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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GBY™ 2303  공감:35 2013.01.09 23:33



안녕하세요 오멕동 회원님들.

한동안 눈팅족으로 조용히 지내다가... 요즈음 또 폭풍 포스팅 중인 럭비 입니다.

이번엔 2013년 오메가 사랑 번외편 쯤으로.. 타 커뮤니티에서 예전에 썼던 글을 올려볼까 합니다
사실 자게에 올려야하나 고민을 많이 했는데..
그래도 블랙섭에게 다른 주인을 찾아주고나서, 제가 다시 찾게된것이 오메가 라는 브랜드 였기에..
상대적으로 오메가사랑을 또 한번 느끼게 해주는 계기가 된것 같아 오멕동에 포스팅합니다..^^



회원님들의 첫 "현실적인" 드림워치가 무엇이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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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우스개소리로 하는 파텍필립, 랑에 이런것들 말고..^^;;

"와...진짜 난 저시계만 가져도 아무것도 부러울것이 없겠다.."

하는 시계...

저의 경우는 오메가 였습니다.
물론 그 당시 가장 가지고 싶던 시계는 브라이틀링 네비타이머 였지만,
초보시절에는 시계라는것이 중고가 그렇게 싸고 잘 구해지는? 것인지도 몰랐고,
할인 역시 모른채 그냥 잡지에 나온 리테일가만 보고 꿈을 키워오곤했죠.

하여 네비타이머는 너무 비싸서 "현실적으로" 제외시켰고,
(그 당시 네비는 저에게 파텍필립정도의 벽으로 느껴졌습니다 ㅎㅎ)
오메가 플래닛 오션이 정말 가지고 싶었습니다.

IMG_0412.JPG

아마 처음 입문하시는 분들의 드림워치는 상당 모델이 태그호이어.
혹은 오메가에 포진되어 있을것이라 추측합니다.
 
저의 첫 시계이자 현실적인 드림워치인 피오를 구매하는데 2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는데..
그 후 딱 그 정도의 시간동안 20개가 넘는 메이져 브랜드 시계들을 경험해보았고..
조금 과장하자면, 소유욕과 물욕에 지배당한? 저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럴때마다 이 글을 썼던 때의 감정으로 돌아가려고, 가끔 읽어보고는 합니다..
물론 지금도 잘 제어가 안되긴 하지만..-_ -;; 확실한건 적어도 저에겐 롤렉스 뽐뿌를 막아줍니다 ㅎㅎ
롤렉스 뽐뿌가 오시는 분들은 특히 정독하시면 좋을듯 합니다..ㅋ


아래는 작년 날씨 좋은 가을날. 블랙섭을 팔았을때의 이야기 입니다.
미리 결론을 말씀 드리자면

"당장 섭마를 팔고 피오를 사자"

입니다 ㅎㅎㅎ
로렉당분들 저에게 돌을 던지실거면 쪽지로...퍽퍽. ㅌㅌ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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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8


오늘 블랙섭을 팔았습니다





발단

사실 갑작스러운 이유는 아니었습니다. 훔친 돈으로 시계생활을 하는 것도 아니고..부끄러울게 없다고 생각했죠.
첫 기계식 시계를 구매하기까지는 적금형식의 통장을 만들고, 시계 하나로 엄청 행복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다가 너무 빠르게 멀리 와버렸달까..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롤렉스라는 브랜드가 부담스러웠습니다.

