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94.50 이야기

한 눈에 보고 아, 이녀석이다 싶었던 시계를 만나는 일이란 쉽지 않습니다.

파텍 필립같은 녀석들을 제외하고 그냥 저냥 있는 돈 털어서, 아니면 조금 더 무리해서

욕심내 볼만한 범위 안의 시계에선 더욱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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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ega 창립 150주년 시계이고,

초기 모델을 기념하기 위해 일부러 옛스런 모습으로 만든 레플리카 버전이고,

(실제로 오메가 로고 밑의 OMEGA란 글씨체는 옛스러워서 자칫 오래된 시계가 아닐까라는 착각도...)

레마니아 1863무브를 사용하고,

특히 다이얼의 바깥 부분인 베젤이 대개의 스피드마스터 라인처럼 검정색이 아닌

실버베젤이란 점이 맘에 들었고,

개인적으로 스피드마스터의 마음에 들지 않는 핸드(바늘)이 일반적인 길쭉한 bar가 아닌

브로드애로우를 닮은 넓은 화살표라는 점도 맘에 들고,

다이얼의 컬러도 검정색이 아닌 짙은 쥐색이라는 점이 내 마음을 끌어당겼고~

오토매틱이 아닌 수동모델이란 점도 좋았고,

무엇보다 일반적이지 않고 레어하다는 점이 참 끌려서...

직접 멀리까지 날아가서 한 눈에 보고 이 녀석을 한번에 초이스~!

쉽게 보기 힘든 모델이기에 매물이 흔히 있는 것도 아니라 적잖은 웃돈까지 주고 데려온 녀석입니다.

보증서도 없고, 케이스도 없는 상태 좋은 이 친구를 구입한 가격을 아신다면

미쳤군요, 그 가격에 왜 그 시계를???  이라고 하시겠지만

멋지게 데뷔하지도 않고, 우리나라에서는 그다지 각광도 받지 못해서

중고시장에서 가격형성조차 되어있지 않은, 게다가 2006년인가 절판된 모델.

그렇게 잘 나지도 못한 주제에

자신의 색깔은 있고, 또 아주 못난 것도 아니면서,

일반화 되는걸 싫어하기도 하고,

객관적 가치를 판단하기 살짝 어려운 점이 있는 이 녀석...

그러고보니 살짝 누군가와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나와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