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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y63 947 2009.09.09 19:14

 남자들의 오락은 아내와 그밖에 관계를 맺고 있는 사회 구성원들이 인정해 주는 오락과, 사회 전체가 인정해 줄 수 없는 오락이 있습니다. 그 중에 사회가 인정해 줄 수 없는 오락은 단연, 놀음이 있습니다. 유명인들 가운데 이 덫에 걸려 패가망신, 체면추락으로 쓸쓸한 말로를 걸어가는 분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압니다.

 그렇다면 남자들이 할 수 있고, 사회가 공인해 주는 오락 가운데 가장 참신한 오락은 무엇일까요? 저는 목욕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 구성원으로 조직에 몸 담은 사람에게 목욕이라는 것은 골프와 같이 남자들간에 유대를 돈독하게 만들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만, 어릴 적 기억은 그렇지 않을실겁니다. 

 

 여러분은 기억하실 지 모르겠습니다. 정확하게 동생과 함께 입장할 수 있는 동네 목욕탕의 목욕비와 오다가다 아이스케키 하나사서 동생과 나눠먹을 수 있는 돈을 가지고 가야 했던 동네 그 목욕탕말입니다. 어머니는 꼭 돌아와야 하는 시간을 정해 주셨고, 목욕을 성실히 했다고 하는 검사를 받아야 할 숙제까지 내 주셨죠. 우리 형제들의 어머니께서는 목욕을 갔다 온 후에는 손등을 검사하셨습니다. 그래서 동생과 냉탕에서 실컷 놀고 난 뒤, 손가락이 튕튕~ 불었을 때, 손등만 박박 문지르고 돌아왔더랬습니다.

 그렇게 의무적으로 가야 했던 목욕탕,

그러나 사회생활을 하면서부터는 의무적으로 가야했던 목욕탕은 휴식과 교제, 그리고 시간만 된다면, 편안함을 이 지상제일이라는 이념으로 사는 직장인으로서 더할 나위없이 고마운 장소였습니다. 멋모르고 목욕문화를 즐기던 총각 시절, 그 때 당시 한국 영화 '억수탕'이라는 영화가 개봉한 적도 있었습니다. 이 영화가 무신 영화인가 호기심에 비디오 테이프를 빌려서 보면서, 이것도 혹시 "뼈와 살이 타는 무슨 무슨~~~"영화인가 싶어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아무래도 목욕탕은 우리에게는 관음증을 재발시키는 무언가를 함의하고 있기 때문이죠.

눈 내리고, 기온이 영하로 내려간 어느 해질 녁무렵, 동네 목욕탕인 새마을 목욕탕의 이층 여탕 환풍기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오는 것을 보면서 그 안을 들여다 보고 싶은 마음을 가지지 않은 초등학생은 아마 아무도 없었을겁니다.

 그 목욕탕은 세월이 흐르면서 억수탕, 새마을 목욕탕에서, 무슨 무슨 사우나로 바뀌더니, 그 다음에는 무슨 무슨 찜질방으로, 다시 헬스클럽과 요가, 그리고 실내 골프장과 더불어 인간의 모든 욕망을 다 해결해 줄 것처럼 변신을 거듭해 왔습니다.

 이제는 한국 사람과 목욕문화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설정된 것 같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이곳 부산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백화점이 생겼고, 그곳에는 제가 보아도 너무 기가 막힌 목욕 시설이 들어섰습니다. 아무리 보아도 이곳과 같은 목욕 문화를 창달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한 곳은 세계 어디를 찾아봐도 없을겁니다. 미국의 킹스캐년의 온천은 돌덩어리 몇 개 가져다가 물 막아놓고, 그 물 속에 들어가는 곳이 고작인데, -물론 한국인들이 그곳에 가서 시멘트 벽돌로 물을 막아 제법 한국 목욕탕 꼴을 갖춘다고 하다가 몇 차례 국립공원 관리인에게 걸리고, 야단맞고 헐고, 이 야단을 했다고 합니다.- 우리네 목욕 시설은 천상천하에 이런 곳이 없다 싶은 정도입니다.

그럼 제가 왜 롤렉스 포럼에 이 글을 쓰느냐 하는 것을 이제부터 쓰려고 합니다.

목욕 문화를 사랑하던 저는 한 차례 저의 라커가 몹쓸 사람에 의해서 개봉된 채, 저의 소중한 소지품들이 사라지는 경험을 두 차례 해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그때부터 결심을 했습니다.

"돈이 단돈 만원이 들었어도, 무조건 지갑과 귀중품은 카운터에 맡긴다!!"

그래서 목욕탕에 들어갈 때는 지갑과 시계를 풀어서 카운터에 맡기고 들어갑니다. 제가 애용하고 있는 필드워치는 씨드입니다. 참 좋은 녀석이고, 볼수록 땡기는(?)녀석입니다. 그러다보니 자주 착용하게 되고 목욕탕에 입수할 때마다 카운터 아가씨에게 지갑과 함께 맡기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저희 집사람이 심심하고 무료해서였든지 제 씨드를 들여다보다가 뒷쪽 브레이슬릿 쪽을 보다가 심한 기스들을 목도하고선, 왜 그리 험하게 시계를 찼느냐고 핀잔을 주는 것이 아닙니까? 그래서 저도 깜짝 놀라 아무리 필드워치로 애용했더라도 그렇게까지는 아닌데..라고 생각하며 시계의 정확히 말씀드리면 윗쪽 브레이슬릿을 보는 순간,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왠 기스가 그리 많은지,,,

컴퓨터를 하면서 키보드에 긁혔나? 아니면 운전을 하다가, 옷에? 별별 생각을 다 하다가 제가 자주 가는 호텔 사우나를 생각해 냈습니다. 그곳의 귀중품 보관함은 그냥 나무로 만들어진 그리고 바닥에는 카펫 소재와 같은 부드러운 천이 덧대어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나무로 만들어져서 제 지갑과 시계를 내줄 때마다 시계의 브레이슬릿과 나무가 닿는 이상한 소리가 났었습니다. 물론 그때는 전혀 그것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랬습니다. 나의 편안함과 휴식을 위해 찾았던 목욕탕의 귀중품 보관함이 저의 애용품의 얼굴에 생채기를 가차없이 내났던 겁니다. 너무 야속하고, 너무 무신경한 카운터 아가씨들이 야속했습니다. 이제는 별로 보고 싶지도 않구요.

독자 여러분! 별 이야기도 아닌데. 제가 장황하게 글을 썼네요. 혹시라도 사우나에 가시걸랑, 귀중품 보관함의 바닥이 정성껏, 제작된, 보관함인지, 아니면, 그냥 맨 나무로만 제작되어 있는지를 유심히 보시고 시계를 맡기시기 바랍니다.

절대 카운터 아가씨들은 시계를 맡겨도 얼마나 그 물건이 비싸고 소중한 것인지 모르니까 말이죠. 손수건이라도 싸서 맡기시는 것이 브레이슬릿에 기스를 예방하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아니면 손수 넣으셨다가 손수 꼭 꺼내겠다고 우기시기 바랍니다.

이런 황당한 경우로 가슴아픈 일을 당하시지 말라고 괜히 긴 글을 썼습니다. 지송~합니다. 긴 글을 읽으시느라고 목타실텐데... 목 축이고 오셔서 장터 여행 고고 ~~ 하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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