시계생활 중간에는 제 시계를 전부 팔아, 아버지부터 좋은시계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DJ 116233 을 선물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오신 아버지 손목위에, 롤렉스라는 브랜드의 시계가 올려져 있을때 굉장히 "조화롭다는"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관련 포스팅이 궁금하시면 이곳으로.
https://www.timeforum.co.kr/index.php?_filter=search&mid=brand_Rolex&search_target=nick_name&search_keyword=%EB%8B%A8%EA%B5%AC&document_srl=2195381&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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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시계를 취미로 하지 않는 분들은, 섭마의 디자인만 보고는 롤렉스라고 잘 못알아봅니다.
하지만 잡지나 광고의 영향인지.. 주로 젊은층 위주의 몇몇 알아보는 사람들이 저게 "천만원짜리 시계다" 라고 말을 할때,
굉장히 부끄러웠습니다.
더 가치있는 곳에 써야하는 귀중한 돈을, 아직 어린나이에 "시계"라는 사치품에 쓴다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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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아버지 손목 위의 DJ.. 와 제 손목위의 섭마는, 같은 부류의 "사치재" 라고 보기엔 느낌과 의미. 아우라가 너무 달랐습니다.
지금의 무서운 추세라면, 리테일이 훨~씬 오른뒤에 섭마를 다시 구매하겠지만..
아직 롤렉스는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과정

하지만 뭐... 이제 시덕이라는 범주안에 들어온 이상..
섭마를 대체할 다이버 시계 하나는 반.드.시. 있어야 겠다는 의무같은...아시죠?다들???.
역시나 전..지버릇 개 주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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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마의 다운 그레이드로 택한 녀석은 구 오렌지 PO.. 중고가는 이제 거의 1/3 에 해당하니.. 다운맞죠?...킁
그나저나 롤렉스가 부담스러워 택한 것이 오메가라니..저도 아직 정신 덜 차렸습니다요.
더불어 장터에 제 피오 구매글도 눈여겨 봐주세요.. 쿨럭


다시 돌아와서...섭마의 판매를 위해 매매가 가장 활발한 파리장터로 갔죠.
역시나.. 판매자와 업자, 구매자간의 피말리는 싸움..잘 아실겁니다 ㅎㅎ
예전부터 시계를 좋아하신분들은 매너좋으신 분들이 참 많은데.. 저도 오래한 시계생활은 아니지만 요즘은..
다짜고짜 형식만 아니지 내용은 거의 반말로 "~얼마면 당장 사겠다" 는 기본이고,
예약 불발 잠수타기는 이제 내성이 생겼고,
말도 안되는 시세와 흠집내기로 시계의 가격이 아닌 가치를 깍아버리는.

그런 익숙한 상황.

 그 와중에도 시계는 역시 인연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건지. 좋은 구매자 분을 만났습니다^^
지긋한 중년분께서 시종일관 매너도 좋으셨습니다.
이번 구매도 십여년전에 연예시절, 와이프분이 섭마 "가품" 을 선물해주셨는데,
내치기에는 또 의미있는 시계라.. 계속 쭉 잘 차다가, 이번에 아이가 던져서 말 그대로 으스러졌다더군요
 역시 시계생활은 자나깨나 아이조심 ㅎㄷㄷ

그래서 와이프분과 상의 후, 제 섭마를 구매하기로 하셨다 합니다. 늦은밤 대형세단을 몰고 오셔서 시원하게 구매해 가셨습니다.
애초에 리세일 생각 없고, 신품은 구하기가 너무 힘들어 중고구매를 결정하셨다더군요.
사실 그 엄청난 환금성 덕에, 일생동안 두명 이하의 주인만을 모시는 블랙섭도 요즘 흔치는 않을겁니다.
좋은 주인을 찾아가서 마음은 아주 좋더군요..:)







깨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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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대한민국의 많은 남성들을 자괴감과 열폭에 빠지게 했던 문제의 드라마. 신사의 품격의 한 장면입니다.
(칼리브 드 까띠에와 빅파일럿, 예거듀오미터로 기억하는 분들이 타포에는 더 많을수도 있겠네요)
사진은 극중 장동건이 김하늘에게 고가의 지미추 구두를 선물하는 장면인데, 
김하늘이 "이런 사치스러운 구두를 못 신는다" 고 하니,
여기서 장동건은 이런 대사를 치죠. 그럼 "사치스럽게 말고 가치스럽게 신으라"


...
제 글과는 별로 상관없다 못해, 맥락으로 보자면 " 그럼 섭마도 가치있게 차면 되겠네?" 라고 반문가능하지만..
그럼 왜 말한거냐 어디까지나 제 포인트는 "가치스럽게" 입니다.




