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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발의미학 1548  공감:8 2013.03.31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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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티즌과의 인연은 질깁니다. 미우면서 고운 놈이랄까요. 고등학교 2학년 때 처음 오토매틱 무브먼트를 경험하게 해주었던 NP1000을 처분하면서 시티즌은 다신 안 산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브랜드 네임도, 디자인도 마음에 드는게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곧 유학을 떠나게 되면서 GMT기능이 있는 시계를 찾게 되고, 정확성을 위해 오토매틱이 아닌 쿼츠를 선택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선택은 한정적이었습니다. GMT 핸즈가 있는 모델은 디자인 취향에 맞지 않았고, 결국 디지털 디스플레이가 있는 시계를 찾게 되면서 시티즌이 눈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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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에 눈여겨보던 스카이호크 1세대와 3세대입니다. 2세대는 줄질이 불가능한 변태 러그였으므로 눈에 차지 않았습니다. 디자인 때문이었을까요, 저 복잡한 베젤이 저는 그렇게도 싫었고, 인연도 아닌 탓인지 단종되어 구하지도 못했습니다. 그러다 제 눈앞에 나타난 것이 JY8000-50E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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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소감은 '복잡한 다이얼을 깔끔한 디자인으로 잘 풀어냈다' 입니다. 자칫하면 기능이 많아 지저분해질 수 있는 다이얼을 최대한 Matt 하게 처리하고 주황색 핸즈로 포인트를 준 점, 시분침을 뚫어 시인성을 극대화한 점, 깔끔하게 정돈된 버튼과 이너베젤은 복잡한 시계임에도 좋은 시인성과 시각적 만족감을 주었습니다.


 참고) 이 시계는 현재 국내에 풀리고 있는 ATV53-2931과 동일하고 모델명만 달라 혼란스러웠는데, watchuseek을 통해 알아본 결과 ATV53-2931은 다이얼에 프로마스터 로고대신 ATTESA로 표기되어 있고, 용두에도 프로마스터 로고가 각인되어 있지 않은 반면, JY8000-50E는 ATTESA라인 대신 프로마스터 라인으로 각인되어 출시된 차이가 있습니다.


 시계를 리뷰하기에 앞서 기본적인 스펙은

1. 45mm 사이즈

2. 듀라텍 티타늄 바디 및 브레이슬릿 (기스 강화 티타늄이라고 합니다만, 경도가 그리 강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3. 에코 드라이브 및 전파 수신 기능

4. 100m 방수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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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능을 살펴보면 윗 사진과 같겠습니다.

1. 라디오 컨트롤 수신지를 알려줍니다. (유럽, 북아메리카, 중국, 일본)

   - 전파수신 세팅시 밑의 크로노 버튼을 꾹 누르면 초침이 12시 방향의 RX로 움직입니다. (전파 수신중) => NO (전파가 잡히지 않음, 일반 쿼츠시계와 같음)

                                                                                                                                             => 전파 세기에 따라 2시 방향의 H,M,L로 초침이 움직입니다.

   - 새벽 2시, 3시에 자동으로 전파를 수신하여 시간을 세팅합니다.

2. 에코 드라이브 충전 상태를 알려줍니다.

3. UTC 핸즈입니다.

4. 12/24시계 입니다.

5. 시티즌 시계가 그렇듯 탑재된 기능을 수행하는 모듈을 선택하도록 셀렉터가 있습니다. (용두를 1단에 놓고 돌릴시 각 기능 사용 가능)


6. 현재 로컬타임입니다.

7. 각종 정보가 표시되는 디지털 디스플레이 및 기본 TME 모듈 상태에서는 세컨드 타임으로 사용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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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 TME 모듈의 경우 도시 선택이 가능하고, 디지털 디스플레이로 세컨드 타임의 시간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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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L 모듈의 경우 기본 도시와 년, 월, 일 설정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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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R 모듈의 경우 크로노그래프 기능으로서 용두를 제자리에 돌려놓을시 사용 가능합니다.


