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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ena고추장 718  공감:14 2024.01.08 09:52

 

안녕하세요 Siena고추장입니다.

 

먼저 갑진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미리 긴 스크롤 죄송합니다^^;;)

 

 

저는 아이의 짧은 겨울 방학 중 끝자락인 주말을 이용해

 

다시 이탈리아 북동부 돌로미티 지역을 잠시 다녀왔습니다.

 

무더웠던 지난 여름, 같은 제목으로 올린 포스팅 속

 

라바레도 지역의 트레 치메에서 보다 서쪽에 위치한

 

볼차노와 그 인근 지역을 살짝 돌아보고 왔는데요.

 

제가 살고 있는 로마보다 추웠지만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당연하겠지만 이번에도 알피니스트와 함께 갔습니다.

눈 내린 풍경에 더 어울리만한 회색 스트랩으로 교체도 하구요.

다만 시계와 크게 어울리지는 않네요.^^;;

 

잠시 이탈리아 산맥들을 보여주는 지도입니다.

북부 지역은 서에서 동으로 길게 이어지는 알프스가 있고

반도 중앙은 북남을 수직으을 관통하는 아펜니노가 있습니다.

 

The Alps라고 알려진 총 1,200킬로미터 길이의

가로로 길게 뻗은 산괴, 산맥을 이탈리아에서는

Delle Alpi "델레 알피"라고 하는데요.

제가 온 볼차노란 곳이 이 "델레 알피"지역에서

동쪽 알프스에 해당하는 돌로미티 안에 있습니다.

 

참고로 알프스에 걸쳐 있는 국가들은

프랑스, 스위스, 모나코 공국,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리히텐슈타인, 독일 그리고 슬로베니아 총 8개국인데요.

그 중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가 누가 봐도 메인이겠죠.

 

높은 산, 특히나 알프스를 오르는 산악인들을

Alpinist 알피니스트라고 부른다고 하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세이코 알피니스트가 가장 어울리는 장소들 중

한 곳이 이탈리아 북부 "델레 알피"인 것 같습니다.

 

전세계 알피니스트들 가운데

가장 유명한 분들 중 한 사람인 라인홀트 메스너.

뜬금없지만 갑자기 이 분을 언급하는 이유는

바로 이 분이 이 볼차노 지역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이름부터 상당히 독일스러운

메스너옹의 국적은 사실 이탈리아인데요.

볼차노현 브레사노네란 도시 출신으로

전세계 최초로 8천미터급 14좌를 오른

산악인이자 산악 문학가이면서 탐험가이시죠.

 

여러 면에서 세이코의 알피니스트 모델로는 최적인 분인데

사진에서 보듯이 몽블랑의 지오스피어 한정판 주인공이십니다.^^

 

메스너와 알피니스트의 고향 볼차노에 잘 도착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중심 광장인 왈테르 광장에서

열리고 있는 크리스마스 마켓에 들렀습니다.

담백 쫄깃한 빵의 핫도그와 짭짤한 굴라쉬 한 그릇과

시원한 맥주 한 잔으로 긴 기차 여행의 피로를 풀었습니다.

 

20세기 초반까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지배를 받던 곳이고

지리적으로 이탈리아 반도 대다수 지역보다

오히려 오스트리아, 독일과 국경을 가까이 하는 지역이기에

언어, 건축, 음식, 문화등 많은 부분에서 특색이 뚜렷합니다.

독일어와 이탈리아어 두 개의 언어가 사용되는 지역이구요.

 

비가 내려 쌀쌀하기는 했지만 시장의 활기로

연말 연초의 연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음날 바로 볼차노에서 오르티세이로 이동했습니다.

사실 이번 볼차노를 다시 찾은 이유가 눈구경 좀 하자였기에

눈을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습니다.

 

일기 예보도 눈이었고 때마침 연휴이다보니

여러 지역에서 수많은 스키어들이 몰려와 있었습니다.

 

이 날은 오르티세이에서 세체다로 올라갔습니다.

Ortisei에서 Furnes란 곳까지는 작은 케이블카로 가고

Furnes에서 Seceda 2,500미터까지는 좀 더 크고

좌석이 없는 케이블카로 갈아타고 이동합니다.

 

세체다 정상에 도착한 직후 아래 모습입니다.

 

지난 여름과는 달라진 복장과 스트랩의 Alpinist입니다. 

 

봄, 여름 트래킹 시즌에 만나는 세체다의 풍경은 이런 모습인데요.

 

지금은 온통 눈으로 덮여 또다른 장관을 보여줍니다.

 

리프트로 올라오는 스키인들도 있는데

케이블카에서 내리는 스키어들과 함께

설원을 질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상당히 부러운 모습이었습니다~

아이가 좀 더 크면 스키로 올라와야죠!

 

도착해서 얼마 되지않아 눈보라와 함께

갑자기 시야가 흐려지기 시작합니다.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세체다 절벽을 담아봤습니다.

 

스키 슬로프로 사실상 트래킹 코스 자체가 없어진 지금

알면서도 올라온 이유는 눈구경과 시계 사진 때문입니다. 

뾰족한 세체다의 산봉우리들과 어울리는

6, 9, 12 인덱스를 보며 아쉬움을 달랩니다~

 

설산과 설원을 바라보며 눈을 맞는 일도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바람이 차서 잠시 산장 카페에 들어왔습니다.

추운 겨울에는 따뜻한 아메리카노가 제격입니다.

몸을 녹이며 창 밖으로도 풍경 감상하고 좋았습니다.

 

그냥 내려가기가 아쉬워 조금 걸어 올라갔습니다.