저는 금액이 큰 만큼, 당연히 현장 계좌이체를 생각했지만,
제 섭마의 구매자분은 오만원권 폭탄을 하사하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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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손목에 차고 다닐때는 몰랐는데. 이렇게 오만원권을 펼쳐놓으니 무시무시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비록 잠깐. 이지만 많이 반성했습니다. 시계생활도 좋지만, 지금 내 상황에서 좀 더 가치있게 쓸 수는 없을까.











결론 I

저는 시계가 좋습니다.  그게 설령..
"남들이 쉽사리 쓰지 못하는 돈을, 남들이 알아주든 말든 나는 시계에도 쓸 수 있는 고상한 취미를 가진 사람이다"
라는 자기만족에서 오는 오만함이나, 그러면서도 그랜드 세이코를 남들이 십만원짜리 세이코로 볼까봐..
쉽사리 지르지 못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어찌됐든 저는 기계식 시계라는 취미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롤렉스라는 브랜드가 부담스러워서 섭마를 팔아치우면서도, 대체재로써 오메가 피오를 찾게 되는것이겠죠.

오만원짜리 돈다발을 보고 많이 반성했지만, 그것도 잠시.
결국 저는 또 다른 다이버 시계를 사게 될, 물욕에 끌려다니는 속물이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치사하지만 조금이나마 자기위안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또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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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정기적으로 3만원. 시계사는 액수에 비하면 정말 초라하고 보잘 것 없는 액수지만,

예전부터 생각만하고 있었던 월드비전 아프리카 어린이 후원금 활동에 동참하기로 했습니다.

아이 하나를 지정하여 후원아이와 편지도 받아볼 수 있고, 1년 마다 아동연례발달 보고서도 받아볼 수 있다고 합니다.


시계생활 혹은, 친구들과 가아끔 설레이는 곳  -_ - 으흐흐  갈때 주로 쓰는..제 비자금 통장을 후원이체통장으로 이어놨으니.

그래도 아주 조금이나마.. 장기적으로 블랙섭마를 판매한, 저 오만원권들을 가치있게 쓰는 일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결론 II


섭마를 팔면서. 허전하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죠?

근데. 이제 곧 얻게 될 오메가 PO가 섭마에 비해서 뭐가 또 그리 부족하냐..라고 생각하면 딱히 할말이 없습니다.

그럼 또 태그호이어 아쿠아 500 은 뭐가 부족한데? 등등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다운다운다운..


내 자식에게 간지나는 롤렉스 섭마를 물려주고 싶어서?

사실. 자식에게 롤렉스시계를 물려주는것 보단, 나를 롤렉스 살 수 있게 키워주신 아버지께

롤렉스를 채워 드리는게 훨씬 가치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1. 그리고 내가 나이 지긋해지면 다시 나에게로..는 보너스....쿨럭.

자식은 물질적인 것 보다는 사상이 울퉁불퉁하고 멋지게 키워야죠.

2. 그렇게 키운 내 자식이 미래의 나에게 롤렉스를 채워주는 것도... 우왕ㅋ굳ㅋ


나중에 다시 섭마를 구매할 것 같기는 합니다.

이게 더 많은 시계를 거쳐가신 선배님들이 말씀하시는 "섭마의 마력" 이겠죠.

다만, 그 시기가 조금은 더 늦어지길 바라면서. 다시 사치의 유혹을 느끼면 이 글 보면서 생각하고.

추후에 멋지게. 그럴만 할때. 다시 섭마를 재구매하고 싶은 바람입니다.








밤이 깊어 횡설수설 길기만 한 포스팅이 된것 같네요. 

오타도 물론 있을 것 같고.. 하지만 너무 졸려서 다시 고치지 않겠습니다.

 긴 잡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또 활기찬 한 주 되세요.





럭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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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손목위에 있는, 처음의 현실적인 드림와치였던, 오메가를 오래오래 사랑해주세요..^^



럭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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