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덱시 1891  공감:5 2015.02.21 01:57



안녕하세요. 덱시입니다.


날씨가 좋아 여친님과 마실겸 백화점으로 함께 시계구경을 나섰습니다.

세이코 매장에 들렀더니 사글사글한 젊은 직원분께서 무척이나 반겨주더군요.

R 이나 O 브랜드의 몇몇 매장에서는 느껴보지 못했던 그런 종류의 편안함과 환대였습니다.

마치 "일단 한번 잡솨봐"라고 권하시는 인심좋은 할머니를 만난 것처럼

차보고 싶은거 있으면 말씀만 하시라고, 다 꺼내주겠노라고 호언하는 마음씀씀이가 고마워

그동안 만져보지 않았던 시계들까지 다 꺼내서 보여달라고 했습니다.

immm.png

어차피 처음부터 구입할 마음은 없었지만 이것저것 다 꺼내서 보다보니 

이미 진열대 위로 잔뜩 저질러버렸더군요..

세이코 뿐만 아니라 옆에 있던 오리스까지..

하지만 흔쾌히 괜찮다고 괜찮다고 웃음으로 화답을 하는 점원을 보며 아직 이 땅에도

설 인심과 정은 살아있구나..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 뒤에 한참을 헠헠대며 시계들을 닦고 다시 진열대에 집어넣는 모습을 보니

미안하고 애잔한 마음도 들었지만...

어쨌든,


그렇게 기분내며 꺼내보던 시계중에 처음 보던 여성용 모델도 있었는데

모델명을 물어 검색해봐도 도통 나오지 않았습니다.

서글서글한 점원조차도 그 모델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정보가 없어 갸웃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응? 이 모델은 언제 들어온거지?' 라는 표정도 읽히곤 했지요.

저로선 기묘하다는 생각이 들어 더욱 깊게 검색해보니 주로 동구권에 수출되고

한국에는 아주 소량만 입점되있는 듯한 모델이었습니다.

세르게이들에게만 판매되던 그런 모델이 이곳까지 와있다는게 신기했지만 그런건 둘째치고서라도

디자인과 마감이 가격대비 썩 괜찮은 수준이더군요.

srkz57.png  

< SRKZ57J1>


친절히 응대해준 직원이 고맙기도 하고 희소한 모델이라 판매되면

언제 또 입고될지 모르기도 하고해서 여친님은 그 자리에서 파워구매를 결정하였습니다.

평소 한없이 장바구니에 클릭질로 담아두기만 하던 그녀가 이번엔 현장에서 바로구매하기를 선택한 것입니다. 

그런 놀라운 광경을 바로 곁에서 목도한 저로서는 셔터를 누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바로 앞 공원으로 끌고가다시피해 바로 착용시켰지요.


지금에서야 고백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저는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이었달까요...

'삶의 모든 순간이 결정적 순간이었다'고 말했던 그의 기분을 왠지 조금은 알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아웃풋은 엉터리라서 죄송합니다.


shot11.jpg


무엇보다 가격대를 상회하는 정갈한 마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방사 다이얼과 역사다리꼴의 크라운도 심심함을 덜어주는듯 합니다.

세이코 오랜 전통의 허접한 종이상자는 감흥을 흐트러뜨릴 것 같아 사진에서 제외하였습니다.


shot33.jpg


돔형 하드렉스 글라스의 도톰함과 가늘고 긴 러그가 클래식한 풍미를 더해주는 느낌입니다.

과하지 않은 핸즈도 심플함에 한몫 거듭니다.

드레스 시계에선 약간 드물지만 크라운 가드도 올라와있어 든든합니다.


 shot44.jpg


너무 작지 않은 사이즈(32mm)라서 오히려 보기 시원하고 좋습니다. 

6G28이라는 쿼츠 칼리버가 탑재되어있지만 자세한건 모릅니다.


 shot22.jpg

< 말없이 소매를 걷어 보여주던 그녀의 손목 >

 

옆에서 너무도 진지하게 스마트폰 셔터를 누르며 A컷, B컷을 골라내기까지 하던  

저를 바라보는 여친님의 표정은 어쩐지 복잡다단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녀도 이제 입문하였으니 앞으로 저의 기분을 더욱 잘 헤아릴 수 있겠지요.

line1.png

하드렉스 글라스의 영롱함에 가려진 불완전성과 5기압 방수의 아슬아슬함에 대해

곁에서 지속적으로 어드바이스 해주는 것도 잊지 말아야겠지만

이미 인덱스니 핸즈니 러그니 하는 용어를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여친님에겐 기우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은 제 시계를 산 것보다 더 설레고 즐거운 하루였네요.

회원님들도 남은 연휴 행복하게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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