눈발이 점점 거세지면서 거의 안보이기 시작합니다.

 

툴워치는 역시 굴려야 제 맛입니다!

 

세체다의 십자고상이 매서운 눈바람에 더 안쓰러운 모습이 되었네요.

 

십자고상 바로 앞에

여러 지역과 세체다 사이의 거리를

알려주는 조형물이 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로마까지 515킬로미터이네요.

실제로는 좀 더 먼 걸로 알고 있습니다.

 

더이상 가는 건 의미 없는 일이기에 다시 내려갔습니다.

내려오는 길에 얼어붙은 십자가를 배경으로 한 장 남겼습니다.

 

십자가 언덕까지 혼자 다녀왔는데

내려와보니 아이가 가족 눈사람을 만들어 놓았네요.

 

눈구경 실컷 하고 실컷 맞고 이제 내려갑니다.

 

아래에서 5분 간격으로 끊임없이 스키어들을 싣고 올라옵니다.

아까 올라올 때 저도 스키어들 사이에 끼어 올라왔었는데요.

 

내려갈 땐 전세 케이블카였습니다.

달랑 셋만 타고 내려왔습니다.

 

군생활을 강원도 인제에서 했는데

이렇게 많은 눈은 정말 오랜만입니다.

로마에서는 거의 못보는 풍경입니다.

 

내려와서 아이가 좋아하는 눈사람도 함께 만들고

 

오르티세이 시내도 잠시 돌아다녔습니다.

연휴라 사람들도 많았고 여름과는 정말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세체다 건너편인 알페 디 시우시 방향으로도

케이블카들이 쉴 새없이 오르고 내립니다.

 

다시 볼차노로 복귀했습니다.

 

Speck은 알토 아디제/쥐트 티롤 지역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스모크드 프로슈토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추위에 고생하기도 했고 사실 현지식보다는 좋은 게 있어서

서둘러 숙소로 들어갔습니다.

 

겨울 여행의 꽃은 역시 라면 아니겠습니까~

 

그 외 모든 것들은 다 현지에서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이른 저녁으로 삼겹살과 라면을 먹고나니

완벽한 하루를 보낸 기분이었습니다.

 

어두워지기전에 잠시 시내 산책을 나갔습니다.

한국에도 많이 알려진 웨이퍼(웨하스)인

LOACKER가 사실 볼차노 브랜드인데요.

여기에선 "로아케르"라고 합니다~

지역 이름이고 산 이름입니다!

 

조명이 하나둘씩 들어오는 따스한 저녁 풍경에

여기저기 좀 더 걸어다니다 오려다가

 

그냥 들어와 시원한 맥주 한 캔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로마에서도 종종 즐겨마시는 FORST란 볼차노 로컬 맥주인데

볼차노 현지에서 마시니 더 맛있는 기분이었습니다.

 

숙소 벽에 대고 한 장 남기며,

해는 짧은 계절이지만 나름 길게 보낸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마지막 날 아침 조금 일찍 조용한 아침 산책을 나왔습니다.

 

멀지 않은 도심 끝자락에 강이 흐르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자연 풍경은 한국과도 닮은 부분이 많습니다.

 

볼차노에 이탈리아 산악 특수부대의 사령부가 있습니다.

지난 글에서도 잠시 언급한 사진과 내용이 있는데요.

이탈리아 산악 특수부대를 "알피니"라고 부릅니다.

 

세이코 알피니스트와는 그 어떤 연관도 없지만

"산"이라는 공통 분모 하나만으로도 이미 충분하죠.

 

한때 이탈리아 해군 소속의 COMSUBIN에서

시티즌의 NY0040 다이버를 공식 장비로 채택한 것처럼

Alpini 부대원들에게 세이코 알피니스트를 지급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숙소로 돌아와 정리를 마치고 체크아웃 하기전

마지막으로 이틀간 즐거웠던 볼차노에서 추억을

새기며 사진 한 장 또 남겼습니다.

 

체크아웃 한 후에 로마로 돌아가기 전 볼차노 위에 위치한 

소프라볼차노란 곳으로 올라갔습니다. 여기도 케이블카입니다.

 

올라가면서 한 눈에 담기는 볼차노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올때마다 이 곳에 올라가는데 정말 강추입니다.

 

볼차노 마을이 멀어지면 다른 방향으로 설경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멀리 구름 덮인 설산이 웨하스 포장지에 새겨진 그 LOACKER입니다.

 

소프라볼차노에 도착해서 두 칸 열차를 타고

다시 설국의 풍경으로 들어갑니다.

 

Renon이란 작은 마을을 다녀왔는데

왕복하는 내내 기차안에서 눈이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시내로 내려오면서

멀리 대성당 주변을 당겨봤습니다.

 

시내로 들어오며 대성당 근처로 바로 돌아와

 

대성당 바로 건너에 있는 LOACKER 카페에서

에스프레소 한 잔 하고 출발 준비를 마칩니다.

작은 웨하스도 하나 맛 볼 수 있습니다.

 

 

광장에서 남긴 사진을 마지막으로

2박 3일간의 짧은 눈구경 휴가를 마무리 했습니다.

 

짧지 않은 편도 5시간 이상의 긴 시간이지만

내년에도 다시 올 수 있기를 바라며 잘 내려왔습니다.

 

 

알피니와 라인홀트 메스너의 도시.

LOACKER와 FORST의 도시 볼차노에서

알피니스트와 함께 즐거웠던 시간 나눠봤습니다.

 

많은 사진과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구요.

 

힘차게 한 주 시작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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