 TMR, WT-S, AL-1, AL-2 모듈은 제가 사용하지 않는 기능이라 설명서를 대충 넘겼고, 사용 방법도 제대로 모릅니다 (모르는 점은 확실히 하고 가겠습니다 하하)

이로서 기능에 대한 간단한 설명은 마치려 합니다. 국내에만 거주한다면 별로 필요 없는 기능일지도 모르지만, 해외 출장이나 유학으로 인해 듀얼타임이 필요한 경우에는 요긴한 기능입니다. 특히 바로 디지털 숫자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가독성이 매우 뛰어납니다. 이 점이 굳이 복잡한 다이얼 레이아웃에 구애받지 않는 이유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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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계 마감은 뛰어납니다. 티타늄의 칙칙한 색감도 없고 무광 브러쉬드 처리할 부분과 유광 부분을 깔끔하게 나누어 처리했습니다. 브레이슬릿을 좋아하지 않지만, 가공 수준은 좋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시계 바디에서도 외부 부품에 의한 단차를 찾을 수 없고, 러그에서 러그를 가로지르는 부분을 유광처리하고 나머지지를 무광 브러쉬드 처리함으로써 고급스런 분위기를 냅니다. 케이스백도 디테일 하나하나 양각으로 표현되었습니다. 시계의 깔끔한 마감 덕분인지 주변에서도 블링블링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습니다. 물론 한 덩치하는 사이즈와 복잡한 다이얼도 한 몫 했겠지만,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의 좋은 마감새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단점이라면 러그 끝이 조금 날카롭다는 것입니다. 이 문제는 조금 뒤에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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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마음에 들었던 점은 이너 베젤을 회전시키는 용두 밑에 부품을 덧댐으로서 손등과의 마찰에 의해 이너 베젤이 돌아가는 것을 막았다는 점입니다. 사실 이전에 시티즌 나이트호크를 2주정도 착용하다 방출한 적이 있었는데, 가장 큰 이유가 스크류식 용두와는 달리 시도때도 없이 손등과의 마찰에 의해 돌아가는 이너 베젤을 바로잡기 귀찮고 짜증났기 때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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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쉬운 부분이라면 러그의 각과 브레이슬릿이 딱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것 때문에 시계 착용시 불편함을 느끼게 됩니다. 피부가 예민한데, 각지고 날카로운 러그와 브레이슬릿 사이에 계속 피부가 쓸리다 보니 장시간 착용시 따가움과 통증을 동반했습니다. 브레이슬릿 대신 우레탄 밴드 또는 방수밴드를 줄질해서 차고 다닐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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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광은 오리지널 시티즌 다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복잡한 다이얼 배치때문에 야광 부분이 적어진 것이 상당히 아쉬운 부분으로 남지만, 핸즈 및 인덱스 부분의 야광 도료 마감도 깔끔하고 푸른 빛을 내는 야광을 보고 있노라면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물론 시인성 문제는 전혀 없습니다. 게다가 윗 크로노 버튼을 눌렀을 때 디지털 디스플레이에 주황색 라이트가 들어오는 것도 미적으로 아름다울 뿐더러 야간 시인성에 도움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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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착용샷입니다. 제 손목 둘레는 17.5cm인데 방간이 뜹니다. 슬프게도 셔츠 속에도 들어가지 않습니다. 티타늄이라는 재질 덕에 가볍고 편하지만 45mm라는 크기는 어쩔 수 없습니다.


 시계 초보로써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오토매틱, 쿼츠, 가성비를 얘기하기 이전에 다재다능한 좋은 시계입니다.

물론 100만원 초반에 육박하는 가격으로 티쏘, 해밀턴, 그리고 론진 하이드로 콘퀘스트까지 넘볼 수 있는 가격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다재다능한 시계를 단지 가성비가 좋지 않아서, 쓸모없는 기능이 많아서, 무식하게 크고 불편해서, 그리고 시티즌이라는 이유로 외면하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제 상황에 필요한 시계를 구매했고 (물론 변태적인 취향이 작용하긴 했습니다만), 여느 오토매틱 시계를 샀을 때만큼 기뻤으며, 단지 줄만 바꿔 계속 차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듀얼 디스플레이 시계는 비주류지만, 한번 고려해보는 것도 재밌는 고민이 될 것 같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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