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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

(중략)

...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 만해 한용운 '님의 침묵' 中 -



안녕하십니까~

마귀코입니다.


혹자는 RPG 게임을 통해 인생을 배운다고 합니다.

저의 경우 시계 생활을 하다보면 '회자정리 거자필반'의 의미를 깨닫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녀석 만은 평생 가져가리라' 생각했던 수없이 많은 시계들이 '기변증' 이라는 불치병을 극복하지 못하고 스러져갔죠..

그렇게 마음에 묻었던 녀석들을 못잊어 다시 들이기도 수차례..


얼마전 무리를 해서 나름의 컬렉션을 갖춘 후 나름 뿌듯했습니다.

'그래, 이제 나의 시계생활은 여기서 종결이다'

'빠지는 것 없이 다 갖췄다'


바로 이녀석 들이었습니다.


CAM04993.jpg

 


며칠전 간만에 금고에서 DJ를 꺼냈다 이녀셕이 오는 댓가로 포기했던 데이토나가 생각나면서 푸념글을 올렸었죠..


그날 이후 잊고 살았던 데이토나에 대한 욕망이 다시금 꿈틀거리더군요..

제 안의 악마가 되살아 나는 기분이었습니다.


하지만 푸념글을 올린 후 roon님을 비롯하여 많은 분들께서 응원의 댓글을 남겨주셨고,

DJ도 이쁘다고 해 주셔서 팔랑귀인 저는 '자꾸 보다보니 DJ도 괜찮은 것 같은데?'

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정을 붙일려고 모처럼 평일에도 착용해보구요..


CAM05028.jpg


'그래 DJ도 이쁘고 지금 컬렉션이면 충분해~ 이제 시계에 관심 끊고 정신 좀 차리고 살자'


44.jpg



하지만..

바로 다음날 장터에서 못볼것을 봐버리고 말았습니다.

오토무브님의 데이토나..


바로 전날 DJ글에 친절하게 댓글을 달아

 '최고의 동반자 DJ' 라고 하시며 데이토나 뽐뿌를 잠재워 주시던 오토무브님께서 하루만에 저를 배신하실 줄이야..


순백의 데이토나를 보는 순간 저는 바로 Fall in love..

사랑에 빠져버린 것이었습니다.


'신이시여.. 왜 저를 이런 시험에 들게 하시나이까..'

  ...

영원처럼 느껴졌던 약 7초간의 고민 후..


'그래 이녀석은 영혼을 파는 한이 있더라도 들여야 한다'


일단 오토무브님께 연락을 드렸습니다.

'정말 구매하고싶은데 지금 당장은 자금이 없다, 예약금 걸고 며칠만 여유를 주시면 주말안에 반드시 자금을 마련할테니 기다려주십사' 하구요..

오토무브님께서 급매이셨고 경쟁자도 많았었는데 너무 감사하게도 흔쾌히 기다려주시겠다고 하셔서

저의 군자금 마련 대작전이 시작됩니다..


CAM04992.jpg


여기서 일단 두녀석이 방출수순을 밟습니다..

불과 10여일 전에 귀속템을 외치며 데려왔던 벤틀리가 얼마 함께하지도 못하고 나가게 됩니다.. ㅜ.ㅜ;;

(다행히 타포에서도 활발히 활동하시고 시계를 너무나 아끼시는 좋은 선배님께 입양보내드리게 되어 한결 마음이 놓입니다.. ^^ )


발빠르게 움직였더니 하루에 두녀석이 방출이 되더군요..

겨울이라 시계 인기가 어떻고, 경기가 어려워 어떻고..

다 필요없고 가격만 낮추면 하루만에 두 녀석도 방출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몸소 체험했습니다.


다시 오토무브님께 연락드려봅니다.

'주말로 예상했던 군자금이 하루만에 준비되었나이다.'


득템전의 설레임은 항상 두근거리고 너무 흥분되지만 이것만큼 또 사람을 미치게 하는게 없죠..

대전에 계시는 오토무브님께서 저의 뽐뿌를 잠재워 주시기 위해 친히 서울까지 올라와 주셨습니다.

먼 걸음 해주시고 기분좋은 거래를 해 주신 매너남 오토무브님께 이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대전 가면 꼭 연락드릴게요~ ^^)


오전, 오후에 두녀석을 방출하고 저녁에 드디어 오토무브님을 만나러 서울역으로 갑니다.

그리고..


 CAM05034.jpg


말 그대로 '드림워치' 였던..

내 평생에 손목에 올려볼 수 있을까 오매불망 바라만 보았던 이녀석이 이렇게 얼떨결에 제 품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기품있는 블링함'

데이토나를 실물로 본 저의 첫 느낌이었습니다.


벤틀리 못지않은 블링블링함에 고급스러움을 더했습니다.

섭마 못지않은 스포티함에 기품을 더했습니다.

DJ나 파네라이도 이쁘지만 데이토나도 못지않게 이쁘고 정말 딱 알맞는 사이즈입니다.


참으로 기나긴.. 숨가쁜 하루였습니다..


'회자정리 거자필반'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고 떠난 사람은 언젠가는 다시 돌아온다.'는 말처럼 이녀석이 언제까지 함께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어떤 녀석을 들이더라도 '이녀석은 영구귀속이다' 라는 말을 함부로 장담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사실은..

이녀석은 지금까지 들인 어떤 녀석보다도 첫 득템시의 만족도와 기쁨은 크다는 사실입니다.

많은 어려움 끝에 제 곁으로 와 준 만큼 되도록이면 오래오래 저와 함께있어주기를 바라며,

이상으로 득템기 겸 잡설을 마치고자 합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마지막으로 멀리까지 와 주셔서 좋은 인연이 되어주신 오토무브님 (잠깐 뵈었던 친구분도.. ^^)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ps.나중에 차다 질리면 기변보다는 다이얼을 검판으로 바꿔볼까 하는데

    혹시 바꿔보신 회원님 계시면 센터에 신청 후 대기기간이 얼마나 필요한지 좀 알려주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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