인연을 맺지 못한 맘에 드는 시계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그러나 후회는 없습니다. 방간이 뜨면 실제 착용하기에 좋지 않다는게 제 지론이니까요!
이런 시각에서 보면, 방간을 피하기 위해서는 아예 또 최신 트렌드에선 약간은 빗겨나 있는 스몰사이즈 워치가 차리리 좋아보이기도 합니다.
특히 작고 얇은 시계는 착용감 면에선 탁월한 쾌적함을 선사해 주죠.
요녀석은 제 36mm RO 입니다. RO 특유의 몸통 디자인으로 인해 다소 커보이는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도, 36mm 는 확실히 요즘 추세로 볼 때 작죠.
요 시계를 착용한 채로 손목둘레를 재어 본 적이 있는데.. 정확히 19cm 가 나오더군요;; 손목 굵으신 분들 맨손목 둘레 수치로도 나올법한 ㅋㅋ
클래식한 정장을 착용할 일이 많은 분들께는, 어찌보면 작고 얇은 시계만큼 실제 착용하기 좋은 시계도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빅사이즈 워치의 유행이 어디 괜히 나온 것이겠습니까. 얇고 작은 시계를 차다보면 결국 이 단어가 생각나고 말더군요.
"존재감"....
(이렇게 보면 확실히 조금 작은 다이얼의 시계 느낌이 나죠. 그래서 가끔 아쉬울 때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내 손목에는 약간 큰가 싶기도 하고 긴팔에 차면 살짝 불편한 감도 없잖아 들고 하는데
그 시계를 남이 찬걸 볼 때, 약간 멀리서도 한눈에 어떤 시계인지 알아볼 수 있을때. 그때 느껴지는 그 존재감이란..
'이래서 크기 좀 있는 시계가 유행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하더라구요 ㅋ
15.5mm 의 손목둘레를 가진 저에게 있어, M8D는 그야말로 아슬아슬하게 방간을 면한 시계입니다. (얼마나 다행인지 ㅠㅠ)
맨 위에서 제시한 방간의 기준에 의할 때.. 정말 아슬아슬하죠 ㅎㅎ
하지만 그리 두껍지 않은 두께(10.9mm) 덕분에 이렇게 손목 속에도 쏙 들어가고,
무엇보다 다른 사람의 시선이 되어 착용샷을 바라볼 때면, 이렇게 손목 위에서 멋진 존재감을 뿜어 줍니다.
크기와 착용감, 존재감 이 세 측면을 고루 충족시켜줄 수 있는 시계. 이런 시계야 말로 실제 착용하기 좋은 시계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결론 : 존재감 있는 컴플리케이션 드레스워치는 하나 있으니... 이제 작고 얇아서 손목에 쏙 들어가지만 금빛 존재감을 발하는 시계가 점점 갖고 싶어 집니다 ㄷㄷㄷ
댓글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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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천
2012.07.17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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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ma
2012.07.18 01:05
와, 한가지 배우고 갑니다. 추천 꾸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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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tinum
2012.07.19 02:04
이전에 파네라이 매장에서 올려본 아이들이 자기를 선택해 달라는 울부짖음을 보여도 전부 뿌리칠수 있던 이유가 바로 '방간'이었습니다.
왠지 록키시절 스텔론 아저씨나 되어야 어울린다는 생각에...그러다가 IWC 매장에 가서 빅파 5004를 얹어보고 구매할 뻔 했습니다. 빅파는 손목이 얇아도 괜히 좋더군요. 그야말로, 단정한 착샷은 안되지만 손에 걸친 멋스런 시계는 되더군요. 그리곤 얼굴이 조금더 마음에 드는 5002를 인터넷 구매하고 이번에 수리, 점검을 보냈습니다.
큰 시계, 내 손목에 안어울려 보인다 느껴지는 시계를 꿋꿋이 사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예를들면 46미리가 차고 싶을 때에는
1. 50 미리를 차본다.
2. 꿋꿋이 며칠을 차고 생활한다.
3. 50미리를 방출하는 즉시 46미리를 손목에 올려본다.
4. W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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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르
2012.07.20 03:11
사진이 정말 멋지시네요 시계도 멋지구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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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두맛마녀
2012.08.11 11:46
흠...잘 배웍가요...아직 초보라 많이 배우네요..
맞습니다. 제가 본문에서 말한 13계명이니 어쩌니 하는 것들도, '이런 시계를 사자' 라기 보다는 '이 시계는 이런 기준에 안맞으니 탈락' 이라는 식으로, 지름신을 방지해 주는 역할이 가장 크더라구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